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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9화

Penulis: 네입클로버
화면에 재생된 것은 채팅 기록이었다.

이하나가 과거에 강지연에게 보냈던 사진과 메시지들.

[빨리 이혼해. 껌딱지처럼 그 사람한테 달라붙어 있지 말고.]

[네가 그 사람한테 뭘 해줄 수 있는데? 잠자리는 할 수 있어? 아이는 낳아줄 수 있고?]

[우리가 지금 어디 있는지 알아? 하준이가 나한테 사 준 새집이야. 비싼 가방도 있고 더 비싼 시계도 있거든. 누가 사줬는지 맞혀 볼래?]

그뿐만이 아니었다.

과거 강지연이 의도적으로 대화를 요청했던 기록들도 함께였다.

메시지 속에서 강지연은 자신과 온하준은 결혼한 사이이고 5년 동안 혼인 관계를 유지해 왔으며 혼인신고를 마친 법적 부부라는 사실을 분명하게 밝혔다.

이에 대한 이하나의 답변은 적나라하게 자신이 내연녀임을 드러내고 있었다.

[하준이가 사랑하는 건 나야.]

[내가 아무리 오래 떠나 있어도 언제나 하준이 마음속에 있는 중요한 사람이거든.]

[회사에서도 다들 날 사모님이라 부르잖아. 그리고 하준이 친구들도 날 형수님이라고 해주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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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섯 번째 결혼기념일에서   제651화

    영문도 모른 채 무용실 문 앞에서 이승우에게 붙잡힌 강지연은 삼십 분 내내 목이 터지라 소리를 지르는 그의 문제 풀이 설명을 들어야 했다.설명이 끝났을 때쯤 이승우는 목이 다 타버린 사람처럼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반면 강지연은 여전히 어리둥절한 얼굴이었고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대는 이승우 때문에 머릿속까지 윙윙 울렸다.“그래서 이해를 한 거야, 못 한 거야?”목이 쉬어 걸걸해진 목소리로 묻자 강지연은 눈살을 찌푸렸다.“이렇게 쉬운 문제를 두고 왜 그렇게 소리를 지르는 거야?”순간 말문이 막혔던 이승우는 더 갈라진 목소리로 외쳤다.“그렇게 쉬우면 풀어야지 왜 안 풀어? 전부 백지잖아!”“내가 왜 풀어야 하는데? 네가 하라면 해야 해?”강지연은 어이가 없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이건 내가 시킨 게 아니라 하준이가 너한테 시킨 거라고! 온하준이 너더러 풀라고 했단 말이야!”말투에는 온하준의 말을 감히 안 들을 거냐는 기색이 묻어 있었다.강지연은 더 황당하다는 얼굴로 받아쳤다.“그게 뭐? 내가 온하준 말을 왜 들어야 하는데?”그녀는 시험지를 이승우의 손에 밀어 넣었다.“보충수업 안 받을 거야. 고마워.”“야! 야!”이승우가 다급하게 불렀지만 강지연은 고개도 돌리지 않고 걸어갔다.하지만 그녀의 말을 다른 방향으로 받아들인 이승우는 멍하니 서서 머리를 굴렸다.‘내가 아니라 하준이더러 직접 설명해 달라는 건가? 하준이는 지금 눈코 뜰 새 없이 바쁜데...’온하준의 친구로서 이런 사소한 도움도 주지 못하면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 이승우는 밤새 강지연이 자신을 거부한 이유를 곱씹었고 뒤척이며 내린 결론은 하나였다.‘맞아, 내가 너무 험하게 굴었어.’다음 날 이승우는 영어 문제집을 안고 밀크티 한 잔까지 사 들고 무용실 앞에서 강지연을 기다렸다.그녀가 그를 보자마자 한마디하려는 순간, 이승우는 밀크티를 그녀 얼굴 앞으로 들이밀었다.그 시절의 밀크티는 식물성 크림을 쓰던 때였지만 묘하게 맛이 있었다.이승우는 문제집을 내밀며 어제보다 훨씬

  • 다섯 번째 결혼기념일에서   제650화

    그런데 인제 와서 갑자기 진경시에 관심을 두고 있으니 당황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온하준은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 노트를 가방에 넣으며 말했다.“할머니가 그러시더라. 우리나라에 구경거리가 이렇게 많은데 한 번 제대로 둘러본 적이 없고 해성을 벗어나 본 적도 없으시대. 내가 진경시 대학에 가게 되면 할머니를 모시고 여기저기 구경시켜 드리려고.”이승우는 그의 사고방식이 도무지 이해되지 않았다.“그럼 방학 때라도 돌아다니면서 구경하면 되잖아.”“넌 몰라. 꺼져.”온하준은 그를 자기 자리에서 슬쩍 밀어냈다.“그래, 난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안 돼.”이승우는 투덜거리며 자리에서 물러났다.“같은 대학에 가자더니, 약속 안 지키네.”온하준은 갑자기 무언가 떠올린 듯 고개를 돌려 이승우를 바라보며 물었다.“야, 너 이 시간대에 시간 좀 돼?”그는 시간표를 꺼내 몇 군데 동그라미를 치며 물었다.“농구?”이승우는 그가 요즘 할머니 병간호 때문에 바빠 농구를 못 하겠다는 줄로 알고 말을 이었다.“괜찮아. 네가 시간 없으면 우리끼리 하면 되지.”“그게 아니라...”온하준은 잠시 말을 고르더니 담담하게 말을 이었다.“다음 주 이 시간에 시간 되면 강지연 수학이랑 영어 숙제 좀 봐줘. 모의고사도 같이. 모르는 거 있으면 설명도 좀 해주고...”“뭐? 야, 온하준! 나보고 지금 농구 그만두고 문제 풀이 봐주라는 거야?”그는 언성을 높이며 말을 이었다.“너 대체 강지연한테...”“나 걔한테 돈 받았어.”온하준의 목소리는 지나치게 차분했다.“뭐... 뭐라고?”이승우는 또 한 번 오해하고 말았다.사실 그는 온하준이 밖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다만 자존심이 유난히 강한 녀석이라 자신의 힘든 처지를 들키기라도 하면 겉으로는 멀쩡한 척하면서 속으로는 곪아갈 타입이었다.게다가 할머니까지 입원해 계시니 돈도 많이 들 터였고 강지연의 과외를 맡아 하면서 돈을 버는 줄로 생각했다.그때 온하준이 말을 덧붙였다.“수업료는 내가 줄게.

  • 다섯 번째 결혼기념일에서   제649화

    온하준은 결국 학교에서 강지연과 마주치고 말았다.그날은 최숙희가 수술을 받은 지 일주일째 되는 날이었다.온하준의 얼굴은 눈에 띄게 야위어 있었고 피로가 겹겹이 내려앉아 초췌해 보였다.하지만 최숙희는 그에게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사람이었기에 간병인이 곁을 지키고 있음에도 그는 매일같이 병원을 찾았다.가능한 오래 곁에 머물렀고 드실 수 있을 만한 음식을 이것저것 챙겨 들고 가곤 했다.학교, 아르바이트, 그리고 병간호.예전과 다를 바 없이 온하준은 여전히 힘겨운 하루를 버텨내고 있었고 원래도 말이 적은 성격이었지만 요즘은 더욱 과묵해졌다.다만 이번은 분명 달랐다.강지연은 그해 고등학교 3학년이던 시절을 또렷이 기억하고 있었다.그때의 온하준은 늘 짙은 그늘을 드리운 채 음울함 속에 잠겨 있었다.단순한 음울함이 아니라 완전히 절망에 빠진 사람의 얼굴이었다.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 곧 세상을 떠날지도 모른다는 사실 앞에서 온하준은 아무것도 할 수 없었고 그 무력감이 어떤 것인지 강지연은 잘 알고 있었다.그녀의 삶 역시 오직 할머니뿐이었기 때문이다.하여 강지연은 몰래 그를 도왔었다.지금의 온하준은 누가 봐도 피곤함에 짓눌린 얼굴이었지만 그의 눈빛에는 더 이상 그때와 같은 절망은 담겨 있지 않았다.그날 비가 내리고 있었고 두 사람은 학교 건물 계단에서 마주쳤다.온하준은 우산도 없이 급히 뛰어 올라오고 있었고 젖은 머리카락이 이마에 달라붙어 두 눈은 유난히 또렷하고 맑게 빛나 보였다.“강지연?”그녀를 마주친 순간 온하준의 눈빛은 한층 더 밝아졌다.“연습하러 가는 거야?”“응.”강지연은 잠시 망설이다가 결국 다시 입을 열었다.“할머니께서 입원하셨다면서? 지금은 좀 어떠셔?”“많이 좋아지셨어.”피곤이 내려앉은 얼굴이었지만 그 안에는 분명 안도와 기쁨이 스며 있었다.“회복도 잘하고 계셔. 의사 선생님이 며칠만 더 지켜보면 퇴원해도 된대.”“다행이다. 할머니, 빨리 쾌차하시길 바랄게.”강지연은 진심으로 최숙희가 완쾌하길 바랐다.

  • 다섯 번째 결혼기념일에서   제648화

    온하준이 수술실 앞을 몇 바퀴째 맴돌고 있을 때였다.그가 갑자기 몸을 돌리는 바람에 마찬가지로 좀처럼 자리에 앉지 못하고 서성이던 차유준과 하마터면 정면으로 부딪칠 뻔했다.두 사람은 동시에 멈춰 섰다.그 순간 온하준은 차유준 역시 누가 봐도 초조해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차유준은 헛기침을 두어 번 하고 나서야 입을 열었다.“미안, 부딪칠 뻔했네. 나도 좀 걱정돼서... 집도의가 우리 작은할아버지잖아. 만약에... 아니야, 그런 일 없을 거야. 할머니는 분명 무사히 나오실 거야.”온하준은 그제야 이해가 되는 듯했다.차유준은 자신의 할아버지가 집도하는 수술이기에 혹시라도 무슨 일이 생기면 온하준을 어떻게 마주해야 할지 두려웠던 것이다.그는 차유준이 괜한 걱정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어찌 됐든 차유준은 자신보다 먼저 할머니를 수술실까지 모셨고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고마웠다.“유준아, 무슨 일이 있더라도...”온하준의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넌 내 은인이야.”차유준은 잠시 침묵하더니 입을 열었다.“일단 할머니가 나오시면 다시 말하자.”온하준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이 은혜는 평생 가슴에 새길게.”두 사람은 더 깊은 침묵 속에 빠져들었고 기다리는 매 순간이 지옥처럼 느껴졌다.무려 여덟 시간이 지나서야 마침내 수술실 문이 열렸고 이내 차현식이 모습을 드러냈다.피로가 역력한 얼굴이었지만 분명한 안도와 미묘한 흐뭇함이 묻어 있었다.급히 달려오는 두 소년을 본 차현식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수술은 순조롭게 잘 끝났어.”그 한마디에 두 사람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기쁨에 겨워 눈물을 글썽이고 있었다.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으니 이제 남은 건 회복뿐이었다.최숙희는 의식을 되찾자마자 두 소년을 학교로 돌려보내려 했다.“간병인 아주머니가 계시잖아. 책임감 있고 성실한 분이셔. 그러니까 너희는 걱정하지 말고 얼른 학교로 돌아가서 공부나 열심히 해. 너희가 여기 있으면 내 마음이 더 불안해서 회복에 방해가 되거든. 먹는

  • 다섯 번째 결혼기념일에서   제647화

    최숙희의 수술은 오전 첫 순서로 잡혀 있었다.그날 아침 그녀는 모든 일을 차분하게 안배해 두었다.간병인도 미리 구해 두었고 입원비와 수술비까지 이미 납부를 마친 상태였다.간병인은 온화한 인상의 사람이었고 병실을 정리하면서 조심스럽게 물었다.“자녀분들은... 안 오시나요?”최숙희는 그저 인자하게 웃으며 말했다.“다들 바쁜 사람들이에요. 작은 수술이니까 괜히 번거롭게 하고 싶지 않아서요.”간병인은 이번 수술이 절대 작은 수술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그녀는 그저 속으로 짧은 한숨을 삼키며 더는 묻지 않았고 간호사와 함께 최숙희를 수술실로 모셨다.그런데 뜻밖에도 수술실 문 앞에는 학생처럼 보이는 한 청년이 서 있었다.온하준의 친구 차유준이었다.“유준아, 네가 여기까지 웬일이니?”부드럽게 웃던 최숙희는 문득 자신의 주치의인 차현식 역시 차 씨라는 생각이 떠올랐다.“설마 차 선생님이 너의...”“네, 할머니. 저희 작은할아버지세요.”차유준은 낮은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저도 할아버지한테서 들었어요. 오늘 수술하신다는 말씀을요. 저랑 하준이는 제일 친한 친구잖아요. 하준이한테 비밀로 하신 데는 이유가 있으실 거로 생각했어요. 대신 제가 곁에 있어 드리면 되죠.”최숙희는 눈시울을 붉히더니 말했다.“고맙구나, 유준아. 괜히 수업 빼먹지 말고 얼른 학교에 가.”“괜찮아요, 할머니. 하준이 할머니면 제 할머니이기도 하잖아요. 어서 들어가세요.”차유준은 그녀의 손을 꼭 감싸 쥐며 말했다.“할머니, 힘내세요. 제가 밖에서 기다리고 있을게요.”최숙희는 자신의 손이 그의 손바닥에서 빠져나오는 마지막 순간을 또렷하게 느꼈다.차유준은 손을 놓는 것을 아쉬워하며 손끝에 힘을 더 주고 있었던 것이다.그녀는 차유준과 시선을 마주한 채 부드러운 미소를 지어 보였고 그의 눈빛 역시 유난히 따뜻했고 어딘가 익숙했다.조금만 더 자세히 보고 싶었지만 침대는 이미 멀어지고 있었다.수술실 문이 닫히며 그 따뜻한 눈빛도 문밖에 그대로 남겨졌다.차유준은 간

  • 다섯 번째 결혼기념일에서   제646화

    그날 저녁 최숙희가 준비한 밥상에는 전부 온하준이 좋아하는 음식들로 가득했고 음료수까지 곁들여진 상 앞에서 두 사람은 오랜만에 여유로운 식사 시간을 보냈다.식사 도중 최숙희는 친구들과 여행을 다녀오려고 한다며 혼자서도 밥을 잘 챙겨 먹으라고 조심스레 말을 꺼냈다.그 말에 온하준은 금세 환하게 웃으며 대답했다.“좋은 생각이네요. 할머니, 저 이제 서너 살짜리 어린애가 아니에요.”그는 할머니가 자신 때문에 발이 묶이는 일은 없기를 바랐고 남은 시간만큼은 마음껏 즐겁게 보내기를 바랐다.최숙희는 그런 손자를 바라보다가 아무 말 없이 그저 환하게 웃었다.같은 시각, 차현식의 집에는 손님이 찾아왔다.차유준이었다.그는 차현식이 가장 좋아하는 호두과자를 사 들고 환하게 웃으며 들어섰다.손에 든 과자 봉투를 보자마자 차현식은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또 무슨 꿍꿍이냐?”차유준은 헤벌쭉 웃으며 능청스럽게 답했다.“작은할아버지, 그렇게 말씀하시면 섭섭하죠. 그냥 할아버지 뵈러 온 건데요.”차현식은 차정욱의 삼촌이었다.“너는 말이야...”그는 피식 웃으며 말을 이었다.“네가 부탁한 일은 잘 처리했어. 그 어르신 내일 입원하시기로 했거든. 그러니까 앞으로 더는 날 귀찮게 하지 마라. 파리 떼처럼 너무 윙윙거려서 머리까지 아프네.”“무슨 그런 마음에도 없는 말씀을 하세요!”차현식의 아내가 나오더니 그를 꾸짖었다.“애가 속이 넓어서 다행이지. 다른 사람이었으면 벌써 화병 나서 돌아갔어요.”“할머니, 저는 괜찮아요. 장난이신 거 다 알아요.”차유준은 여전히 밝게 웃으며 말했다.“누가 장난이래?”차현식은 또다시 코웃음을 치며 말을 이었다.“부탁하러 와서는 호두과자로 때우려고?”차유준은 눈치를 살피더니 재빨리 입을 열었다.“그럼 저랑 바둑 몇 판 두시죠?”그 말에 차현식은 눈빛이 번쩍였다.“그건 좀 괜찮네.”“할아버지, 그리고 제 친구 할머니 말인데요. 간병인도 좀 알아봐 주셨으면 좋겠어요. 친구가 학교에 가야 해서 직접 간병하긴 어려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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