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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5화

작가: 엄이빈
다음 날.

배우진은 오늘 협력사 사람과 약속이 있어서 연지아와 함께 골프장에 갈 수 없었다.

“역시 대표 자리는 아무나 하는 게 아니네요.”

연지아가 한숨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배우진은 웃으며 말했다.

“가서 잘 놀다 와. 그리고 너도 좀 쉬어. 앞으로 바빠질 일만 남았잖아.”

연지아에게도 정말 이 며칠뿐이었다. 그 뒤로는 일정이 빼곡하게 잡혀 있었고, 일도 숨 돌릴 틈 없이 이어질 예정이었다.

점심을 먹고 난 뒤, 연지아는 연무현 일행에게 인사를 한 뒤 차를 몰고 집을 나섰다.

40분 후.

동원구 골프장.

그녀가 늦게 도착한 탓에 손재인 일행은 이미 골프장에 나와 있었다.

연지아는 차를 세우고 내려 가방과 옷이 든 봉투를 챙겼다.

오늘은 날씨도 제법 괜찮았다. 햇살도 그리 뜨겁지 않았다.

연지아는 오늘 보라색 쉬폰 투피스 스커트 차림이었다. 길고 가느다란 목선을 따라 늘어진 리본 장식이 바람을 타고 가볍게 흔들렸고, 화장도 평소처럼 자연스러운 느낌으로 했다.

그녀는 걸음을 옮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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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버림받았지만, 내가 재벌이 된다   제971화

    “아빠, 꽃이 괴롭히면 안 돼.”성시하는 성유원에게 다가갔다.성유원은 성시하를 돌아보며 말했다.“안 괴롭혔어.”“꽃아, 내려와.”성시하가 작은 고등어태비 고양이를 향해 손짓했다.꽃이는 경계하며 조심스럽게 캣타워 아래로 내려왔다.적당한 높이까지 내려오자 성시하가 앞으로 다가가 손을 뻗어 꽃이를 안아 내렸다.그리고 품에 꼭 안았다.꽃이는 성시하의 품에 얌전히 안긴 채 발버둥 치지 않았다.성시하는 한 손으로 꽃이의 털을 부드럽게 쓸어주었다.“꽃아, 이분은 우리 아빠야. 아빠는 너 안 괴롭혀. 무서워하지 마.”꽃이는 성시하의 품에서 점차 얌전해졌다.성유원은 손에 들고 있던 고양이 낚싯대를 옆에 내려놓고 한쪽 무릎을 굽혀 앉았다.“시하를 많이 좋아하네.”성시하는 아빠를 바라보며 말했다.“당연하지. 귤이랑 꽃이도 아빠 좋아하게 될 거야. 아빠도 한번 쓰다듬어봐.”성유원은 손을 뻗지 않았다.“시하야, 아빠랑 와서 아침 먹어.”연지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성유원은 고개를 돌려 연지아를 바라보았다.연지아는 해물죽을 한 그릇 더 떠서 식탁 위에 놓고 있었다.성시하는 꽃이를 바닥에 내려놓았다.성유원은 자리에서 일어나 성시하의 손을 잡고 식탁으로 향했다.“먼저 손 씻자.”“응.”성시하는 얌전히 대답했다.성유원은 성시하를 데리고 주방으로 가서 손을 씻겼다.손을 다 씻은 뒤.성유원은 성시하의 손을 잡고 식탁 앞에 앉았다.연지아는 마지막으로 다 쪄진 만두까지 식탁에 올려놓았다.향긋한 아침 식사 냄새를 맡은 성시하는 의자에 앉아 작은 다리를 흔들며 엄마에게 말했다.“엄마, 냄새 너무 좋아요!”연지아는 자리에 앉으며 웃었다.“그러면 많이 먹어.”성시하는 고개를 끄덕였다.“네.”“어서 먹어.”성시하는 숟가락으로 죽을 한입 떠서 입에 넣었다.아직 다 삼키지도 않았는데 벌써 칭찬하기 시작했다.“너무 맛있어요. 엄마 최고예요.”연지아는 성시하에게 달걀을 까주어 작은 그릇에 넣어주었다.성시하는 달걀을 집어 엄마 입가로 가져갔다

  • 버림받았지만, 내가 재벌이 된다   제970화

    남자는 그저께 밤처럼 초췌한 모습은 아니었다.평소처럼 깔끔하고 단정했지만, 미간에는 여전히 짙은 음울함이 남아 있었다.두 사람의 시선이 마주쳤다.연지아는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일단 들어와.”성유원은 그대로 안으로 들어갔다.연지아는 문을 닫고 몸을 돌렸다.남자의 옆모습을 바라보며 말했다.“시하는 아직 자고 있어.”성유원은 대답하지 않았다.“편하게 있어.”말을 마친 연지아는 곧장 주방으로 향해 계속 아침 식사를 준비했다.성유원은 거실로 가 소파에 앉았다.주방은 오픈형이라 거실에 앉아도 안쪽이 훤히 보였다.성유원은 고개를 돌려 조리대 앞에 서 있는 연지아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연지아는 넉넉한 홈웨어 원피스를 입고 있었다.가느다란 종아리가 조금 드러났고, 허리에는 앞치마를 두르고 있었다.머리는 아무렇게나 낮게 묶은 상태였다.성유원은 그렇게 조용히 그녀를 바라보았다.깊고 검은 눈동자에서는 무슨 감정을 품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그때 두 고양이가 연지아의 발치에 앉아 작은 머리를 들고 애타는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다.이따금 야옹야옹 울기도 했다.연지아는 고양이들의 밥을 만들고 있었다.준비를 마친 뒤.연지아는 고양이 밥그릇 두 개를 들었다.두 고양이를 바라보는 순간 목소리가 저도 모르게 부드러워졌다.“됐어. 이리 와.”작은 치즈태비와 고등어태비 고양이는 신이 나서 더 크게 울었다.하지만 연지아가 몸을 돌리는 순간.고개를 들자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성유원과 시선이 마주쳤다.잠깐 눈이 마주친 순간 연지아의 부드럽던 눈빛은 자연스럽게 조금 가라앉았다.연지아는 시선을 거두고 벽 쪽에 마련해 둔 고양이 밥자리로 걸어갔다.그릇을 내려놓자 두 고양이는 이미 기다리지 못하고 달려들었다.연지아는 각자 제자리에 놓아주고 작은 몸을 한 번씩 쓰다듬었다.그 뒤 자리에서 일어나 다시 주방으로 향했다.세정제로 손을 깨끗하게 씻고 조리대까지 정리한 뒤 계속 아침 식사를 준비했다.넓은 집 안에는 연지아가 칼질하는 소리만 유난히 또렷하게

  • 버림받았지만, 내가 재벌이 된다   제969화

    “다 미워!”연지아도 깜짝 놀라 서둘러 성시하를 달랬다.성시하는 연지아의 품에 엎드려 울먹이며 물었다.“아빠랑 엄마 이혼 안 한 거 맞죠?”연지아는 아이를 달래며 말했다.“이혼 안 했어. 아연이가 잘못 들은 거야.”연지아는 성시하의 손을 잡고 침실로 돌아갔다.계속 곁에서 달래주다가 아이가 잠들고 진정된 것을 확인한 뒤에야 방을 나왔다.하지만 성시하는 사실 전혀 잠들지 않았다.그렇게 성유원에게 전화를 건 것이었다.딸의 서러운 목소리를 듣자.성유원의 검은 눈빛이 저도 모르게 차갑게 가라앉았다.그래도 성시하를 달래며 아이의 질문에는 직접 대답하지 않았다.“시하야, 괜한 생각 하지 마. 아빠 내일 갈게.”성시하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응. 그럼 아빠 오늘 일찍 자고, 내일 일찍 와.”“그래.”전화를 끊었다.성유원의 얼굴빛은 더욱 어두워졌다.그 시각.연지아는 문밖에 서 있었다.방 안에서 희미하게 들려오는 성시하의 목소리를 듣고 성유원과 통화하고 있다는 것을 짐작했다.연지아는 안으로 들어가지 않았다.방 밖 벽에 기대어 고개를 숙였다.눈가가 저도 모르게 붉어졌다.강진연과 강아연은 원래 오늘 이곳에서 하룻밤 묵을 예정이었다.하지만 방금 있었던 일 때문에 결국 돌아가기로 했다.그때.강진연이 다시 돌아왔다.연지아를 바라보는 얼굴에는 감출 수 없는 미안함이 가득했다.강진연은 다시 한번 사과했다.“지아야, 정말 미안해.”강아연에게 미리 이야기해 두지 않은 자신의 잘못이었다.강아연이 어른들의 말을 기억해 뒀다가 성시하에게 물어볼 줄은 생각하지 못했다.연지아는 고개를 들었다.감정을 추스른 뒤 목소리를 낮춰 말했다.“괜찮아. 어차피 시하도 언젠가는 알게 될 일이야.”강진연은 그런 연지아를 바라보다가 정말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연지아가 말했다.“됐어. 가서 일찍 쉬어.”강진연은 손가락을 꽉 움켜쥔 채 고개를 끄덕였다.“너도.”“응.”즐겁게 시작했던 식사 자리는 결국 그렇게 좋지 않은 분위기 속

  • 버림받았지만, 내가 재벌이 된다   제968화

    성유원이 말했다.“지아가 원하는 건 결국 완전하고 안정적인 가정 아니야? 나는 지아한테 결혼식도 해줄 생각이고, 시하도 지아 곁에서 자랄 수 있어. 지아는 자기가 하고 싶은 건 뭐든 할 수 있고. 그게 지아의 미래에 나쁜 일이라고 생각해?”송나겸이 낮게 비웃었다.“그런데 지아한테 너랑 이혼하라고 한 사람은 네 부모잖아. 성씨 가문은 지아를 받아들이지 못해.”“이번 일은 나도 예상하지 못했던 건 인정해. 하지만 이제 성씨 가문이 지아를 받아들이든 말든 중요하지 않아. 내가 받아들이면 돼. 내가 마음만 먹으면 지금 당장 법원에 이혼증명서 취소 신청도 할 수 있어.”“너는 정말 하나도 안 변했네. 결혼은 혼자 하는 게 아니야. 나도 네가 이혼증명서 취소 신청하는 건 바라지 않아. 지아가 진심으로 원해서 너랑 다시 혼인신고하는 게 아니라면.”성유원은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두 사람 사이에 침묵이 흘렀다.분위기는 팽팽하게 얼어붙었다.송나겸은 마지막으로 한마디만 했다.“네가 강현수의 절반만큼이라도 지아 입장에서 지아 처지를 생각해 봤다면, 지아도 그 이혼증명서를 보고 아무 말 없이 그대로 받아들이지는 않았을 거야.”말을 마친 송나겸은 앞으로 걸어갔다.성유원은 그 자리에 몇 초 동안 서 있다가 뒤따라갔다.송나겸은 성유원을 집까지 데려다주었다.가는 내내 두 사람은 뒷좌석에 앉아 각자 차창 밖만 바라볼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차가 오션 빌리지 별장 앞에 멈춰 섰다.성유원이 문을 열고 내렸다.송나겸도 끝까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성유원은 그를 한번 바라본 뒤 차 문을 닫고 몸을 돌려 별장 안으로 걸어갔다.송나겸이 기사에게 말했다.“가죠.”차는 천천히 출발했다.성유원은 별장으로 돌아왔다.거실에는 불이 켜져 있지 않았다.그는 창밖에서 들어오는 희미한 달빛에 의지해 소파까지 걸어갔다.그리고 무겁게 몸을 기대앉았다.그의 몸은 그대로 어둠 속에 묻혔다.창밖에서 스며든 희미한 빛만이 옆모습의 윤곽을 흐릿하게 비추고 있었다.넓은 거실은

  • 버림받았지만, 내가 재벌이 된다   제967화

    송나겸은 숟가락을 들고 있던 손을 잠시 멈췄다.“저는 그 사람이랑 별로 왕래하지 않아요.”예전에는 성유원 때문에 몇 번 마주친 적이 있었지만, 그다지 깊은 관계는 아니었다.사적으로는 거의 연락도 하지 않았다.그러다 문득 예전에 연지아가 임신했을 때 서안성이 일부러 발을 걸었던 일이 떠올랐다.그 장면을 생각하자 송나겸은 숟가락을 쥔 손가락에 저도 모르게 힘을 주었다.얼굴빛도 곧바로 어두워졌다.손재인은 그의 표정이 변하는 것을 알아차렸지만 더 말하지 않았다.어차피 송나겸도 속으로 알고 있을 테니까.“그러면 다행이고요.”송나겸은 더 이상 말하지 않고 조용히 밥을 먹었다.잠시 침묵이 흐른 뒤.손재인이 물었다.“맛있어요?”“괜찮아요.”“저도 한입 먹어볼래요.”송나겸의 손이 잠시 멈췄다.고개를 돌려 손재인을 바라봤다.그가 무슨 말을 하기도 전에 손재인은 송나겸이 쓰던 숟가락을 그대로 가져갔다.밥을 한 숟갈 떠서 입에 넣고 씹으며 말했다.“진짜 괜찮네요.”송나겸은 말없이 그녀를 바라보았다.손재인이 그를 쳐다보았다.“왜요? 나겸 씨한테 바이러스라도 있어요?”송나겸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마침 그때.병실 안에서 인기척이 들렸다.송나겸은 도시락을 내려놓고 병실 안으로 들어갔다.성유원이 잠에서 깨 침대에서 내려오는 모습이 보였다.“화장실 가게?”성유원은 온몸에 기운이 빠진 모습으로 짧게 대답했다.“응.”송나겸은 앞으로 다가가 수액병을 대신 들었다.다른 손으로 성유원을 부축해 화장실까지 데려가려 했지만 성유원은 움직이지 않았다.“내가 그렇게 약해 보여?”송나겸은 그를 바라보다 손에 들고 있던 수액병을 내밀었다.“그래. 너 강철 인간이니까 직접 들고 가.”성유원은 수액병을 받지 않았다.오히려 손등에 꽂혀 있던 주삿바늘을 그대로 뽑아버렸다.그리고 자리에서 일어나 화장실 쪽으로 걸어갔다.송나겸은 그의 행동을 보고도 굳이 막지 않았다.잠시 뒤 화장실에서 나온 성유원이 말했다.“가자.”송나겸이 말했다.“그래도

  • 버림받았지만, 내가 재벌이 된다   제966화

    “나겸 씨.”한마디 부르는 소리가 복도의 적막을 깼다.세 사람이 동시에 고개를 들었다.손재인은 곧장 송나겸 옆자리에 앉았다.송나겸은 의외라는 듯 그녀를 바라보았다.“여기는 어떻게 왔어요?”손재인은 원래 오늘 주성시로 갈 예정이었다.하지만 갑자기 마음을 바꿔 강진연과 배우진 일행을 따라가지 않았다.손재인이 송나겸이 이곳에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도 우연이었다.마침 친구 한 명이 이쪽 병원에 약을 받으러 왔다가 그들을 보고 손재인에게 전화해 알려준 것이었다.손재인은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이 정도면 우리도 인연이 있나 봐요. 여기서도 마주치네요.”송나겸은 시선을 거두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손재인이 다시 말했다.“시간 나면 나중에 같이 지아 씨 보러 가요.”옆에서 지켜보던 박형주는 순간 무언가를 알아차린 듯 웃으며 말했다.“그럼 저희가 자리를 피해드려야 하는 겁니까?”손재인은 송나겸 너머로 박형주를 바라보며 인사했다.그러고는 말했다.“그럴 필요까지는 없어요.”손재인과 박형주는 그다지 친한 사이는 아니었다.강현수 때문에 몇 번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어 서로 아는 정도였다.“박 부장님, 아직 저녁 안 드셨죠? 뭐 드시고 싶으세요? 제가 살게요.”박형주는 아무 말 없이 앉아 있는 송나겸을 한번 바라보았다.“그럼 사양 안 하겠습니다.”“좋아요. 지금 주문할게요.”손재인은 송나겸에게 따로 묻지도 않았다.물론 서안성에게는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배달 음식을 주문한 뒤에야 손재인이 물었다.“그런데 성유원 씨는 왜 저래요?”박형주가 대답했다.“너무 무리해서 몸이 못 버틴 겁니다.”손재인의 시선이 병실 쪽으로 향했다.“성유원 씨도 못 버틸 때가 있네요.”박형주가 말했다.“사람인데 당연하죠. 신도 아니고.”“...”두 사람은 송나겸을 사이에 두고 대화를 주고받았다.그러던 중 송나겸이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났다.“저는 들어가서 좀 보고 올게요.”송나겸이 병실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바라보던 박형주가 궁금하다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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