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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화

Author: 소여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05-07 19:18:50

"...어디 갔다 왔냐?"

늦은 밤, 두 사람만의 외출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자,

문 앞에는 팔짱을 낀 에리스가 단단히 삐진 얼굴로 서 있었다.

"어…? 자는 줄 알았는데. 루카랑 시장 구경 좀 다녀왔지."

로테가 어깨를 툭 건드리자, 에리스는 손등을 찰싹 때려냈다.

"흥."

그 모습에 루카가 피식 웃었다.

"너 질투하냐? 먼저 잔다며."

"아니."

에리스는 눈썹을 치켜올리며 대답했다.

"내가 화난 건, 둘이 시장 다녀와 놓고 내 거 하나도 안 사 왔다는 거야."

"…. 그거였어?"

"그래! 닭꼬치 하나라도 '아, 이건 에리스 줘야지~' 할 수 있잖아!"

씩씩거리던 에리스가 외쳤다.

"난 너희가 데이트를 하든, 결혼을 하든, 애를 낳든 관심 없어!

근데 난 몇 달째 버섯만 먹고 있다고! 고기 먹고 싶어!"

로테는 미안한 얼굴로 주머니를 뒤적였다.

"에리스, 미안해. 다음엔 셋이 같이 가자. 이거라도 받아."

로테의 손바닥 위에 올려진 알사탕 하나.

에리스는 알사탕을 재빨리 낚아채 입에 넣었다.

그 모습을 본 루카가 눈을 가늘게 뜨며 말했다.

"근데 로테. 그건 또 어디서 났어?"

"산 거 아니야. 바닥에 굴러다니길래 주웠어."

"...우웩!"

에리스는 즉시 뱉어냈고, 루카는 배를 잡고 웃었다.

"푸하하하! 여신이 바닥 알사탕 주워 먹었네!"

"닥쳐!!!"

다음 날 아침.

에리스는 혀를 세 번 닦으며 중얼거렸다.

"아직도 바닥 먼지 맛이 나…."

"…."

"그건 그렇고, 저 꼬맹이가 헬리오스인지 아닌지 확인해 봐야겠어."

'…. 사람을 의심하는 마음은 검증 후 빨리 없애는 게 맞다.

혹시라도 저 녀석이 헬리오스라면, 빨리 처리하고 아버님께 내 가치를 인정받는 거다….'

욕실에서 나온 에리스는 곧장 루카에게 다가갔다.

"야, 꼬맹이."

"뭐야."

"너 태양을 어떻게 생각하냐?"

"…. 갑자기?"

"빨리 말해."

"…. 뜨거워서 싫어."

"아."

예상 밖의 대답에 에리스는 눈을 가늘게 떴다.

'치밀하게 아닌 척하는 건가…?'

그녀는 식탁 위 화분을 집어 루카 앞에 들이밀었다.

"…. 뭐 하냐?"

"태양처럼 광합성시켜 봐."

"드디어 미쳤냐?"

"난 네가 수상해."

"대체 뭐가?"

"아무튼 수상해."

그 말을 들은 로테가 피식 웃었다.

"하긴 루카는 어린애치고 마법도 잘 쓰고, 좀 어른스럽긴 하지."

에리스의 눈이 번쩍 뜨였다.

"그치? 쟤 수상하다니까."

"아니, 뭘 증명하려는 건데?!"

"너 인간이냐?"

"인간이지. 네 눈엔 내가 오크로 보이냐?"

"오크보다 더 이상한 무언가."

"와, 아침부터 시비 거네."

"그만해 에리스~ 루카 삐지겠어."

"삐진 게 아니라 화난 거야, 로테..."

"흥. 오늘은 이만 봐주지."

에리스는 물러났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곧장 다락방으로 올라간 그녀는 종이와 펜을 꺼냈다.

[루카 = 헬리오스?]

[의도적인 회피 가능성 높음]

[오늘 저녁 최종 검증 시행]

에리스는 진지한 얼굴로 이상한 가설만 적어 내려갔다.

"기필코 잡아서 죽여버리고 말 테다…."

몇 시간 뒤, 해가 질 무렵.

집 앞에 서서 노을을 바라보던 루카는 부담스러운 얼굴로 옆을 흘끗 바라봤다.

조금 떨어진 곳에는 에리스가 두 팔을 낀 채, 눈 하나 깜빡이지 않고 그를 노려보고 있었다.

"…. 저기."

"나 신경 쓰지 마."

"아니, 아침부터 지금까지 따라다니면서 계속 쳐다보는 이유가 뭐냐고."

"안 쳐다봤어."

"방금도 보고 있었잖아!"

에리스는 루카의 말을 살포시 무시하고 혼자 중얼거렸다.

"…. 지금 이 시각이 핵심이야."

"대체 뭐가 핵심인데?!"

아침부터 하루 종일 루카를 감시해 온 에리스는 지금 누구보다 진지했다.

'태양은 저녁이면 진다.

저 녀석이 정말 헬리오스라면, 해가 지는 순간 어딘가로 사라질지도 모른다.'

그것이 밤새 고민 끝에 세운 그녀의 최종 검증 계획이었다.

'자, 정체를 드러내 봐라…. 헬리오스.'

혼자 비장한 눈빛을 빛내는 에리스를 보며 루카는 한숨을 내쉬었다.

"…. 미친 거 아니냐, 저거."

루카는 발치에 굴러다니던 작은 돌멩이를 집어 들었다.

휙.

딱콩.

"악!!"

돌에 맞은 에리스가 이마를 감싸 쥐고 펄쩍 뛰었다.

"무슨 짓이야!!"

"정신 차려."

"너 지금 신성모독 한 거 알아?!"

"네가 언제부터 신성했는데."

"아, 진짜 너 짜증 나!"

결국 에리스는 최종 검증이고 뭐고 씩씩거리며 집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루카는 한숨을 쉬며 노을 진 하늘을 올려다봤다.

"하…. 누가 할 소릴."

"뭐야? 또 무슨 일 있었어?"

그때 근처 숲에서 저녁거리를 캐오던 로테가 바구니를 안은 채 싱글싱글 웃으며 다가왔다.

"에리스가 오늘 하루 종일 나 쫓아다니면서 이상한 짓만 골라서 했어."

"푸핫. 에리스가 너 좋아하는 거 아니야?"

"난 저런 스타일 안 좋아해."

"응? 그럼 넌 어떤 스타일 좋아하는데?"

로테의 가벼운 질문에 루카는 잠시 입을 다물었다.

노을빛이 그의 얼굴 위로 길게 내려앉았다.

"…. 미소가 예쁜 여자."

"미소만 예쁘면 되는 거야?"

"내가 좋아했던 여자가, 미소가 예뻤거든."

그 대답에 로테는 눈을 동그랗게 뜨며 생각했다.

로테가 보기에 루카는 아무리 봐도 열세 살 남짓한 아이의 모습이었다.

"우와. 루카는 어려 보여도 연애는 빨리해 봤나 보다?"

"미안한데, 나 이렇게 보여도 나이 많아."

"그래그래. 그 나이대 애들은 다 자기가 어른인 줄 알더라. 나도 그랬어~"

"…. 지금은 힘이 없어서 이 모습일 뿐이야."

로테는 루카의 말에 고개를 갸웃했다.

"…. 너도 변신하는 괴물 같은 거니?"

"…. 괴물은 아니야."

루카는 어이없다는 듯 웃더니 어깨를 으쓱했다.

"아무튼 내 원래 모습 보면 로테도 반할걸."

"그래 그래~ 믿을게."

"안 믿잖아."

"믿는다니까?"

로테는 장난스럽게 웃으며 바구니를 흔들었다.

"자, 그보다 어서 들어가자. 배고프지?"

"오늘 저녁은 뭔데?"

"버섯."

"…."

"왜 그래?"

"…. 아 또 버섯?"

"불만 가지지 마."

로테가 웃음을 터뜨렸고, 루카는 깊은 한숨을 쉬며 그녀의 뒤를 따라 집 안으로 들어갔다.

저녁 식사 준비를 마친 로테는 다락방 문 앞에 서서 에리스를 불렀다.

"에리스, 저녁 먹어~!"

문 너머에서 곧장 퉁명스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안 먹어! 보나 마나 또 버섯이잖아. 너랑 꼬맹이 둘이서 먹어. 나 바빠, 말 시키지 마!"

로테는 걱정스러운 얼굴로 루카에게 말했다.

"에리스가…. 뒤늦게 사춘기가 왔나?"

"야 쟤 나이면 사춘기가 아니라 갱년기겠지."

"루카, 에리스 그만 놀려."

로테는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나 에리스가 왜 저러는지 알 것 같아."

"뭐?"

"쟤는 지금 사랑 때문에 심란한 거야."

"뭐? 갑자기?"

로테는 책장으로 성큼성큼 걸어가 낡은 공책 한 권을 꺼내 왔다.

"뭐야, 그건?"

"우리 어머니 연애 일기."

"남의 일기는 읽는 거 아니야."

"아냐. 어머니가 맨날 아버지랑 이렇게 저렇게 사랑했다고 자랑하셨는걸."

로테는 공책 표지를 쓰다듬으며 미소 지었다.

"외로운 날 이걸 읽으면 부모님이 내 옆에 있는 것 같았어."

루카는 팔짱을 낀 채 턱짓하며 말했다.

"…. 그럼 한번 읽어봐."

로테는 흐뭇한 표정으로 일기장을 펼쳤다.

[xxx년 9월 22일, 날씨 맑음]

펠리와 사귄 지 1일째.

그는 왜 아직 프러포즈하지 않는 것인가.

나를 사랑하지 않는 게 분명하다.

개자식. 여자를 놀리다니. 죽어버려.

루카는 첫 장부터 미묘한 표정을 지었다.

"…. 음?"

로테는 아무렇지 않게 다음 장을 넘겼다.

[xxx년 9월 23일, 날씨 흐림]

펠리가 나에게 살려달라고 외쳤다.

길을 잃어 숲에 들어왔고 엘쉬온 도시로 가는 길을 물었다.

뭐? 살려달라니?

어서 빨리 내 여자가 되어 내 마음을 살려달라는 뜻인가?

귀여운 녀석.

엘쉬온에 가려면 어찌 가야 하냐고?

다른 길을 함께 걸어가자는 뜻이겠지.

푸흡...

이것이 바로 프러포즈구나.

"…. 어, 로테?"

루카가 뭔가 말하려 했지만 로테는 이미 다음 장을 펼치고 있었다.

[xxx년 1월 4일, 날씨 맑음]

한동안 일기를 못 쓴 건 많은 일이 있었기 때문이다.

펠리와 나 사이에 아이가 생겼기 때문.

펠리는 눈물을 흘리며 기뻐했다.

사실 전날 술을 왕창…. 이 아니라,

서로 진실한 대화를 나눈 끝에 사랑의 결실이 찾아온 것이다.

이름은 뭐로 지을까?

남자아이라면 데키스.

여자아이라면 샤를로테가 좋겠다.

…. 중략.

로테는 책을 덮으며 눈을 반짝였다.

"멋진 이야기지?"

"어…. 응. 진짜 멋지다."

루카는 처음부터 끝까지 무언가 이상한 연애 일기라고 생각했지만, 결국 두 사람이 행복했고 로테 또한 행복해 보였기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로테는 감성에 젖은 얼굴로 중얼거렸다.

"나도…. 빨리 사랑을 하고 싶어. 나 닮은 아이도 보고 싶고."

루카는 버섯구이 하나를 집어 먹으며 대답했다.

"음…. 그러려면 친구도 좀 많이 만들고 다녀야 하지 않을까? 검은 숲에만 있지 말고."

"그렇지만 난 계속 여기서만 살았는걸. 뭘 해야 할지도 모르겠어."

"요즘 자연스러운 만남이 유행인 거 몰라? 좋은 사람 만나려면 네가 발로 뛰어야 해."

로테는 눈을 동그랗게 뜨더니 환하게 웃었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만난 루카랑 결혼할까?"

"왜 또 이야기가 그렇게 흘러가는데."

"왜? 너 원래 모습 보면 내가 반할 거라며."

루카는 잠시 웃다가 시선을 내렸다.

"…. 우린 만난 지 얼마 안 됐고, 난 힘을 회복하면 다른 곳으로 갈 거야."

"어…?"루카의 생각지도 못한 말에 로테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매번 이렇게 신세만 질 순 없잖아."

"아니야, 루카. 난 이렇게 셋이서 사는 것도 좋다고 생각해..."

"로테. 사람은 언제까지나 한자리에만 머물 수는 없어."

"이별은…. 싫은걸."

잠시 조용해졌다.

루카는 괜히 무거워진 분위기를 털어내듯 손뼉을 쳤다.

"자, 무거운 이야긴 끝. 버섯이나 먹자."

로테는 버섯을 입에 넣었지만 아무 맛도 느껴지지 않았다.

언젠가 헤어질 루카를 떠올렸기 때문이다.

루카는 그런 로테의 마음을 아는 듯했지만 애써 모르는 척했다.

잠시 뒤, 그가 먼저 입을 열었다.

"로테."

"응?"

"나중에 숲 밖에 나가서 또 놀자."

로테의 표정이 순식간에 밝아졌다.

"응…!"

그녀는 갑자기 신이 난 얼굴로 버섯을 집어 먹으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루카는 접시를 치우는 로테를 바라보다가 조용히 눈을 내리깔았다.

'...또 인연이 두려워 먼저 거리를 두는 건, 대체 누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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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잠시후.​영상 속의 에레보스의 붉은 눈동자가 잠시 번뜩이기 시작하더니 천천히 두 팔을 벌렸다.​그리고 그의 양 손바닥에서 검은 마력이 폭발하듯 퍼져 나갔다.​쿠구구구구구ㅡ​순식간에 하늘이 태양 자체가 삼켜진것 처럼 새까맣게 물들었고 주변의 나무들이 빠른 속도로 말라가기 시작했다.​풀은 회색으로 변했고 꽃은 순식간에 시들어 버렸다.​생명력이 강제로 빨려 나가는 것 같은 충격적인 모습.​"..."​세 사람은 말없이 영상을 바라봤다.​그리고 영상 속 메르디시안이 검은 기둥에 휩쓸렸다.​그의 모습은 마치 용암 속에 던져진 사람처럼 피부가 녹아내리고 근육이 타들어 가더니 이내 뼈가 드러났다.​그것은 공격이라기보다 자연재해에 가까웠다.​그 모습을 끝으로 영상이 종료되었다.​팟-!​"봤지?"​메르디시안의 담담한 목소리가 집무실 내부를 울렸다.​하지만 세사람 중 아무도 대답하지 못했다.​메티스는 입을 벌린 채 굳어 있었고 항상 여유를 부리던 아이테르도 처음으로 농담할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그리고 애드는 점점 표정이 참담해지고 있었다.​'…아버지 저보고 저걸 막으라고요?'​애드의 등골이 서늘해졌다.​방금까지는 어떻게든 해 볼 수 있다고 생각했다.​하지만 저건 인간이 상대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었다.​한 순간 에레보스를 막아 달라고 부탁했던 헬리오스가 조금 원망스러워졌다.​'아버지… 저건 아무리 강해지더라도 잘못 끽하면 바로 사망인데요?’​애드는 진심으로 현실을 부정하기 시작했다.​그리고 그는 살짝 희망회로를 돌리며 메르디시안에게 물었다.​"혹시 공략법은 있나요?""없어.""망했네."​그렇게 세 사람은 어둠의 힘에 대해 알아가면 알아갈수록 거대한 벽을 마주한 기분이 들었다.​아니 그냥 벽이 아닌 절대 뚫리지 않는 철벽같았다.​아이테르가 무거운 표정으로 애드의 어깨를 툭툭 두드렸다.​"힘내라, 애드.""...?"​곧이어 메티스도 애드의 등을 토닥이며 엄지를

  • 복수는 사랑보다 늦게온다.   72화

    ​​메티스와 아이테르, 애드는 서로의 얼굴을 번갈아 바라보며 경악했다.​메르디시안이 설명해 준 '심연의 손'과 기본 공격만 해도 이미 최강의 기술처럼 느껴졌는데, 그것조차 준비운동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기 때문이었다.​메티스가 굳은 얼굴로 메르디시안에게 조심스럽게 물었다.​"저기... 마왕님?""음?""마왕님도 에레보스와 같은 어둠의 힘을 쓰고 계시잖아요.""그 공격들에 대한 공략법은 없나요?"​메르디시안은 잠시 턱을 괴고 생각에 잠겼다.​그리고 피식 웃으며 대답했다.​"'심연의 손'이나 기본 공격 정도는 알려줄 수 있지.""나도 쓰는 기술이니까.""하지만..."​메르디시안의 표정이 살짝 진지해졌다.​"지금부터 설명할 건 에레보스만 사용할 수 있는 힘이다.""나도 약점을 몰라.""..."​그 순간 분위기가 무거워졌다.​그때 애드가 메르디시안을 똑바로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설명만 듣는 것보다 직접 겪는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나중에 어둠의 힘을 직접 보여주실 수 있나요?""어?"​메르디시안은 애드의 말이 의외라는듯한 표정을 지었다.​"그 정도야 어렵지 않은데."​그는 검지손가락 끝에 검은 마력을 아주 작게 피워 올렸다.​그리고 아무렇지도 않게 맞은편에 있던 아이테르를 향해 손가락을 겨눴다.​퓨슉-!​"어?""어어?"​아이테르는 본능적으로 몸을 비틀었다.​검은 마력이 스쳐 지나간 바닥이 폭발하듯 갈라졌다.​쾅!!!!!!!​대리석 바닥은 새까맣게 변하며 부식되기 시작했다.​치이이익ㅡ​금세 표면이 녹아내렸고, 내부 구조까지 드러났다.​푸쉬이이이...​아이테르는 식은땀을 흘리며 부서진 바닥을 내려다봤다.​"..."​잠시 세사람 사이에 짧은 정적이 흘렀다.​메르디시안은 머리를 긁적이며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그게...""기술이라고 부르기에도 민망한 수준인데도.."​그는 썩어가는 바닥을 가리키며 말했다.​"위력이 저

  • 복수는 사랑보다 늦게온다.   15화

    상황 파악이 되지 않은 애드는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지만, 억지로 숨을 삼키며 입을 열었다.​“이모… 이게 무슨 상황이야?”“설마… 그놈이 또 습격한 거야?”​애드는 비틀거리며 로테에게 다가가려 했다.​그 순간.​에리스가 검은 창끝으로 애드의 목을 겨눴다.​“아니.”​ 에리스는 싸늘하게 말했다.​“내가 죽였어.”“……뭐?”​애드는 믿을 수 없다는 듯 눈을 크게 떴다.​“거짓말하지 마!”“이모가 왜 엄마를 죽여?”“엄마 안 죽었잖아… 또 둘이서 장난치는 거지?”​쉬이익-!!!!​에리스의 창이

  • 복수는 사랑보다 늦게온다.   2화

    “으, 배고파……” “와, 진짜 이런 식으로 사람을 굶긴다고?” 결국 저녁을 굶어버린 세 사람은, 다음날 아침까지 공복으로 버텨야 했다. “…….” 에리스가 어이없다는 듯한 눈빛으로 루카를 쳐다봤다. “망할 꼬맹이, 넌 왜 은근슬쩍 우리 집에서 자는 건데?” “로테가 자라고 해서 잔 건데, 무슨 불만이라도?” “어, 불만 많아. 여긴 우리 집이거든.” 그 말에 로테가 피식 웃으며 끼어들었다. “…따지고 보면 내 집이지.” “에리스, 너도 얹혀사는 거잖아.” “입 다물어.” 에리스가 바로 맞받아쳤다. “네가

  • 복수는 사랑보다 늦게온다.   1화

    엘쉬온의 검은 숲.여전히 고요했지만 더 이상, 로테 혼자만의 숲은 아니었다.로테가 토마토로 ‘친구’를 소환한 지, 몇 달이 지난 지금.에리스는 바닥에 그려진 마법진을 내려다보며 미간을 찌푸렸다.“…야.”그녀가 낮게 로테에게 말했다.“아무리 봐도 네가 나를 소환했던 이 마법진…”손끝으로 그려진 선을 툭 건드린다.“…그리폰이 아니라 병아리야.”“병아리 아니라고!!”로테가 벌떡 일어나며 소리쳤다.“이건 그리폰이야! 내가 그리폰이라고 하면 그리폰이라고!”에리스는 잠시 그녀를 빤히 바라보더니,이내 아주 진지한 얼굴로

  • 복수는 사랑보다 늦게온다.   프롤로그

    어느 날,정체불명의 남자에게 아버지를 잃었다.그리고 그 다음 날,가족처럼 믿었던 이모의 손에 어머니가 죽었다.그 둘은 같은 편이었다.…그 사실을, 나는 너무 늦게 알았다.지금 나는 떨어지고 있다.발밑이 사라진 순간,세계가 뒤집혔다.바람이 귀를 찢듯 스치고,숨이 가슴에서 빠져나간다.손을 뻗어도 잡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절벽 끝.그 위에, 한 사람이 서 있다.이모.아니—‘불화의 여신’, 에리스.나는 도망치려 했다.끝까지, 살아보려고 발버둥 쳤다.하지만 결과는 이거다.낙하.죽음 직전.웃기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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