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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0화

Author: 김하이
송태리는 대뜸 걸음을 멈췄다.

뒤돌아서서 분노에 찬 익숙한 얼굴을 보았는데 눈가에 혐오감까지 스쳐 지나갔다.

상대는 바로 차설아, 송하나의 오지랖 넓은 베프였다.

누가 절친 아니랄까 봐 송하나랑 똑같이 얄미웠다.

송태리는 안색이 확 차가워졌지만, 겉으론 여전히 우아함을 유지했다.

“저기요, 말이 너무 거친 거 아니에요? 저희는 이미 다 예약했는데...”

“뭐라고?”

차설아는 마치 말도 안 되는 소리를 들은 것처럼 팔짱을 끼고 날카롭게 쏘아붙였다.

“내가 여기서 한 시간 반이나 대기하고 있는데, 매니저가 그쪽 번호 부르는 거 전혀 못 들었거든. 예약한 자리가 어딘데? 새치기한 자리 말하는 거야?”

송태리는 사람들 앞에서 들통나 얼굴이 굳어졌다.

난처한 기운이 조금씩 차오르고 애원하는 눈길로 매니저를 바라봤다.

“매니저님...”

“저기요 손님, 이분은 이 대표님...”

매니저가 이제 막 이강우를 내세워 압박하려 할 때, 차설아는 별안간 뭔가 생각난 듯 길게 소리를 늘였다.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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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별이 되어 빛나리   제638화

    송하나는 진서영의 날카로운 말에 격분하지 않고 오히려 더욱 침착한 표정을 지었다.‘이 여자가 정원 씨를 본 게 틀림없어!’“보다시피 밖에 계신 정원 씨는 제 남자친구예요. 우린 서로 진지하게 교제 중이거든요.”아직 정식으로 관계가 확립된 것은 아니지만 송하나의 마음속에서는 이미 남자친구로 받아들였다.“저는 최 국장님께 어떠한 사심도 없어요. 맹세컨대 평생 국장님과 함께할 일 없을 겁니다. 제가 그럴 마음이 없거든요! 그러니까 서영 씨 초점은 제게 맞춰져선 안 돼요. 서영 씨가 국장님 좋아하는 건 어디까지나 두 사람 일이죠. 저는 서영 씨의 라이벌이 아니고 또 누군가의 가상의 적이 되고 싶지도 않아요.”“그러니까 근거도 없는 분노와 증오에 휩싸여서 판단을 흐리진 마세요. 무고한 사람을 해칠 뿐만 아니라 서영 씨 본인에게도 안 좋은 영향을 미칠 겁니다.”송하나의 말은 질투와 분노로 불타던 진서영의 마음에 예기치 않게 찬물을 끼얹었다.그녀는 문득 예전에 SNS에서 화제가 됐던 사진 한 장이 떠올랐다.조강지처가 길거리에서 불륜녀를 때리는 장면인데 사실 진짜 원흉은 그 남편이 아닐까?아내를 배신하고 결혼 사실을 숨기며 또 다른 여자를 속였지만 결국 그는 아무런 피해도 없이 쏙 빠져나갔다. 두 여자만이 증오 속에서 서로 상처를 주며 비난을 짊어져야만 했다.그때 진서영도 그 남자야말로 때려죽일 놈이라고 비난했었다.송하나의 차분한 말을 들으면서 그녀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내가 왜 그렇게 터무니없이 굴었을까? 송하나는 아무 짓도 안 했잖아. 단지 시훈 오빠가 좋아한다는 이유만으로, 내가 아닌 송하나에게 마음을 줘버렸단 사실에 좌절감을 느끼고 모든 걸 얘 탓으로 돌리는 게 과연 당연한 일일까?’하지만 이성과 감정은 늘 별개였다.오랫동안 쌓여온 억울함, 불만, 그리고 비교될수록 더욱 우스워지는 이 짝사랑 때문에 진서영은 가슴이 답답하고 불안했다.그녀는 선글라스 너머로 송하나를 뚫어지라 노려봤고 목소리에는 알아차리기 힘든 떨림과 간신히 버티는 고집스러움

  • 별이 되어 빛나리   제637화

    다음 날, 차정원이 직접 운전하여 송하나를 연구 센터까지 데려다주었다.점심 무렵에는 또 그녀에게 전화를 걸어왔다.“하나야, 오전에 정식 공판 전 회의가 일찍 끝났네. 지금 연구 센터로 가는 길이야. 그 근처에 새로 생긴 음식점 한번 가보자.”송하나는 시간을 확인하고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정원 씨 오후 2시 반에 또 법원에 가야 하잖아요? 거기서 여기까지 오는 건 너무 무리에요. 점심은 대충 먹고 다음에 가요.”법원은 이곳과 거리가 좀 멀어서 왕복 운전 시간만 거의 두 시간 가까이 걸린다.반나절을 가로질러 오직 그녀와 점심 한 끼를 먹기 위해 온다는 것은 그의 수고로움이 너무 안쓰러웠다.그럴 시간에 차라리 어디 가서 좀 쉬는 게 나을 터였다.한편 수화기 너머로 차정원의 나직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목소리는 부드러웠지만 단호함이 은근히 묻어났다.“널 좀 더 일찍 볼 수 있다면 길에서 보내는 시간쯤이야 아무것도 아니지. 널 못 보면 뭘 먹어도 맛없어.”송하나의 마음속에 남아있던 미약한 고집이 순식간에 녹아내렸다. 그녀는 결국 타협했다.“그럼... 여기까지 데리러 오진 마세요. 가게 위치 아니까 바로 가게에서 만나요.”“그래, 이따 봐.”차정원은 웃으며 승낙했다.퇴근 후, 송하나는 약속한 식당으로 걸어갔다.막 입구에 도착했을 때, 익숙한 검은색 세단 한 대가 주차 공간에 안정적으로 멈춰 섰다.차정원은 문을 열고 내려와 빠른 걸음으로 그녀에게 다가오더니 자연스럽게 팔을 벌려 그녀를 품에 안았다.그는 송하나의 목덜미에 얼굴을 파묻고 깊은숨을 들이마셨다. 나직한 목소리에는 만족스러운 탄식이 묻어났다.“이제야 ‘하루가 천년 같다’라는 말이 무슨 뜻인지 알겠네. 고작 반나절인데도 보고 싶어 죽을 뻔했잖아.”송하나는 귓불이 살짝 빨개졌지만, 마음만은 달콤했다.그녀는 나직이 투덜거렸다.“차 변호사님도 꿀 발린 말 잘하시네요? 그동안 전혀 몰라뵀어요.”두 사람은 나란히 식당으로 들어섰다. 다정하고 애틋한 모습은 꼭 마치 금방 연애를 시작한

  • 별이 되어 빛나리   제636화

    강현, 이원 그룹 대표이사실.이강우는 통유리창 앞에 서 있었다. 그의 뒷모습은 늘 그랬듯 차갑고 딱딱했다.문득 비서가 노크하고 들어와 서류를 몇 부 건넸다.“대표님, 긴급 서류들입니다. 서명 부탁드립니다.”“놔둬.”이강우는 돌아보지도 않았지만, 비서는 분부대로 서류를 책상 위에 내려놓았다.“제연시 연구 센터 프로젝트 입찰은 어떻게 돼가?”“심사가 최종 단계에 들어섰습니다. 마지막으로 경합 중인 곳은 저희 이원 그룹과... 심하 그룹입니다. 최종 결과는 미정입니다.”이강우의 안색이 눈에 띄게 가라앉았다.심하 그룹 심성빈...애초에 심성빈이 갑자기 해외로 사업을 확장한 것이 송하나에 대한 미련을 접은 것이라고 여겼었다.하지만 그는 전혀 예기치도 못하게 되돌아왔고 온갖 수단을 동원하여 송하나가 관련된 프로젝트에 끼어들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었다.비서는 이강우의 눈치를 살피며 조심스럽게 말했다.“대표님, 오늘 저녁 7시에 비즈니스 협회에서 주최하는 연례 리더 만찬이 스카이 호텔 최상층에서 열립니다. 각계각층의 인사들과 언론이 모두 참석할 예정입니다.”“알았어.”이강우가 손짓하자 비서는 눈치껏 자리를 물러났다.저녁, 스카이 호텔 최상층 연회장.크리스탈 샹들리에가 눈부시게 빛났고 화려한 옷차림의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잔을 부딪쳤다.이강우의 등장은 늘 그렇듯 모든 사람의 이목을 끌었다.그는 고급 맞춤 양복을 차려입고 표정은 냉담하기 그지없었다. 온갖 아첨과 인사 속으로 거닐 때마다 몸짓에서는 오랜 고위직 생활에서 우러나오는 위엄과 거리감이 묻어났다.언제부터였을까? 안 그래도 냉철하기로 유명했던 이 대표님은 더욱 다가가기 힘든 한기를 내뿜으며 사람들에게 그와 눈을 마주치고 대화할 엄두를 내지 못하게 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입구 쪽에서 또다시 웅성거리기 시작했다.심성빈이 도착한 것이다.그 역시 훤칠하고 출중한 비주얼이었지만 분위기는 이강우의 차가움과는 확연히 달랐다. 고귀하면서도 절제된 느낌이 훨씬 강했다.그의 등장 또한 열띤 인사

  • 별이 되어 빛나리   제635화

    “사과요?”최시훈은 허리를 곧게 펴고 부모님을 빤히 쳐다봤다.“저는 서영이한테 사과할 이유 없어요. 친구 이상의 어떤 암시나 약속 같은 건 단 한 번도 한 적 없어요. 지금이라도 모든 걸 분명히 해두는 게 서영이에게 책임지는 일이고 저 자신에게도 책임지는 일입니다.”그는 다시 아버지와 눈빛을 마주하고 진지하게 말을 이어갔다.“아버지, 제 연애와 결혼은 오롯이 저 스스로의 일입니다. 제가 한 선택에 반드시 책임을 질 테니 비난과 영향력에 관해서는... 저의 앞날이 개인적인 감정을 희생해야 할 만큼 나약한 건 아니라고 믿습니다!”“시훈아! 정녕 나를 화병으로 죽일 셈이야?”황윤미는 가슴을 움켜쥐고 믿을 수 없다는 눈길로 아들을 바라봤다.최태주의 얼굴 또한 완전히 굳어졌다. 그는 이글거리는 눈길로 최시훈을 빤히 쳐다봤다.“생각 잘하고 말해. 이건 애들 장난이 아니야. 기어코 고집부린다면 우린 어떠한 지원도 안 해줄 거야. 이로 인해 발생하는 모든 결과는 너 스스로 감당해야 할 거다!”이것은 영락없는 경고였고 심지어 관계 단절의 의미까지 담고 있었다.최시훈은 몇 초간 아버지와 조용히 눈을 마주쳤다. 짙은 눈동자에는 두려움을 찾아볼 수 없었고 깊이를 알 수 없는 평온함과 결연함만이 가득 찼다.그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인 후 여전히 공손한 태도로 확고하게 대답했다.“아버지, 어머니, 제 입장은 이미 명확하게 말씀드렸습니다. 다른 용건 없으시면 이만 연구 센터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처리해야 할 업무가 남아서요.”말을 마친 최시훈은 더욱 싸늘해진 부모님의 반응도 외면한 채 침착하게 문밖을 나섰다.아들의 뒷모습이 완전히 사라지고 나서야 황윤미는 바람 빠진 풍선처럼 소파에 풀썩 주저앉았다.별안간 그녀가 남편을 향해 몸을 홱 돌렸다.“봤죠, 여보! 그 못된 계집애가 시훈이를 어떻게 홀렸는지 모르겠다니까요. 어릴 때부터 사리 분별이 밝고 배려심 깊게 처신해온 아이인데 유독 이 문제에서만 뭐가 씌운 것처럼 말이 안 통해요!”그녀는 말할수록 흥분하며 눈가에

  • 별이 되어 빛나리   제634화

    오후, 최시훈의 사무실.비서가 서류를 두 부 들고 들어왔다.“국장님, 프로젝트 입찰 건에 관해 현재 가장 경쟁력 있는 협력업체 두 곳을 선별했습니다. 기획안과 배경 모두 훌륭해서 결정하기가 어렵습니다. 검토 후 최종 확인을 부탁드립니다.”최시훈이 막 서류를 받아 들고 넘겨보려 할 때, 개인 휴대폰이 갑자기 진동했다.화면에는 [아버지]라는 세 글자가 선명하게 떠 있었다.최태주는 장관급 인사로 요직을 맡고 있다.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는 탓에 아들과는 거의 교류가 없었다.그가 먼저 전화를 걸었다는 것은 분명 중요한 일이 있을 터였다.최시훈의 눈빛이 약간 굳어졌다. 그는 채 넘겨보지 못한 서류를 비서에게 돌려주었다.“일단 신 국장님께 가져가서 의견 여쭤봐.”비서는 곧장 알아채고 서류를 받아들고는 자리를 떴다.사무실 문이 닫히는 순간, 최시훈은 통화 버튼을 눌렀다.“아버지.”수화기 너머, 최태주의 목소리는 평소처럼 침착했다.“당장 집으로 와.”별다른 인사도, 이유도 없이 간결하게 말하고는 통화를 끊었다.최시훈은 미간을 살짝 찌푸리고 손목시계를 내려다봤지만 끝내 망설임 없이 재킷과 차 키를 챙겨 최씨 가문 본가로 향했다.거실로 들어서자 무거운 분위기가 잔뜩 감돌았다.최태주는 소파 상석에 앉아 엄숙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굳이 노여움을 드러내지 않아도 위엄이 느껴졌다.옆에 앉은 황윤미 또한 표정이 썩 좋지 못했다.“아버지, 어머니.”최시훈은 신발을 갈아 신고 침착한 걸음으로 다가갔다.고개를 든 최태주는 바로 본론에 들어갔다. 목소리는 크지 않았으나 오랜 고위직 생활에서 나오는 위압감이 실려 있었다.“너 대체 오늘 점심에 서영이한테 무슨 짓 한 거야?”최시훈은 마음이 쿵 내려앉았지만, 겉으로는 전혀 티내지 않았다.“고작 이 일로 일부러 집까지 부르셨어요?”“똑바로 말해! 어떻게 된 거야?”황윤미가 마침내 참지 못하고 원망 섞인 투로 말했다.“서영이 엄마가 오후에 나한테까지 연락이 왔어! 서영이가 너랑 함께 점심

  • 별이 되어 빛나리   제633화

    차정원은 무심코 송하나의 옆구리를 움켜쥐었다.“하지만 하나야, 만약 의뢰인이 우리의 전문성을 이용해서 약자에게 지극히 불공정하고 심지어 기만과 약탈로 가득 찬 공격을 하려는 걸 뻔히 아는데 승소가 과연 무슨 의미가 있을까?”송하나는 조용히 들으면서 마음속에 강렬한 충격이 일었다.많은 부부가 이혼 단계에 이르면 추악하고 이기적인 면을 드러낸다는 것을 익히 알고 있다.하지만 이토록 적나라한 계략으로 자신과 고생을 함께한 아내를 궁지로 몰아넣는 것은 정말이지 속이 뒤틀릴 정도로 불쾌감을 느꼈다.그에 비하면 이강우는 적어도 겉으로는 예의를 지켰던 셈이다. 심지어 반이나 되는 재산을 아낌없이 나눠주기까지 했다.단지 송하나가 마음에 상처를 입어 더 이상 얽히고 싶지 않았을 뿐이었다.이 사건 속 남편의 잔인함은 그야말로 치 떨릴 지경이었다.“아이는 몇 살이에요?”그녀가 나직이 물었다.“여섯 살이고 줄곧 엄마가 키웠어. 남편은 사업하느라 거의 돌보지도 않았지.”송하나는 법률을 전공하지 않았지만, 인간성은 이해한다.그 아내의 입장에 서서 생각해 보니 얼마나 절망적일까 싶었다.“아이는 아마 지금 아내에게 있어 유일한 정신적 지주일 거예요. 만약 그 희망마저 앗아간다면 여자분은 살아갈 의지도 잃을지 몰라요. 사람이 궁지에 몰리면 무슨 짓이든 할 수 있거든요. 그때 가서 남편이 소송에서 이기고 원하는 것을 얻는다고 해도 틀림없이 엄청난 후폭풍을 맞을 거예요.”“그 남자는 수년 동안 아이를 돌보지 않았잖아요. 양육권을 억지로 빼앗아간다고 해도... 새로운 가정을 꾸리고 새 자녀가 생기면 이 아이에게 과연 얼마나 관심을 기울일 수 있을까요? 차라리 엄마와 함께 있는 게 나아요. 적어도 온전한 사랑을 받을 수 있잖아요.”차정원의 생각 또한 송하나와 일치했다.법이란 결국 정의롭고 따뜻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지 약자를 공격하는 무기로 사용되어서는 안 된다.그는 즉시 결정을 내리고 지체 없이 담당 변호사에게 전화를 걸었다.“이번 이혼 소송 건 말인

  • 별이 되어 빛나리   제109화

    “아직 아침 안 드셨죠? 이거 제가 방금 산 두유라 따뜻해요.”송하나는 웃으며 밀어냈다.“먹었어요. 효민 씨 드세요.”그녀는 책상 위를 쭉 훑더니 말투가 금세 업무 모드로 바뀌었다.“며칠간 실험 데이터 정리 다 됐나요?”“벌써 다 정리했어요!”임효민이 자료를 가지러 가려는 참인데 휴대폰이 딩동 울렸다.그녀는 화면을 내려다보더니 웃음기가 싹 사라지고 안색이 눈에 띄게 창백해졌다.“왜 그래요?”송하나도 그녀의 이상한 낌새를 알아차렸다.“무슨 일 있어요?”“아, 아니에요, 아무것도!”임효민은 황급히 화면을 끄고, 허

  • 별이 되어 빛나리   제126화

    그 장면의 조화로움에 심장이 묘하게 긴장되고 알 수 없는 질투가 살며시 피어올랐다.이강우는 그녀의 명목상 남편이었다.비록 관계가 소원해도 법적 구속력이 있다.서유준은 그녀의 선배이자 상사이니 매일 함께하는 친한 존재다.하지만 심성빈은...그저 업무상 만날 수 있는 외부인에 불과했다.심지어 그녀의 마음속에서는 친구조차 아니었다.심성빈은 그 감정을 급히 억눌렀다.서유준과 송하나는 문 쪽을 바라보는 순간, 이미 얼굴에 적절한 미소를 띠었다.그는 먼저 손을 내밀었다.“서 대표님, 실례했네요.”서유준과 악수를 하고 송하나

  • 별이 되어 빛나리   제119화

    그는 회사 일을 처리하고 곧장 달려왔다.송하나가 밤새 침대에 웅크린 채, 온몸이 약효로 붉게 달아올랐지만, 이를 악물고 굴복하지 않으려 했던 모습은 가시처럼 그의 심장에 박혔다.담배꽁초를 비벼 끄고 알 수 없는 충동에 이끌려 병동으로 향했는데 병실 문을 열자, 안은 깨끗하게 정리되어 있었고 송하나는 그림자도 안 보였다.“이 대표님?”지나가던 간호사가 그를 알아보고 물었다.“송하나 씨 보러 오셨어요? 그분은 오후에 퇴원하셨어요. 회사로 간다고 하셨던 것 같아요.”이강우는 알겠다고 답했다.자리를 떠나려다가 눈썹이 저절로 찌

  • 별이 되어 빛나리   제114화

    서유준은 복도를 따라 급하게 화장실로 향했다.일단 가볍게 문을 두드렸지만, 안에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하나야?”다시 한번 불러봐도 여전히 대답이 없었다.서유준은 불길한 예감이 마구 엄습해왔다.곧바로 문을 열고 들어갔지만, 화장실 안은 텅 비어 있었고 싸늘한 정적만 흘렀다.“어디 갔지?”그는 미간을 찌푸리며 당장 송하나에게 전화를 걸었다.하지만 통화 연결음만 차갑게 들려올 뿐 좀처럼 연결이 되지 않았다.병원으로 가는 길.심성빈의 차가 세 번째 교차로를 막 돌았을 때, 조수석에서 나직이 괴로워하는 신음이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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