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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6.

Autor: CHUE
last update Data de publicação: 2026-05-28 23:00:49

"성철아."

"예, 형님."

성철은 갑작스러운 부름에도 당황하지 않았다. 성철은 그저 씩씩하고 큰 목소리로 대답했다. 

"정리는 어떻게 되어가냐."

"그... 게..."

그러나 이어지는 질문에 성철은 당황해서 옆 사람을 보았다. 그는 무슨 정리냐고 묻지도 못하고, 무슨 대답이든 하긴 해야 해서 말꼬리를 길게 늘였다. 그리고 주변 사람들에게 눈으로 SOS를 보냈다. 하지만 모인 이들 중에 그 누구도 '정리'라는 단어에 대해 이해하지 못했다. 성철은 어쩔 수 없어 도혁에게 되물었다. 

"형님, 어떤 정리인지 자세히 말씀해주시면..."

"노친네가 하던 일, 다 정리하라고 했잖아."

성철은 잠시 멍하니 있었다. 도혁이 말하는 '노친네'는 그의 할아버지였다. 그러니까 처음 이 조직을 만든 사람이라고 할 수 있었다. 도혁은 제 아버지가 2년 전쯤 일선에서 물러나며 조직을 그에게 물려줄 때부터 조직에서 하던 일을 전부 정리할 생각을 하고 있었다. 세상이 변하고 있으니까. 그는 언제까지나 그런 일만 할 순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1년 전쯤, 부하들에게 그런 명령을 내리긴 내렸다. 그사이에 한 번도 진척 상황을 물어보지 않았을 뿐이었다. 단 한 번도. 그러니까 그런 명령을 내렸는지 까먹었을 정도로. 

"아, 그, 그 정리, 말씀입니까? 당연히, 예, 되고 있습니다...! 하하!"

성철은 아주 과장되게 웃었다. 어차피 오늘이 지나면 또 물어보지 않을 텐데 여기서 멍청하게 그런 건 안 하고 있다고 실토할 필요는 없는 법이었다. 도혁은 성철의 대답을 듣고 다른 사람 이름을 불렀다. 

"태규야."

"예, 형님...!!"

성철과 태규는 도혁의 할아버지가 조직을 만들 때부터 있었을 정도로 오래된 부하였고, 지금도 도혁의 양팔을 맡고 있었다. 처음엔 막내였어도 많은 시간이 흘러 지금은 도혁보다 나이가 많았지만, 그를 철저하게 보스로 모시며 조직 내에서도 입지를 잘 다지고 있었다. 

"새로 시작하기로 한 사업은?"

앞선 질문 때문인지 아예 예상 범위에 없던 물음은 아니었다. 태규 또한 1년 내내 '신사업' 같은 것에는 관심을 가지지 않았지만, 그래도 최대한 태연하게 대답했다. 

"아, 그거, 사업자 등록은 우선 내놨습니다. 그... 뭐, 조만간... 시작을..."

"둘 다 이른 시일 내에 해결해."

"예, 형님!"

"예, 형님!"

도혁은 우렁찬 두 사람의 대답을 들으며 잠시 눈가를 찌푸렸다. 도혁이 아무리 1년 동안 그에 관해 물어보진 않았다고 해도, 두 사람이 아주 착실히 준비해 오지 않은 것 정도는 당연히 알았다. 솔직히 도혁도 중요하다고 생각하진 않아서 내버려두고 있었으니까. 하지만 지금은 좀 많이 급했다. 

"이틀."

"예?"

"흐업."

두 사람은 도혁이 준 데드라인에 입을 떡 벌렸다. 아무리 까라고 하면 깐다지만, 전국에서 벌여놓은 일을 이틀 만에 정리하는 것은 절대로 무리가 있었다. 새로 시작하는 사업 또한 마찬가지였다. 아무것도 없는데 갑자기 굴러가는 회사를 만든다는 건 불가능했다.

"1년 전에 말한 건데 시간이 더 필요하냐?"

도혁은 성철과 태규를 한 번씩 번갈아 가며 바라보았다. 두 사람을 제외한 이들은 숨소리도 내지 못하고 가만히 있어야만 했다. 성철과 태규는 얼른 손을 내저었다.

"아, 아닙, 아닙니다."

"그, 헉, 어떻게든, 해, 해놓겠습니다...!"

"3일."

도혁은 선심쓰듯 하루를 늘려주었다. 성철과 태규는 하루라도 늘어난 것을 다행으로 생각했다. 그들의 머릿속은 빠르게 돌아가고 있었다. 

"가, 감사합니다, 형님!" 

"빨리 해결하겠습니다!" 

도혁은 잠시 고민하다가 손을 휘휘 저었다. 이만 가보라는 표시에 다들 벌떡 자리에서 일어나려다가 도혁이 입을 열어서 다시 일사분란하게 앉을 수 밖에 없었다. 

"사랑채 제일 큰 방은 오늘부터 회의실로 쓸거니까 테이블 가져다 놓고, 어떻게 되어가는지 보고서 작성해서 회의실에 매일 올려둬."

무슨 회의실인지 궁금해하는 사람은 많았지만, 그걸 감히 물어보는 사람은 없었다. 그저 알겠다는 대답만이 돌아왔기에 도혁은 그제서야 모두를 내보냈다. 그리고 성민이 팩스로 보낸 종이 한 장을 다시 들어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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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스의 은밀한 비밀   007.

    오주하. 만 23세. 생일은 11월 17일. 현재 한서대학교 건축학과 5학년 2학기 재학 중. 9학기 중의 6학기는 과에서 1등. 전액 장학금. 졸업 후에 취업 예정. 가족은 부모님, 그리고 고등학생인 여동생 한 명. 가족들은 지방 거주. 그래서 서울에 혼자 자취 중이고, 위치는 학교 앞 원룸. 부모님은 평범한 회사원.별다를 것 없는 정보의 나열이었는데 읽는 내내 자꾸만 그녀의 얼굴이 떠올랐다. 감정이 끼어들 틈 같은 것은 없는 종이 한 장이었는데도, 심드렁하던 주하의 얼굴이 어른거리는 듯했다."오주하."그는 입 밖으로 그녀의 이름을 내뱉어보았다. 심장이 쿵 떨어지기라도 한 듯, 기분이 이상해서 주먹을 꽉 쥐었다 놓으니 피가 그제야 손끝까지 통하는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무언가가 가슴 안쪽을 긁는 것 같은 기분도 들었다. 왜 이렇게 마음이 요동치는지, 아직도 정답을 찾지 못해서 도혁은 조금 마음이 답답했다. 주하를 떠올리니 숨이 한 박자씩 어긋나는 듯했다. 그게 불편한 것 같기도, 불쾌한 것 같기도 했다. 그런데 동시에 떨리는 것 같기도 했다. 뭐가 떨리는지는 모르겠어도."...하..."종이를 읽고 또 읽어도 주하는 평범하디 평범한 대학생이었다. 도혁이 살아온 인생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러니까 언감생심 쳐다도 보지 않는 게 맞는 일이었다. 이대로 잊어버리면 그만이었다. 사실 지금까지 쭉 그렇게 생각했는데도, 종이에서 손이 떨어지질 않았다. 미친 게 아니고서야. 도혁은 그렇게 생각했다가 이제 그만 인정하기로 했다. 그냥 미친 것으로 하자고. 도대체 언제인지는 몰라도 건너서는 안 될 강을 이미 건넌 게 틀림이 없었다. 그는 되돌아가는 방법 같은 건 알지 못했다. 그냥 할 수 있는 것을 해야 했다. 우선은, 오주하의 경계심을 무너트릴 방법부터 찾아야만 했다. 앙큼하게 가자마자 전화번호를 차단했을 것이 틀림없는, 그녀에게 다가갈 방법.

  • 보스의 은밀한 비밀   006.

    "성철아.""예, 형님."성철은 갑작스러운 부름에도 당황하지 않았다. 성철은 그저 씩씩하고 큰 목소리로 대답했다."정리는 어떻게 되어가냐.""그... 게..."그러나 이어지는 질문에 성철은 당황해서 옆 사람을 보았다. 그는 무슨 정리냐고 묻지도 못하고, 무슨 대답이든 하긴 해야 해서 말꼬리를 길게 늘였다. 그리고 주변 사람들에게 눈으로 SOS를 보냈다. 하지만 모인 이들 중에 그 누구도 '정리'라는 단어에 대해 이해하지 못했다. 성철은 어쩔 수 없어 도혁에게 되물었다."형님, 어떤 정리인지 자세히 말씀해주시면...""노친네가 하던 일, 다 정리하라고 했잖아."성철은 잠시 멍하니 있었다. 도혁이 말하는 '노친네'는 그의 할아버지였다. 그러니까 처음 이 조직을 만든 사람이라고 할 수 있었다. 도혁은 제 아버지가 2년 전쯤 일선에서 물러나며 조직을 그에게 물려줄 때부터 조직에서 하던 일을 전부 정리할 생각을 하고 있었다. 세상이 변하고 있으니까. 그는 언제까지나 그런 일만 할 순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1년 전쯤, 부하들에게 그런 명령을 내리긴 내렸다. 그사이에 한 번도 진척 상황을 물어보지 않았을 뿐이었다. 단 한 번도. 그러니까 그런 명령을 내렸는지 까먹었을 정도로."아, 그, 그 정리, 말씀입니까? 당연히, 예, 되고 있습니다...! 하하!"성철은 아주 과장되게 웃었다. 어차피 오늘이 지나면 또 물어보지 않을 텐데 여기서 멍청하게 그런 건 안 하고 있다고 실토할 필요는 없는 법이었다. 도혁은 성철의 대답을 듣고 다른 사람 이름을 불렀다."태규야.""예, 형님...!!"성철과 태규는 도혁의 할아버지가 조직을 만들 때부터 있었을 정도로 오래된 부하였고, 지금도 도혁의 양팔을 맡고 있었다. 처음엔 막내였어도 많은 시간이 흘러 지금은 도혁

  • 보스의 은밀한 비밀   005.

    "어때? 가족 때문에 빚이 좀 있긴 한데, 학교 선생님이야. 괜찮아."도대체 뭐가 어떻냐는 건지. 도혁은 술병을 빼앗아 자신이 따르고, 병은 테이블 위에 내려놓았다. 그리곤 단숨에 한 잔을 다 마셨다. 술이 조금 들어가면 어제와 같은 상태가 될지도 몰랐다."지금까지와는 좀 다른 스타일로 준비를 해본 건데?"하지만 도혁의 옆에 앉은 사람은 그를 쳐다보지도 못하고 덜덜 떨고 있었다. 여기서 소개팅하겠다는 건 아니었기에 그는 그저 술잔을 내려놓으며 잠시 숨을 골랐다. 하룻밤. 그 정도만 보내면 그만이었다. 그는 자신의 얼굴을 힐끔거리는 사람을 위주로 한 명씩 눈을 맞춰보았다."......"그러다가 문득, 그는 지금 자신이 여기서 도대체 뭘 하고 있는 건지 알 수가 없었다. 그냥 해프닝으로 끝내기로 해놓고, 확인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말이 되질 않았다. 이럴 거면 그냥 마음에 걸리는 사람에게 전화를 해보는 게 나았을 것을."잠시만."도혁은 다시 룸에서 나와 핸드폰을 들었다. 그리고 하루 종일 머릿속을 떠다니던 11자리의 핸드폰 번호를 눌러보았다. 저장하지 못한 채, 외워버린 번호를.그러나, 번호를 차단당했다는 건 신호가 가자마자 거의 바로 알 수가 있었다. 도혁은 하루 종일 고민한 게 조금 허탈할 지경이었다. 어차피 전화 연결 따위는 되지 않을 것이었는데. 도혁은 금방 다시 방으로 들어가 성민에게 성큼성큼 다가갔다."뭐, 뭐 어쩌라고?"성민은 커다란 도혁이 위협하듯 내려다봐서 순간 움찔거렸다. 사실 위협을 당할 만한 사이는 아니었지만, 아무래도 도혁이 너무 커다란 사람인 데다가 표정이 험악하다 보니 순간적으로 당황한 것이 사실이었다."핸드폰.""뭐? 내 핸드폰?"도혁은 대답하지 않고 살짝 인상을 썼다. 성민은 조금 투덜거리며 핸드폰을 주머니에서 꺼냈다. 굳이 그

  • 보스의 은밀한 비밀   004.

    도혁은 뭐라고 저장해야 할지 몰라 저장도 못한 11자리의 핸드폰 번호를 가만히 내려다보았다. 취할 정도로 마신 건 아니라지만, 아침이 되니 정신이 돌아온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는 사실 무슨 생각으로 번호를 받아왔는지 정확히 기억나질 않았다. 대체 그 여자랑 뭘 하겠다고. 짧은 해프닝으로 끝내면 그만이었다. 그는 그렇게 다짐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쩌면 어제를 기점으로 성욕이 돌아왔을지도 모를 일이었다."형님! 계십니까? 들어가도 됩니까?""왜."그는 곧장 씻으러 가려다가 문밖에서 들리는 목소리에 짧게 답했다."아니, 어제 갑자기 사라지셔서... 차도 그대로 두고 가시고, 누가 들어왔다고는 하는데 방에 오셨는지 와봤습니다.""택시 타고 들어왔어. 말 나온 김에 차 좀 찾아와. 차키 여기 있으니까."도혁은 문을 열고 차키를 휙 던졌다. 도혁을 찾아온 성철은 키를 손으로 받아내며 문틈으로 그를 한참 살폈다. 성철의 눈에는 평소와 다를 것이 없어 보였다. 술을 마시다가 사라진 적은 없었던지라 이상했지만 팬티만 한 장 걸치고 잠든 몸에도 상처는 없는 듯하고, 얼굴도 태연했다. 그래서 그는 알겠다고 말하며 멀어졌다. 도혁은 가만히 샤워기 아래에 서서 새벽의 일을 다시 떠올려보았다. 그 여자의 목소리, 얼굴, 말투, 그리고 다른 모든 상황."아."도혁은 저도 모르게 고개를 내렸다가 다시 들었다. 이건 확실히 뭔가 이상했다. 주치의를 만나야 하는 건지, 그 여자를 다시 만나야 하는 건지 판단이 서질 않았다. 일단 확인해 보아야 하는 것은 있었다. 어제의 그 사람이 아니어도 되는지, 그 사람이어야만 하는지."태규야.""예, 형님."도혁은 방 안에 있는 내선 전화기로 사람을 호출해 명령을 내렸다."홍성민한테 연락 넣어둬. 오늘 간다고.""예? 무슨 일로 짭새한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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