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ilen

76화

last update Veröffentlichungsdatum: 21.09.2026 03:48:53

별장으로 돌아온 사라는 술이 든 봉투부터 식탁 위에 올려놓았다.

강수가 사 온 원피스 차림 그대로 의자에 앉아 소주와 맥주를 하나씩 꺼내 늘어놓더니 과자 봉지까지 뜯었다. 조금 전 고기를 그렇게 먹어놓고도 손은 쉬지 않았다.

강수는 맞은편에 앉아 그 모습을 바라봤다.

“많이도 먹네.”

“잘 먹는 게 좋은 거예요.”

“누가 뭐래.”

사라가 소주잔 두 개를 꺼내 하나를 강수 앞에 놓았다.

“회장님도 마셔요.”

잔이 부딪혔다.

사라는 술이 들어가자 금세 말이 많아졌다. 여행 중 길을 잘못 들어 엉뚱한 도시까지 갔던 이야기, 외국에서 메뉴판을 잘못 읽어 정체 모를 음식을 시켰던 이야기까지 두서없이 이어졌다.

강수는 대부분 듣기만 했다.

평소라면 남의 시답잖은 이야기를 이렇게 오래 듣고 있을 사람이 아니었다. 그런데 사라가 웃다가 손짓까지 섞어가며 떠드는 모습은 이상하게 지루하지 않았다.

두 잔째를 비운 사라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근데 여기
Lies dieses Buch weiterhin kostenlos
Code scannen, um die App herunterzuladen
Gesperrtes Kapitel

Aktuellstes Kapitel

  • 불온한 정착   외전 16

    강수는 망설이지 않았다. 엘리베이터에서 나오자마자 곧장 사라에게 걸어갔다. 서희는 몇 걸음 떨어진 곳에 있었지만 시선이 오래 머물지도 않았다. “왜 안 올라와.” “가려고 했지.” 강수의 눈이 사라의 얼굴을 한번 훑었다. 화가 난 건지. 무슨 일이 있었는지. 확인하는 시선이었다. 그러다 아기띠 안에서 잠든 진이에게 내려갔다. “줘.” 사라가 눈을 깜빡였다. “진이?” “어.” “잘 자는데.” “알아.” 강수는 이미 손을 뻗고 있었다. 사라가 아기띠를 풀어주자 커다란 손이 진이의 목과 뒤통수를 먼저 받쳤다. 작은 몸을 조심스럽게 빼내 제 품에 붙인 뒤 자세를 고쳐 안았다. 진이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강수의 손이 등을 천천히 쓸었다. “쉬.” 작은 몸이 다시 힘을 풀었다. 사라가 그 모습을 보고 피식 웃었다. “내가 잘 안고 있었거든?” “알아.” “근데 왜 뺏어.” “무겁잖아.” “안 무거워.” 강수는 대꾸하지 않았다. 대신 비어버린 아기띠를 사라 몸에서 풀어냈다. 끈이 어깨에서 내려오자 사라가 그제야 목을 한

  • 불온한 정착   외전 15

    정민의 목소리는 차분했지만 여지는 없었다. 서희는 한동안 그를 바라봤다. 5년 전까지만 해도 자신을 형수라고 불렀던 남자였다. 강수와 결혼해 있던 동안에는 집에서도, 회사에서도 자연스럽게 마주쳤다. 그런 정민이 지금은 정확한 거리를 두고 서 있었다. “정민아.” “말씀하십시오.” 존댓말이었다. 서희의 입술이 굳었다. “오빠한테 내가 왔다고 말은 했어?” “안 했습니다.” “왜?” “말씀드릴 이유가 없어서요.” “내가 만나러 왔잖아.” “회장님은 만나겠다고 하신 적 없으시니까요.” 짧은 정적이 내려앉았다. 서희가 헛웃음을 흘렸다. “다들 너무하네.” 정민은 반응하지 않았다. 사라 역시 몇 걸음 떨어진 곳에서 조용히 바라봤다. 아기띠 안의 진이는 여전히 잠들어 있었다. “나는 할 얘기가 있어서 온 거야.” “어젯밤에 하셨잖습니까.” 서희의 눈이 정민에게 향했다. 정민은 이미 알고 있었다. 강수에게 들은 건지 다른 경로가 있었는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그래도 직접 만나서 할 얘기가 있어.” “형님은 없으십니다.” “왜 자꾸 오빠가 할 말 없다는 얘기만 해?”

  • 불온한 정착   외전 14

    점심시간이 가까워질 무렵이었다. CH건설 1층 로비는 오전의 분주함이 조금씩 가라앉고 있었다. 안내데스크 직원들이 교대로 자리를 정리하고 있을 때 정문으로 한 여자가 들어왔다. 김서희였다. 서희는 로비 한가운데서 잠시 걸음을 멈췄다. 5년 전에도 몇 번 와본 곳이었다. 그때와 달라진 부분도 있었지만 익숙한 흔적도 남아 있었다. 서희가 안내데스크 앞으로 다가갔다. “차강수 회장님 뵈러 왔는데요.” 직원이 정중하게 물었다. “약속 있으실까요?” “아니요.” “성함이 어떻게 되세요?” “김서희요.” 직원이 방문자 확인을 위해 수화기를 들었다. 회장 비서실로 인터폰이 연결됐다. “1층 안내데스크입니다. 회장님 방문객이 오셨는데요.” ― 성함이요? “김서희 님입니다.” 수화기 너머가 잠시 조용해졌다. 정민이었다. ― 약속 있습니까? “없으십니다.” 짧은 침묵 뒤 대답이 돌아왔다. ― 돌려보내세요. “네, 알겠습니다.” 통화를 끝낸 직원이 서희를 바라봤다. “죄송합니다. 회장님께서 현재 별도 방문객을 받지 않고 계셔서요.” 서희의 표정이 굳었다. “제가 직접 통화할 수 있을까요?

  • 불온한 정착   외전 13

    강수는 한동안 손을 내밀고 있는 사라를 바라봤다. “꼭 해야 돼?” “응.” “왜.” “나 바꿔달라잖아.” 강수는 여전히 마음에 들지 않는 얼굴이었다. 사라가 손가락을 까딱였다. “줘.” 몇 초 뒤에야 휴대전화가 넘어왔다. 사라는 전화기를 귀에 댔다. “나야.” 수화기 너머가 조용했다. 먼저 자신을 찾았으면서 서희는 막상 목소리를 듣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왜 바꿔달랬어?” ― 오늘 네가 한 말 때문에. “뭐.” ― 셋의 문제는 셋이서 하자고 했던 거. “응.” ― 그래서. 사라는 침대 헤드에 등을 기대었다. 강수는 옆에 그대로 앉아 있었다. 전화를 넘겨주기는 했지만 갈 생각은 없는지 한 손은 사라의 허벅지 위에 올라와 있었다. “말해.” ― 나 강수 오빠 아직 좋아해. 사라가 눈을 한번 깜빡였다. “그건 아까 들었어.” ― 아무렇지도 않아? “뭐가?” ― 내가 네 남편 아직 사랑한다는데. 사라는 잠깐 생각했다. “기분은 더럽지.” 강수의 시선이 돌아왔다. “내 남편 좋아한다는데

  • 불온한 정착   외전 12

    강수의 눈빛이 가라앉았다. 휴대전화를 귀에 댄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침대에 엎드려 있던 사라가 몸을 일으켰다. 헝클어진 머리카락이 어깨 아래로 흘러내렸다. “서희랑 연락해?” 강수의 시선이 바로 사라에게 향했다. “아니.” 대답은 즉시 나왔다. “근데 전화가 와?” “지금 처음.” 사라가 눈을 가늘게 떴다. 질투라기보다는 의아함이 먼저였다. 백화점에서 헤어진 지 몇 시간 되지도 않았다. 그때까지 서희와 강수가 따로 연락하는 사이라는 느낌은 전혀 없었다. 강수가 휴대전화로 시선을 돌렸다. “왜 전화했어.” 수화기 너머가 잠시 조용했다. ― 그냥. 강수의 표정이 더 무심해졌다. “끊는다.” ― 잠깐만. “왜.” ― 목소리 듣고 싶었어. 사라의 눈썹이 살짝 올라갔다. 조용한 침실이라 상대의 목소리가 희미하게 새어 나왔다. 강수는 침대 가장자리에 걸터앉았다. “김서희.” 낮고 차가운 목소리였다.

  • 불온한 정착   외전 11

    밤이 깊어진 르베르는 조용했다. 건이는 제 방에서 잠들었고, 진이도 몇 번을 칭얼거리다 겨우 깊은 잠에 빠졌다. 거실까지 불이 모두 꺼진 집에서 안방 문만 굳게 닫혀 있었다. 사라는 흐트러진 이불 위에서 강수의 목을 끌어안고 있었다. 맞닿은 입술이 떨어질 때마다 거친 숨이 섞였다. 몇 년을 함께 살았고 아이가 둘이나 생겼는데도 이런 순간만큼은 이상하리만큼 익숙해지지 않았다. 강수의 체온도. 자신을 내려다보는 검은 눈도. 가까워질수록 달라지는 숨소리도. 사라는 숨을 몰아쉬다가 입술을 꾹 깨물었다. “하…….” 목소리가 새어 나오려는 순간 제 손으로 입을 막았다. 강수의 움직임이 멈췄다. 눈이 마주쳤다. “왜.” 사라가 손으로 입을 가린 채 눈만 가늘게 떴다. “진이 깨.” 속삭이는 목소리였다. 조금 전에도 겨우 재웠다. 요즘 진이는 한 번 잠들면 제법 오래 잤지만, 가끔 작은 소리에도 눈을 뜨고 울었다. 강수가 사라의 손목을 잡았다. 입을 막고 있던 손을 천천히 내렸다. “오빠.” “왜.”

Weitere Kapitel
Entdecke und lies gute Romane kostenlos
Kostenloser Zugriff auf zahlreiche Romane in der GoodNovel-App. Lade deine Lieblingsbücher herunter und lies jederzeit und überall.
Bücher in der App kostenlos lesen
CODE SCANNEN, UM IN DER APP ZU LESEN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