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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화

Auteur: 꽃미소
구공주 이경의 뒤에 서 있던 연지는 그 모습을 넋 놓고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가녀린 몸으로 강한 장궁을 거침없이 당기는 그 결연한 눈빛과 손끝에는 두려울 것 없는 강인함이 깃들어 있었다. 분명 작고 여린 여인일 뿐인데도 지금 이 순간만큼은 아무도 함부로 대할 수 없는 위엄이 느껴졌다.

연지는 이경에게 이런 모습이 있을 줄은 미처 몰랐다. 차가운 옆모습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절로 무릎을 꿇고 예를 올리고 싶을 만큼 경외심이 들었다. 이경이 활을 들어 당길 때마다 심장이 두근거리고 그 화살이 공중을 가를 때면 숨이 멎는 것 같았다.

‘공주님, 참으로 아름다우십니다...’

성벽 위의 장수들과 병사들 역시 연지와 다르지 않았다.

모두가 얼이 빠져 이경을 바라보다가 이경이 미간을 찌푸리며 분노를 실은 목소리로 외쳤다.

“두 번째 무리가 온다! 활 준비하라!”

“예!”

“예!”

“예!”

병사들은 정신을 차리고 불을 붙인 화살을 활시위에 올리며 하늘로 날아드는 북진의 비인들을 겨눴다.

비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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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시 태어난 구공주, 그녀의 당찬 인생   제654화

    이경이 찌른 부위는 냉전의 심장이 아니라 어깨였다.이건 대체 무슨 살수법이지? 전혀 살상력이 없잖아!윤세현은 손가락에 힘을 바짝 주고, 언제든 공격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청지도 자신의 허리춤에 손을 얹었다.냉전은 절정의 고수였다.그들 모두 직접 맞붙어 본 적은 없었지만, 마음속으로는 짐작하고 있었다.그 누구든 냉전과 맞붙으면 크게 상처를 입게 될 것이라는 걸…그는 그만큼 무서운 사람이었다.이서영이 이경의 움직임을 제대로 파악하기도 전에, 이경의 그림자는 어느새 냉전의 앞까지 다가가 있었다.순간 모두가 멍해졌다.구공주가 정말로 냉전과 싸우려는 건가?이건 명백히 달걀로 바위 치는 격이었다.장암은 나서서 막으려 했지만, 이미 때는 늦은 뒤였다.냉전 또한 매우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그는 진심으로 구공주와 싸우겠다고 생각해 본 적조차 없었다.게다가 구공주는 내상이 채 낫지도 않았고, 내공도 강해 보이지 않았기에 그에게는 아주 약한 상대였다.방금 그녀가 달려들며 휘두른 칼날도 힘없이 처져 있었고, 진기도 전혀 담겨 있지 않았다.그저 맨몸의 힘만으로 달려든 것이었다.이런 공격을 어떻게 막아 내야 하는 거지?검을 빼면 이경은 반드시 다칠 테고, 장풍을 내밀면 이경은 바로 피를 토하게 될 것이다.그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전혀 감 조차 잡히지 않았다.일단은 가볍게 밀쳐내려고 손을 들어 올린 순간, 쓱 하는 소리와 함께 그의 팔에 갑자기 날카로운 통증이 느껴졌다.구공주가 냉전에게 상처를 입힌 것이다.“미친년!”윤세현은 벌떡 일어나 이경을 잡아당겨 말등 위에 던지듯 올려놓았다.눈앞의 장면에 모두가 멍해졌다.구공주가... 냉전을 깨물어 버리다니!냉전은 그녀의 칼날은 막았지만, 그녀가 자신의 팔을 물어뜯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옷감을 사이에 두고도 피가 날 정도로 아주 강하게 깨문 것이었다.이경은 입가의 핏자국을 닦아 내며 차갑고 음산한 눈빛을 보였다.그 모습은 무척 흉악하고 잔혹하며 난폭해 보였다.부드러운 외모를 가진 아가씨

  • 다시 태어난 구공주, 그녀의 당찬 인생   제653화

    뭐라고?구공주더러 냉전과 싸우라고?냉전이 절정의 고수라는 걸 모르는 사람은 없었다.이경의 몸 상태가 아무리 최상이라고 해도 상대가 될 수는 없었다.하물며 지금 그녀의 상황은…“전하, 구공주 마마께서는 아직 중상이 채 낫지 않으셨습니다. 그런데…”“중상이 채 낫지 않았다는 건, 지금 당장은 싸울 능력이 없다는 뜻이네!”이서영은 장암을 노려보며 날카로운 눈빛을 보냈다.“장암, 그걸 알면서도 이렇게 무능한 사람더러 병사들을 이끌고 관문 밖으로 나가 싸우게 하려는 거야? 병사들을 전부 죽음으로 내몰 작정인 건가?”아무도 끼어들지 못했고, 순간 적막만이 흘렀다.그들은 요사스러운 이서영이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무능한 자를 순순히 따르고 싶지도 않았다.이서영의 말대로, 구공주의 몸이 아직 회복되지 않은 상황인데 어떻게 그들을 이끌고 나가 싸울 수 있겠는가?만약 제대로 된 계획도 없이 병사들만 앞세워 적을 막으려는 허술한 생각뿐이라면…그런 거라면 병사들은 당연히 따르고 싶지 않았다.형제들이 피 흘려 싸우는 와중에, 구공주 홀로 진영에 숨어 세자와 뜻깊은 시간을 보내려는 건 아닐까 두렵기도 했다.이서영의 말 한마디에 이경을 향한 신뢰는 순식간에 위태로워졌다.전세가 역전된 이유는 결국 이서영이 남진의 전하이기 때문이었다.아무리 무능해도, 그녀는 남진 황실의 핏줄이었다.반면 구공주는 비록 지혜롭고 영명하며 용맹무쌍하긴 했지만, 엄연히 초나라의 공주이지 남진 사람은 아니었다.장암은 마음 같아서는 구공주의 편을 들고 싶었지만, 병사들의 의심을 마주한 이 순간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했다.“나도 병사들과 함께, 생사를 같이할 거야.”이경의 목소리는 다소 낮았지만, 병사들에게는 또렷이 들렸다.그러자 이서영은 차갑게 웃었다.“말로만 그렇게 내뱉으면 어떻게 믿어? 넌 우리 남진 황실 사람도 아니고, 이 전쟁이 초나라에 무슨 이익이 된다고 볼 수도 없는데 다들 어떻게 널 믿냐고?”바로 그때, 윤세현이 말을 이끌고 이경의 곁으로 다가왔다.그는 차가운

  • 다시 태어난 구공주, 그녀의 당찬 인생   제652화

    지금 북란관 밖은 창랑족 전사들로 가득차 있었는데, 모두 하나같이 늑대 같은 혈기를 품은 듯했다.관 밖에서 수년간 풍상을 겪으며 험난한 환경 속에서 고난과 추위, 빈곤에 시달려 온 이들이었다.그러나 그런 열악한 환경은 오히려 그들을 강철 같은 몸으로 단련시켰다.그들은 관 안에서 오랫동안 안일하게 지내 온 병사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용맹했고, 마치 잔혹한 늑대와도 같았다.그런 이들과 관 안의 병사들이 과연 겨룰 수 있겠는가?성조차 지키기 어려운 지금, 성 밖으로 나간다는 것은 자살이나 다름없었다.“공주 마마…”장암이 무언가 말을 꺼내려 했지만, 말 위에 당당히 앉아 있는 구공주의 모습을 본 순간 끝없는 희망이 피어올르기 시작했다.그 가냘픈 몸속에는 마치 무한한 힘이 깃들어 있는 듯했다.방금까지만 해도 장암은 구공주가 병사들을 성 밖으로 내보내려는 것을 걱정했었다.그러나 그녀의 눈동자 속에 서린 차가운 빛을 본 순간, 장암은 몸을 떨며 누구보다 가장 먼저 앞으로 나섰다.무조건 그녀를 믿기로 한 것이다.병사들 중에는 망설이는 자들도 있었지만, 기꺼이 앞으로 나서는 자들도 있었다.주저 없이 곧장 앞으로 나선 이들이었다.하나둘씩 앞으로 나서자, 망설이던 다른 병사들도 뒤따라 앞으로 나섰다.자고로 전장에서는 결코 도망쳐서는 안 되는 법이다.게다가 북란관에는 그들의 가족이 있었다.가족뿐만 아니라 그들의 동포들도 있었다.그들 모두 남진의 형제이자 자매이며, 모두 남진의 일원이었다.그렇기에 병사로서 남진을 지키는 건 마땅히 해야 할 일이었다.“좋습니다. 형제분들의 결의와 용기에 감사드립니다. 하지만 지금 제게 필요한 것은 삼천 명뿐입니다...”“이경, 네가 무슨 자격으로 내 사람들을 움직이려는 거야?”바로 그때, 누군가의 목소리가 멀리서 다가왔다.막 화장을 마친 이서영이 천막에서 나와 급히 달려오고 있었다.기나긴 치맛자락이 걸음을 방해해 몇 번이나 넘어질 뻔했지만, 그녀는 몸을 살짝씩 돌려가며 간신히 균형을 잡았다.이서영은 춤

  • 다시 태어난 구공주, 그녀의 당찬 인생   제651화

    “뭐라고요?”연지는 깜짝 놀라며 벌떡 일어섰다.“어디 감히! 제가 당장 가서 죽이겠습니다!”그가 막 몸을 돌려 달려 나가려는 순간, 이경의 싸늘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다시 한번 이렇게 성급하게 굴면, 다음엔 내 비밀 안 알려 줄 거야.”비밀이라니…그 말에 연지는 순간 멍해졌지만, 내심 영광스럽다는 생각이 들었다.공주가 자신에게 말하는 비밀이라면, 세자는 모르고 있다는 뜻이었기 때문이다.하지만 여전히 화가 나는 것은 똑같았기에 당장이라도 남백훈을 갈기갈기 찢어 죽여버리고 싶었다.“어떻게 그럴 수가 있는 겁니까? 공주 마마, 왜 그놈을 살려 주신 겁니까?”“그래도 결국 나를 구하려다가 장풍을 맞고 다쳤잖아.”이경은 의자에 앉은 채 그를 올려다보며 말했다.“일단 앉아. 나 목이 좀 아파.”연지는 곧바로 그녀 앞에 쪼그려 앉아 키를 낮췄다.목이 아픈 공주가 고개를 들지 않아도 되게 하려는 것이었다.“하지만...”“그 사람의 진짜 목적이 뭔지는 아직 모르겠어. 하지만 이 일에 대해서는 당분간 아무에게도 말할 생각이 없으니, 너도 아무것도 모르는 척해.”약간의 긴장감을 줘 연지가 얼른 자신을 위해 움직이게 만들려는 게 아니었다면, 그녀는 사실 이 비밀을 그에게도 말할 생각이 없었다.그러나 연지는 직설적이면서도 의외로 달래기 쉬운 사람이었다.“저 아무한테도 말하지 않을 겁니다. 남백훈도 제가 알고 있는 줄 모르겠죠. 그런데 만약 이 비밀이 새어 나간다면, 그건 공주 마마께서 소문낸 겁니다.”“그러니 마마, 안심하십시오. 죽어도 결코 한마디도 누설하지 않겠습니다.”그러나 이 비밀을 이렇게까지 감추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는지는 알 수 없었다.이럴 때일수록 당장 남백훈을 쳐 죽이는 게 맞는 것 아닌가?만약 또 공주를 해치려 하면 어쩌려고?“걱정 마. 이번에 나를 죽이지 않고 도리어 구해 줬으니, 다음번에도 차마 해치지는 못할 거야.”이경은 연지를 가까이 끌어당긴 뒤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절대 티를 내서는 안 돼. 아무것도 모르는 척

  • 다시 태어난 구공주, 그녀의 당찬 인생   제650화

    남백훈은 눈을 감은 채 멀어지는 이경의 발소리를 듣고 있었는데, 괜히 마음 한쪽이 쓰리게 아파 왔다.그는 이경이 자신 곁에 머무는 데 다른 목적이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그러나 그녀는 방금 분명히 말했다.자신은 경계심이 아주 강하다고.대체 왜 그런 말을 한 걸까?아마도 그녀는 남백훈에게 진 빚을 갚고 싶었기 때문일 것이다.결국 이경에게 두 사람의 관계는 그저 남남일 뿐이었다.그런데도 남백훈은 자신이 대체 무엇을 이렇게까지 신경 쓰는지 알 수 없었다.이미 이런 외로운 삶에는 익숙해졌다고 생각했는데.그는 지난 23년 동안 혼자서도 잘 살아왔다.그런데 요즘 들어 이경과 윤세현이 함께 있는 모습을 볼 때마다 고통이 밀려왔다.왜 이런 마음이 제멋대로 통제되지 않는 걸까.그의 손은 여전히 자신의 심장을 꼭 움켜쥐고 있었다.심장이 다시 아려 오기 시작했다. 오늘 밤은 아무래도 잠들기 어려울 것 같았다.……한편 이경은 자신의 영막으로 돌아오고 있었고, 마침 곁에서 대기하고 있던 연지를 발견했다.“안에 있어?”영막 안에는 아직 작은 촛불 하나가 켜져 있었다.하늘이 밝아 오기 시작하는데, 병사들은 하나같이 철인이라도 된 건지 도무지 쉴 생각이 없어 보였다.반면 이경은 이미 지쳐 죽을 것만 같았다.연지는 고개를 끄덕이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계속 공주 마마를 기다리고 계십니다.”“전해. 당장 돌아가지 않으면, 난 앞으로 한 시간 동안 남백훈의 영막에 남아 있겠다고.”크지도 작지도 않은 그녀의 목소리는, 연지가 굳이 전할 필요도 없이 그대로 누군가의 귀에 또렷이 들어갔다.이내 휙 하는 소리와 함께 영막의 문이 활짝 열렸다.윤세현의 얼굴은 먹구름이 잔뜩 낀 듯 몹시 어두웠다.“아직도 부족해?”금방 다른 사내의 영막에서 나왔으면서, 다시 또 들어가겠다는 거야?이경은 자신의 앞으로 걸어오는 윤세현을 지그시 바라보았다.이상하게도 화가 났을 때의 윤세현은 안색이 더 좋아 보였다.정말 신기했다.“남백훈이 부상을 입었어. 게다가 나를 구

  • 다시 태어난 구공주, 그녀의 당찬 인생   제649화

    그 순간, 남백훈은 가슴이 철렁 내려 앉았다.“고충도 아닌데… 대체 뭐지”그는 가쁘게 숨을 몰아쉬었다.대체 왜 이렇게 아픈 거지?마치 칼로 세게 찌르는 듯한 고통이었다.너무 아픈 나머지 거의 경련이 날 지경이었다.“그럼 뭔데?”이경은 다시 몸을 앞으로 숙였다.놀란 남백훈은 뒤쪽에 놓인 긴 의자 위로 아예 주저앉고 말았다.민망한 마음에 재빨리 자리에서 일어서려는 순간, 고개를 들어 보니 이경의 섬세한 이목구비가 자신의 코앞까지 다가와 있었다.거리가 어찌나 가까운지, 그녀의 숨결마저 순식간에 그를 완전히 감싸 버렸다.“고충 맞지?”그녀는 날카롭게 물었다.“아니야…”“그럼 대체 뭔데!”이경은 더욱 바짝 다가갔다.두 사람의 얼굴은 거의 닿을 지경이었다.“절정고야!”남백훈은 손을 들어 자신의 얼굴 앞을 막으며 다급히 말했다.“더 이상 다가오지 마!”너무나도 아팠다.온몸이 쑤실 정도였다.이서영에게 이마를 맞아 피가 나던 그때보다도 수천만 배는 더 아팠다.어느새 그의 안색은 새파랗게 질린 것을 넘어 잿빛으로 변해 있었다.이경은 더 이상 움직이지 않았다.그윽하고 맑던 그녀의 향기도 그렇게 서서히 멀어져 갔다.남백훈은 가쁘게 숨을 골랐고, 간신히 심장의 고통도 가라앉았다.눈앞을 가리고 있던 손을 내리고 고개를 들어 보니, 이경은 여전히 의자에 앉아 태연히 자신의 약상자를 정리하고 있었다.“날 놀린 거야?”남백훈의 표정은 어두웠다.그는 손끝까지 떨릴 정도로 화가 나 있었다.“꺼져!”“그냥 범인을 심문할 때 쓰는 수단 중 하나일 뿐인데, 뭘 그렇게까지 화를 내?”이경에게는 누군가를 심문하는 수단이 한두 개가 아니었다.방금 보인 수단은 그중에서도 가장 온순한 편이었다.정말 잔혹한 수단은 누군가는 어쩌면 평생 볼 기회도 없을 정도였다.이경은 입가에 가득하던 장난기 어린 미소를 거두고, 진지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절정고라면, 말 그대로 사랑뿐만 아니라 가족 간의 혈육의 정, 우정, 세상의 모든 감정을 다 가져서는

  • 다시 태어난 구공주, 그녀의 당찬 인생   제112화

    한참이 지나고 나서야 문정수는 세자를 맞이하게 됐다. 곧바로 그는 마중을 나갔다. “나으리, 공주님께서... 쓰러지셨습니다.”그러나 윤세현의 표정은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문정수는 아무 미동 없는 그의 태도가 의아했다. “방금 초아를 찾아가 직접 알아봤는데, 상처가 채 아물지 않은 데다가 바람까지 맞게 되어 열도 난다고 하더군요...”“문정수 장군님, 밖에 웬 훤칠한 남자 한 명이 와있다고 하던데, 지금 공주마마의 마차 안에 타있다고 하더군요.”마침 그때, 유아가 이서영을 부축하고는 양막 아래에서 나왔다. 매우 창백한

  • 다시 태어난 구공주, 그녀의 당찬 인생   제91화

    오늘 밤, 이경은 화려한 옷차림이 아닌 평상복 차림으로 연회장에 들어섰다.장수들과 사람들은 그 모습을 보고 잠시 놀란 듯했지만 수수한 옷차림임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누구보다 단아하고 청초했다.얼굴에는 진한 화장도 없었지만 또렷한 눈썹과 붉은 입술, 하얀 치아 그리고 맑고 깊은 두 눈은 마치 구름 사이에 박힌 보석처럼 빛나 보였다.사람들은 그런 그녀가 오늘따라 더 아름답다며 속으로 감탄했다. 화려한 장식도, 사치스러운 장신구도 없었지만 그 우아함과 기품은 도리어 더 눈길을 끌었다.하지만 초아는 속으로 조금 아쉬워했다. 분명히 이

  • 다시 태어난 구공주, 그녀의 당찬 인생   제79화

    윤세현은 그날 진정호의 부상을 걱정하느라, 현장에 있던 여자들이 무슨 말을 주고받았는지 제대로 귀 기울이지 않았다.그 탓에 이서영이 모두가 보는 앞에서 이경을 모함할 때도 제대로 듣지 못한 채 흘려보냈던 것이다. 이렇게까지 일이 컸으리라고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임수연은 윤세현의 분노에 놀라 다리에 힘이 풀릴 뻔했지만, 끝내 용기를 내어 말을 이었다.“세자 저하, 이런 말씀을 드리기는 송구하오나 그날 이서영 현주님이 모두 앞에서 감히 공주마마께 이런 더러운 누명을 씌웠사옵니다. 저 역시 어리석게도 그 일에 가담했던 죄인입니다.

  • 다시 태어난 구공주, 그녀의 당찬 인생   제40화

    이 세상은 정말 미쳐 돌아가는 것만 같았다.하찮은 궁녀가 감히 고귀한 공주를 해치려 들다니 이제는 무슨 일이 일어나도 이상할 게 없었다.이경은 잠시도 동요하지 않고 차분한 얼굴로 바닥에 앉아 있었다.눈빛은 차갑게 가라앉았지만 겉으론 아무런 감정의 기색도 보이지 않았다.초아는 이경이 겁에 질려 아무 말도 못 하는 줄 알고 망설임도 없이 몸을 일으켜 앞으로 달려들려 했다.“누구 없어요? 공주마마를 해치려 합니다! 제발, 누가 좀 도와주세요!”초아가 아무리 소리쳐도 밖에서는 아무런 응답이 없었다. 그 사이 궁녀의 발길질이 이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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