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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오는 남자들
내게 오는 남자들
Autor: 양순이

1 화

Autor: 양순이
last update Data de publicação: 2026-02-26 17:50:49

“왜 하필 강서우야.”

낮게 깔린 도윤의 목소리가 방 안을 무겁게 짓눌렀다. 분노를 억누르느라 불거진 그의 턱 근육이 가늘게 떨리고 있었다. 하지만 해인은 담담했다. 아니, 오히려 무심해 보이기까지 했다.

“서우가 뭐 어때서. 겉으로 보기에만 철없는 거지, 속도 깊고 여린 애야.”

“네가 걔에 대해서 뭘 알아!”

쾅. 도윤이 화장대를 내리쳤다. 정적을 깨는 굉음에도 해인은 눈 하나 깜빡하지 않았다. 그 옛날 그의 으름장 한마디에 겁을 먹던 꼬맹이는 이제 없었다.

“그래 몰라. 그런데 사람 속을 다 알아야 할 필요가 있어? 나한테 잘해주면 되는 거잖아.”

“윤해인.”

“적어도 서우는 내가 아니면 안 된대. 걔 시선은 한결같이 나야.”

도윤은 성큼 다가와 해인의 어깨를 거칠게 붙잡았다.

“너, 자신 있어? 내 눈앞에서 다른 놈이랑 살 자신 있냐고.”

"못할 건 뭐 있어. 어차피 오빠 선택지에 나는 없잖아.”

순간, 도윤의 숨이 멎었다. 가장 아픈 곳을 정확히 찔린 자의 얼굴이 처참하게 일그러졌다. 해인은 그 비극적인 표정을 감상하듯 서늘하게 미소 지으며 고개를 삐딱하게 기울였다.

“사실 나는 누구랑 결혼하든 똑같아. 그게 강서우든, 길거리의 누구든 상관없다고.”

“……말 함부로 하지 마.”

도윤의 손에 힘이 들어갔다. 얇은 니트 위로 해인의 가녀린 뼈마디가 고스란히 느껴졌다. 하지만 해인의 입술에서 흘러나오는 말은 그보다 더 날카로운 칼날이 되어 도윤의 심장에 박혔다.

“대체 왜 이렇게 화를 내는지 모르겠네. 남부럽지 않은 결혼 시켜주겠다며. 자기 하기는 싫지만, 남 주려니 아까운 마음인가?”

도윤의 이성이 끊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그는 해인을 거칠게 벽으로 밀어붙이며 제 몸으로 그녀를 가둬버렸다.

“계획 바꿨어."

도윤의 뜨거운 숨결이 해인의 입술 바로 위에서 흩어졌다.

"못 가. 강서우한테도, 그 어떤 새끼한테도.”

“그럼 어떻게 하라고. 그냥 죽어버릴까.”

해인은 있는 힘껏 입꼬리를 끌어당겨 봤지만, 기어이 눈앞이 흐려졌다. 그 처절한 얼굴을 내려다보던 도윤의 눈동자가 기괴하게 번뜩였다. 갈 곳 잃은 분노와 참아온 갈증이 뒤섞인, 흡사 짐승의 눈빛이었다.

“……나랑 하면 되잖아.”

“뭐……?”

해인이 멍하니 되물었다. 눈물 고인 속눈썹이 파르르 떨렸다. 도윤은 도망칠 틈을 주지 않겠다는 듯 그녀의 턱을 거칠게 쥐어 올려 제게 고정시켰다.

“결혼이든, 그보다 더한 거든. 강서우랑 하겠다는 거 다 나랑 하면 되잖아.”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가 해인의 귓가를 짓눌렀다. 도윤은 대답을 기다리지 않았다. 아니, 애초에 선택권 따위 줄 생각도 없었다. 그는 그대로 고개를 숙여 해인의 붉은 입술을 거칠게 삼켜버렸다.

그것은 다정함이라곤 전무한, 날 것 그대로의 침략이었다. 도윤은 해인의 숨을 송두리째 앗아갈 듯 몰아붙였다. 뜨겁고 단단한 감각이 부딪힐 때마다 해인의 몸이 파르르 떨렸다. 그는 해인을 벽에 박아넣듯 밀착하며, 거친 숨소리와 함께 방 안의 온도를 순식간에 치솟게 했다.

“하아, 오빠…… 잠시만…….”

해인이 도윤의 어깨를 밀어내려 버둥거렸지만, 그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해인의 허리를 부서질 듯 감아올려 제게 바짝 밀착시켰다. 얇은 옷감 너머로 전해지는 노골적인 소유욕에 해인의 몸이 딱딱하게 굳었다. 도윤은 입술을 떼며 해인의 귓가를 짓씹듯 속삭였다.

“오빠라고 부르지 마.”

타액으로 번들거리는 그의 입술이 비릿하게 말려 올라갔다.

“지금 네 위에서 발정 난 새끼가, 아직도 오빠로 보여?”

도윤은 해인을 번쩍 들어 올려 침대 위로 눕혔다. 푹신한 매트리스가 출렁이며 해인의 몸이 튀어 올랐다. 도윤은 답답한 듯 넥타이를 거칠게 풀어 던지고, 그녀를 가두듯 위로 올라탔다. 그의 거대한 그림자가 해인을 완전히 집어삼켰다.

“서우한테는 어디까지 허락할 생각이었어?”

도윤의 시선이 해인의 흩어진 머리카락과 붉게 달아오른 얼굴을 끈적하게 훑었다. 그는 해인의 손목을 침대 헤드 위로 단단히 눌러 고정하며 숨이 막힐 듯 거리를 좁혔다.

“아니, 대답하지 마. 생각만 해도 미칠 것 같으니까.”

그는 해인의 목덜미에 얼굴을 묻으며 낮게 으르렁거렸다. 거친 숨결이 닿는 곳마다 소름이 돋아올랐다. 도윤은 그녀를 완전히 옭아맨 채, 당장이라도 집어삼킬 듯한 기세로 몰아붙였다.

해인이 애처롭게 그의 팔을 붙잡으며 버둥거렸지만, 도윤은 멈추지 않았다. 오히려 붉게 달아오른 눈으로 해인을 내려다보며, 거친 숨결을 뱉어냈다.

“ 나랑 이런 짓거리 하는 건 싫어? 왜, 나랑은 뽀뽀나 할 줄 알았냐고.”

해인을 옭아매고 있던 압박감이 극에 달한 찰나.

쾅!

정적을 찢는 굉음과 함께 방문이 박살 날 듯 열려젖혀졌다.

“이 미친 새끼가, 어디다 손을 대!”

해인의 시야에 들어온 것은 일그러진 강서우의 얼굴이었다. 도윤이 고개를 돌리기도 전에, 서우의 발길질이 도윤의 옆구리를 강타했다.

“억!”

둔탁한 소리와 함께 도윤의 몸이 침대 아래로 나뒹굴었다.

“오빠! 강서우!”

해인이 헝클어진 옷가지를 추스르며 비명을 질렀고, 침대 아래로 떨어진 도윤이 재빨리 몸을 일으켰다.

"넌, 아직도 이 새끼한테 오빠소리가 나와?"

서우가 도윤의 멱살을 거칠게 쥐어 올렸다.

"그렇지 않아도 오빠라고 부르지 말라고 하던 참이었어."

도윤 또한 지지 않고 서우의 손목을 부서뜨릴 듯 움켜쥐며, 다른 한 손으로 서우의 멱살을 잡았다.

"이제부터 오빠 말고 얘 남편하려고."

“이 새끼가!”

서우의 주먹이 다시 도윤의 얼굴을 향해 날아들려는 순간 해인이 두 사람 사이를 비집고 들어갔다. 얇은 니트 하나만 걸친 채, 도윤과 서우의 단단한 가슴팍 사이에 선 해인의 몸이 가늘게 떨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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