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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0화

مؤلف: 눈빛 속의 약속
조원철은 떠나기 전 그녀에게 요월원에서 기다리라 단단히 당부했고, 그녀는 순순히 그의 말에 따랐다.

다만 워낙 눈물이 많은 탓에, 그가 하옥되었다는 소식을 들으면 또 눈이 붓도록 울 수도 있었기에 미리 무사하다고 일러 두는 편이 더 나았다.

“예.”

청운은 행여 기색을 들킬까 두려워 고개를 더욱 깊이 숙였다.

“세자, 더 하명하실 일이 없으시다면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그래, 가 보거라.”

조원철이 고개를 끄덕였다.

청운은 발걸음을 재촉해 감옥을 나섰다.

“어찌 되었습니까? 세자께서 뭐라 하시던가요?”

밖에서 기다리던 청류가 그를 보자마자 다가와 물었다.

“내 짐작대로 세자께서도 국공 어르신께 경거망동하지 말라고 하셨다. 폐하께서 우릴 떠보려는 심산이니, 그저 가만히 때를 기다리라 하시더구나.”

청운은 팔짱을 낀 채 수심 가득한 얼굴로 앞만 보며 걸었다.

“그럼 국공 어르신께 그대로 전하면 될 일을, 어찌 그리 수심이 가득하십니까?”

청류가 이해할 수 없다는 듯 그를 쳐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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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밤이 깊어질 즈음에, 숨겨진 마음   제383화

    단비가 울면 아씨도 따라 울게 될 것이다."그만, 옷도 챙겼으니 이만 가봐야겠다." 강유영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도사님께서 밖에서 기다리고 계셔."단비는 몸을 돌려 눈가의 눈물을 훔쳤다.강유영은 자그마한 봇짐을 메고 대문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태소 도사님, 가시지요."강유영이 소리 내어 불렀다.단비는 멀어지는 강유영의 뒷모습을 보며 더는 참지 못하고 훌쩍거렸다."왜 우는 거야?" 서유가 어깨로 단비를 툭 치며 말했다다. "세자께서 아씨를 무사히 지켜주실 텐데. 우린 믿고 기다리기만 하면 돼.""하지만, 아씨가 도사님을 따라가셨는데도 세자께선 오시지도 않았잖아."단비는 여전히 걱정이 가득했다."세자께서 산으로 직접 모시러 갈 수도 있지. 누가 세자를 막을 수 있겠어."서유는 조원철의 능력을 굳게 믿고 있었다.단비는 자신만만한 서유의 모습을 보고 세자의 됨됨이를 다시 떠올려보았다. 서유의 말이 맞다는 생각에 무거웠던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강유영은 태소 도사를 따라 진국공부 대문을 나섰다."아씨, 속세를 벗어난 저희는 밖을 나설 때 온전히 두 발로만 걷습니다. 고생스러우시겠지만 이해해 주십시오."태소 도사는 몸을 돌려 강유영에게 말했다."예, 저는 괜찮습니다."강유영은 놀란 눈으로 태소를 바라보았다.상대가 자신에게 이토록 깍듯하게 대할 줄은 생각지도 못한 까닭이었다.저잣거리에 이르자 태소가 물었다."아씨, 시장하지 않습니까? 뭐라도 좀 드시겠습니까?""아닙니다, 괜찮습니다."강유영은 과분한 대우에 놀라 황급히 손을 내저었다.태소라는 도사는 참으로 신기했다. 예의를 갖추며 살뜰히 챙겨주는 품이 당초 예상했던 것과는 전혀 딴판이었다. 정말 조원철의 사람인 걸까?국공부 사람들은 태소가 조씨 노부인과 함께 산에서 오랫동안 수련한 도우라고 했다.그녀는 의문을 가득 품은 채 태소를 따라 동성문을 나서 한참을 더 걸었다.태소가 도로 변에 걸음을 멈추고 말했다."아씨, 여기서 잠시 기다리시지요.""누구를 기다립니

  • 밤이 깊어질 즈음에, 숨겨진 마음   제382화

    "그럼... 어찌 그걸 해결해야 하는가?"조씨 노부인은 그 말을 듣자 드디어 본론이 나왔다며, 자연스레 태소의 말에 장단을 맞추었다.태소는 손가락을 꼽으며 잠시 셈을 하더니 입을 열었다."이 아씨가 저와 함께 산으로 올라가, 도관에 머물며 사십구 일 동안 집안의 어른들을 위해 기도를 올려야 합니다. 사십구 일이 지나면 모든 일이 순조롭게 풀릴 것입니다."조씨 노부인은 미간을 찌푸린 채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노부인이 원한 결과는 이게 아니었다. 강유영을 완전히 내쫓아 영영 치워버리는 것이 진짜 목적이었다.도관에 사십구 일 동안 가 있는다 한들, 그 기한이 끝나면 다시 국공부로 돌아올 것이다."사십구 일 동안 이 아씨는 도관에서 단 한 발자국도 나갈 수 없으며, 그 누구도 만나서는 안 됩니다. 제가 알아서 모든 것을 안배하겠습니다."태소가 고개를 숙이며 덧붙였다."노부인의 뜻은 어떻습니까? 저를 믿고 이 아씨를 제게 맡기실 수 있겠습니까?""알겠네."조씨 노부인은 그 말을 듣자마자 찌푸렸던 인상을 펴고 강유영에게 명을 내렸다."너는 처소로 돌아가 짐을 챙기거라. 갈아입을 옷만 몇 벌 챙겨서 태소 도사를 따라가도록 해. 허나 명심해야 할 것은 시종은 단 한 명도 데려가서는 안 된다."태소가 강유영을 아무도 만나지 못하게 하겠다고 하니, 대충 뭘 하려는지 짐작이 갔다.사십구 일은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었다.그 도관은 태소의 구역이니, 그 안에서는 태소가 마음먹은 대로 뭐든 할 수 있을 것이다. 강유영이 그곳에 가서 편안히 지낼 수 있을 리가 없었다.어쩌면 살아서 산을 내려오지 못할지도 모를 일이었다.노부인은 그제야 마음을 놓았다. 태소가 자신이 지시한 말을 제멋대로 바꾼 것은 다소 언짢았으나, 결국 원하는 결과를 얻었으니 더는 따지지 않기로 했다."예."강유영은 고개를 숙이며 순순히 답했다.그녀는 천천히 밖으로 걸음을 옮기며 미간을 찌푸린 채 생각에 잠겼다.조원철은 어젯밤 그녀에게 함께 호주로 가자고 했다.그가 집

  • 밤이 깊어질 즈음에, 숨겨진 마음   제381화

    "도사께서 집안에 연달아 흉사가 일어나는 것이 가문의 어린 처자들에게 연유가 있다 하셨다. 태소, 지금 집안의 아씨들이 모두 모였으니, 수고스럽겠지만 누구에게 문제가 있는지, 또 어떻게 액운을 풀어야 할지 잘 좀 살펴봐 주게."춘휘원. 조씨 노부인은 마당 한가운데 서서 온화한 얼굴로 곁에 있는 여도사를 바라보며 말했다.강유영은 조연화, 조사예, 조월아와 함께 한 줄로 나란히 그들 앞에 섰다.그 여도사는 조씨 노부인과 비슷한 연배로 보였는데, 다름 아닌 노부인과 산에서 함께 수련했던 태소 도사였다.태소는 깡마른 체구에 도포를 걸치고 한쪽 팔에는 불주를 걸고 있어, 제법 신성한 분위기가 풍겼다."어디 한 번 봅시다."태소는 아씨들 앞을 천천히 거닐며 꼼꼼히 살폈다.그녀는 먼저 조연화 앞에 멈춰 서서 한참을 살피더니 고개를 저었다."이 아이는 아니군요."이어서 조월아를 살폈다."이 아이도 아닙니다."조씨 노부인은 미소를 띤 채 침묵을 지켰다.이미 모든 판을 짜두었기에 속으로는 이미 결론을 알고 있었다.집안에서 내쫓길 사람은 오직 강유영뿐이었다.작정하고 죄를 뒤집어씌우려 하면 무슨 구실인들 찾지 못하겠는가.지금 노부인이 강유영에게 하려는 일이 딱 그러했다.노부인 역시 이런 핑계로 강유영을 내쫓는 것이 다소 억지스럽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하지만 조원철은 진국공부의 미래를 책임질 기둥이었다. 강유영이 그를 망치도록 내버려 둘 수는 없었다.그러니 한평생 쌓아온 평판에 흠집을 내는 한이 있더라도 강유영을 반드시 제거해야만 했다."아씨, 한 걸음 앞으로 나와 보시지요."태소 도사가 마침내 강유영의 앞에 섰다.강유영은 태소가 자신을 내치기 위해 조씨 노부인이 꺼내 든 칼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그녀는 소맷자락 속에 감춘 주먹을 꽉 쥐고 입술을 앙다문 채 한 걸음 앞으로 나섰다. 가슴 한구석에서 불안감이 피어올랐다.조원철은 어제 이런 일이 있을 것이라 미리 귀띔하며 아무 일도 없을 테니 안심하라고 했다.대부분의 경우 그의 말은

  • 밤이 깊어질 즈음에, 숨겨진 마음   제380화

    "제가요?"강유영은 까만 눈동자를 깜빡이며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농… 농담하지 마세요. 혼인도 하지 않은 후원의 여인이 어찌 먼 길을 떠난단 말씀입니까? 오라버니께서 말씀하신다 해도, 할머니와 아버지, 어머니 모두 허락하지 않으실 겁니다."그녀는 조원철이 갑자기 이런 말을 꺼낼 줄은 꿈에도 몰랐다.처음에는 깜짝 놀랐으나, 정신을 차리고 보니 마음이 놓였다.조원철이 그녀를 데리고 먼 길을 떠나려 한다면, 한씨와 노부인이 필사적으로 막아설 것이다.그러니 이 일은 결코 이루어질 수 없었다."그건 네가 신경 쓸 일이 아니다."조원철은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대꾸했다."아씨, 드실 것을 좀 사왔습니다."이때 문밖에서 단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강유영은 화들짝 놀라 조원철의 품에서 벗어나 몇 걸음 뒤로 물러섰다. 그러고는 몸을 숙여 치맛자락을 정리하며 말했다."시간이 늦었으니 이만 가보십시오.""나도 아직 저녁을 먹지 못했다."조원철은 옷자락을 정돈하며 담담히 대꾸했다.강유영은 그 말을 듣고 흠칫 놀라며 그를 바라보았다.남아서 식사까지 하고 가겠다는 말일까?그녀는 잠시 주저하다가 말했다.“단비가 사온 것은 모두 제가 즐겨 먹는 것들입니다. 오라버니의 입맛에 맞지 않을 거예요.”눈앞에 그가 있으면 늘 마음이 혼란러워, 뭘 해도 영 불편하기만 했다. 그래서 그저 빨리 그를 돌려보내고 싶을 뿐, 함께 식사하고 싶은 마음은 전혀 없었다."난 반찬을 가리지 않는다."조원철은 한쪽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며 짙은 눈빛으로 그녀를 똑바로 응시했다."그럼 여기서 드세요."강유영은 차마 그와 시선을 맞추지 못하고 고개를 돌렸다. 아무리 그래도 그를 대놓고 내쫓을 수는 없었다.두 사람은 침소를 나와 탁자를 사이에 두고 마주 앉았다.조원철은 아주 자연스럽게 단비의 손에서 그릇을 넘겨받아 강유영에게 밥과 반찬을 덜어주었다.단비는 고개를 숙인 채로 조용히 문을 닫고 나갔다."단비야, 너도 연자 먹을래?"회랑 밖에서 청류가 단비를 불러세웠

  • 밤이 깊어질 즈음에, 숨겨진 마음   제379화

    조원철의 짙은 눈동자는 깊이를 가늠할 수 없을 만큼 깊었다. 일렁이는 촛불이 비치는 눈빛 속에는 형언할 수 없는 감정이 숨겨져 있는 듯했다."적군 역시 피와 살을 가진 인간이고, 그들 중 누구도 잘못을 저지르지 않았다. 그저 나와 내 부하들과 입장이 달랐을 뿐이다. 내가 그들을 베지 않으면, 그들이 나를 베고, 내 부하들을 베고, 내 부모와 형제자매를 베고, 이 나라의 백성들을 마음대로 도륙할 테지. 유영아, 그들도 잘못이 없고 나 또한 잘못이 없다. 이 모든 것은 그저 상황이 우리를 그리 만든 것뿐이다. 내 말을 알아듣겠느냐?"조원철은 차가운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두 손으로 그녀의 가냘픈 어깨를 쥐었다. 느릿하지만, 단호한 타이름이었다."압니다, 제게도 잘못은 없습니다. 제가 그들을 먼저 치지 않았다면, 그들이 저를 해치고 오씨 어멈과 단비, 서유까지 모두 죽음으로 내몰았을 테죠…."강유영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 그녀는 그의 뜻을 온전히 이해했다.그녀가 그렇게 하지 않았다면, 곁에 있는 모든 이가 그녀로 인해 화를 입었을 것이다.조원철의 말이 맞았다. 상황이 이 지경에 이르렀으니,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더라 곁에 있는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다시 그 순간으로 돌아간다 해도, 똑같이 행동할 수밖에 없었다.그녀는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한나절 내내 가슴을 짓누르던 체증이 서서히 흩어졌다."명심하거라. 절대 마음 약해져서는 안 된다." 조원철은 커다란 손으로 그녀의 뺨을 감싸고 가볍게 어루만졌다. "마음이 무른 자는 오래 살아남지 못하는 법이다.""명심하겠습니다."강유영은 그의 손을 밀어냈다. 얼굴이 아까보다 더 붉게 달아올랐다. 그녀는 그의 품에서 벗어나려 몸을 꼼지락거렸다.이 자세는 너무 수치스러웠다. 소설에 나오는 신혼부부라도 이보다 더할 수는 없을 것이다. 자신과 그가 이러고 있는 것은 도무지 도리에 맞지 않았다."난 이틀 뒤에 호주로 떠날 것이다."조원철은 그녀를 품에 더 꽉 끌어안

  • 밤이 깊어질 즈음에, 숨겨진 마음   제378화

    "아닙니다, 제가 한 것이 아닙니다. 이화가 했습니다."강유영은 다급히 해명했다.이화는 그녀가 넘어지는 시늉만 할 줄 알고 돌판 아래에 손을 써둔 것이었다. 한씨는 일부러 다가와 그녀를 모함하려 했으나, 이화가 만든 덫이 그토록 지독하여 제 다리가 부러질 줄은 꿈에도 몰랐을 터였다.이 모든 정황을 조원철이 모를 리 없었다."네가 한 짓도 아니고 이화 역시 죗값을 치렀거늘, 어찌하여 내게 미안하다는 것이냐?"조원철은 연자의 초록색 껍질을 조금씩 벗겨내며 되물었다.강유영은 그 말을 듣고 물기를 머금은 눈동자로 그를 바라보았다. 안개가 낀 듯 흐릿한 눈망울에는 믿을 수 없다는 기색이 역력했다.어머니인 한씨의 다리가 부러졌는데도 자신을 탓하지 않겠다는 뜻인가.조원철은 뽀얗고 부드러운 연자를 반으로 쪼개어 쓴맛이 나는 심을 제거한 뒤, 그녀의 입가로 가져갔다.그녀는 얌전히 입을 벌려 받아먹었다. 가볍게 씹으니 아삭하고 향긋한 식감과 함께 은은한 단맛이 혀끝에 맴돌았다.입을 오물거리며 천천히 씹던 그녀의 시선은 멍하니 그의 옷깃에 수놓인 구름무늬에 머물렀다.대부분의 경우, 그녀는 그의 속내를 도무지 가늠할 수 없었다.본래대로라면 그가 벼락같이 화를 낼 줄 알았다. 그런데 화를 내기는커녕, 손수 신선한 연자를 까서 먹여주기까지 하니, 오히려 잘했다고 칭찬해 주는 것 같기도 했다."이번 일은 네가 아주 치밀하고 완벽하게 계획을 짰다. 참으로 잘했어."조원철이 다시 연자 한 알을 까서 그녀에게 먹여주었다.강유영은 눈을 깜빡이며 그를 응시했다.아무리 봐도 이는 포상 같았다.하지만 어머니의 다리를 부러뜨린 사람에게 상을 내리다니, 참으로 황당한 일이었다."마음이 편치 않으냐?"조원철이 그녀의 안색을 살피며 물었다."아닙니다."강유영은 긴 속눈썹을 내리깔며 가볍게 고개를 저었다."이화와 춘화가 죽었기 때문이겠지."그는 그녀의 대답은 듣지 못한 것처럼 무심한 어투로 말을 이었다.강유영은 저도 모르게 그의 눈치를 살피며 기어들어 가는

  • 밤이 깊어질 즈음에, 숨겨진 마음   제68화

    “나으리를 뵙습니다. 소녀, 월연이라고 하옵니다.”월연은 그의 상 앞으로 걸어가 무릎을 굽혀 예를 올렸다. 고개를 들고 조원철의 얼굴을 본 그녀는 깜짝 놀라 눈을 크게 떴다. 월연의 눈빛에는 감탄이 담겨 있었다.눈앞의 사람은 고상하고 냉엄한 기품에 지금까지 본 남자들 중 가장 빼어난 용모를 가지고 있었다.월연은 문득 자신을 위해 약을 발라주던 강유영이 떠올랐다. 어쩐지 두 사람이 외모적으로 참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조원철은 냉담한 시선으로 월연을 바라보았다.월연은 순간 가슴이 조여들었다. 풍류를 즐기러 온 사람이라

  • 밤이 깊어질 즈음에, 숨겨진 마음   제67화

    맹유원이 큰소리로 말했다.“여인의 첫경험은 원래 아프답니다. 대장군께서는 이런 것도 모르고 계셨습니까?”조원철은 술을 한 모금 마시고는 물었다.“그럼 두 번째는?”전자종이 머금었던 술을 뿜어내며 웃음을 터뜨렸다.“처음은 서툴지만 두 번째부터는 익숙해진다고, 첫경험만 지나면 아프지 않습니다.”모두가 또 한번 와르르 웃음을 터뜨렸다.조원철은 눈살을 찌푸리더니 입을 다물었다.청운이 그의 표정을 지켜보며 중얼거렸다.“이제 알겠네.”“뭔데 그러세요?”청류가 궁금한 얼굴로 물었다.그러나 아무리 졸라도 청운은 입을 열지 않

  • 밤이 깊어질 즈음에, 숨겨진 마음   제66화

    얼마 전, 조원철은 궁중에서 나와 말에 오르려던 참이었다.뒤에서 누군가가 그에게 다가왔다.“대장군님, 잠시만요!”조원철은 말에 올라 뒤를 돌아보았다.“무슨 일이지?”쫓아온 자는 그의 예전 부장인 맹유원이었다. “정자종과 다른 형제들이 변방에서 복귀했다고 합니다. 춘강루에 연회를 준비했으니 대장군도 같이 가시지요? 오랜만에 보는데 모두들 대장군을 보고 싶다고 난리입니다.”건장한 체구의 맹유원이 말 앞으로 다가와 고개를 들고 그를 올려다보았다.전자종은 조원철의 또 다른 부장으로 지금까지 변방 지역을 지키고 있었다. 그들

  • 밤이 깊어질 즈음에, 숨겨진 마음   제64화

    강유영의 움직임이 갑자기 멈췄다. 아랫배에 닿은 단단한 것이 무엇인지 깨달은 순간, 그녀는 얼굴이 순식간에 화끈 달아올랐다.‘어찌 시도 때도 없이….’그녀는 머릿속이 하얘지고 지난번 서재에서 자신을 강제로 취하려던 그의 모습이 떠올랐다. 순식간에 두려움과 공포가 밀려와 안색은 하얗게 질렸다.조원철은 그녀의 턱을 잡아 억지로 고개를 들게 했다.기다란 속눈썹이 속절없이 떨리고 있고 코끝에는 촘촘한 땀방울이 맺혔다. 붉고 부드러운 입술마저 파르르 떨고 있었다.“오라버니….”상황이 심상치 않음을 직감한 그녀는 본능적으로 잘못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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