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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7화

Author: 송진
성유리의 말이 끝나자 김서영은 순간 침묵했다.

그러더니 고개를 돌려 성유리를 똑바로 보며 물었다.

“지금... 나를 욕하는 거야?”

“당연히 아니죠!”

성유리는 황급히 손을 내저었다.

“그런 뜻 아니에요. 제 말은...”

그 모습이 귀여웠는지 김서영은 피식 웃었다.

“알아. 그런 뜻 아니라는 거. 근데 솔직히 말해서 강지연 씨가 입은 원피스는 진짜 별로였어. 색은 괜찮았는데 자수가 너무 촌스럽잖아.”

사실 몇 년 전만 해도 성유리는 김서영에게 이런 면이 있다는 걸 상상도 못 했을 거다.

물론 당시에도 박씨 가문에서 김서영은 자신을 꽤 챙겨줬지만 어디까지나 자신의 신분이 가지고 있는 무게를 딱 지키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그 무게를 스스로 내려놓은 사람처럼 표정과 말투는 성유리가 알고 있던 다른 어른들과 다를 게 없었다.

김서영이 문득 이런 말을 했다.

“생각해 보니까 내가 아는 괜찮은 재단사가 있어. 나중에 너한테도 하나 맞춰줄게. 네가 입으면 훨씬 더 예쁠 거야.”

그리고 진짜 얼마 후, 김서영은 성유리에게 원피스 하나를 맞춰줬다.

화려한 기운이 도는 진한 레드 컬러에 금사로 진달래꽃이 수놓아져 있어 고급스럽고 우아한 느낌이 확 살아 있었다.

성유리는 원래 그걸 연회 때 입으려고 아껴두고 있었는데 밤에 잠깐 입어봤다가 박한빈이 그걸 쭉 찢어버렸다.

다음 날 아침, 성유리는 그 찢어진 자국을 보고는 당장이라도 박한빈을 물어버릴 기세로 그를 노려봤다.

마침 둘 다 침대 위에 있었고 박한빈은 아직 윗옷도 안 입은 상태였기에 성유리는 주저 없이 그의 어깨를 꽉 물었다.

그러자 박한빈은 별다른 저항도 없이 웃으면서 말했다.

“그렇게 마음에 들었어? 그럼 몇 벌 더 맞춰줄까?”

“그거 어머니가 준 거예요!”

“아, 그래? 그럼 다시 보내달라고 하지 뭐.”

“싫어요! 어제 주신 건데 오늘 바로 망가졌다고 하면 제가 뭐라고 설명해요?”

박한빈은 눈썹을 살짝 치켜올렸다.

“그걸 왜 네가 설명해? 내가 찢은 건데 내가 가서 얘기할게.”

그 말이 끝나기도 전에 성유리는 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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