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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화

ผู้เขียน: 불언불어
펑!

침실 문이 벌컥 열리는 소리에 침대 위에 있던 두 사람이 깜짝 놀랐다. 특히 남자는 당황함을 금치 못하고 얼른 이불로 자기 몸을 가렸다. 여자 역시 깜짝 놀라 이불을 뺏으며 몸을 가렸다.

“누구야? 거지야?”

남루한 옷차림의 이태호를 본 하현우가 흠칫 놀랐다.

“10년이라도 기다리겠다더니 고작 5년이 지났는데...”

이태호가 주먹을 꽉 쥐자 뼈마디에서 우두둑 소리가 났고 이마에서 핏줄이 꿈틀거렸으며 표정이 일그러질 대로 일그러졌다.

“이...태호?”

정희주는 눈을 비비며 믿을 수 없다는 듯 그를 쳐다봤다.

“네, 네가 왜 여기에...”

이태호는 심장이 쪼그라드는 듯 아팠다. 그는 입꼬리를 올리며 자기를 비웃듯 피식 웃었다.

“이 자식이랑 같이 사는 거야? 다른 사람은 몰라도 어떻게 이놈이랑 같이 있는 거야?”

하현우는 거지 같은 몰골의 남자가 이태호란 걸 발견하고 순식간에 자신감이 생겼다. 그는 바지를 챙겨 입으며 말했다.

“왜? 이 몸이 희주랑 안 어울린다고 생각하는 거야? 난 권세와 돈을 모두 잡고 있어. 거지처럼 차려입은 너보단 훨씬 나아!”

이태호는 눈에 핏발이 빨갛게 섰지만 그를 쳐다보지 않고 정희주만 노려봤다.

“하하, 진짜 웃겨. 이제 돌아와서 너한테 모든 걸 주고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여자로 만들어주고 싶었는데. 심지어 애당초 널 폭행한 남자한테 들러붙어?”

이태호는 잠시 침묵을 지키다가 말을 이어갔다.

“날 기다리지 않았더라도 네 탓을 하지 않았을 거야. 근데 이런 놈이랑 붙어있을 줄 몰랐어.”

그의 말에 정희주가 가운을 두르며 벌떡 일어나 당당하게 말했다.

“웃기지 마, 나한테 모든 걸 준다고? 거렁뱅이인 네가 나한테 뭘 준다는 거야? 넌 하현우 같은 재벌한테 비비지도 못해! 지난번에 현우가 나한테 사준 백이 천만 원이 넘어! 네가 지금 나한테 해줄 수 있는 게 뭔데?”

말을 마친 그녀는 침대 머리맡에 앉아 다리를 꼬며 담배 한 대를 꺼내 불을 붙였다.

“너 같은 병신이랑 있다간 나만 손해야. 하지만 하현우는 날 평생 누릴 수 있게 해줘. 바보가 아닌 이상 널 선택하는 여자는 없을 거야.”

“하하하, 들었지, 바보야? 널 선택하지 않는다잖아.”

하현우는 득의양양한 표정과 함께 이태호한테 다가갔다.

“사실을 말해줄까? 사실 우리는 네가 감옥에 들어간 후 반년도 되지 않아 사귀기 시작했어. 대학 3년 동안 사귄 여자친구가 나한테 돌아설 줄은 몰랐지? 쯧쯧.”

짝!

이때, 이태호가 그의 뺨을 세차게 때렸고 이에 하현우의 입가가 찢어져 피가 났을 뿐만 아니라 이도 두 개도 빠졌다.

“미쳤어? 또 감옥으로 돌아가고 싶어?”

정희주가 깜짝 놀라 벌떡 일어나 하현우한테로 달려갔다.

“현우야, 괜찮아?”

이태호는 정희주를 보며 메스꺼움을 느꼈다. 지난 5년 동안 마음에 담아두었던 사람이 돈이나 밝히는 천한 인간인 줄 몰랐으니 말이다.

결국 그는 이를 꽉 깨물고 밖을 가리키며 말했다.

“나가!”

그러나 정희주가 도리어 그를 보며 피식 웃었다.

“웃기지 마, 나가야 할 사람은 너야! 이 집은 지금 현우 거야. 애당초 사람을 그렇게 구타하고 감옥에 가면 그만인 줄 알았어? 하지만 이 집이 좋다면 너한테 팔게. 어차피 현우랑 결혼하면 이 사람 별장에 가서 살 거야. 이곳은 그냥 잠시 머물고 있는 집일 뿐이야.”

말을 마친 그녀는 하찮은 듯 이태호를 흘겨봤다.

“하지만 네 꼴을 보니까 반값에 팔아도 못살 것 같은데?”

이에 이태호가 두 주먹을 꽉 쥐며 냉랭하게 말했다.

“됐어. 역겨운 이곳에서 편히 살 수나 있겠어?”

“너!”

정희주도 화가 불끈 솟아 주먹을 들어 이태호를 공격하려고 했다. 그러나 이태호의 날카로운 눈길에 그녀는 흠칫 놀라 그대로 동작을 멈추고 뒤로 물러났다. 골통인 이태호가 혹시나 홧김에 자기를 죽일까 봐 덜컥 겁이 났던 것이다.

“내 부모님은 어디 있어?”

이태호가 분노를 억누르며 물었다.

“네 부모? 당연히 그 낡고 오래된 마을 집에서 살고 있지. 예전에 봤는데 비가 오면 물이 그대로 샐 것 같더라, 하하하!”

정희주는 그를 하찮게 쳐다보며 말을 이어갔다.

“참, 내일 점심에 나랑 현우가 원주 호텔에서 결혼식을 올릴 거야. 너한테서 축의금은 받지 않을게. 어차피 내지도 못할 거잖아. 부모님께 좋은 거 먹이고 싶으면 같이 와. 너희 집 경제조건으로는 고기도 먹지 못하니까 내일 와서 맘껏 먹어.”

그녀가 말하는 사이 이태호는 평정심을 되찾은 듯했다.

“후회하게 될 거야.”

말을 마친 그는 바로 집을 떠났다.

얼마 후, 그는 예전에 살던 낡은 집에 도착했다. 곧 쓰러질 듯한 낡은 집을 보며 그는 마음이 착잡했다. 감옥에서 나오면 정희주와 다시 손잡고 신혼집에서 행복하게 살며 사돈집 도움을 받아 부모님께 효도할 수 있을 줄 알았다. 하지만 현실은 그가 감옥에 들어가자마자 정희주가 그를 배신했으니 몇 년 동안 부모님이 어떤 나날을 보냈을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어머니, 아버지, 죄송합니다. 이 불효자 때문에 수고가 많으십니다.”

그는 낡아빠진 나무로 된 대문을 보며 두 주먹을 불끈 움켜쥐었다.

절대 이렇게 넘어가지 않을 거라 결심했다.

이때, 배달원 의상과 헬멧을 쓴 여인이 오토바이를 목조 문 앞에 멈췄다. 여인은 마당으로 들어간 후 뭔가를 내려놓고 문을 두드리자마자 바로 달려 나와 재빨리 오토바이와 함께 떠났다. 이태호는 멀어져가는 그녀의 모습을 보며 눈살을 찌푸렸다. 하지만 어깨에 드리워진 그녀의 생머리가 너무나도 아름다웠다.

잠시 후, 문이 끼익 열리자 머리가 하얀 할머니가 걸어 나왔다. 주름이 자글자글한 얼굴로 주위를 둘러보더니 바닥에 놓인 편지를 주웠다.

이태호는 마당으로 들어가 백발이 된 할머니를 보며 눈시울이 붉어졌고 떨리는 목소리로 이름을 불렀다.

“엄마...”

할머니는 익숙한 목소리에 천천히 대문 쪽으로 다가가 떨리는 두 손으로 그의 얼굴을 어루만졌다.

“태, 태호, 너냐? 진짜 태호 맞아? 내가 꿈꾸는 거 아니지? 태호야, 다시 돌아온 거야?”

남자는 눈물을 쉽게 보이면 안 된다고 했지만 이 슬픔은 이겨낼 수가 없었다. 그는 5년 사이 부쩍 늙은 어머니를 보며 눈물을 펑펑 쏟았다.

“엄마, 저 왔어요. 죄송해요, 저 때문에 엄마, 아빠가 너무 고생하셨네요.”

“아들, 돌아왔으면 됐어. 이제부터 정신 차리고 일자리도 찾으면 모든 게 나아질 거야.”

연초월은 무릎을 꿇고 있는 아들을 부축하고 그를 꼭 안아줬다. 설마 꿈일까 두려워 몇 번이고 아들의 얼굴을 어루만졌다.

“걱정하지 마요. 제가 왔으니 더 이상 고생하지 않아도 되니까요.”

이태호는 눈물을 닦고 힘겹게 미소를 지었다.

펑!

이때, 얼굴에 흉터가 있는 조폭이 문을 걷어차고 들어왔다. 그의 뒤에는 몇 명의 졸개들이 따라붙었고 시끄럽게 떠들어댔다.

“어이, 늙은이! 돈은 준비했어? 이번엔 적어도 100만 원을 줘야 해. 아직도 준비하지 않았다면 우리가 어떤 짓을 벌일지 몰라!”

이에 이태호가 주먹을 불끈 움켜쥐고 얼음장처럼 차가운 눈빛으로 조폭들을 노려봤다. 어머니의 백발이 이들 때문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이태호가 돌아왔으니 더 이상 그의 부모를 괴롭힐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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