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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2화

Penulis: 초향
고지후의 눈빛에 잠시 미묘한 흔들림이 스쳤다.

임채아가 다시 말했다.

“난 네가 나서서 지율 씨에게 보복하길 바라는 것도, 그녀를 곤란하게 만들길 바라는 것도 아니야. 단지 내가 바라는 건 그저 제대로 된 연주회 한 번 개최해서 소원을 풀고 싶을 뿐이야. 그리고...”

그녀는 조용히 고지후를 바라보았다.

그 눈에는 설명하기 어려운 감정이 고여 있었다.

“너랑 하준이가 잘 지냈으면 좋겠어.”

...

밤 8시, 하지율과 강병주는 약속대로 현성의 음악 교류회에 모습을 드러냈다.

하지율은 꽤 오랜만에 강병주를 보았다. 오늘 본 강병주는 미간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는 듯했다.

“선배.”

하지율이 가벼운 목소리로 불렀다.

“혹시 무슨 고민거리라도 있어요?”

강병주가 막 입을 열려는 순간, 큰 키에 늘씬한 한 남자의 그림자가 불쑥 하지율 앞에 섰다.

“하지율, 나랑 얘기 좀 해.”

하지율이 대답하기도 전에 강병주가 몇 걸음 앞으로 나서며 그녀 앞을 막았다. 그리고 경계하는 눈빛으로 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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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자의 배신, 이혼만이 답이다!   제1687화

    하지율은 입술을 달싹였다. 무언가 말하려는 듯했지만 끝내 아무 말도 꺼내지 못했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스스로도 마음이 정리되지 않았다.조금 전까지 강하게 밀어붙이던 주용화는 어느새 태도를 누그러뜨린 상태였다. 그는 하지율을 바라보며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지율 씨...”잠시 말을 고르던 그가 다시 천천히 입을 열었다.“요즘 제가 뭐 잘못한 거 있습니까?”짧게 숨을 고른 뒤, 그는 그녀를 똑바로 바라본 채 말을 이었다.“그래서 저 피하는 겁니까?”하지율의 눈빛이 미세하게 흔들렸다.“아니에요.”그녀는 애써 아무렇지 않은 척 담담하게 말했다.“그냥 제가 요즘 좀 바빠서...”하지만 주용화는 그녀의 말을 끊었다.“거짓말...”그의 시선은 지나치게 날카로웠다. 마치 사람 속까지 그대로 들여다보는 거울 같았다.하지율은 결국 다시 입을 다물었다.주용화를 피하려 했던 것도 결국 같은 이유에서였다. 그는 지나치게 영리하고 예민한 사람이었다.그래서 그의 앞에만 서면 아무리 감추려 해도 감정이 고스란히 드러나고 말았다.거짓말도, 망설임도, 흔들리는 마음마저 전부 다 들킬 것만 같았다.주용화는 천천히 두 손으로 하지율의 어깨를 감쌌다. 그리고 고개를 살짝 숙여 그녀의 눈을 바라봤다.“혹시 SNS에 올린 사진 때문입니까?”그는 곧바로 휴대전화를 꺼냈다.“지율 씨가 싫으면 바로 지우겠습니다.”금방이라도 게시물을 삭제하려는 듯 화면을 스크롤하자, 하지율이 급히 그의 손을 붙잡았다.“화야 씨!”하지율은 작게 숨을 삼킨 뒤 말했다.“그거 때문은 아니에요.”주용화의 손이 멈췄다. 그는 하지율의 얼굴에서 눈을 떼지 않은 채 물었다.“그러면 뭐 때문인데요?”하지율은 또다시 말을 잃었다.말하고 싶지 않은 게 아니었다. 단지 어디서부터 어떻게 꺼내야 할지 몰랐다.‘혹시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이 있는 거 아니냐고. 전부 기억을 되찾으면 결국 전처한테 돌아가는 거 아니냐고. 지금 나한테 향하는 감정도 사실은 다른 사람에게 향했던 감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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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자, 주용화가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막 들어오던 하지율과 시선이 정면으로 마주쳤다.하지율의 걸음이 순간 멈췄다.“화야 씨? 여기 어떻게 오셨어요?”하지율 사무실 출입문에는 지문 인식 잠금이 걸려 있었다.하지만 주용화가 떠난 뒤에도 하지율은 그의 지문을 삭제하지 않았다.그래서 주용화는 돌아온 뒤로도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었다. 다만 오늘처럼 일부러 사무실에서 기다리고 있었다는 건 분명 유소린이 일정을 알려준 게 틀림없었다.하지율의 스케줄을 자세히 아는 사람은 유소린뿐이었으니까.그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하지율은 한 번도 막지 않았다.주용화에 대한 믿음 때문이었다.어두운 조명 아래 앉아 있는 주용화의 얼굴에는 평소보다 더 짙은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었다.주용화는 깊게 가라앉은 눈빛으로 하지율을 바라봤다.“지율 씨 얼굴 너무 오래 못 봐서요... 보고 싶어서 그냥 와봤습니다.”주용화는 ‘보고 싶었다’는 말을 너무도 자연스럽게 꺼냈다. 마치 오래된 연인 사이에서나 나올 법한 익숙한 말이었다.하지만 따지고 보면 두 사람이 얼굴을 보지 못한 시간은 고작 일주일 남짓에 불과했다.하지율이 문 앞에 선 채 안으로 들어오지 않자, 주용화가 느슨하게 웃으며 말했다.“왜 안 들어오십니까?”그는 잠시 하지율을 바라보다가 천천히 말을 이었다.“제가 잡아먹기라도 할 것 같습니까?”입가에는 분명 미소가 걸려 있었지만, 하지율은 단번에 알아챘다. 주용화의 기분이 좋지 않다는 걸.오랜 시간 가까이 지내온 만큼, 그런 미묘한 분위기를 모를 리 없었다.하지율은 천천히 걸어가 주용화 앞에 섰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제가 요즘 일이 좀 많아서요. 그래서...”하지만 말은 끝까지 이어지지 못했다.그때 주용화가 먼저 그녀의 말을 끊었다.“정기석 씨 만날 시간은 있으셨나 봅니다.”하지율의 눈빛이 순간 흔들렸다.그녀는 곧바로 주용화를 바라봤다.주용화는 한순간도 시선을 피하지 않은 채 하지율을 응시하고 있었다.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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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시온은 하지율을 바라보며 비웃듯 입꼬리를 비틀었다.“그렇게 사람 만들어놨더니, 정작 곁에 남은 건 다른 여자라... 그런데 이번에는 늘 원칙주의자이던 소현이가 예외를 두면서까지 하지율 씨를 밀어줬네요.”하지율의 표정은 여전히 담담했다.기분이 상한 건지, 아니면 정말 아무렇지 않은 건지 겉으로는 좀처럼 읽히지 않았다.남시온은 그런 그녀를 바라보며 다시 물었다.“아직 모르시겠습니까? 왜 용화가 이 이야기를 하지율 씨에게 단 한 번도 하지 않았는지.”하지율은 잠시 생각하다가 조용히 답했다.“글쎄요.”남시온은 흥미롭다는 듯 낮게 웃었다.“설마 이번에도 중요하지 않은 일이라 잊고 있었을 거라고 말씀하시려는 건 아니겠죠?”하지율은 대답하지 않았다.짧은 침묵이 방 안에 가라앉았다.그때 남시온이 다시 천천히 입을 열었다.“용화는 적에게는 냉정한 사람이지만, 적어도 자기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에게 거짓말을 하는 성격은 아닙니다.”그는 하지율을 똑바로 바라봤다.“소현이와의 일을 굳이 숨기려 했던 게 아닙니다.”남시온의 입가에 의미를 알 수 없는 미소가 번졌다.“숨기려 했다기보다 애초에 기억조차 못 하는 일이니까요.”그 말을 듣는 순간 하지율의 눈빛이 미세하게 흔들렸다.순간 머릿속을 스쳐 지나가는 가능성이 있었다.“설마... 화야 씨가 기억을 잃었던 적이라도 있었던 건가요?”남시온은 예상보다 빠른 반응에 눈썹을 살짝 움직였다.“완전히 기억상실이라고 할 정도는 아닙니다만 최면 치료를 받은 적은 있습니다.”...남시온을 만나고 나왔을 때는 이미 밖이 완전히 어두워진 뒤였다.유소린은 계속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던 듯, 하지율이 나오자마자 곧바로 다가왔다.“지율아, 로이 가문 가주라는 사람 대체 뭐 하는 사람이야?”유소린이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물었다.“무슨 얘기를 했길래 이렇게 오래 걸렸어?”하지만 하지율은 가볍게 고개만 저었다.“일단 돌아가자.”하지율의 얼굴에 짙게 내려앉은 피로를 본 유소린은 더 이상 묻지 않았다.“그래.

  • 부자의 배신, 이혼만이 답이다!   제1683화

    첫 대면에서는 하지율이 우위를 점했다.남시온은 더 이상 빙빙 돌려 말하지 않았다.“저와 용화, 그리고 소현이까지. 저희 세 사람은 10년 전 한 선발 대회에서 처음 만났습니다.”남시온은 잠시 시선을 내리깔았다.“참가자는 총 100명. 그중 무인도에서 살아남아 빠져나올 수 있는 사람은 단 세 명뿐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세 사람만이 최상위 엘리트 양성 과정을 받을 자격을 얻을 수 있었죠.”그는 물잔을 들어 목을 축인 뒤 다시 말을 이었다.“당시 저희 셋 모두 각자 가문에서 썩 좋은 대우를 받으며 살아가는 처지는 아니었습니다. 소현이는 영나라 소속 가문 출신인데, 어머니가 동아국 사람이라는 이유로 오랫동안 차별과 멸시를 받아왔었죠.”남시온의 목소리가 조금 낮아졌다.“용화 역시 가문 내부 문제 때문에 꽤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었습니다.”그는 잠시 옛 기억을 떠올리는 듯 눈을 가늘게 떴다.“그 선발전은 각 가문에서 밀려난 자식들에게 주어진 마지막 기회 같은 거였습니다. 운명을 바꿀 수 있는 유일한 탈출구였죠.”남시온은 짧게 숨을 고른 뒤 말을 이었다.“하지만 그 섬은 결코 만만한 곳이 아니었습니다. 섬 전체에 함정과 위험 요소가 깔려 있었고, 참가자들끼리 서로를 경계하며 살아남아야 했으니까요. 말 그대로 목숨 걸고 버티는 게임이었습니다.”그러다 문득 하지율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용화는 처음부터 그 안에서도 가장 강한 사람이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그 정도 실력이면 굳이 선발전에 참가할 필요조차 없었죠.”남시온은 피식 웃으며 덧붙였다.“그런데 그 자식은 그냥 재미있어 보여서 왔다고 하더군요. 원래 자극적인 거나 목숨 걸어야 하는 위험한 상황을 좋아하는 성격인 건 하지율 씨도 아실 거예요.”하지율은 아무 말 없이 듣고만 있었다.‘맞아. 내가 아는 화야 씨도 그런 사람이지...’그녀 역시 속으로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남시온은 다시 이야기를 이어갔다.“저희는 그 섬에서 한 달 동안 살아남아야 했습니다. 독충과 맹수를 상대하는 건 기본이었

  • 부자의 배신, 이혼만이 답이다!   제1682화

    이번 하지율과 계약을 체결한 회사는 해외의 유서 깊은 가문 소속 기업이었다.그런데 정작 총괄 책임자로 나타난 인물은 예상과 달리 동아국 남자였다.게다가 꽤 젊어 보였다. 많아 봐야 서른이 채 되지 않은 듯한 나이로 보였다.정돈된 짧은 머리에 양쪽 귀에는 작은 다이아몬드 피어싱이 박혀 있었다.하지만 또렷하고 잘생긴 인상에는 어딘가 거칠고 비뚤어진 분위기가 묻어났다.하지율은 눈앞의 남자를 조용히 바라봤다.“화야 씨 친구분인가요?”남자는 느긋하게 입꼬리를 올렸다.“친구라고 할 수도 있죠.”그는 잠시 말을 멈췄다가 다시 덧붙였다.“하지만 저는 ‘전우’라는 표현이 더 어울린다고 생각합니다.”‘전우?’하지율은 속으로 그 말을 천천히 되뇌었다.‘전우는 친구보다 훨씬 무거운 의미긴 하지...’목숨이 오가는 순간을 함께 이겨내고 가장 위험한 상황에서도 등을 보일 수 있는 사람, 그 정도 관계가 아니고서는 쉽게 붙일 수 없는 표현이었다.주용화는 자신의 인간관계에 대해 많이 이야기하는 편은 아니었다.하지만 그렇다고 친구가 없을 리도 없었다.남자는 그런 하지율의 반응을 가만히 살피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소개가 늦었군요.”그는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제 이름은 남시온입니다. 현재 로이 가문 가주를 맡고 있습니다.”하지율은 속으로 짧게 생각했다.‘또 한 명의 가주... 역시 화야 씨 주변에는 평범한 사람이 없네.’하지율은 예의를 갖춰 손을 내밀었다.“안녕하세요.”하지만 남시온은 악수할 생각이 없는 듯 움직이지 않았다.그의 시선은 여전히 고압적이었다.“죄송하지만 저는 아무에게나 친절을 베풀지 않습니다.”남시온은 담백하게 말을 이었다.“적어도 같은 수준의 실력과 같은 계층에 있는 사람과만 친분을 쌓는 편입니다.”그는 하지율을 똑바로 바라봤다.“이번 계약 역시 용화의 부탁이 있었기 때문에 진행한 겁니다.”그는 잠시 말을 멈췄다가 다시 덧붙였다.“소현이 역시 용화에게 빚진 게 많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딱히 갚을 방법이 없다 보니

  • 부자의 배신, 이혼만이 답이다!   제28화

    경찰서를 나섰을 때 날은 이미 저물었다.하지율은 정기석을 바라보며 나지막이 말했다.“기석 씨, 고마워요.”“시온이가 지율 씨를 워낙 좋아해서 직원 복지라고 생각해요.”그는 옅은 미소를 지었다.“인터넷에 떠도는 루머를 제가 대신 처리해줄까요?”하지율의 눈이 반짝거렸다.“그게 가능해요?”정기석이 눈썹을 치켜올렸다.“왜요? 못 믿겠어요?”“제가 누군지 이미 알아냈을 것 같은데.”하지율이 말을 이어갔다.“전 고지후의 와이프에요. 고씨 가문의 영향력은 S시에서 워낙 막강해서 그 사람이 마음만 먹으면 아무도 막지 못할 거

  • 부자의 배신, 이혼만이 답이다!   제26화

    피를 흘리는 그녀를 보고도 첫마디는 걱정이 아니라 잘못을 따지는 것이었다.지나가던 낯선 이도 다친 사람을 보면 괜찮냐고 물을 텐데 아내가 잘못을 인정하기만을 기다리는 남편이라니.하지율은 저도 모르게 웃음이 터져 나왔다.고지후가 눈살을 찌푸렸다.“왜 웃어?”이마의 피, 몸에 붙은 썩은 채소 그리고 끈적한 날달걀을 닦아냈더니 몰골이 말이 아니었다.“그동안 시간 낭비만 한 나 자신이 너무 한심해서 웃었어.”하지율은 툭툭 털고 차 안의 고지후를 무덤덤하게 바라보았다.“날 후회하게 만들겠다는 말이 이런 뜻이었어? 단지 첫사랑의

  • 부자의 배신, 이혼만이 답이다!   제57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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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자의 배신, 이혼만이 답이다!   제27화

    젊은 경찰이 고개를 끄덕였다.심문 담당자가 하지율을 바라보며 말했다.“새로운 목격자가 나타나 사건을 더 조사해야 할 것 같아요. 죄송하지만 아직 돌아가실 수 없습니다.”목격자라니?만약 사실이라면 지금 이 지경까지 오지는 않았을 것이다.그것도 정확한 타이밍에 느닷없는 증인이라...하지율이 온몸으로 싸늘한 기운을 내뿜었다.상대방은 그녀의 처지를 알고 일부러 이 타이밍에서 그녀를 증인을 내세워 사지로 몰아넣으려는 것이 분명했다.어찌나 악의적이고 치밀한지 등골이 오싹할 지경이었다.심문 담당자는 시종일관 예의를 갖췄고, 단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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