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 년 전, 설연의 집에 군사들이 들이닥쳤다. 가족은 반역자라는 죄명을 쓰고 죽었다. 혼자 살아남은 설연에게는 복수할 사람이 있었다.대군 무강. 황제의 동생이자, 가족을 죽이라는 명령에 서명한 남자였다.그날 이후 설연은 이름을 숨기고 살았다. 남의 목숨을 빼앗는 일을 하며 칼을 배웠다. 밤마다 죽은 가족의 얼굴이 떠올랐지만, 울다가도 칼을 쥐었다. 언젠가는 무강 앞에 서야 했다.그리고 오늘 밤, 그 기회가 왔다.정보를 사고파는 친구 백현이 대군 저택의 경비가 바뀌는 시간을 알아냈다. 낮에는 호위들이 무강 곁을 지켰다. 혼자 잠드는 침실이 그에게 접근할 유일한 틈이었다.“창문 아래서 기다릴게. 일이 틀어지면 바로 나와.”담을 넘기 전 백현이 속삭였다. 설연은 고개를 끄덕이고 어둠 속으로 들어갔다.호위들의 발소리가 멀어지자 침실 창문을 넘었다. 침상에는 무강이 누워 있었다. 설연은 소리 없이 다가가 칼을 꺼냈다.이 남자를 죽이면 끝난다.그런데 칼끝이 목에 닿기도 전에 무강이 눈을 떴다. 설연은 숨을 멈췄다. 그가 소리를 지르면 호위들이 몰려올 터였다.무강은 오히려 희미하게 웃었다.“살아 있었구나.”“날 알아?”무강은 그녀의 복면 위로 드러난 흉터를 보았다. 눈썹 끝에 남은 작은 자국이었다.“알아.”“그럼 왜 사람을 안 불러?”“네가 도망갈 테니까.”설연은 칼끝을 그의 목에 댔다. 그 말투가 더 화났다.“내 가족을 죽이라고 명령했지?”“내가 서명했다.”“아이들까지 죽이라는 명령에?”무강의 턱이 굳었다. 그는 이번에도 부인하지 않았다.“그랬다.”칼끝 아래로 피 한 방울이 맺혔다. 설연은 이를 악물었다. 변명이라도 하면 더 쉽게 죽일 수 있을 것 같았다. 무강은 피가 나는데도 그녀만 보았다.“그럼 살려 달라고도 하지 마.”그 순간 무강이 그녀의 어깨 너머를 보았다.“숙여!”그의 팔이 설연의 허리를 감아 끌어당겼다. 몸이 기울면서 그녀의 칼이 그의 쇄골을 길게 그었다. 거의 동시에 화살이 베개에 박혔다.조금 전까지 설
آخر تحديث : 2026-09-24 اقرأ المزي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