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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화 그의 옆자리

Author: 花柳響
last update Petsa ng paglalathala: 2026-08-02 00:16:58

 태윤은 나를 벽에 몰아붙이지 않았다.

 대신 한 발 앞을 막고 서 있었다. 뒤에는 차가운 벽, 앞에는 숨이 거칠어진 남자. 몸에 손 하나 대지 않는데도 도망칠 공간이 없는 듯했다.

“……그 사람 품에 끌려가면서 꽤 편해 보이더라.”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에는 평소의 냉정함이 없었다. 질투를 숨길 생각조차 없는 눈이 어둡게 흔들렸다.

“그런 거 아니에요. 지후야가 갑자기…….”

“지후야.”

 태윤이 내 말을 끊었다.

 그 이름을 따라 말한 목소리가 서늘했다.

“아직 그렇게 부르는구나.”

“어릴 때부터 그렇게 불렀으니까.”

“나도 어릴 때부터 알았잖아.”

 그 말에 입이 다물렸다.

 태윤이 한 손을 벽에 짚었다. 얼굴 옆이 아니라, 나와 거리를 둔 채였다. 그래도 몸을 감싼 듯한 압박감은 사라지지 않았다.

“내가 네 선택을 대신할 권리는 없다고 방금 말했어.”

 눈이 곧장 내 눈을 붙잡았다.

“그런데 그 인간이 널 데려가겠다고 말하는 건 죽도록 싫어.”

“……왜요?”

“몰라서 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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