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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0화

Auteur: 모소치
소복이의 속내를 알 길 없는 김단은 그가 떠나자 그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급히 토끼에게 귀식환을 먹였다. 약을 삼킨 토끼는 곧바로 축 늘어지더니 미동조차 없었다. 겉으로는 확실히 숨이 끊어진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김단은 안심할 수 없었다. 귀식환은 죽음에 가까운 상태로 만드는 것이지 진짜 죽이는 것이 아니었다. 이 약의 성공 여부는 약을 복용한 생명체가 다시 살아나느냐 마느냐에 달려있었다. 만약 깨어나지 못한다면 이것은 독약과 다름없는 것이었다.

김단은 토끼 곁에 무릎을 꿇고 숨을 죽인채 기다렸다. 그때, 밖에서 들려오는 외마디 통보에 김단의 심장이 철렁거렸다.

“서원 공주님께서 행차하셨습니다.”

김단은 다급히 토끼를 숨겨놓고 옷매무새를 정리하며 황급히 공주를 맞이하러 나갔다. 늦게 도착한 김단을 본 공주의 시선에는 노골적인 불쾌감이 묻어 있었다.

“김 의원이 약을 만들었다고 들었소. 결과는 어떤가?”

김단은 무심코 곁눈질로 소복이를 바라보았다. 소복이는 옅은 미소를 머금은 채 김단의 시선을 피했다. 그를 얕잡아 본 자신을 자책하며 김단은 조심스럽게 대답했다.

“아직 검증 중입니다. 효과를 확인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합니다.”

그때 소복이가 끼어들었다.

“공주님, 제가 나으리께 토끼 두 마리를 구해다 드렸습니다. 그러니 지금도 방 안에 있을 겁니다.”

“여봐라. 당장 방 안을 확인해 보거라.”

공주의 나인들이 빠르게 방 안으로 들이닥쳤고 김단은 막을 틈도 없이 멍하니 그 광경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그러면서 머릿속으로는 어떻게 이 상황을 빠져나가야 할지 고민하고 있었다.

잠시 후 나인 하나가 축 늘어져 있는 토끼를 안고 나왔다.

“공주자가! 찾았습니다. 그런데 토끼가 숨을 쉬지 않습니다.”

서원공주의 얼굴이 싸늘하게 굳어졌다. 그녀는 김단을 노려보며 목소리를 낮췄다.

“김단, 내 낭자에게 그토록 많은 시간을 주었건만 결국 약을 만들지 못했다는 것이오? 내가 너무 너그럽게 대했나 보군. 감히 나를 속일 심산이었소?”

“당장 김 의원을 끌어내거라!”

그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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