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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5화

Author: 김하이
송하나는 약간 풀이 죽어 얼굴에 실망한 기색을 드러냈다.

“손목에 힘을 좀 빼봐. 너무 뻣뻣하게 굳어있지 말고.”

바로 그때, 차정원이 아주 자연스럽게 그녀의 뒤에 섰다.

행여나 송하나가 불편해할까 봐 너무 가까이 다가가지는 않고 그저 등 뒤에서 그녀의 팔을 허공으로 감싸듯 잡으며 손바닥으로 그녀가 총을 쥔 손목을 부드럽게 받쳐주었다.

“어깨 내리고 시선은 조준점에 맞춰. 풍선을 굳이 보지 않아도 돼.”

그의 숨결이 가볍게 귓불에 닿았고 중저음의 침착한 목소리는 사람 마음을 안심시키는 힘이 실렸다.

“시선, 조준점, 목표물. 세 점을 일직선으로... 그래, 바로 그거야... 호흡은 일정하게... 내가 하나, 둘, 셋 하면 부드럽게 방아쇠를 당겨. 하나, 둘, 셋!”

팡!

총알이 정확히 중앙의 빨간 풍선을 맞추며 팡 소리와 함께 터졌다.

송하나의 눈이 순식간에 반짝였다. 그녀는 차정원을 향해 고개를 돌리고 눈빛에 놀라움이 가득했다.

다음 몇 발도 차정원의 지도하에 연이어 몇 개의 풍선을 맞췄다.

마지막 총알을 다 쏘고 나서 송하나는 참지 못하고 기쁨의 환호성을 질렀다.

“우와, 진짜 맞췄어요!”

그녀는 무심코 몸을 돌려 흥분한 채 손을 높이 들어 올렸다.

차정원도 그녀의 기쁨에 맞춰 입꼬리를 올리고 하이파이브를 했다.

그 순간, 송하나의 얼굴에 순수하고 해맑은 웃음꽃이 피어났다. 그 미소는 주변의 반짝이는 네온사인보다도 눈부셨다.

“정말 대단하시네요! 이 토끼는 손님 거예요.”

사장이 웃으며 그 앙고라 토끼를 건네주었다.

송하나는 조심스럽게 받아서 품에 안았다.

눈처럼 하얀 털이 손끝에 스치자 익숙하면서도 따뜻한 감촉이 순식간에 마음속으로 밀려왔다. 그녀는 마치 어린 시절로 돌아간 것만 같았다.

곧이어 송하나는 고개를 들고 두 눈을 반짝이며 차정원을 올려다보았다.

“고마워요, 변호사님.”

차정원도 간만에 보는 그녀의 미소에 마음이 나른해져서 흐뭇하게 웃기만 했다.

“뭘 새삼스럽게. 가자, 집까지 바래다줄게.”

두 사람이 떠들썩한 야시장에서 벗어난 지 얼마 되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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