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uk초아…그 이름에 문정수는 순간 멈칫했다. 아픔이 마음속 깊은 곳을 날카롭게 스쳐 지나갔다.하지만 그것도 잠시 뿐, 그는 곧 보따리를 집어 칠조에게 던졌다.“아니야.”그러고는 재빨리 발걸음을 옮겨 방 밖으로 나갔다.하지만 칠조는 물러서지 않았다.“분명 착각했잖아! 날 그 여자로 착각했으니까 무작정 뛰어내린 거겠지!”“너 지금 자책하기 싫어서 고집부리는 거잖아.”문정수는 어이가 없었다.이 계집애가 사실은 속으로 죄책감을 느끼고 있다는 걸 그는 알고 있었다. 스스로 어리석게 죽으려다, 괜한 사람까지 다치게 했으니 말이다.실제로 문정수도 적지 않게 다쳤다. 얼굴에는 나뭇가지에 긁힌 상처가 여러 군데 남았고, 몸도 마찬가지였다.다만 칠조처럼 조금만 다쳐도 아프다며 울부짖지 않았을 뿐이다.사실 그의 등에도 상처가 있었다. 칠조를 업고 있는 상황이니 아프지 않을 리 없었다.하지만 그는 그녀처럼 소리치고 울부짖고 싶지는 않았다.속마음을 꿰뚫린 칠조는 입술을 깨물었다.누군가 자신을 구하려고 몸을 던져 낭떠러지로 뛰어내렸다는 사실이, 마치 남에게 엄청난 빚을 진 것처럼 무겁게 느껴졌다.평생 갚아도 다 갚지 못할 빚을 진 기분이었다.그리고 그 기분은 정말 최악이었다.이 은혜를, 대체 언제 다 갚을 수 있을까.이윽고 칠조가 나지막이 말했다.“다음에 또 위험한 일이 생기면, 그땐 나 구하지 마.”평생 남에게 빚진 채로 살아야 한다는 생각에 무력감이 밀려왔다.“그래.”문정수는 고개를 끄덕였다.“네가 이렇게 시끄럽고 떠들썩한 사람인 줄 알았다면, 그날 밤 따라 뛰어내리지 않았을 텐데.”“내가 언제 떠들었다고?”내가 얼마나 조용한 사람인데?“그럼 조용하다는 거야? 시끄럽기 짝이 없구먼.”칠조는 계속 뭐라 쏘아붙이려 했지만, 문정수가 자신을 시끄럽게 여기는 걸 보자 결국 입술을 다물고 모든 말을 삼켰다.곧이어 문정수는 그녀를 업고 여관 뒤뜰로 향했다. 그는 돈을 내고 말을 끌어온 뒤, 칠조를 말등에 올려놓았다.이미 늦은 밤이었다. 하늘에
“헛소리하지 마. 내 여자는 내가 지켜. 당신이 신경 쓸 일 아니야!”그 말을 남긴 윤세현은 곧장 자리를 떠났다.그는 몸에 밴 피 냄새를 완전히 지운 뒤에야 이경의 곁으로 돌아갔다. 앞으로 무슨 일이 벌어질지는 아무도 알 수 없었지만, 숨이 붙어 있는 한 그 누구도 자신의 여자를 건드리게 둘 생각은 없었다.한편 남백훈은 나무에 기대선 채 서서히 멀어져 가는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지금 윤세현의 눈빛은 확실히 예전과 달랐다.그는 아주 확고하고 단호했다. 자신의 목숨조차 돌보지 않는 것은 물론, 그저 자신이 지켜야 할 여자의 곁에 있고 싶다는 마음뿐인 듯했다.문득 남백훈의 마음속에 ‘부러움’이라는 감정이 피어올랐다.그런데 왜 부러운 걸까?저렇게 어리석게 굴수록, 깊은 정에 빠질수록 고충의 독은 더 깊이 배어들어 결국 죽음을 피하지 못할 텐데. 어차피 죽을 사람인데, 대체 왜 부러워지는 것일까.남백훈은 차라리 자신이 윤세현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이윽고 그는 강가로 걸어가 수면에 비친 하얀 그림자를 바라보았다. 물 위에 비친 모습은 몹시 외롭고 초라해 보였다.대체 자신은 왜 윤세현처럼 하지 못하는 걸까.…“악! 아파!”같은 시각, 팔에 약을 바르던 칠조는 통증을 참지 못하고 비명을 질렀다.“소리 좀 그만 질러. 그러다 놈들이 들으면, 네 목숨이 계속 무사할 거라 생각해?”문정수는 차갑게 말했지만, 그래도 손의 힘은 조금 풀었다.그러자 칠조는 원망스러운 눈빛으로 그를 쳐다보았다.“그놈들은 당신을 찾는 거잖아! 당신 때문에 내가 피해 본 거라고! 아야야, 아파! 살살, 살살 해! 죽을 것 같단 말이야!”문정수는 다소 짜증이 난 듯 대충 약을 바르고 곧바로 붕대를 감아주었다. 삐딱한 마음이 든 탓인지, 손에는 괜히 힘이 더 들어갔다.누가 그렇게 무정하게 굴라고 했나.“놈들이 날 찾아온 거라면, 그래서 너 혼자 도망친 거야?”“그럼 나보고 남아서 같이 죽으라고?”칠조는 자신의 선택이 전혀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듯했다.
윤세현은 뒤돌아 흰옷 차림의 남백훈을 바라보았는데, 그의 담담한 눈빛에는 은근한 비웃음이 섞여 있었다."삼황자의 신분으로 하는 말인가, 아니면 경쟁자로서 하는 말인가?"순간 남백훈의 눈빛이 어두워졌다. 그녀가 이것까찌 알고 있었을 줄은 모른 듯한 기색이었다."물론 또 다른 세 번째 신분으로 하는 말일 수도 있겠지. 정말 그렇다면 내 부하들이 어떻게든 네 신분을 캐낼 거야.""세자, 정말 죽음이 두렵지 않아?"남백훈은 충격을 받았지만 애써 감정을 감췄다.아직 자신의 세 번째 신분까지는 모르는 듯했으니, 그가 알아내기 전에 먼저 해야 할 일을 끝내야 했다.윤세현은 더 이상 그를 거들떠보지도 않고 다시 수면을 바라보았다.아직 몸에 은은한 피 냄새가 남아 있었다.이 냄새가 완전히 사라져야만 이경의 곁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이경은 유난히 후각이 예민했고, 특히 피 냄새에는 더 민감했으니 그녀가 의심하게 만들고 싶지 않았다."네 목표가 그저 남진 황족뿐이라면, 네가 무슨 짓을 하든 간섭하지 않을 거야."남백훈이 담담하게 말했다."이서영을 건드려도 간섭하지 않겠다는 건가?"여태 남성의 딸을 지키려던 게 아니었나?"그 여자를 건드리는 건, 내가 그 여자를 도와 창랑을 평정한 후에나 허락할게.""당신 변했네."남백훈은 주먹을 꽉 쥐었다. 가슴 깊은 곳에서 묘한 감정이 일었다.세자는 확실히 변했다.그를 바꾼 사람은 오직 이경뿐일 것이다."정말 모든 걸 내려놓을 수 있겠어? 그때 남성 전하가 윤 씨 집안에 베푼 은혜는…""창랑이 멸망하는 순간, 그 은혜는 다 갚는 거야."윤세현은 별것 아니라는 듯 비웃었다.사람이라면 누구나 사심이 있기 마련이고, 지금 그는 자신이 원하는 모든 것을 갈망하고 있었다.자신의 여인, 그리고 평온한 삶, 장차 아이들을 낳고 함께 늙어갈 그런 삶을 말이다.남백훈의 마음은 더욱 깊게 가라앉았다.사실 그에게도 쉽게 놓지 못하는 것들이 있었기에, 윤세현 역시 자신처럼 영원히 놓지 못할 것이라 생각했었다.그런데 뜻
목숨을 바치겠다는 윤세현의 말은 들을수록 어딘가 처량한 기분이 들었다.마치 과거 이경의 거짓말 때문에 그가 아직도 고통받고 있는 것처럼…아니면 설마 지금까지 계속 괴로워하고 있었던 걸까.그런 생각에 이경은 괜히 찔려서 마음이 불편했지만, 여기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사실 그녀에게 감정은 여전히 백지에 가까웠고, 경험도 턱없이 부족했다.윤세현은 가볍게 한숨을 내쉬더니 그녀의 옆에 누워 조용히 품에 안았다."세자…""말했잖아. 내 이름 부르라고."이경이 이름을 부를 때마다 그의 심장은 아팠지만,그래도 그는 기꺼이 받아들였다.아파도 행복했으니까.물론 피를 토하지 않는다면 더 완벽하겠지만."윤세현."부드러운 부름에 그의 입가로 다시 핏기가 올라왔다.윤세현은 눈을 지그시 감고 그녀를 품에 안았다.이경이 살짝 몸을 빼려 하자, 그가 조용히 말했다."무슨 말을 하고 싶든 내일 일어나서 해."또 그 말이었다.한동안 몸이 좋지 않았던 이경은 눕기만 하면 곧장 잠들곤 했다.하지만 오늘 밤은 왠지 기분이 달랐다."우린… 이미 이혼했잖아."이렇게 함께 자도 되는 걸까."우리한테 앞으로 얼마나 많은 날이 남았는지 알기나 해?"윤세현은 그녀의 손을 덥석 잡았다. 부드럽고 마른 작은 손의 감촉이 너무도 좋았다.그 순간 그의 심장에 또 익숙한 통증이 밀려왔다.이대로라면 아마 한 달도 지나지 않아 고통 속에서 피를 토하며 죽을지도 몰랐다."앞길이 얼마나 험난한데, 그냥 그때그때 원하는 대로 사는 것도 나쁘지 않잖아?"이는 여태 세자가 한 말 중 가장 무기력한 말이었다.그때그때 원하는 대로 사는 것은 결코 그의 성격과 맞지 않았다.이경은 자신이 모르는 무언가가 숨겨져 있고, 상황이 생각보다 훨씬 심각한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하지만 윤세현은 아무 설명도 하지 않았다."포기할 거야?"이경은 몸을 돌려 천막에 희미하게 비친 두 그림자를 바라보았다.그때그때 원하는 대로 산다는 건… 당분간 그렇게 살아볼 수도 있다는 뜻일 것이다.
순간 이경의 표정이 어둡게 가라앉으며, 방금까지 밀려오던 감동도 순식간에 사그라드는 듯 했다.역시 그녀에게 감동 같은 건 사치인 모양이었다.윤세현이 말을 예쁘게 할 리도 없었다. “나한테서 떨어져.”이경은 이불을 끌어당겨 몸을 덮고는 등을 돌려 아예 그를 마주하지 않았다.그런데 바로 그때, 문득 한 가지 생각이 스쳤다.도대체 왜 매일 밤 이 남자와 함께 자고 있는 거지?이경이 몸을 돌린 순간,두 사람의 시선이 마주쳤다. 윤세현이 뒤에서 줄곧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는 걸 그녀는 전혀 모르고 있었다.이경의 얼굴이 순간 화끈 달아올랐다.“정말 원해?”윤세현의 눈빛에는 어른 남자의 짙은 기운이 배어 있었다. 말 그대로 사람을 홀릴 듯한 눈빛이었다.“뭐… 뭘?”이경의 작은 심장이 쿵쾅거리며 미친 듯이 뛰기 시작했다.너무 세게 뛰는 바람에 가슴이 아플 정도였다.이러다 죽는 거 아니야? 숨 쉬는 것조차 힘들 지경인데.“나를 원하냐고.”갑자기 윤세현이 가까이 다가왔다.깜짝 놀란 이경은 뒷걸음질 치다가 하마터면 천막에 부딪힐 뻔했다.“말… 말 좀 가려서 해! 능글맞게 왜 이래?”침대에 누워서 그런 말을 하다니… 정말… 부끄럽지도 않은가.“난 이제 겨우 스물셋이야. 벌써부터 능글맞다니?”“아… 어리긴 하네.”겨우 스물셋이라니. 하지만 그의 능글맞은 행동들은 자꾸만 이경으로 하여금 그의 나이를 잊게 만들었다.사실 21세기 기준으로 스물셋이면 평균적인 남자 대학생 나이였다.그러니 이경의 인식 속 스물셋 젊은이는 윤세현처럼 하루 종일 칙칙하고 죽은 사람처럼 지내는 모습과는 거리가 멀었다.옛날 남자들은 다 이렇게 조숙한 건가?“내가 어리다고?”어리다는 말에 기분이 상한 윤세현의 얼굴이 순간 굳어졌다.이내 그는 갑자기 몸을 뒤집어 그녀를 제 아래에 가두었다.“내가 어디가 어리다는 거지?”처음에는 어리둥절하던 이경도 곧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올랐다.“그런 뜻으로 한 말이 아니잖아!”“그럼 무슨 뜻인데?”‘어리다’는 단어는 그의 인
“됐거든.”하지만 이경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윤세현은 그녀를 품 안으로 꼭 끌어당겼다.“됐다니까.”이경은 자신이 더 이상 보호받아야 할 어린애가 아니라는 듯 투정을 부렸다.평생 살아오면서 이렇게까지 나약해진 적은 없었다.“네가 감기라도 걸렸다가 나까지 귀찮게 할까 봐 이러는 거야.”윤세현은 차갑게 콧방귀를 뀌었다.“내가 널 좋아해서 이러는 줄 알아?”“…”말을 좀 예쁘게 하면 안 되나?“감기 안 걸려… 에취!”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이경은 재채기를 했다.이쯤 되니 그녀 스스로도 자신의 몸이 한심해질 지경이었다. 망가진 몸뚱이가 너무 창피했다.“뭐가 웃겨?”그녀는 윤세현을 노려보았다. 입가에 번진 그의 미소를 당장이라도 찢어버리고 싶었다.내가 그렇게 우스워?“에취!”또 한 번 재채기가 터지자, 윤세현은 더 이상 웃지 않고 살짝 허리를 숙여 이경을 와락 안아 올렸다.“뭐 하는 거야? 내려놔!”윤세현이 자신을 진영으로 데려가려는 걸 알아차린 이경은 당황했다.전투부 최고 지휘관인 자신이, 어찌 사람들 앞에서 이렇게 나약한 모습을 보이며 한 남자에게 안겨 갈 수 있겠는가.하지만 요 며칠 동안 그녀는 거의 매일 이런 식으로 굴었었기에, 더욱 창피했다.“밖에 바람이 세. 얼른 진영으로 돌아가야 해. 안 그러면 정말 감기 걸려.”윤세현의 표정은 진지했고, 방금 전까지의 비웃는 듯한 태도는 찾아볼 수 없었다.이경은 내상이 아직 낫지 않은 데다 먼 길을 오며 풍상까지 겪은 상태였다. 여기에 감기까지 걸리면 정말 목숨이 위태로워질 수도 있었다.절대 농담이 아니었다.“나 걸어갈 수 있어.”그녀는 자꾸 남에게 안겨 다니는 이 상황이 지난 20여 년간 쌓아 올린 이미지를 완전히 무너지게 만드는 것 같았다. 그녀는 이렇게 약한 사람이 아니었다.“발 더러워지는 거 싫어하지 않아?”그때 윤세현은 문득 떠올렸다. 여름밤, 이경이 자신의 청운원으로 가기를 거부했던 이유.그 이유는 바로 발이 더러워지는 게 싫어서였다.엊그제 같은 일인
윤세현은 속이 답답해 얼굴에 그늘이 짙게 드리웠다. 평소 감정이 거의 드러나지 않던 표정이었지만 지금은 한눈에 봐도 먹구름이 잔뜩 끼어 있었다.이경은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그를 바라보다가 장난스럽게 물었다.“저하, 지금 그 표정... 혹시 질투하시는 겁니까?”윤세현은 단호하게 받아쳤다.“그럴 리가...”이경은 속으로 혀를 찼다. 아무리 봐도 질투하는 얼굴이었지만 정말로 자신 때문에 이 사람이 질투를 할까 싶었다.하지만 더 묻지 않기로 했다.“어쨌든, 오늘 밤 일은 제가 이미 정했습니다. 저하께서는 도와주실 생각이신지 아
청지는 연지의 배에 깊게 남은 상처를 바라보았다.피가 멈추지 않고 계속 흐르고 있었다. 전장을 수없이 누빈 청지로서는 이 정도 상처는 지금 즉시 응급처치를 하고 이후에도 오랫동안 조심스럽게 쉬어야만 간신히 목숨을 건질 수 있다는 걸 한눈에 알 수 있었다. 그렇지 않고 무리해서 계속 도망치거나 걸으면 결국 죽음은 피할 수 없을 것이다. 다시 말해, 이대로 걷는 것 역시 죽으러 가는 길이었다.청지는 연지를 지그시 바라보았고 연지도 청지를 뚫어지게 바라봤다. 갈라진 입술이 미세하게 떨렸고 하고 싶은 말이 많아 보였지만 끝내 모든 감
윤세현이 조용히 방 안으로 들어섰다. 전장 한가운데를 뚫고 돌아온 사람이 맞나 싶을 만큼, 그의 얼굴에는 피로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고 갑옷을 벗고 검은 장포를 입은 모습은 오히려 명문가 자제처럼 단정하고 기품이 넘쳤다.이경은 속으로 괜히 분했다. 아까 초아가 속삭이듯 전해주었다.“궁 안에 소문이 자자하옵니다. 어젯밤 세자 저하께서 참월도를 휘둘러 베어낸 북진군이 천 명은 족히 넘는답니다.”실상은 몇이나 베었는지 모르겠지만 정작 윤세현은 이렇게 한 점 흐트러짐 없고 자기는 겨우 수십 명 겨우 상대했을 뿐인데 혼이 다 빠져버렸으니
구공주 이경의 뒤에 서 있던 연지는 그 모습을 넋 놓고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가녀린 몸으로 강한 장궁을 거침없이 당기는 그 결연한 눈빛과 손끝에는 두려울 것 없는 강인함이 깃들어 있었다. 분명 작고 여린 여인일 뿐인데도 지금 이 순간만큼은 아무도 함부로 대할 수 없는 위엄이 느껴졌다.연지는 이경에게 이런 모습이 있을 줄은 미처 몰랐다. 차가운 옆모습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절로 무릎을 꿇고 예를 올리고 싶을 만큼 경외심이 들었다. 이경이 활을 들어 당길 때마다 심장이 두근거리고 그 화살이 공중을 가를 때면 숨이 멎는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