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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8. 폭우

Author: 데이지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07-25 10:06:56

비는 갑자기 내리기 시작했다.

예보도 없었고, 그럴 기색도 없던 하늘이었다.

한 방울 떨어지기 시작하더니 잠시 후에는 앞이 흐려질 만큼 굵어졌다.

이수는 유리창을 보며 문득 그런 생각을 했다.

이런 비는 대개 사람을 집 안에 붙잡아두거나, 아니면 어디로든 밀어내버린다고.

“이 정도면,”

하빈이 말했다.

“오늘은 문 닫아도 되겠다.”

이수는 대답하지 않았다.

괜히 고개만 끄덕였다.

아직은 닫고 싶지 않은 기분이었다.

그때, 문 위에 달린 종이 한 번 크게 울렸다.

조심스러운 소리가 아니었다.

문이 반쯤 밀리며 억지로 난 소리였다.

둘 다 동시에 고개를 들었다.

여자가 서 있었다.

비에 흠뻑 젖은 채였다.

머리카락은 얼굴에 붙어 있었고, 옷은 물을 먹어 무거워 보였다.

신발에서 떨어진 물이 바닥에 작은 웅덩이를 만들고 있었다.

여자는 문을 완전히 닫지도 못한 채 그 자리에 멈춰 서 있었다.

숨을 고르는 것도 잊은 사람처럼 가슴이 빠르게 들썩였다.

“저기…”

목소리가 떨렸다.

너무 떨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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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륜해드립니다.   5. 흔들림

    아침 공기는 전날보다 무거웠다.비가 그쳤다는 사실보다, 언제든 다시 내릴 수 있다는 기척이 먼저 느껴졌다.습기는 벽에 남아 있었고, 냄새는 아직 빠지지 않았다.이수는 카페 문을 열며 잠시 멈췄다.안쪽에서 나는 소리가 어제와 달랐다.머신이 돌아가는 소리,컵이 부딪히는 소리 사이로 사람의 움직임이 섞여 있었다.진상은 이미 나와 있었다.평소보다 이른 시간이었다.“오늘은 왜이렇게 일찍 왔어요?”이수가 말했다.말끝은 가볍게 올렸지만 의미를 묻지는 않았다.“잠이 안 와서요.”그는 그렇게 답했다.변명처럼 들리지 않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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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는 밤새 그쳤다 다시 내리기를 반복했다.아침이 되자 길 위엔 물기가 남았고, 공기는 묘하게 가벼웠다.무언가 씻겨 내려간 뒤의 냄새였다.이수는 카페에 도착해 문을 열었다.종이 울렸고, 그 소리에 진상이 고개를 들었다.“일찍 왔네요.”어제와 같은 말이었다.하지만 어제와는 조금 다른 눈빛이었다.말보다 먼저 인식하는 방식.그건 습관이 아니라 선택에 가까웠다.“네.”이수는 가방을 내려놓고 앞치마를 집어 들었다.손이 앞치마 끈을 묶는 동안,진상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손을 따라갔다.손목, 손가락, 매듭.이수는 그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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