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17화 그의 옆자리

Penulis: 花柳響
last update Tanggal publikasi: 2026-08-02 00:16:58

 태윤은 나를 벽에 몰아붙이지 않았다.

 대신 한 발 앞을 막고 서 있었다. 뒤에는 차가운 벽, 앞에는 숨이 거칠어진 남자. 몸에 손 하나 대지 않는데도 도망칠 공간이 없는 듯했다.

“……그 사람 품에 끌려가면서 꽤 편해 보이더라.”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에는 평소의 냉정함이 없었다. 질투를 숨길 생각조차 없는 눈이 어둡게 흔들렸다.

“그런 거 아니에요. 지후야가 갑자기…….”

“지후야.”

 태윤이 내 말을 끊었다.

 그 이름을 따라 말한 목소리가 서늘했다.

“아직 그렇게 부르는구나.”

“어릴 때부터 그렇게 불렀으니까.”

“나도 어릴 때부터 알았잖아.”

 그 말에 입이 다물렸다.

 태윤이 한 손을 벽에 짚었다. 얼굴 옆이 아니라, 나와 거리를 둔 채였다. 그래도 몸을 감싼 듯한 압박감은 사라지지 않았다.

“내가 네 선택을 대신할 권리는 없다고 방금 말했어.”

 눈이 곧장 내 눈을 붙잡았다.

“그런데 그 인간이 널 데려가겠다고 말하는 건 죽도록 싫어.”

“……왜요?”

“몰라서 물어?
Lanjutkan membaca buku ini secara gratis
Pindai kode untuk mengunduh Aplikasi
Bab Terkunci

Bab terbaru

  • 몰락한 상속녀, 7년 만에 첫사랑의 전속 하우스키퍼가 되었다   제182화 남편의 손을 뿌리치다

    “만지지 마!” 이수정 씨가 남자의 팔을 밀쳐 냈다. 숨을 몰아쉬면서도 뒤로 물러서지 않았다.“당신 비위 맞추느라 숨죽이고 사는 거, 이제 그만할 거야. 건우까지 그렇게 살게 둘 수 없어.” 그녀가 테이블의 휴대전화를 들었다. 유치원에서 남편이 자신을 때리는 영상이 화면에 떴다.“경찰에게도 얘기했지. 안 돌아가. 오늘 일도 말할 거야. 건우에게도 나에게도 다가오지 마.” 남자가 달려들려는 순간, 라운지 입구에서 태윤의 목소리가 들렸다.“거기서 떨어져.” 급하게 왔는지 검은 재킷의 어깨가 숨에 따라 오르내렸다. 태윤은 먼저 내 팔과 수정 씨의 얼굴을 살핀 뒤 남자 앞에 섰다.“대표님, 오해입니다. 아내가 폐를 끼쳤다고 해서…….”“거래 얘기라면 이미 검토가 끝났습니다. 제안은 받지 않겠습니다.” 남자의 입가가 떨렸다.“다시 한번 고려해 주시면…….”“그보다 그분에게서 물러나세요. 경찰에 유치원 일을 어떻게 설명했는지 기억하십니까? 여기서도 같은 일을 하실 겁니까?” 경비원들이 다가왔다. 남자는 선물 상자를 그대로 두고 그들에게 이끌려 나갔다. 수정 씨는 그의 등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몸을 굳히고 있었다. 태윤이 와서 문제가 해결된 건 아니었다. 남자를 막은 건 경비원들이고, 떠나겠다고 직접 말한 건 수정 씨였다. 태윤은 내게 괜찮은지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 나는 대답 대신 그녀 쪽을 보았다. 다시 피아노 소리가 들리자 그녀는 주저앉았다. 얼굴을 가리고 어린아이처럼 울었다.&l

  • 몰락한 상속녀, 7년 만에 첫사랑의 전속 하우스키퍼가 되었다   제181화 남겨 둔 영상

    “억지로 보지 않으셔도 돼요. 지우지 말아 달라고 하셔서 보관한 거예요.” 이수정 씨는 엎어 놓은 휴대전화에서 손을 떼지 않았다.“돌아가지 않겠다고 했는데도 전화만 울리면 무서워요. 제가 완벽한 아내가 못 돼서 그 사람이 화내는 거라고, 자꾸 생각하게 돼요.” 눈물이 테이블로 떨어졌다. 집을 떠났다고 해서 오래 들은 말까지 단번에 떠날 수는 없을 것이다.“그건 수정 씨 잘못이 아니에요.”“그래도 내가 조금만 참으면…….”“그날 건우를 데리고 친정으로 가셨잖아요. 오늘 혼자 그 결심을 취소하지 않으셔도 돼요.” 수정 씨는 ‘친정’이라는 말에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돌아가지 않겠다고 말했을 때의 자기 목소리를 기억하는 듯했다. 엎어 놓은 휴대전화와 내 손을 번갈아 보고 있었다. 내가 대신 선택할 일이 아니었다. 나는 그녀의 손을 잡았다.“해준이는 자기 그림이 밟혔는데도 건우가 혼날까 봐 걱정했어요. 건우가 어떤 마음이었는지 저는 다 알 수 없지만, 같은 일이 또 생기는 건 싫어요.” 수정 씨가 스카프로 눈가를 눌렀다.“지금 다 결정할 필요 없어요. 경찰이나 변호사에게 얘기할 때 이 영상이 필요하면 드릴게요. 혼자 가기 힘들면 같이 가고요. 저도 그 자리에 있었으니까.” 그녀가 숨을 고르며 답하려던 순간, 라운지 입구에서 고함이 터졌다.“여기 있었군!” 건우 아버지였다. 수정 씨가 일어서자 의자가 바닥을 긁었다.“어떻게 여기까지……?” 남자는 내 앞에서만 돌연 환하게 웃었다.

  • 몰락한 상속녀, 7년 만에 첫사랑의 전속 하우스키퍼가 되었다   제180화 돌아가지 않겠다는 말

    “찍었다고? 멋대로 그런 짓을 해?” 남자가 다가오자 나는 건우를 더 뒤로 물렸다. 뺨을 감싼 이수정 씨가 아들을 봤다.“그만해요. 건우 앞에서는 이제 그만해.” 남자의 손이 다시 들렸다. 그때 경비원 두 명과 교직원이 정문에서 뛰어왔다.“여기까지 하십시오. 원내에서 폭행이 있었으니 경찰에도 신고하겠습니다.”“집안일이야. 비켜!”“제가 찍은 영상도 있습니다.” 경비원이 사이에 서자 남자는 수정 씨의 팔을 다시 잡으려 했다. 교직원은 떨리는 목소리로 아이들이 있는 유치원이라고 말했다. 주변의 보호자들이 아이들을 데리고 물러났다. 나는 뒤에 선 건우를 보지 않고 휴대전화를 들었다. 휴대전화를 들자 남자가 입을 다물었다. 그사이 수정 씨가 건우를 끌어안았다. 아이가 엄마의 허리에 팔을 감았다.“엄마…… 집에 가기 싫어.” 수정 씨의 몸이 크게 떨렸다.“오늘은 건우랑 친정에 갈 거예요.”“누구 마음대로?”“허락받을 일이 아니잖아요.” 그 말에 본인도 놀란 듯했지만 거두지 않았다. 사이렌이 가까워지자 남자는 주위를 살폈다. 나는 그녀에게 화면을 보여 주었다.“영상과 목소리, 남아 있어요.”“……지우지 말아 주세요.” 경찰관에게 본 것을 순서대로 말했다. 수정 씨는 건우의 어깨를 쓸어 주다가 얼굴을 들었다. 뺨의 붉은 자국을 손끝으로 만지고는 입을 열었다. 때린 소리를 설명할 때

  • 몰락한 상속녀, 7년 만에 첫사랑의 전속 하우스키퍼가 되었다   제179화 아이가 돌아갈 집

     태윤은 세면대 가장자리에 해준이의 그림을 내려놓았다. 밟혀 구겨진 종이 모서리를 손가락으로 누르고 있었다.“건우가 일부러 그랬던 게 아니잖아. 집에서 시킨 거겠지.” 그의 목소리는 낮고 단단했다.“내일 이동훈에게 알아보라고 할게. 그 집 아버지가 어디에 기대고 있는지, 거래처가 어딘지 전부. 내 가족을 건드린 대가로 그 회사도, 사회적 지위도 무너뜨리겠어.”“태윤, 잠깐.” 내가 팔을 붙잡자 그의 손가락이 그림에서 하나씩 떨어졌다.“나도 화가 나. 그런데 그 사람 회사를 무너뜨리면, 집에 돌아가서 누구에게 화풀이할까?” 유치원에서 본 건우의 어깨가 떠올랐다. 엄마에게 잡혔을 때도 소리 하나 내지 못했던 어깨. 해준이가 집에 가져온 그림을 처음 봤을 때, 나도 당장 그 집에 찾아가고 싶었다. 태윤의 화가 낯설지 않았다. 다만 건우는 아빠가 회사에서 무슨 일을 겪었는지 알 수도, 그 화를 피해 갈 수도 없는 아이였다.“해준이가 감싸 준 아이를 더 위험하게 만들고 싶지 않아.”“그럼 우리 아들이 다친 건 그냥 넘기라고?”“그럴 리가.” 나는 종이를 한 번 보고 태윤의 팔을 다시 쥐었다.“우선 수정 씨를 만나 볼게. 건우를 데려가던 그분도 겁에 질려 있었어.” 태윤은 한참 내 손을 내려다봤다. 수도꼭지에서 떨어진 물방울이 세면대의 남은 거품을 터뜨렸다.“혼자 가지 마. 필요한 일이 생기면 박현석 실장과 변호사를 부르고, 나한테도 바로 말해.”“응.”“다른 집 일까지 네가 떠안을 생각이야?”

  • 몰락한 상속녀, 7년 만에 첫사랑의 전속 하우스키퍼가 되었다   제178화 아이가 지킨 비밀

    “그런데 왜 네가 넘어졌다고 했어?” 해준이는 내 어깨에 얼굴을 묻었다. 건우가 그림을 밟을 때에도 웃지 않았다고 했다. 입술을 꽉 물고, 뒤에 서 있던 엄마를 자꾸 돌아봤다고. 자기가 사실대로 말하면 건우가 더 혼날까 봐 무서웠다는 것이다.“엄마도 건우 엄마한테 화내면 어떡해?” 해준이는 건우가 웃지 않았던 얼굴을 흉내 내려다 말고 입술을 꾹 다물었다. 그날 건우의 엄마가 바로 뒤에 있었다고 했다. 나는 해준이의 차가워진 손을 감쌌다. 억울한 일을 당한 아이가 다른 아이의 집안부터 걱정하고 있었다.“말해 줘서 고마워. 그래도 네가 당한 일까지 혼자 숨기지는 않아도 돼.” 해준이는 다시 울었다. 나도 더는 말을 잇지 못해 등을 가만히 두드렸다. 작은 등이 손바닥 아래에서 오르내리는 동안, 아이가 쥔 종이 끝은 계속 떨렸다. 아빠의 얼굴 위를 가로지른 진흙 자국을 닦을 수 있을지 생각했지만, 지금은 묻지 않았다. 세면대에는 아직 비눗물과 물감이 남아 있었다. 그때 현관문이 열렸다. 평소보다 빠른 발소리가 복도를 지나 세면실 앞에서 멈췄다. 태윤은 양복 차림 그대로 서 있었다. 느슨해진 넥타이 아래로 아직 바깥의 찬 공기가 묻어 있는 듯했다. 울고 있는 아들과 발치의 젖은 도화지를 본 뒤 한쪽 무릎을 굽혔다. 평소보다 훨씬 낮고 조심스러운 목소리가 나왔다.“해준아. 무슨 일이야?” 아이는 그림을 내밀며 자기가 떨어뜨렸다고 다시 사과했다. 태윤은 망가진 종이를 받았다. 진흙이 묻은 자기 얼굴을 손끝으로 훑는 동안 턱이 굳어졌다.“떨어뜨리기만 해서 이렇게 되진 않았겠지.”

  • 몰락한 상속녀, 7년 만에 첫사랑의 전속 하우스키퍼가 되었다   제177화 짓밟힌 그림

     샛별유치원으로 해준이를 데리러 간 날, 아이의 걸음이 평소와 달랐다. 연한 하늘색 원복 앞에는 검은 진흙과 물감이 묻었고, 품에 안은 도화지는 가장자리가 찢긴 채 한가운데 신발 자국이 찍혀 있었다. 가까이 가서 무릎을 굽혔다.“다친 데는 없어? 옷은 어떻게 된 거야?”“내가 넘어졌어. 물감 물을 들고 있다가…… 그림도 떨어뜨렸는데, 사람들이 밟았어.” 해준이는 종이를 등 뒤로 숨기며 억지로 웃었다. 작은 손에 묻은 빨강과 파랑 물감은 이미 마르고 갈라져 있었다. 넘어졌다는 말과 달리 눈은 다른 사람을 걱정하는 듯했다. 그림 가운데 선명한 신발 밑창 자국이 왜 남았는지 묻고 싶었다. 그래도 아이가 입을 다물기로 한 이유를 모르는 채 몰아세울 수는 없었다. 나는 묻고 싶은 말을 삼키고, 다치지 않아 다행이라며 함께 빨자고 했다.“해준 어머님.” 뒤에서 하이힐 소리가 가까워졌다. 학부모 모임을 이끄는 이수정 씨였다. 아이가 혼자 뛰다 넘어져 물감 통을 엎었다고 자기 아들에게 들었다며, 해준이의 행동까지 빈정거렸다. 곁에 서 있는 이건우는 구김 없는 원복을 입고 바닥만 보고 있었다. 건우의 검은 구두 옆면에 붉고 푸른 물감이 조금 묻어 있었다. 원복에는 주름 하나 없었는데 신발에만 그 자국이 있었다. 해준이는 그 신발을 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건우 역시 어머니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지 않았다. 양손을 몸 옆에 붙이고 숨소리도 내지 않는 아이의 얼굴을, 수정 씨는 한 번도 돌아보지 않았다. 나는 해준이의 어깨를 감싸고 그녀에게 답했다.“해준이가 일부러 남 탓을 할 아이는 아니에요. 옷은 빨면 됩니다.” 수

Bab Lainnya
Jelajahi dan baca novel bagus secara gratis
Akses gratis ke berbagai novel bagus di aplikasi GoodNovel. Unduh buku yang kamu suka dan baca di mana saja & kapan saja.
Baca buku gratis di Aplikasi
Pindai kode untuk membaca di Aplikasi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