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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화. 은패를 만드는 아이들

Penulis: STARGIL
last update Tanggal publikasi: 2026-09-24 18:54:43

“해 뜨기 전에 누구를 죽인다고?”

백현이 은패를 감추고 도윤 앞에 앉았다. 아이는 대답 대신 누나를 찾았다. 월희가 돌아와 손을 잡아 주자 그제야 입을 열었다.

“저거 만든 사람들요. 저도 거기서 일했어요.”

도윤이 쇳가루 묻은 손을 보여 주었다. 손가락 곳곳에 상처가 있었다. 설연은 그의 손을 억지로 펴지 않고 자기 손바닥을 먼저 폈다. 오래된 화상 자국이 보였다.

“다친 데는 의원이 봐 줄 거야. 일한 곳만 알려 줄래?”

“종루 뒤의 청록방이요.”

금속 물건을 만드는 공방이었다. 도윤은 그곳에서 은패의 거친 모서리를 갈았다고 했다. 진짜 하나를 보고 같은 모양으로 열두 개를 만들었다.

백현이 다시 패를 보여 주었다.

“이것도 그중 하나야?”

도윤이 옆면의 작은 흠집 세 개를 가리켰다.

“제가 쓴 줄이 깨져 있어서 저렇게 남았어요.”

설연은 꽃무늬보다 그 흠집을 오래 보았다. 자신을 죽이러 온 사내가, 이 아이가 만든 물건을 갖고 있었다. 공방으로 가면 사내에게 패를 준 사람도 찾을 수 있을지 몰랐다.

“죽이라는 말은 누가 했어?”

도윤의 목이 움츠러들었다.

“오늘 온 사람이요. 얼굴은 못 봤어요. 작업 끝났으니 손에 모란 묻은 것들을 없애라고…….”

아이가 울기 시작했다. 설연은 더 묻지 않았다. 아직 공방에 남아 있는 사람이 있다면 먼저 구해야 했다.

백현은 월희에게 갈 곳을 알려 주었다. 동쪽 염색집, 흰 천 두 장이 걸린 문이었다.

“대군부로 가면 안 돼요?”

월희가 물었다.

“거기는 오늘 너무 많은 사람이 보고 있어. 내 유모 댁으로 가.”

“숨겨 주실까요?”

“내가 어릴 때 숨어도 늘 찾아내셨지. 찾는 일을 잘하면 숨기는 일도 잘할 거야.”

월희의 굳은 얼굴이 조금 풀렸다. 백현은 네 사람을 수레에 태워 보냈다. 도윤은 누나 옷자락을 끝까지 쥐고 있었다.

설연은 수레가 골목을 빠져나갈 때까지 보았다. 자신에게는 구하지 못한 동생이 있었다. 오늘 다른 누나의 동생을 구했다고 그 빈자리가 채워지지는 않았다. 그래도 저 수레가 빈 채 떠나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백현이 그녀의 곁에 섰다.

“무강도 저렇게 붙들고 싶었나 봐.”

설연이 그를 보았다.

“그래도 월희 대신 자기가 결정하면 안 됐어.”

“알지. 돌아가서 직접 말해.”

돌아가면 할 말이 자꾸 늘었다. 설연은 무강이 그 말을 전부 들을 만큼은 살아 있기를 바랐다. 왜 그런 바람까지 갖게 됐는지는 생각하지 않았다.

두 사람은 떠나기 전에 관노청 장부를 확인했다. 황제가 허락한 조사였으므로 관리도 이번에는 책을 내주었다.

설연이 칠 년 전 부분을 펼치자 손이 멎었다.

종이 세 장이 뜯겨 있었다. 가족이 잡혀간 달의 기록이었다.

“언제 없어졌지?”

“제가 일하기 전부터 저랬습니다.”

설연은 관리의 얼굴을 보고 뜯긴 자리를 기록했다. 책을 뒤흔든다고 없어진 이름이 돌아오지는 않았다.

“같은 내용을 적은 책이 다른 곳에도 있어?”

“형조에 매달 인원수를 따로 보냅니다. 결산 별지라고 합니다.”

백현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곳에서 없앴어도, 다른 관청에 보낸 기록은 남아 있을 수 있었다. 길을 나선 그는 근처 약재상에 쪽지를 맡겼다. 길드의 연락소로도 쓰는 가게였다.

“사람을 보내 형조 기록부터 찾아보게 하자. 우리는 공방으로 가고.”

동쪽 하늘이 옅어지고 있었다. 아이들을 해 뜨기 전에 없앤다는 말이 설연의 걸음을 재촉했다. 두 사람은 종루 뒤 골목으로 뛰었다.

청록방 문은 닫혀 있었다. 문턱의 숯가루 위에는 새 발자국이 여러 개 남아 있었다. 백현은 처마의 청동 사슴을 보고 입술을 눌렀다.

“윤칠도 여기서 연락책 일을 시작했어.”

오늘 밤 죽은 길드 사람의 이름이었다. 설연은 백현을 보았다. 그의 웃는 얼굴만 보느라, 이 밤이 그에게도 끔찍하다는 사실을 잠깐 잊고 있었다.

“이번에는 같이 확인하자.”

백현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가 옆문으로 가는 동안 설연은 정문에 귀를 댔다. 금속이 바닥에 긁히는 소리가 났다. 잠시 뒤 백현이 틈으로 안을 살폈다.

노인이 의자에 묶여 있었다. 발끝으로 쇳조각을 긁어 소리를 내는 중이었다.

설연이 문을 밀었다. 그때 노인이 고개를 세게 저었다.

문 아래에 팽팽한 실이 보였다. 실은 위쪽 등잔으로 이어져 있었다. 그 아래 바닥에는 기름이 쏟아져 있었다.

백현이 외쳤다.

“설연, 문 놓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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