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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규칙

Author: 데이지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06-24 08:15:15

이수는 컵을 내려놓고, 의자를 반 바퀴만 돌려 앉았다.

정면으로 마주보지 않는 각도는 상대를 편하게 만들기 위해서가 아니라, 말을 정확히 듣기 위해서였다.

사람은 눈을 마주치면 말보다 표정을 먼저 관리한다.

“강준혁.”

이수는 이름을 한 번만 불렀다.

확인하듯, 그러나 되묻지 않듯. 이름은 설계의 시작이자 가장 위험한 단서였다.

여자는 고개를 끄덕였다.

고개를 끄덕이는 방식이 이미 습관처럼 몸에 배어 있었다.

허락을 구하는 사람의 움직임이었다.

“지금부터는,”

이수가 말했다.

“내가 몇 가지 규칙을 말할게요.”

규칙이라는 단어에 여자의 어깨가 아주 조금 굳었다.

자유를 얻으러 왔는데 또 다른 규칙을 듣게 될까 봐서였다.

“듣기만 하세요. 지금은 대답 안 해도 돼요.”

그 말에 여자는 숨을 고르듯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첫 번째.”

이수는 손가락을 하나 접었다.

“지금부터 남편의 행동을 바꾸려 하지 마세요.”

“바꾸지… 말라고요?”

여자의 목소리가 의문처럼 새어 나왔다.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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