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 connecter남백훈은 나침반을 든 채 백여 명의 군인들을 이끌고 유일하게 또렷하게 보이는 작은 길로 들어섰다.한편 청지와 연지는 평평한 곳을 찾아 세자와 공주의 침구를 대신 깔아주었다.그와 반면 장암은 내심 몹시 걱정이 되는 기색이었다.“공주 마마, 하늘이 어두침침한데 오늘 밤 비가 내리지 않을까요?”“안 내릴 거야.”이경은 물을 벌컥벌컥 마시며 말했다.단호한 이경의 한마디에 장암은 눈이 번쩍 뜨였고, 그녀의 말을 믿기로 했다.“마마, 비가 올지 안 올지는 대체 어떻게 예측하신 겁니까?”그녀는 보면 볼수록 이경이 신기했다.한평생 살아오면서 남성 전하를 제외하고, 그녀를 이토록 충격에 빠뜨린 사람은 오직 이경 뿐이었다.여황 폐하는… 폐하에 대한 험담을 하려는 건 아니지만, 이경의 실력은 정말 너무나도 놀라웠다.“지금 이 산림을 벗어나면 바깥에는 분명 모래폭풍이 일고 있을 거야. 모래폭풍이 가득한 날에는 비가 내리지 않아.”“비가 내리면 바람과 모래가 일어날 수 없으니까.”“그러니까 지금 저희가 있는 곳에는 짙은 안개가 가득하지만, 산골짜기 바깥에는 큰 바람과 모래가 일고 있다는 말씀이신가요?”“그래.”“허!”바로 그때, 누군가의 비아냥거리는 차가운 웃음소리가 들려왔다.다가오고 있는 사람은 바로 이서영이었다. 그녀의 뒤에는 차가운 얼굴의 냉전이 서 있었다.“지금 이곳에 갇혀 대체 언제 나갈 수 있을지도 모르는 상황인데, 바깥이 어떤지 네가 어떻게 알아?”이경은 그녀를 무시한 채 계속 물을 마셨다.“이봐, 내가 지금 말하고 있잖아. 귀 막혔어?”자신을 무시하는 이경의 태도에 이서영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이내 그녀는 앞으로 다가가 이경의 물주머니를 빼앗으려 했다.그녀가 이렇게까지 함부로 굴 수 있었던 이유는 윤세현과 청지가 전방으로 대군의 상황을 살피러 나갔기 때문이었다.게다가 이곳에 있는 사람들 중 장암은 감히 이서영에게 손을 댈 수 없었고, 연지는 냉전의 상대조차 되지 않았다.그러니 그녀는 마음껏 행패를 부릴 수 있었던 것이다.그녀
칠조는 정말로 문정수의 입가에서 검은 피가 흘러내리는 것을 보았다.그녀는 제대로 서 있지도 못하는 문정수를 걱정스럽게 바라보았다.하지만 문정수는 여전히 그녀를 끌어당겨 입을 막은 채, 아무 소리도 내지 못하게 했다.칠조는 근심 가득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그러자 문정수는 고개를 저으며, 괜찮다는 듯 애써 덤덤한 표정을 지었다.영은의 목소리가 점차 멀어지고 나서야, 그는 이를 악물고 나무줄기에 손을 짚어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칠조의 손을 잡고 반대 방향으로 걸어갔다.그러나 그의 걸음은 점점 더 무거워졌고, 발끝도 자꾸만 엉켰다.그래도 문정수는 이를 악문 채 필사적으로 앞으로 나아갔다.짙은 안갯속에서 영은이 그들을 찾아내기란 결코 쉽지 않을 터였다. 그러니 멀리 갈수록 그만큼 더 안전했다.한참을 걷던 문정수는 결국 더는 버티지 못한 듯 몸을 휘청였다. 그리고 그대로 칠조의 어깨 위로 무겁게 쓰러졌다.전혀 예상하지 못한 칠조는 발을 삐끗하면서도 어떻게든 그를 받치려 했다.하지만 그의 몸은 생각보다 훨씬 무거웠다.결국 그녀는 그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쿵’ 하는 소리와 함께 땅바닥에 넘어졌다.하필 옆에는 비탈이 있었다. 미처 손쓸 틈도 없이, 두 사람은 자갈처럼 아래로 굴러떨어졌다.문정수는 의식을 잃기 직전, 마지막 힘을 다해 칠조를 끌어당겨 자신의 팔 아래 감쌌다.곧이어 끝없는 어둠이 그를 완전히 삼켜버렸다.……안개는 점점 더 짙어졌다.밤이 깊어지자 장암은 모든 병사에게 행군을 멈추라 명령했고, 구공주의 분부대로 병사들을 바닥에 둘러앉게 했다.“공주 마마, 저희 대군에 건량은 충분하지만, 지금 가지고 있는 물로는 오래 버티기 어렵습니다.”장암은 사람을 시켜 샅샅이 찾은 끝에, 겨우 윤세현과 이경을 찾아왔다.한편 전하의 곁에는 냉전이 남아 그녀를 보호하고 있었다.이서영이 자신을 보고 싶어 하지 않는 것은 장암에게도 다행이었다. 사실 장암 역시 그녀 곁에 있고 싶지 않았다.그녀는 이서영보다 구공주의 말을 듣는 편이 훨씬
문정수가 칠조를 덤불 속으로 힘껏 밀어 던지는 그 순간, 영은의 장풍이 이미 그의 등 뒤까지 닿았다. 덤불 속으로 날아간 칠조가 마지막으로 본 것은, 영은의 장풍이 문정수의 어깨를 강하게 내리치는 장면이었다.“문정수!”그의 힘은 너무도 강했다. 칠조는 허공에서 몸부림치며 어떻게든 되돌아가려 했지만, 문정수가 밀어낸 내공의 기운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문정수는 자신의 모든 내공을 오직 칠조를 멀리 보내는 데 쏟아부었다. 그 탓에 영은의 장풍을 막아낼 여유는 남아 있지 않았다.결국 그는 피를 토해냈다.문정수가 내보낸 내공이 겨우 흩어진 뒤에야, 칠조는 허공에서 몸을 한 바퀴 돌려 가까스로 땅에 내려섰다.다시 문정수를 찾아가려 했지만, 눈앞은 짙은 안개에 휩싸여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문정수!”“조용히 해!”멀리서 문정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다소 쉰 듯한 목소리였다.젠장. 정말 영은에게 당한 모양이었다.장풍의 기운에 모래와 돌이 날리는 소리도 어렴풋이 들려왔다.칠조는 그 소리를 따라 되돌아가려 했다. 하지만 문정수가 겨우 자신을 여기까지 밀어냈는데, 다시 돌아가면 그의 노력이 모두 헛수고가 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그때 영은의 날카로운 목소리가 안개 속을 가르며 들려왔다.“네가 스스로 나오지 않으면, 내가 이놈을 죽여버릴 거야!”그 목소리에 칠조는 등골이 오싹해졌다.영은의 얼굴만 떠올려도 소름이 끼쳤다.그런데 문정수가 정말 영은의 손에 넘어간 걸까?칠조는 불안에 떨며, 일단 소리가 들려오는 방향을 더듬어 나아갔다.겨우 몇 걸음 옮겼을 때, 문정수의 쉰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저리 가! 내가 알아서 돌아갈 거야… 어떻게든 널 찾아갈 테니까!”그 말에 칠조는 발걸음을 멈췄다.그녀의 발은 아직 완전히 낫지 않았기에, 지금 되돌아가면 도움이 되기는커녕 오히려 짐이 될 가능성이 크기도 했다. 그렇다면 방금 영은의 장풍을 맞으며 자신을 밀어낸 문정수의 희생도 헛될 것이다.“정말 안 나올 거야? 이놈, 이미 나한테 두
“영은!”예상치 못한 목소리에 깜짝 놀란 칠조는 펄쩍 뛰어올랐다.그런 칠조의 행동에 문정수는 어이가 없어 자기도 모르게 웃음이 나올 뻔했다.너무 과한 거 아닌가.갑자기 나무늘보처럼 사람 몸에 달라붙어 꽉 매달리다니.전생에 문어였나?하지만 지금은 웃고 있을 상황이 아니었다.영은이 찾아왔다.분명 따돌렸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까지 질기게 쫓아왔을 줄이야.“허, 보아하니 이서영을 꽤 경멸하는 모양인데. 그날 밤 우리 대화, 다 엿들은 거지?”영은은 두 사람 앞으로 천천히 다가왔다.비록 짙은 안개가 깔려 있었지만, 무공에 능한 사람에게 멀리 선 상대를 보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칠조는 그제야 자신이 문정수에게 매달려 있다는 것을 깨닫고 얼굴을 붉혔다. 그러고는 곧바로 그의 몸에서 미끄러지듯 내려왔다.문정수는 그녀를 자신의 뒤로 끌어당기며, 손에 든 장검을 꽉 쥐었다.“그날 밤, 너와 함께 있던 놈은 누구냐?”영은은 그의 장검을 바라보며 차갑게 웃었다.“고작 윤세현 곁을 지키는 하찮은 호위무사 주제에, 네가 그걸 알 자격이나 있다고 생각해?”“어차피 난 곧 죽을 목숨이라면서. 그럼 그날 밤 그 사람의 정체 정도는 말해줘도 되는 것 아닌가?”문정수는 말을 하며 등 뒤로 숨긴 손으로 칠조를 살짝 밀었다.두 사람의 뒤쪽에는 안개가 자욱한 숲이 있었다. 문정수가 영은을 붙잡고 있는 동안 칠조가 그 안으로 도망치기만 하면, 살아남을 가능성은 있었다.숲속은 안개가 너무 짙어 방향조차 분간하기 어려웠다. 설령 영은이라 해도 칠조를 쉽게 찾아낼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었다.물론 숲속에 갇힐 위험도 있긴 했지만, 지금은 일단 눈앞의 위기를 피하는 것이 먼저였다.그러나 칠조는 도리어 그의 손을 밀쳐냈다.먼저 도망갈 생각은 없어 보였다.문정수는 순간 당황했다.영은은 그 모습을 보며 비웃었다.“한배를 탄 부부답네.”“헛소리하지 마! 우린 부부 아니야!”칠조는 눈살을 찌푸리고 문정수의 뒤에서 걸어 나왔다. 손에는 장검이 꽉 쥐여 있
이서영은 이를 갈며 분노했다.“장암, 너도 저놈들이랑 손잡고 날 괴롭히려는 거야? 나중에 궁으로 돌아가면 할마마마께 그대로 일러, 반드시 너를 사형에 처하게 할 거야!”그러자 장암은 체념한 듯 담담한 표정으로 응했다.“그러시지요. 궁으로 돌아가 폐하의 처분을 받겠습니다. 그러니 지금은 일단 가셔야 합니다.”“싫… 장암, 너 지금 뭐 하는 거야? 이거 놔! 죽고 싶어? 놓으라고!”이서영은 결국 장암의 손에 붙들려 말 위에 올려졌다.장암은 그녀의 뒤에 올라탄 뒤, 앞서 나아가는 병사들을 따라 숲속으로 향했다.“어차피 돌아가면 사형을 당하게 될 텐데, 그렇다면 저도 제 고집대로 하겠습니다.”이서영은 분노로 얼굴이 새빨개졌다.“감히 나를 업신여겨? 지금 당장 널 사형에 처하게 할 거야! 냉전, 이 여자 당장 잡아! 냉전!”본래 말이 적은 편인 냉전은 직접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한, 사람들에게 존재감조차 거의 느껴지지 않는 인물이었다.그 역시 이서영을 보호하라는 명령을 받긴 했지만, 오늘 그녀가 보인 행동은 참으로 치욕스러웠다.그가 아는 남진의 병사들 중 죽음을 두려워하는 자는 없었다.그래서 장암이 이서영을 말 위에 올려놓을 때도, 그는 그저 조용히 지켜보기만 했다. 막지도 않았고, 오히려 함께 숲속으로 향했다.전하마저 숲속으로 들어간 이상, 남은 이들이 더 이상 무슨 의문을 품을 수 있겠는가.곧 수많은 병사들이 뒤따라 숲속으로 돌진했다.한편 남백훈은 대오 속에서 걸으며 고개를 들어 하늘을 올려다보았다.안개는 점점 더 짙어지고 있었다. 안으로 들어갈수록 하늘은 전혀 보이지 않았고, 해와 달마저 가려질 만큼 무서운 광경이 펼쳐졌다.구공주, 이번 판단이 틀리면 수많은 병사들이 목숨을 잃게 될 거야.그 심각한 결과를 정말 혼자 감당할 수 있겠어?남진의 지원 대군을 무너뜨리는 것이, 과연 지금으로서 가장 좋은 선택일까?그의 눈빛에 어두운 빛이 스쳤다. 하지만 그는 겨우 마음을 추스르고, 대열을 따라 숲속 깊은 곳으로 걸어 들어갔다.……
이서영은 성을 지키지 못하는 병사 따위는 무용지물일 뿐, 굳이 살아남아 나라의 양식을 축낼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그 말을 듣자, 주변 병사들은 내심 처량한 기분이 들었다.그들은 지금껏 나라를 위해, 백성을 위해 목숨을 걸고 전쟁터에서 피를 흘려왔다.하지만 평생 모든 전투에서 이기는 병사가 과연 몇이나 있겠는가?게다가 전투에서 패하면 대부분은 살아 돌아오지도 못한다.그런데도 권귀들은 단 한 번의 패배만으로, 병사들이 그동안 나라를 위해 얼마나 헌신했는지는 전부 잊고 그들을 무용지물로 취급했다.권력자들에게 병사들의 목숨은 그저 개똥처럼 천한 것에 불과했다.바로 그때, 누군가 말 위로 뛰어올라 큰 소리로 외쳤다.“지금 북란관의 상황이 매우 위급해! 백성들이 모두 고통스럽게 버티고 있어! 창랑족 병사들이 성 안으로 들어오는 순간, 북란성은 아비규환이 될 거야!”모두가 고개를 번쩍 들어 말 위에 올라탄 구공주를 바라보았다.그녀는 분명 초나라의 구공주였다.하지만 이 순간만큼은, 병사들 모두가 같은 착각에 빠졌다.이상하게도 구공주야말로 자신들을 이끌어 나라를 지킬 ‘전하’인 것만 같았다.이경은 사방을 둘러보며 무거운 목소리로 말했다.“내가 살 길을 찾아냈어. 모두가 빠른 시일 안에 북란관으로 갈 수 있는 길이야. 만약 죽는 게 두려워 감히 들어갈 용기가 나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닥쳐!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거야?”이서영은 얼굴을 굳히며 화를 냈다.“저년을 끌어내!”이서영은 어쨌든 대군의 주장이었다. 장암은 그녀의 말을 따라야 했고, 호위무사들 역시 감히 그 명령을 어길 수 없었다.곧 호위무사들이 이경을 에워쌌다.그러자 윤세현은 이경이 탄 말 등에 손을 얹고, 날카로운 눈빛으로 몰려드는 왕실 호위무사들을 훑었다.“어디 감히!”낮고 무거운 그의 목소리에 호위무사들은 순간적으로 뒷걸음질 쳤다.내공이 낮은 몇몇 이들은 다리까지 풀려 털썩 땅에 주저앉고 말았다.이서영마저 그의 차가운 기세에 짓눌려 뒤로 물러설 정도였다.장암이 붙잡아
이 세상은 정말 미쳐 돌아가는 것만 같았다.하찮은 궁녀가 감히 고귀한 공주를 해치려 들다니 이제는 무슨 일이 일어나도 이상할 게 없었다.이경은 잠시도 동요하지 않고 차분한 얼굴로 바닥에 앉아 있었다.눈빛은 차갑게 가라앉았지만 겉으론 아무런 감정의 기색도 보이지 않았다.초아는 이경이 겁에 질려 아무 말도 못 하는 줄 알고 망설임도 없이 몸을 일으켜 앞으로 달려들려 했다.“누구 없어요? 공주마마를 해치려 합니다! 제발, 누가 좀 도와주세요!”초아가 아무리 소리쳐도 밖에서는 아무런 응답이 없었다. 그 사이 궁녀의 발길질이 이경
귀를 때릴 듯한 뺨 소리가 방 안을 울렸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침상 곁에 있던 이경이 순식간에 이서영 앞으로 달려가 그녀의 뺨을 힘껏 후려칠 줄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이서영은 그 힘에 그대로 뒤로 나가떨어져 책상에 부딪혀 바닥에 고꾸라졌고 입을 열 틈도 없이, 너무 아파 정신이 아득해졌다. 순간, 방 안의 모든 이들이 얼어붙었고 숨소리조차 작아질 만큼 정적이 흘렀다.구공주인 이경이 현주인 이서영을 그토록 사납게 때린 것이다. 그 기세가 얼마나 거칠었는지, 누구도 쉽게 말을 잇지 못했다.한참 만에야 임수연이 놀라 정신을 차
‘뭐라고? 구공주께서 늠름한 장수들을 좋아한다고?”임수연은 그만 할 말을 잃었고 방 안에 있던 시녀들과 의원들마저 모두 놀란 표정으로 서로를 바라보았다.구공주가 남정네들과 염문이 끊이지 않는다는 소문쯤은 누구나 익히 들어 알았으나 지금 이 상황에서 다 죽어가는 진정호에게까지 눈독을 들인다는 말에는 차마 믿을 수 없다는 눈치였다.‘설마... 정말 그런 여인이란 말인가...’아무도 함부로 나서지 못한 채 어정쩡하게 서 있을 뿐이었다. 마침 초아도 다른 심부름으로 자리를 비웠고 유일하게 곁을 지키던 연지 역시 공주께서 무엇을 하시
초아는 그 말을 듣자 화가 치밀어 올랐다.“우리 공주마마께서 친히 황명을 받들어 출정하신 몸이시거늘, 어찌 세자 저하와 나란히 입성하지 못한단 말입니까!”만일 지금처럼 입성할 때조차 공주마마를 세자 곁에 세우지 않는다면 앞으로 대군의 장졸은 물론 멀리 변방 백성들까지 모두 공주마마를 업신여기게 될 터였다.문정수는 무표정한 얼굴로 대답했다.“송구하오나, 소인은 세자 저하의 뜻을 전할 뿐이니 감히 거역할 수 없사옵니다. 그리고 공주마마, 이곳은 황명이라 하나, 군영 안에서는 세자 저하 말씀이 곧 법이니 소인이 전한 뜻을 받으시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