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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0화

Author: 복덩이
입술을 말아 올리던 강나현의 늪처럼 어두운 눈동자에는 악의가 번뜩였다.

점점 더 환한 미소가 그녀의 입가에 퍼지며 마음속으로 시간을 세기 시작했다.

30초 후, 반하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비서한테 해외 웨딩드레스 디자이너에게 연락해서 최신 디자인의 드레스 몇 벌 강씨 가문에 보내라고 할게.”

“하준 씨, 고마워. 하준 씨밖에 없어.”

강나현이 말을 마치기 전에 반하준은 진작 통화를 끊었다.

강나현은 한숨을 내쉬며 휴대폰을 꽉 쥐었고 눈동자에 웃음이 번졌다.

“딸, 어디 가는 거야?”

도민영은 강나현이 갑자기 돌아서서 밖으로 나가자 이렇게 물었다.

강나현은 걸음을 멈추고 도민영을 내려다보며 말했다.

“이런 수준의 웨딩드레스는 나에게 어울리지 않아. 마음에 들면 엄마나 천천히 골라. 어차피 아빠가 사줄 테니까.”

그 말을 남기고 강나현은 떠났다.

도민영 주변의 직원들은 서로를 쳐다보며 수군거렸다.

“강씨 가문 아가씨가 갑자기 왜 저래?”

직원들은 서로만 아는 눈빛을 주고받았다.

“우리 가게는 서경에서 손꼽히는 고급 웨딩드레스 브랜드인데!”

“본인이 직접 예약해서 온 것 아니야? 마음에 안들면 대체 왜 예약한 건데?”

한 직원이 도민영을 훑어보며 다른 직원들에게 신호를 보냈다.

“강나현 씨가 효심이 지극해서 어머니를 위해 예약했나 봐. 어머니께서 웨딩드레스를 입어보도록 특별히 모시고 온 거지!”

“딸, 기다려! 방금 사위와 통화한 거야? 사위가 해외에서 디자이너를 데려와 너를 위해 맞춤 제작해 준대? 나도 맞춤 제작할래!”

도민영은 강나현이 자신을 버리고 가는 것에 불만을 품고 볼을 부풀리며 강나현을 쫓아가려 했다.

직원들이 급히 그녀를 막았다.

“사모님, 저희 가게 웨딩드레스 입고 있으시잖아요!”

“빨리 벗겨줘요!”

도민영이 서둘러 말하자 직원들이 물었다.

“그럼 이 웨딩드레스는 주문하시는 건가요?”

“내 딸에게 더 좋은 웨딩드레스가 있으니까 이건 필요 없어요! 나도 제일 좋은 걸 원해요!”

도민영은 애교 섞인 목소리로 콧방귀를 뀐 후 전신 거울을 바라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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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귀찮음
심은호랑 잘됐으면 좋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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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라진 아내, 돌아온 나   제550화

    입술을 말아 올리던 강나현의 늪처럼 어두운 눈동자에는 악의가 번뜩였다.점점 더 환한 미소가 그녀의 입가에 퍼지며 마음속으로 시간을 세기 시작했다.30초 후, 반하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비서한테 해외 웨딩드레스 디자이너에게 연락해서 최신 디자인의 드레스 몇 벌 강씨 가문에 보내라고 할게.”“하준 씨, 고마워. 하준 씨밖에 없어.”강나현이 말을 마치기 전에 반하준은 진작 통화를 끊었다.강나현은 한숨을 내쉬며 휴대폰을 꽉 쥐었고 눈동자에 웃음이 번졌다.“딸, 어디 가는 거야?”도민영은 강나현이 갑자기 돌아서서 밖으로 나가자 이렇게 물었다.강나현은 걸음을 멈추고 도민영을 내려다보며 말했다.“이런 수준의 웨딩드레스는 나에게 어울리지 않아. 마음에 들면 엄마나 천천히 골라. 어차피 아빠가 사줄 테니까.”그 말을 남기고 강나현은 떠났다.도민영 주변의 직원들은 서로를 쳐다보며 수군거렸다.“강씨 가문 아가씨가 갑자기 왜 저래?”직원들은 서로만 아는 눈빛을 주고받았다.“우리 가게는 서경에서 손꼽히는 고급 웨딩드레스 브랜드인데!”“본인이 직접 예약해서 온 것 아니야? 마음에 안들면 대체 왜 예약한 건데?”한 직원이 도민영을 훑어보며 다른 직원들에게 신호를 보냈다.“강나현 씨가 효심이 지극해서 어머니를 위해 예약했나 봐. 어머니께서 웨딩드레스를 입어보도록 특별히 모시고 온 거지!”“딸, 기다려! 방금 사위와 통화한 거야? 사위가 해외에서 디자이너를 데려와 너를 위해 맞춤 제작해 준대? 나도 맞춤 제작할래!”도민영은 강나현이 자신을 버리고 가는 것에 불만을 품고 볼을 부풀리며 강나현을 쫓아가려 했다.직원들이 급히 그녀를 막았다.“사모님, 저희 가게 웨딩드레스 입고 있으시잖아요!”“빨리 벗겨줘요!” 도민영이 서둘러 말하자 직원들이 물었다. “그럼 이 웨딩드레스는 주문하시는 건가요?”“내 딸에게 더 좋은 웨딩드레스가 있으니까 이건 필요 없어요! 나도 제일 좋은 걸 원해요!”도민영은 애교 섞인 목소리로 콧방귀를 뀐 후 전신 거울을 바라보며

  • 사라진 아내, 돌아온 나   제549화

    강나현의 목소리가 뚝 멈추자 전화기 너머 반하준이 말했다.“할 말 없으면 끊어.”“하준 씨!”강나현은 급히 상대를 불렀다.“나 지금 드레스 고르고 있어. 시간 없어서 못 오는 건 알아. 걱정하지 마. 더 귀찮게 안 할게.”“그 얘기 하려고 전화했어?”전화 너머로 강나현은 반하준의 인내심이 한계에 이르러 서둘러 전화를 끊으려는 걸 느낄 수 있었다.그녀는 서둘러 말했다.“방금 강민아에게 메시지를 보냈는데 왜 V 사의 웨딩드레스가 아니냐고 묻더라. 강민아는 하준 씨가 웨딩드레스를 고르러 날 해외에 데려갈 줄 알았대. 분명 내가 이미 만든 드레스를 고르는 걸 보고 비웃는 거야. 하준 씨, 강민아가 하준 씨를 우습게 여기길 바라? 난 곧 하준 씨와 결혼하는데 강민아가 하준 씨를 비웃게 둘 수는 없잖아.”강나현의 휴대폰에서 남자의 차가운 웃음소리가 들려왔다.“싼 웨딩드레스를 입는 건 너지, 내가 아니야. 네가 아무리 엉망인 옷을 입어도 나와 아무 상관이 없어. 강나현, 나를 자극하지 마. 강민아의 말 몇 마디 때문에 수억을 들여서 너랑 결혼할 줄 알아? 네 배 속에 있는 애가 누구 건지 알고!”반하준의 목소리는 극도로 차가워져 수천 개의 바늘이 강나현의 귀를 마구 찌르는 듯했다. 그녀의 심장은 격렬하게 뛰며 뜨거운 피가 솟구쳤다.휴대폰을 든 강나현의 얼굴이 일그러졌다.“하준 씨 마음속에선 내가 강민아보다 못해? 내가 하준 씨 곁에 제일 오래 있었잖아!”“그 여자는 내 두 아이의 엄마야, 너는 뭔데?”휴대폰 너머 반하준이 분노에 가득 찬 고함을 뱉자 강나현은 귀청이 찢어지고 머릿속이 윙윙 울리는 것 같았다.“딸.”도민영이 그녀를 불렀지만 강나현은 마치 그 소리를 듣지 못한 듯했다.그녀의 눈동자는 어둡고 빛이 없었으며 밤의 깊은 바다처럼 사람을 삼킬 듯했다.“하준 씨, 난 V 사의 웨딩드레스를 입고 싶어. 유하가 가장 좋아하던 브랜드야. 알다시피 난 여자로서의 삶을 바라지 않아. 신부가 되는 것도 귀찮아 죽겠어. 하지만 웨딩드레스를 입고 사

  • 사라진 아내, 돌아온 나   제548화

    강나현은 도민영이 웨딩드레스를 입은 모습을 보고 눈을 흘겼다.“엄마, 미쳤어? 내가 결혼하는 거지, 엄마가 하는 게 아니잖아!”강나현이 퉁명스럽게 말하자 도민영은 강나현의 말을 무시하고 돌아서서 전신 거울 속 자기 모습을 감상했다.그녀는 가게의 직원들이 다가오는 것을 보고 웃으며 물었다.“우리 둘이 같이 있으면 누가 엄마고 누가 딸인지 모르겠죠?”직원은 잠시 당황했다. 강나현이 들어오자마자 자신의 신분을 밝혔기 때문에 오늘은 강나현이 웨딩드레스를 입어보러 온 것이고 도민영은 동행자일 뿐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도민영도 동안이고 피부가 여리지만 아무리 관리해도 강나현과 나이 차이가 있다는 건 보아낼 수 있었다.방금 도민영이 직원에게 웨딩드레스를 가져다 달라고 했을 때 직원은 도민영이 그 드레스를 강나현에게 입히려는 줄 알았다.그런데 본인이 입을 줄이야.직원은 도민영을 향해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사모님, 드레스 참 잘 어울려요. 남편분과 결혼할 때 결혼사진 찍으셨나요? 여기 노을 패키지가 있는데 보시겠어요? 남편분 여기로 모셔서 사진 찍어도 돼요.”도민영은 직원들이 건네준 홍보 책자를 받았다.강나현은 도민영과 직원들이 신나게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보았다. 원래도 강민아 때문에 화가 잔뜩 난 상태였는데 직원들이 전부 도민영 주변을 맴돌자 혈압이 급격히 올라가는 것을 느꼈다.“엄마, 그만해!”강나현이 날카롭게 쏘아붙였다.“엄마는 내 웨딩드레스를 고르러 온 거야. 누가 결혼하는지 똑똑히 알아두라고!”그 말은 직원들에게도 하는 경고였다. 누구를 모셔야 하는지 똑똑히 알아두란 소리였다.도민영은 복어처럼 입을 내밀고 볼을 부풀렸다.“내가 입는 게 딸보다 더 여성스러워. 딸은 남자 옷 코너로 가. 난 네가 드레스 입은 모습을 상상할 수가 없어. 엄청나게 못났을 거야!”이 순간 강나현은 폐부가 풍선처럼 부풀어 터져버릴 것 같았다.도민영을 웨딩드레스 가게에 데려온 것을 후회했다.웨딩드레스 고를 땐 비슷한 나이대의 친구들을 데려와야 했다. 어

  • 사라진 아내, 돌아온 나   제547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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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은호의 몸이 앞으로 기울어지자 원래 안쪽으로 닫히던 엘리베이터 문이 그의 존재를 감지하고 보이지 않는 저항력에 다시 양옆으로 열렸다.심은호의 동공에 담긴 강민아의 얼굴이 확 커졌다. 남자는 고개를 숙인 채 상대의 두 눈을 지그시 쳐다보았다. 정상적인 사회적 거리를 넘어서자 강민아의 속눈썹이 보통 사람보다 더 풍성하고 짙으며 눈썹도 한 올 한 올 선명하고 자연스럽게 자란 것을 볼 수 있었다.여자의 눈동자는 흑백이 분명했다. 고개를 들자 얼굴에 드리운 그림자가 조명 아래 전부 사라졌다.그녀의 얼굴은 심은호의 시야 속에서 점점 더 선명해졌다.부드러운 촉감이 심은호의 입술에 닿자 열기가 그의 코끝에서 퍼져나갔다.머릿속에는 폭죽이 터지는 듯한 소리가 들렸고 눈부신 폭죽이 그의 머릿속을 백지로 만들어 심지어 시야까지도 흐려졌다.엘리베이터 안의 공간도 순식간에 밝아진 듯 주위가 전부 눈부신 흰색으로 변했다.강민아의 풍성한 속눈썹이 가볍게 떨리며 말랑한 촉감이 사라질 무렵 심은호의 넥타이를 잡았던 여자의 손도 떠나갔다. 강민아의 손바닥에 미세한 땀방울이 맺혔다. 그녀는 숨을 고르는 동안 심은호가 여전히 넥타이를 당겼을 때 허리를 굽혔던 자세를 유지하고 있음을 보았다. 강민아는 손을 뻗어 앞으로 기울어진 그의 가슴을 밀어냈다.강민아는 손을 뻗어 닫기 버튼을 누른 다음 엘리베이터 밖에 서 있는 남자를 돌아보았다.남자는 거대한 체구로 엘리베이터 안 보다 어두운 바깥 공간의 그림자 속에 반쯤 모습을 감추고 있었다.강민아는 그의 표정을 읽을 수 없었고 굳이 살펴볼 여력도 없었다. 심은호의 잘생긴 얼굴을 빠르게 스캔하다가 조명에 비친 그의 목젖이 연분홍빛을 띠고 있음을 포착했다.엘리베이터 문이 완전히 닫힌 후 강민아는 엘리베이터 벽에 손을 대고 입을 살짝 벌리며 조금 전의 촉감을 떠올렸다.아드레날린이 급격히 상승하며 엔도르핀이 분비되어 하루 종일 쌓인 피로를 날려버렸다.키스 후 강민아는 한결 몸도 가벼워지고 머릿속도 맑아졌다.오늘 밤에는 새벽까지 에너지가

  • 사라진 아내, 돌아온 나   제545화

    심은호는 입가에 옅은 미소를 머금은 채 말없이 봄날에 만개한 꽃처럼 예쁜 눈망울로 강민아를 바라보았다.주변은 조용했고 분위기가 서서히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강민아는 그의 대답을 기다리던 중 요동치는 자기 심장 박동 소리를 들었다.“배웅해 줄게요.”강민아는 말을 돌려 이만 떠날 것을 권유했다.“그래요.”심은호는 불평 없이 소파에 걸어둔 코트를 집어 들었다.강민아는 현관 쪽으로 걸어가며 슬리퍼를 신고 문을 열었다.심은호가 다가오며 손에 들린 코트를 강민아의 어깨 위로 걸쳐 주었다.향수 냄새 대신 머스크와 달큰한 석류 향이 뒤섞인 남자 특유의 은은한 체향이 코트에서 풍기며 자꾸만 침샘을 자극했다.“밖에 추우니까 입어요.”강민아의 두 손이 코트 위에 닿았을 때 심은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그녀의 손은 남자의 코트 변두리를 따라 내려갔고 코트가 떨어지지 않도록 손가락으로 한쪽 옷깃을 잡고 있었다.그들은 엘리베이터에 들어섰고 엘리베이터가 내려가는 동안 심은호가 말을 꺼냈다.“만약 내가 정이와 만나는 게 싫으면 말해요.”강민아는 즉시 답했다.“그렇게 생각한 적 없어요.”강민아는 심은호와 두 눈을 마주했다. 남자의 검은 눈동자에 부드러운 미소가 번지며 장난기도 어렴풋이 담겨 있었다.심은호가 의도적으로 자극했고 거기에 넘어갔다는 걸 깨달은 강민아는 살짝 화가 났다.그런데 남자는 오히려 당당하게 말했다.“내가 정이랑 놀아주는 게 좋죠?”강민아는 이성적인 논리로 그에게 말했다.“심은호 씨와 오빠는 완전히 다른 유형의 사람이에요. 정이는 두 사람과 지내면서 많은 걸 배울 수 있어요.”심은호의 목구멍에서 낮은 웃음이 흘러나왔다.“그래요. 나도 형님보다 못한 위치에 있다는 건 알아요. 아무래도 먼저 만난 사람에게 우선권이 있죠. 잘 알아요.”강민아는 어금니를 깨물었다.“물러서는 척 더 다가오려는 걸 잘 아니까 안 속아요.”엘리베이터가 1층에 도착하자 강민아는 하품하며 손으로 눈가를 가볍게 문질렀다.“여기까지만 배웅해 줄게요. 오늘 밤에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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