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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애첩 하나 없는 왕이 있냐며

Author: 정로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09-10 23:00:01

아드리안은 잠이든 로제린을 한참을 바라보았다.

달빛을 받아 빛나는 분홍빛 머리카락을 한 줌 쥐어

입에 대보기도 하고 풍만한 가슴을 움켜쥐고 한입 물어보기도 했다.

밤새 시달려 깊이 잠든 그녀는 미간을 살짝 찌푸릴 뿐 깨어나지 않았다.

엘레노어는 항상 잠자리가 끝나면 몸을 가리기 바빴는데

로제린은 몸을 가리긴커녕 알몸 그대로 안겨 왔다.

남자를 위해 빚어진 몸이라 해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풍만한 가슴과 엉덩이가 시각적으로도 더할나위없이 만족스러웠다.

몸매 뿐만아니라 이미 알 것 다 아는 농익은 여인의 욕망을

내숭없이 분출한다는 것이 아드리안의 마음에 쏙 들었다.

또, 그녀는 무엇을 요구하든 거절하는 법이 없었다.

찰랑이는 분홍색 머리채를 잡고 뒤에서 거칠게 박아대든

목구멍 깊숙이 좆을 쳐박고 사정하든 군말없이 삼켜보이고

얼굴에 남은 좆물을 문질러도 혀로 핥아보이는가 하면,

자신을 만족시키기 위해 태어난 여자처럼 굴었다.

황궁에서 나고 자라 항상 품위와 법도를 지키며 살아온 그는

자신의 머리 끝에서 발 끝까지 자극하는 로제린에게 속절없이

빠져들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한편으로는 이런 여자를 독차지하고 있던

숙부 테오도르가 부러워졌다.

고작 하룻밤 사이에 그녀를 독점하고 싶어진 것이다.

"어디서 이런 년을 데려왔지?"

엄연히 숙부의 아내, 숙모이자 북부 대공비인 로제린을 "년"이라

칭하며 자신의 아랫도리를 쓰다듬었다.

거리의 여자 출신이라더니 잠자리는 귀족보다 훨씬 나았다.

애첩 하나 없는 왕이 어디 있단 말인가?

충성을 증명하는 척도로 아내를 바치던 신하도 있지 않은가?

아드리안은 자기 생각을 정당화하며

아직 자신의 것을 흘려대는 그녀의 보지를 흘겨보았다.

**

"아니되어요. 전하. 아시다시피 숙부님이 좀 무서운 분이십니까?"

아침에 한 번 더 하고 싶었는데 이미 해가 중천이라며

로제린은 급히 황궁을 떠났다.

아쉬운 마음에 아드리안은 어떻게든 그녀를 다시 만나

그 풍만한 몸뚱이를 맘껏 주무르고 싶었다.

어떻게 해야 숙부의 눈을 피해, 그리고 사람들의 눈을 피해

그녀의 그 음란한 모습을 실컷 즐길 수 있을까?

숙부는 밤마다 저 몸뚱이를 붙들고 박아대는 거겠지?

- 하앙!! 대공님. 하아!!!

테오도르에게 안기며 신음할 로제린을 상상하니

이마에 핏줄이 돋아날 만큼 화가 날 지경이었다.

- 쾅!

그는 테이블을 내려치고 일어나 창밖을 바라보았다.

그의 머리속에 자신의 외도를 알아챈 엘레노어 따위는 존재하지 않았다.

자신의 세 아이조차도 말이다.

보이지 않는 대상을 향해 갈 곳 없는 욕정에 괴로워하던 그는

어느덧 자기 성기를 꺼내 흔들고 있었다.

"씨발...로제린...개같은 년..."

온통 머릿속에는 어젯밤 그녀의 모습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견디기 힘들어진 아드리안은 체통도 잊은 채

햇빛이 환히 비치는 창가에 서서 자위했다.

**

엘레노어는 하루 종일 멍한 얼굴로 집무실에 앉아 있었다.

한량과 다름없는 황태자 아드리안을 대신해 대부분의 국정을 돌보던

그녀지만 오늘은 도무지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아이를 셋이나 낳고 난 뒤 소원해지긴 했지만

그가 다른 여자를 침대에 끌어들인 적은 없었다.

그러나 어제 본 것은 분명 다른 여자의 흔적이었다.

무엇보다 방에 진하게 남아 있던 체취와

바닥에 굴러다니던 드레스, 구두 등은

그녀의 불안에 확신을 더해주었다.

"하아..."

엘레노어는 한숨을 쉬며 눈을 질끈 감았다.

이마를 짚은 채 고개를 떨구고 이를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했다.

황태자라는 위치 때문에 이런 사적인 영역에 관한 이야기를 나눌

사람조차 없기에 그녀는 홀로 고민의 시간을 보내곤 했다.

하지만 남편의 외도라니.

어떤 여자도 평정심을 유지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그 여자가 누군지부터 알아보아야 하나?

아냐...그냥 하룻밤일 수도 있잖아?"

그렇다. 그저 바람처럼 스쳐 지나가는 여자일 수도 있다.

오늘 다시 그를 만나게 되면 아무 일 없다는 듯 웃으며

저녁 식사를 할지 모를 일이다.

그와 자신 사이에는 딸 둘, 아들 하나 총 세 명의 아이가 있다.

아이가 셋이나 있는 부부가 고작 한 번의 외도로

무너지진 않을 거라 마음을 다잡을 뿐이었다.

부부의 인연이란 그런 것이다.

한두 번의 스쳐 가는 바람 때문에 흔들릴지언정

쉬이 무너지진 않는다.

더구나 제국의 황태자와 황태자가 아닌가?

그녀는 자신이 우려하는 최악의 상황은 절대 생기지 않으리라

되뇌며 자신을 다독였다.

"절대 그런 일은 없을 거야. 괜찮을 거야."

그녀는 크게 심호흡하고 다시 업무에 집중했다.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해 눈꺼풀이 까끌까끌했지만, 해야만 했다.

지금 이 일마저 제대로 해내지 못한다면 애써 붙들고 있는

자존심마저 무너질 것만 같았다.

중간중간 떨리는 손을 주무르며 애써 해야 할 일을 끝낸

엘레노어는 의자에 기대 기지개를 켰다.

어느덧 창밖의 태양은 붉은빛을 내며 안녕을 고하고 있었다.

- 똑똑

노크 소리가 들렸다. 아마 저녁 식사 시간을 알리러 온

시녀의 방문일 것이다.

"들어와."

"비 폐하, 저녁 식사가 준비되었습니다.

황태자 전하께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시녀는 다소곳이 고개를 숙이고 말했다.

드디어 만 하루 만에 아드리안의 얼굴을 본다.

엘레노어는 애써 태연한 척 고개를 끄덕이고 평소처럼

우아하게 식당으로 향했다. 아드리안은 언제나처럼

식사보다 와인을 더 많이 마시며 가장 상석에 앉아 있었다.

그녀는 가볍게 무릎을 숙여 예를 갖추고 자신의 자리에 앉았다.

그러고 보니 점심도 챙기지 않은 것이 생각났다.

사람의 몸이란 신기한 것이 인식하고 나서야 반응이 왔다.

먹음직스럽게 구워진 스테이크 조각을 보니

하루 종일 스트레스를 받은 것이 무색할 정도로 배가 고팠다.

"바는 언제나 한결같아서 참 좋단 말야."

아드리안이 와인잔을 빙빙 돌리며 말했다.

비꼬는 듯한 말투에 고개를 들어 바라보니 눈 밑이 시커먼 채

자신을 바라보는 그가 비웃듯 미소를 짓고 있었다.

"제가 안정되어야 전하와 이 나라를 보듬을 수 있지 않겠습니까?"

입꼬리를 애써 올려 미소 지었다.

언제나 짓던 표정이지만 오늘은 좀 힘들었다.

경련이 일어나려 하자 썰어둔 스테이크 조각을

입에 넣어 표정을 숨겼다.

분명 맛있어 보였는데 입안에 들어오니

쓰고 거칠게만 느껴졌다.

억지로 턱을 움직여 씹고 있는데

아드리안이 다시 입을 열었다.

"여자로서 재미는 없는데 황후감으로는 최고지. 그래서 고민이야."

여자로서 재미가 없다니.

아이를 셋이나 낳아놓고 할 말은 아닌 것 같다고 외치고 싶었으나

엘레노어는 여전히 허리를 꼿꼿이 편 채 우아하게 식사를 이어갔다.

그런 그녀의 반응을 보고 비웃듯 피식거리던

아드리안은 남은 와인을 입에 털어 넣었다.

"그래서 말인데, 나도 애첩 하나 둘까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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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버려진 숙부의 아내가 되었다.   (28) 결심

    엘레노어는 황제의 처소에서 가장 가까운 침소에 머물며 초상 준비를 돕고 있었다. 그녀는 검은 상복을 갖춰 입고 위엄을 잃지 않은 채 시종들을 지휘하고, 조문객을 맞이하고 있었다. 황후의 빈자리를 대신해 모든 황실의 행사를 담당하던 그녀답게 일에는 한 치의 실수도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그녀를 바라보는 주변의 시선이 달라져 있었다. 한쪽 구석에 모여 수군거리던 시녀들이 엘레노어와 눈이 마주치면 황급히 자리를 뜬다거나, 작은 실수에도 매우 놀라고 고개를 조아리며 용서를 빌곤 했다. 평소 시녀들에게 넓은 아량을 베풀던 그녀이기에 이런 반응은 이상한 일이었다.그들은 전부 고개를 숙인 채 재빨리 엘레노어와의 자리를 피했다. 그녀는 그런 모습들을 바라보며 어느새 이상함을 감지했다."...황제폐하께서 갑작스럽게 돌아가셔서 그렇겠지…. 그럴 거야."그녀는 애써 자신의 감정을 추스르려 했다. 그러나 그 변화는 점점 더 명확해졌다.황제의 측근과 대신들이 공식적으로 엘레노어에 대해 언급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녀가 점심 수발을 들던 것은 궁 안의 모두가 알고 있던 사실이다. 황제가 숨을 거둔 그날에도 점심 수발을 든 것은 엘레노어였고, 수시로 황제의 처소를 드나들며 그의 수발을 든 것도 엘레노어였다. 평소라면 모두의 귀감이 될 이 행동이 지금은 다른 의도로 해석이 되고 있는 것이다.거기다 아드리안의 지시도 한몫했다."가장 황제 폐하를 가까이에서 모신 자들부터 조사해야 할 것이다. 그것이 어떤 지위의 사람이든 상관없다."어떤 지위도 관계없다는 건, 결국 엘레노어를 수사망에 올려두겠다는 이야기였다. 아드리안에 대한 큰 기대가 남아 있는 건 아니었지만, 그녀는 다시 그에게 큰 실망을 했다. 그러나 실망과 슬픔에 머물러 있기엔 모든 사건이 그녀를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었다."매일 점심은 엘레노어 마마가 챙기셨잖아?"복도를 지나던 중 조문차 방문한 귀부인들의 대화가 들려왔다. 그들은 그녀가 지나가는 걸 알아채지 못했는지 대화를 계속 이어가고 있었다."상태 좋아져서 집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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