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로판 / 달빛이 기억하는 이름 / 제 14화 검은 안개 속에서

Share

제 14화 검은 안개 속에서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08-11 15:17:14

검은 안개가 순식간에 숲 전체를 뒤덮었다.

라에나는 주변을 살피며 조심스럽게 숨을 내쉬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

바로 옆에 있던 레오르칸의 모습조차 흐릿하게 보일 정도였다.

“내 뒤에 있어라.” 라에나는 의외라는 듯 그를 바라보았다.

“걱정해 주는 거야?” “아니다.” 레오르칸은 차갑게 대답했다.

“네가 방해하지 않게 하려는 것이다.”

“……말을 꼭 그렇게 해야 해?” 그 순간이었다.

안개 속에서 날카로운 기척이 느껴졌다.

레오르칸이 즉시 라에나의 앞을 막아섰다. 콰앙!

거대한 그림자가 그들이 있던 곳을 덮쳤다.

레오르칸의 손에서 검은 기운이 퍼져나가 그림자를 밀어냈다.

하지만 안개는 더욱 짙어졌다. “이상하군.”

레오르칸이 낮게 말했다. 라에나는 주변의 나무들을 바라보았다.

“안개가 숲의 기운을 빨아들이고 있어." “알고 있다.”

“그럼 빨리 막아야 해.” 라에나는 손을 뻗었다.

희미한 백색의 빛이 손끝에서 퍼져나갔다.

그러자 주변의 풀
Continue to read this book for free
Scan code to download App
Locked Chapter

Latest chapter

  • 달빛이 기억하는 이름   제 44화 붉은 눈동자

    라에나는 숲속을 바라보며 숨을 죽였다.조금 전 분명히 무언가가 있었다.하지만 지금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사라졌어.”레오르칸은 대답하지 않았다.그의 시선은 라에나가 바라보던 곳에 고정되어 있었다.“아직 있다.” “뭐?”“기척이 남아 있다.”라에나는 다시 주변을 살폈다.나뭇가지 사이로 달빛이 희미하게 들어오고 있었다.그러나 그 어디에도 움직이는 것은 없었다.“그럼 어디에 있는 건데?”“기다려.”레오르칸이 낮게 말했다.두 사람은 잠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바람이 불었다. 사각…….나뭇잎이 흔들렸다.그 순간,나무 뒤에서 붉은빛이 번뜩였다.라에나는 깜짝 놀라 뒤로 물러났다.“저거……!” 붉은 눈동자였다.어둠 속에서 두 개의 붉은 눈이 두 사람을 바라보고 있었다.라에나가 손끝에 백색의 힘을 모았다.“드디어 모습을 보였네.”그림자는 움직이지 않았다.오히려 조용히 두 사람을 바라볼 뿐이었다.레오르칸이 검을 들어 올렸다.“정체를 밝혀라.”잠시 침묵이 흘렀다.그러자 그림자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아직은.”낮고 낯선 목소리였다.라에나는 미간을 찌푸렸다.“또 그 말이야?”그림자는 라에나를 바라보았다.“너는…… 아직 아무것도 모르는구나.”“뭘 알아야 하는데?”라에나가 한 걸음 앞으로 나섰다.“왜 계속 나를 따라다니는 거야?”레오르칸이 그녀의 앞을 막았다.“뒤로 물러나.” “하지만!” “라에나.”단호한 목소리에 라에나는 잠시 입을 다물었다.그림자는 두 사람을 번갈아 바라보았다.그러더니 낮게 웃었다.“재미있군.”레오르칸의 눈빛이 차갑게 변했다.“무슨 뜻이지?”“너는 아직도 그녀를 지키려 하는군.”라에나가 눈을 크게 떴다.레오르칸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그림자는 잠시 침묵하다가 한마디를 덧붙였다.“하지만 지키는 것만으로는 막을 수 없다.”“뭘 말하는 거야?”라에나가 다시 물었다.그러나 이번에는 아무 대답도 돌아오지 않았다.붉은 눈동자가 서서히 멀어졌다.“잠깐!” 라에나가

  • 달빛이 기억하는 이름   제 43화 남겨진 흔적

    검은 돌이 부서진 자리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라에나는 한동안 그곳을 바라보았다.“……이렇게 쉽게 사라질 거면 처음부터 왜 나타난 거야?”레오르칸은 바닥에 남은 검은 가루를 살폈다.“쉽게 사라진 게 아니다.”“그럼?” “흔적을 없앤 거다.”라에나의 표정이 굳었다.“자기 흔적을?” “그래.”레오르칸은 손끝으로 바닥을 가볍게 훑었다.검은 가루가 손가락 사이에서 천천히 흩어졌다.“이곳에 있던 기운은 상당히 오래된 것이다.”“오래된…… 기운?”“하지만 지금까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라에나는 잠시 생각하다가 물었다.“그럼 왜 지금 나타난 거야?”레오르칸은 대답하지 않았다.그 침묵에 라에나는 답답한 표정을 지었다.“또 모르는 척할 거지?”“모르는 것이 아니다.”“그럼 말해줘.”레오르칸은 잠시 라에나를 바라보았다.“아직 확실하지 않다.”라에나는 한숨을 내쉬었다.“……알았어. 이번에는 참을게.”그 순간이었다. 사각.숲 깊은 곳에서 낙엽 밟는 소리가 들렸다.두 사람은 동시에 그쪽을 바라보았다.“누구야?”라에나가 물었지만 대답은 없었다.레오르칸이 검을 들어 올렸다.“뒤에 있어.” “뭐?”라에나가 돌아보자 나무 사이에서 검은 그림자가 빠르게 지나갔다.라에나는 즉시 달려갔다. “잠깐!”레오르칸도 뒤따라 움직였다.하지만 그림자는 이미 사라진 뒤였다.대신 나무에 새겨진 검은 문양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라에나는 가까이 다가갔다.“또 저 문양이야.”레오르칸은 문양을 바라보며 눈을 가늘게 떴다.“이번에는 다르다.” “뭐가?”“지금까지 본 것보다 선명하다.”라에나는 문양을 자세히 살폈다.그러자 문양의 가운데에 아주 작은 금이 생겼다. 쩌적.라에나는 놀라 뒤로 물러났다.“방금 움직였어.”검은 문양에서 아주 희미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곧 열린다.”라에나의 얼굴이 굳었다.“뭐가 열린다는 거야?”대답은 없었다.문양은 다시 조용해졌다.레오르칸은 한동안 그것을 바라보다가 낮게 말했다.“이곳을 떠난다

  • 달빛이 기억하는 이름   제 42화 검은 기운을 따라

    두 사람은 검은 기운이 사라진 방향으로 천천히 걸었다.숲은 이상할 만큼 조용했다.라에나는 주변을 살피며 레오르칸에게 물었다.“정말 아무것도 안 느껴져?”“느껴진다.”“그런데 왜 계속 걷는 거야?”“기운이 일부러 흔적을 남기고 있다.”라에나가 걸음을 멈췄다. “일부러?”레오르칸도 멈춰 섰다.“우리를 유인하는 것일 수도 있다.”라에나는 잠시 생각했다.“그럼 돌아가야 하는 거 아니야?”“그럴 수도 있지.”“……그럴 수도?”라에나는 어이없다는 듯 그를 바라보았다.“너는 정말 말할 때마다 사람 답답하게 만드는 재주가 있는 것 같아.”레오르칸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대신 바닥을 바라보았다.검은 가루가 길처럼 이어져 있었다.라에나도 그 흔적을 따라 시선을 옮겼다.“그걸 따라가면 되는 거야?”“아마도.” “또 아마도네.”라에나는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하지만 이번에는 물러서지 않았다.두 사람은 다시 걸음을 옮겼다.얼마 지나지 않아 나무들이 갑자기 끊긴 장소가 나타났다.그곳에는 작은 공터가 있었다.공터 한가운데에는 검게 그을린 돌 하나가 놓여 있었다.레오르칸이 먼저 다가갔다.“멈춰.” 라에나가 걸음을 멈췄다.“왜?” “가까이 오지 마.”레오르칸은 돌을 바라보며 손을 뻗었다.순간 돌에서 검은 기운이 솟아올랐다.파아앗! 레오르칸이 재빨리 손을 거두었다.라에나는 놀란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괜찮아?” “괜찮다.”하지만 레오르칸의 손끝에는 아주 희미한 검은 흔적이 남아 있었다.라에나는 그것을 보자 얼굴이 굳었다.“그게 묻은 거야?”“잠깐 스친 것뿐이다.”“그런데 왜 숨겨?”“숨긴 게 아니다.”“그럼 보여줘.”레오르칸은 잠시 라에나를 바라보았다.라에나는 물러서지 않았다.결국 레오르칸이 손을 내밀었다.라에나는 그의 손끝을 살폈다.검은 흔적은 조금씩 사라지고 있었다.“……이상해.” “뭐가.”“네 힘이 저 기운을 밀어내고 있어.”레오르칸은 대답하지 않았다.그때 돌에서 또다시 낮은 소리가 흘러나

  • 달빛이 기억하는 이름   제 41화 말하지 못한 것

    숲을 빠져나온 뒤에도 라에나는 한동안 말이 없었다.레오르칸 역시 아무 말 없이 앞만 바라보고 있었다.둘 사이에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결국 먼저 입을 연 것은 라에나였다. “……아까.”레오르칸이 걸음을 멈추지 않은 채 대답했다.“왜.” “내가 위험해질 수 있다고 했잖아.”“그래.” “그게 무슨 뜻이야?”레오르칸은 잠시 침묵했다.라에나는 그의 옆으로 다가가 걸음을 맞췄다.“또 모른다고 할 거야?” “…….”“이번에는 그냥 넘어가지 않을 거야.”라에나의 목소리에는 조금 전보다 더 강한 감정이 담겨 있었다.레오르칸은 천천히 그녀를 바라보았다.“네 힘이 변하고 있다.”“내 힘이?”“최근 네 주변에서 나타나는 현상도 그와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라에나는 자신의 손을 내려다보았다.“그래서 내가 위험하다는 거야?”“그럴 수도 있다.”“그럴 수도 있다니…….”라에나는 답답한 듯 한숨을 내쉬었다.“나는 아무것도 모르는데, 너는 뭔가 알고 있는 것처럼 말하잖아.”레오르칸은 대답하지 않았다.그 침묵이 오히려 라에나를 더 답답하게 만들었다.“정말 너무해.”라에나가 작게 중얼거렸다.레오르칸의 눈썹이 아주 조금 움직였다. “뭐가.”“맨날 혼자 알고 있고, 혼자 판단하고…….”라에나는 그를 똑바로 바라보았다.“나도 알아야 할 거 아니야.”잠시 침묵이 흘렀다.레오르칸은 시선을 돌렸다.“……알게 될 거다.” “언제?” “때가 되면.”라에나는 어이없다는 듯 웃었다.“또 그 말이네.”그녀는 더 묻지 않았다.하지만 마음속에서는 계속 의문이 남아 있었다.그때 멀리서 희미한 검은 기운이 피어올랐다.레오르칸이 즉시 고개를 들었다.“……잠깐.”라에나도 그 방향을 바라보았다.검은 기운은 아주 잠깐 나타났다가 사라졌다.하지만 이번에는 두 사람 모두 느낄 수 있었다.그 기운이 조금 전보다 훨씬 가까웠다는 것을.레오르칸이 검 손잡이에 손을 올렸다.“돌아가자.”라에나는 그를 바라보았다.“이번에도 혼자 가려고?” “아니다.”

  • 달빛이 기억하는 이름   제 40화 다시 마주한 두 사람

    라에나는 검은 기운이 사라진 숲을 빠져나오려 했다.하지만 몇 걸음 걷지 못하고 멈춰 섰다.숲의 공기가 이상하게 무거웠다.“……왜 이렇게 조용해?”조금 전까지 들리던 나뭇잎 소리조차 사라져 있었다.라에나는 주변을 살폈다.그때,툭.나뭇가지 하나가 그녀의 앞에 떨어졌다.라에나는 본능적으로 뒤로 물러났다.“누구야?”대답은 없었다.대신 앞쪽에서 발소리가 들려왔다.한 걸음.또 한 걸음.라에나는 손끝에 백색의 힘을 모았다.“나오라고 했잖아.”어둠 속에서 한 사람이 모습을 드러냈다.검은 머리카락.차갑게 가라앉은 눈빛.그리고 익숙한 얼굴.라에나의 눈이 커졌다.“……레오르칸?”레오르칸은 아무 말 없이 라에나를 바라보았다.한동안 두 사람 사이에는 침묵만 흘렀다.라에나는 어색하게 시선을 돌렸다.“……여긴 왜 왔어?”“네가 있어서.” “뭐?”“이곳에서 이상한 기운이 느껴졌다.”레오르칸의 시선이 라에나의 주변을 훑었다.“무슨 일이 있었지?”라에나는 잠시 입을 다물었다.말해야 할지 고민됐다.하지만 계속 혼자 숨기고 있을 수도 없었다.“숲은 균열이 나타났어.”레오르칸의 표정이 미세하게 굳었다.“그리고?”“정체를 알 수 없는 존재가 나타났어.”라에나는 주먹을 살짝 쥐었다.“나한테 아직 때가 아니라고 했어.”레오르칸의 눈빛이 차갑게 가라앉았다.“그 존재의 모습은?”“제대로 보지 못했어.”라에나는 잠시 생각하다가 덧붙였다.“그런데…… 눈은 봤어.”“무슨 색이지?”“붉었어.”레오르칸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라에나는 그의 표정을 살피다가 답답한 듯 말했다.“왜 아무 말도 안 해?”“…….”“너는 뭔가 알고 있는 것 같잖아.”레오르칸이 라에나를 바라보았다.“아직 확실하지 않다.”“그럼 나한테도 말해줘.”“확실하지 않은 것을 말할 필요는 없다.”라에나의 표정이 굳었다.“또 그런 식이네.”“무슨 뜻이지?”“항상 혼자서 결정하잖아.”라에나는 화난 듯 레오르칸을 바라보았다.“나도 내 일인데 왜

  • 달빛이 기억하는 이름   제 39화 가까워 지는 두 길

    라에나는 한동안 검은 균열이 사라진 자리를 바라보고 있었다.아직도 그곳에는 희미한 냉기가 남아 있었다.“아직…… 때가 아니다.”그 목소리가 계속 귓가에 맴돌았다.라에나는 주먹을 꽉 쥐었다.“대체 무슨 뜻이야…….”자신을 알고 있는 듯한 말투였다.하지만 라에나는 그 존재를 알지 못했다.아니, 정확히는 기억하지 못했다.최근 들어 계속 이상한 장면이 떠올랐다.검은 달. 거대한 그림자.그리고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모두 자신과 관련되어 있는 것 같았다.“……내가 뭘 잊고 있는 거야?”라에나는 조용히 중얼거렸다.그때 숲 깊은 곳에서 나뭇가지가 부러지는 소리가 들렸다.뚝. 라에나는 즉시 고개를 돌렸다.“또 왔어?” 손끝에 백색의 빛이 모였다.하지만 이번에는 아무것도 나타나지 않았다.대신 바닥에 희미한 발자국이 새로 생겨 있었다.라에나는 발자국을 바라보았다.검은 흔적이었다.그 흔적은 자신이 서 있는 곳을 지나 숲 반대편으로 이어져 있었다.“……이쪽으로 간 건가.”라에나는 잠시 고민했다.하지만 이번에는 따라가지 않았다.이미 충분히 이상한 일을 겪었다.괜히 움직였다가 또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알 수 없었다.그때였다. 발자국 옆의 나뭇잎 하나가 천천히 떠올랐다.그리고 공중에서 빙글 돌더니 라에나의 손바닥 위에 떨어졌다.“…….” 라에나는 나뭇잎을 바라보았다.검은 잎에는 아주 희미한 글자가 새겨져 있었다.라에나는 눈을 가늘게 떴다. “……이름?”글자는 너무 흐려 제대로 읽을 수 없었다.하지만 마지막 글자만큼은 선명했다. ‘……월.’라에나는 그 글자를 몇 번이고 바라보았다.이상하게도 가슴이 답답해졌다.“월……?” 그 순간 숲 전체가 조용해졌다.라에나는 본능적으로 뒤를 돌아보았다.아무도 없었다.하지만 멀리서 희미한 발소리가 들려왔다.하나. 그리고 또 하나.누군가 이쪽으로 오고 있었다.라에나는 긴장한 채 힘을 끌어올렸다.“누구야?” 발소리가 멈췄다.잠시 후 숲 너머에서 낮은 목소리가 들렸다.“……그 힘을 함

More Chapters
Explore and read good novels for free
Free access to a vast number of good novels on GoodNovel app. Download the books you like and read anywhere & anytime.
Read books for free on the app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