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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화

Author: 눈빛 속의 약속
조연화는 억울한 마음에 눈물을 글썽이며 원망하듯 말했다.

“어머니도 저를 탓하시는 건가요?”

예전에 어머니는 한번도 이런 식으로 그녀에게 말한 적 없었다. 성격이 포악해도 생각이 단순한 조연화는 그저 지금 상황이 억울할 뿐이었다.

“어머니, 그러실 필요 없습니다.”

조원철은 싸늘한 눈으로 그들을 바라보며 말했다.

“잘못을 했으면 마땅히 벌을 받아야지요.”

그는 회초리를 들고 단비와 서유를 바라보았다.

단비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강유영의 눈치를 살폈다.

서유는 그런 단비의 팔을 붙잡아 끌더니, 조원철에게 다가가 그의 손에서 회초리를 건네받더니 조연화의 앞으로 다가갔다. 그러더니 단비에게 눈짓하여 조연화의 팔을 붙잡으라고 시켰다.

조연화는 화들짝 놀라 한씨의 다리를 꼭 붙잡았다.

“어머니, 도와주세요….”

“원철아….”

한씨는 간절한 눈빛으로 조원철을 바라보며 말했다.

“연화가 잘못을 뉘우쳤으니, 유영이에게 사과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맹세하게 하면 되지 않느냐? 매질은 그만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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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밤이 깊어질 즈음에, 숨겨진 마음   제540화

    어젯밤에도 분명 손대지 않겠다고 했었다.그래 놓고 낮에 온천에 가자마자 그런 짓을 저지르지 않았던가.그래 놓고도 어찌 저리 당당하게 말한단 말인가."어젯밤이라고만 했지, 오늘이라고는 하지 않았다."조원철은 시선을 돌린 채 안색 하나 변하지 않고 대꾸했다."파렴치하십니다."강유영은 쏘아붙이고는 입술을 깨문 채 고개를 홱 돌렸다.예전에는 그에게 모진 소리를 하고 나면 지레 겁을 먹곤 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저 오기만 남을 뿐이었다."돌아가자."조원철이 그녀의 손을 이끌고 걸음을 옮겼다.강유영은 덜컥 겁이 났다."그, 그럼 이번에 하신 말씀은… 언제까지 유효합니까?"그녀가 한발 물러서며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 물었다.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혹여 그가 또 짐승처럼 굴까 봐 무서웠다. 그가 힘으로 밀어붙이면 그녀로서는 도무지 당해낼 재간이 없었다.조원철은 잠시 침묵하더니 대답했다."네 뜻에 따르마.""정말 약속 지키실 겁니까?"강유영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그를 올려다보았다.도무지 믿을 수가 없었다. 적어도 이 일에 관해서만큼은 그는 약속을 지킨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그래."조원철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제 부탁 하나만 더 들어주십시오."강유영은 까만 눈동자를 굴리며 슬그머니 그의 눈치를 살폈다."말해보거라."조원철이 고개를 돌려 그녀를 쳐다보았다.강유영은 지금의 그라면 무슨 말이든 순순히 들어줄 것만 같았다."오씨 어멈을 돌려보내지 마십시오. 어멈과 떨어져 지내고 싶지 않습니다."그녀는 슬며시 빈손을 뻗어 그의 소맷자락을 붙잡고는 애원하듯 흔들었다. 까만 눈망울이 그를 애처롭게 올려다보았다.조원철은 그녀를 가만히 내려다볼 뿐 한참 동안 아무 말이 없었다.강유영은 그의 시선에 온몸이 뻣뻣해져서, 이내 손을 놓고 고개를 푹 숙이며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 말했다."안 된다면 관두십시오."예전에는 이렇게 매달리면 웬만한 부탁은 다 들어주었건만, 오늘은 두 번이나 수를 썼는데도 통하지 않았다.그녀의 몸을

  • 밤이 깊어질 즈음에, 숨겨진 마음   제539화

    조원철이 담담하게 말했다."소인은…."오씨 어멈은 재차 사양하려 했다."어멈, 그냥 앉으세요."강유영은 오씨 어멈의 말을 자르며 입을 열었다.조원철이 자신을 그토록 함부로 대했으니, 그에게 진 빚은 진작에 다 갚은 셈이었다. 이제는 오히려 그가 자신에게 미안해해야 할 처지였다.오씨 어멈이 앉아서 밥 한 끼 먹는 게 뭐가 대수란 말인가? 겸상하는 것도 아니고, 그저 옆에 작은 상을 하나 내어놓은 것뿐이거늘."그럼 감사히 먹겠습니다. 세자, 아씨."오씨 어멈은 예를 올리고 자리에 앉았다.수저를 들면서도 그녀는 여전히 꿈을 꾸는 것만 같았다.자신이 어찌 이런 대접을 받을 자격이 있겠는가. 모두 아씨 덕분이었다.세자가 일개 시종인 자신에게도 이리 잘해주는데, 아씨를 향한 마음이야 두말할 것 없었다.이렇게 보면 세자는 아씨를 밖으로 내돌리거나 첩으로 들일 생각이 전혀 없는 게 분명했다. 반드시 정실로 맞이하려 할 것이다.하지만 두 사람은 어릴 적부터 같은 족보에 이름이 올라 있는데 어찌 부부의 연을 맺는단 말인가. 어멈으로서는 세자가 어떻게 일을 풀어나갈지 알 수 없었다.하지만 세자가 마음만 먹는다면 이 세상에 해내지 못할 일은 없을 거라 믿었다.저녁 식사를 마치고, 강유영은 침실로 들어가려 했다."나가서 좀 걷자꾸나."조원철이 그녀를 불러 세웠다."안 갑니다."강유영은 걸음을 멈추고 딱 잘라 말하며 뒤도 돌아보지 않았다.그녀는 산책할 마음이 없었다. 설령 간다 해도 그와 함께 갈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이 기분에 어찌 그와 같이 걷고 싶겠는가?"사람을 시켜 오씨 어멈을 돌려보낼까?"조원철의 말투는 여전히 담담했다."어떻게!"강유영은 고개를 홱 돌려 그를 쏘아보았다.그는 대놓고 협박을 하고 있었다. 그게 또 하필이면 그녀가 가장 무서워하는 방식이었다.그녀는 표정을 잔뜩 구긴 채 마지못해 몸을 돌려 밖으로 나갔다.조원철이 뒤따라 나와 함께 문지방을 넘으며, 아주 자연스럽게 그녀의 손을 잡았다.강유영은 손목을 비틀

  • 밤이 깊어질 즈음에, 숨겨진 마음   제7화

    강유영은 그가 왜 여기에 있는지 생각할 겨를도 없이 뒤돌아서 도망치려 했다. 하지만 너무 긴장한 탓에 다리가 바닥에 꽁꽁 얼어붙은 듯, 움직여지지 않았다.“들어오거라.”조원철은 고개도 돌리지 않고 명령했다.강유영은 누가 보기라도 할까 두려워, 재빨리 고개를 숙이고 내실로 들어갔다.“언제 오셨나요?”잠깐 오씨 어멈의 저녁을 챙기러 나갔다 온 사이에 들어와 있었던 것이다.‘지금쯤이면 밖에서 왕 소저와 저녁 식사를 해야 하지 않나?’조원철이 다가오더니 문을 닫았다.강유영은 뒤로 두 걸음 물러서서 그와 거리를 벌리고 고개를

  • 밤이 깊어질 즈음에, 숨겨진 마음   제6화

    “기특하기도 하지. 어서 이리 와서 앉으렴.”한씨는 웃으며 강유영을 향해 손짓하더니 자신의 옆자리를 가볍게 두드렸다.밖에서 강유영에게 잘해주는 것은 인자한 진국공 부인의 명성을 위해서였다.강유영은 약상자를 장 의원에게 건네고는 고분고분 그쪽으로 다가갔다.장 의원은 그녀와 시선을 교환하고는 미세하게 고개를 끄덕였다.그는 강유영의 처지를 잘 알기에, 그녀의 거짓말을 까발리지 않았다. 장 의원은 손을 뻗어 한씨의 손목에 대고 진맥을 시작했다.한씨의 옆에 앉은 강유영은 불안하게 병풍 뒤쪽을 힐끔거렸다.조원철은 탁자 앞에 마주

  • 밤이 깊어질 즈음에, 숨겨진 마음   제5화

    “유영아? 얘네가 다 어디로 갔지?”한씨가 병풍 쪽으로 다가오는 소리가 들렸다.“어머니, 오지 마세요. 제가 부주의로 우유차를 옷에 쏟아서 닦고 있었습니다.”다급한 마음에 강유영은 아무 핑계나 둘러댔다. 손바닥은 이미 땀으로 흥건했다.한씨는 걸음을 멈추고 물었다.“네 오라비는?”강유영은 고개를 돌리고 애원에 찬 눈길로 조원철을 바라보았다. 당황하고 조급한 나머지 맑은 눈에는 어느새 눈물이 고였다.조원철은 그날 밤 그만하자고 애원하던 그녀의 모습이 떠올랐다.그는 긴 팔을 뻗어 그녀의 허리를 잡아당겨 단단히 품에 안았다.

  • 밤이 깊어질 즈음에, 숨겨진 마음   제4화

    한씨가 고개를 돌려 강유영을 바라봤다.곁눈질로 보니, 조원철도 고개를 들고 이쪽을 바라보는 듯했다.강유영은 억지로 마음을 진정시키고 떡을 다시 집어 조심스럽게 입안에 넣었다.마치 돌을 씹는 것처럼 입안이 쓰고 껄끄러웠다.‘왜 갑자기 이런 질문을 하시는 거지? 뭘 알고 일부러 저러시는 걸까?’이유야 어찌 됐건 한씨가 이에 대해 굉장히 불쾌해하고 있음은 분명해졌다.조원철은 무표정한 얼굴로 되물었다.“왜 그런 질문을 하십니까?”한씨는 손을 뻗어 아들의 목에 난 자국을 어루만지더니 굳은 표정으로 말했다.“곱게 자란 처자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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