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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했던 너를 한여름에 묻었다

사랑했던 너를 한여름에 묻었다

By:  복연Completed
Language: Ko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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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님, 그러니까 결혼식 절차는 그대로 진행하되, 결혼식 당일 신부만 다른 사람으로 바꾸겠다는 말씀인가요?” 직원의 이해할 수 없다는 눈빛에도 서현아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네, 보름 뒤 결혼식은 예정대로 진행해 주세요. 결혼식에서 변경해야 할 자료는 며칠 안으로 제가 전달해 드릴게요.” “네, 그럼 강 사장님께도 말씀을 드려야...” “아니요!” 직원이 말을 끝내기도 전에 서현아는 격앙된 목소리로 거절했다. 이에 놀란 표정을 짓는 직원을 본 서현아는 애써 마음을 가라앉힌 뒤 설명했다. “그 사람은 워낙 바쁘니까 그럴 것 없어요. 앞으로 결혼식과 관련된 일은 전부 저한테만 말씀해 주시면 돼요.” 이번 결혼식은 서현아가 강진혁에게 건넬 마지막 선물이었다. ‘선물이라면 당연히 마지막 순간에 알게 해야 서프라이즈가 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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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

제1화

서현아는 엔젤 웨딩플래닝 건물에서 나온 뒤, 휴대폰으로 A시에서 출발하는 기차표를 예매했다.

예매가 완료됐다는 알림이 막 뜬 순간, 강진혁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

전화받자 강진혁의 다정하게 달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현아야, 우리 어머니가 너 보고 싶다고 하셨어. 오늘 저녁에 너랑 같이 집에 와서 같이 밥 먹자고 하시더라.]

[그리고 오늘 너한테 줄 게 있다고 하시는데, 뭔지 맞혀 볼래?]

A시 사람이라면 누구나 강진혁의 냉정한 성격을 알고 있었다.

말 한마디, 행동 하나에도 남이 가까이 다가오는 것조차 허락하지 않는 듯한 냉랭한 분위기가 묻어나는 사람이었다.

그런 강진혁에게 마음을 품고 달려드는 여자들은 끊이지 않았지만, 처음부터 지금까지 그는 오직 딱 한 사람 서현아에게만 다정했다.

적어도 오늘 전까지는 서현아도 그렇게 믿었다.

서현아의 어머니와 강진혁의 어머니는 서로 아끼는 친한 친구였다.

그 영향에 서현아와 강진혁 역시 어릴 때부터 함께 자라며 자연스럽게 가까워진 사이였다.

그런데 서현아의 어머니가 세상을 떠난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았을 무렵, 아버지인 서철국은 기다렸다는 듯 다른 여자를 집으로 들였다.

계모의 계략에 휘말린 서현아는 외진 시골로 보내졌고, 정신을 잃었다가 깨어났을 때 눈앞에는 술에 취한 남자가 자신에게 치근덕거리고 있었다.

당황한 서현아는 바닥에 널브러져 있던 술병을 집어 들고 그대로 술 취한 남자의 머리를 내리쳤다.

술 취한 남자는 바닥에 쓰러져 몇 번 몸을 경련하더니 더 이상 움직이지 않았다.

겁에 질려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던 그때, 삐걱거리는 문이 거칠게 열리며 강진혁이 안으로 뛰어 들어왔고 서현아를 품에 꼭 끌어안았다.

그 순간 서현아에게 강진혁은 마치 하늘에서 내려온 구원자처럼 보였다.

위기에서 벗어난 뒤에도 그날의 일은 서현아에게 지울 수 없는 깊은 트라우마를 남겼다.

강진혁은 매일 서현아의 곁을 지켰다.

유명한 심리 상담사를 찾아 치료받게 했고, 어떻게든 서현아를 웃게 하려고 무던히 애썼다.

그렇게 오랜 시간을 들인 끝에야 서현아는 조금씩 그날의 악몽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날마다 이어진 위로와 동행에 아무리 차가운 마음이라도 조금씩 열리면서 따뜻해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서현아는 아버지가 돌아가신 어머니를 배신하는 모습을 직접 목격한 뒤로 사랑을 대하는 데 더욱 신중해졌다.

강진혁과 연인이 되기로 마음먹기 전, 서현아는 강진혁에게 아주 진지하게 말했다.

“강진혁, 나는 무조건적이고 독점적인 사랑만 받아들일 수 있어. 네가 더 이상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면 꼭 말해. 우린 싸우지 않고도 헤어질 수 있어.”

“하지만 네가 나를 배신한다면, 나는 네가 영원히 나를 찾지 못하게 숨어버릴 거야.”

강진혁은 기쁘면서도 긴장한 얼굴로 손바닥을 보이며 맹세했다.

“현아야, 난 평생 너 하나만 바라볼 거야. 영원히 널 사랑하고 너만을 위해 살겠다고 약속할게. 시간이 지나면 내가 널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게 될 거야.”

그때 강진혁이 굳게 약속했던 말이 아직도 귓가에 생생하게 맴도는 듯했다.

하지만 그 모든 말은 이제 시간 앞에서 서서히 답을 드러냈다.

강진혁은 서현아에게 아무것도 남김없이 사랑해 줄 수 없었고, 욕심을 버리지 못해 둘의 사랑을 배신했다.

바로 어젯밤, 서현아는 강진혁이 벗어 놓은 옷 주머니에서 강진혁과 백서연이 혼인신고를 했다는 증명서를 발견했다.

강씨 집안은 그동안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적지 않게 후원해 왔고, 백서연 역시 그중 한 사람이었다.

서현아가 백서연을 또렷하게 기억하는 것은 백서연이 특별히 뛰어난 사람이어서가 아니었다.

백서연은 속내를 잘 숨기는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서현아는 백서연이 강진혁에게 잘 보이려고 다가가며 직접 사랑을 고백하는 모습을 본 적이 있었다.

하지만 당시 강진혁은 냉담한 얼굴로 백서연의 마음을 단칼에 거절했다.

“미안해. 나 여자친구 있어.”

백서연이 계속 매달리자 강진혁은 여자를 일말의 가치도 없는 사람처럼 깎아내리며 완전히 마음을 접게 했다.

그날 이후 백서연은 서현아 앞에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런데 한 달여 전, 강진혁은 갑자기 서현아에게 백서연의 어머니가 중병으로 위독해져서 세상을 떠나기 전에 딸이 결혼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백서연에게 한 번도 좋은 태도를 보이지 않았던 강진혁이 뜻밖에도 서현아에게 의견을 물으며 백서연의 이 부탁을 들어주고 싶다고 했다.

서현아는 망설임 없이 거절했고, 강진혁에게 예전에 연인이 되기로 했을 때 했던 말을 한마디 한마디 다시 일깨워 주었다.

“나는 무조건적이고 독점적인 사랑만 받아들일 수 있어. 네가 그 사랑의 일부를 다른 여자에게 나눠 주고 싶다면, 우리 관계는 여기까지야.”

그 말을 들은 순간 강진혁의 얼굴이 새하얗게 변했다.

곧 강진혁은 서둘러 절대 서현아를 배신하지 않겠다고 맹세했다.

서현아는 그 황당한 일이 거기서 그렇게 끝난 줄 알았다.

하지만 강진혁은 서현아 몰래 백서연과 혼인신고까지 했을 뿐만 아니라, 별장에 백서연을 숨겨 두고 밤낮없이 함께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두 사람이 결혼식을 올리기까지 아직 보름이나 남았다는 사실은 전혀 안중에도 없는 듯했다.

그 사실을 알게 된 서현아의 입가에 자조적인 미소가 걸렸다.

지금 서현아가 유일하게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결혼식이 열리기 전에 이 모든 사실을 알게 됐다는 것뿐이었다.

대답이 없자 강진혁의 목소리에 의문이 묻어났다.

[현아야, 듣고 있어?]

서현아는 가볍게 대답했다.

“나 지금 집에 없어. 이따가 혼자 그쪽으로 가면 되니까 데리러 오지 않아도 돼.”

강진혁이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언제 나갔어? 왜 나한테 같이 가자고 안 했어?]

서현아는 전화 너머로 옷감이 스치는 소리와 여자의 희미한 숨소리를 들었다.

그러자 서현아의 표정이 한층 차갑게 굳었다.

“깜짝선물 준비했거든. 결혼식 날 너한테 주려고. 웨딩플래너한테 몇 가지 전달할 일이 있어서 잠깐 다녀온 것뿐이야.”

강진혁의 목소리에는 억누르지 못한 기쁨이 가득했다.

[무슨 선물인데?]

서현아는 입꼬리를 살짝 당겼다.

“지금 말해 주면 그게 무슨 깜짝선물이겠어? 결혼식 날이면 자연스럽게 알게 될 거니까 기대해.”

강진혁은 들뜬 마음을 애써 누르며 다정하게 대답했다.

[네가 하자는 대로 할게. 그 선물 기대하면서 기다릴게. 우리 저녁에 보자.]

전화가 끊기기 직전, 강진혁은 과장된 듯 몇 번이나 입을 맞추는 소리를 냈다.

하지만 서현아는 알고 있었다.

그 소리는 강진혁이 낸 것이 아니라 정말로 다른 여자의 입술에 입을 맞추고 있었다는 사실을.

서현아는 아무것도 모르는 척했다.

끊긴 전화를 바라보는 얼굴은 평온했지만, 마음속은 이미 소용돌이가 휘몰아치고 있었다.

‘강진혁, 보름 뒤 결혼식장에서 모든 것을 마주했을 때, 네가 정말 깜짝 놀랐으면 좋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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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화
서현아는 엔젤 웨딩플래닝 건물에서 나온 뒤, 휴대폰으로 A시에서 출발하는 기차표를 예매했다.예매가 완료됐다는 알림이 막 뜬 순간, 강진혁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전화받자 강진혁의 다정하게 달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현아야, 우리 어머니가 너 보고 싶다고 하셨어. 오늘 저녁에 너랑 같이 집에 와서 같이 밥 먹자고 하시더라.][그리고 오늘 너한테 줄 게 있다고 하시는데, 뭔지 맞혀 볼래?]A시 사람이라면 누구나 강진혁의 냉정한 성격을 알고 있었다. 말 한마디, 행동 하나에도 남이 가까이 다가오는 것조차 허락하지 않는 듯한 냉랭한 분위기가 묻어나는 사람이었다.그런 강진혁에게 마음을 품고 달려드는 여자들은 끊이지 않았지만, 처음부터 지금까지 그는 오직 딱 한 사람 서현아에게만 다정했다.적어도 오늘 전까지는 서현아도 그렇게 믿었다.서현아의 어머니와 강진혁의 어머니는 서로 아끼는 친한 친구였다.그 영향에 서현아와 강진혁 역시 어릴 때부터 함께 자라며 자연스럽게 가까워진 사이였다.그런데 서현아의 어머니가 세상을 떠난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았을 무렵, 아버지인 서철국은 기다렸다는 듯 다른 여자를 집으로 들였다.계모의 계략에 휘말린 서현아는 외진 시골로 보내졌고, 정신을 잃었다가 깨어났을 때 눈앞에는 술에 취한 남자가 자신에게 치근덕거리고 있었다.당황한 서현아는 바닥에 널브러져 있던 술병을 집어 들고 그대로 술 취한 남자의 머리를 내리쳤다.술 취한 남자는 바닥에 쓰러져 몇 번 몸을 경련하더니 더 이상 움직이지 않았다.겁에 질려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던 그때, 삐걱거리는 문이 거칠게 열리며 강진혁이 안으로 뛰어 들어왔고 서현아를 품에 꼭 끌어안았다.그 순간 서현아에게 강진혁은 마치 하늘에서 내려온 구원자처럼 보였다.위기에서 벗어난 뒤에도 그날의 일은 서현아에게 지울 수 없는 깊은 트라우마를 남겼다.강진혁은 매일 서현아의 곁을 지켰다. 유명한 심리 상담사를 찾아 치료받게 했고, 어떻게든 서현아를 웃게 하려고 무던히 애썼다.그렇게 오랜 시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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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화
전화를 끊은 뒤, 서현아는 바로 강씨 저택으로 가지 않고 자기 집으로 돌아갔다.100평이 넘는 아파트는 그동안 서현아와 강진혁이 정성껏 꾸며 온 덕분에 휑한 느낌이 들지 않고 오히려 따뜻하고 아늑했다.서현아는 이곳이 강진혁과 평생 함께할 집이라고 생각했었다.하지만 어젯밤 강진혁이 자신을 배신했다는 사실을 발견한 순간부터, 이곳은 더 이상 그런 곳이 아니었다.보름 뒤 결혼식 당일에 서로 교환할 다이아몬드 반지는 강진혁이 이미 미리 찾아 서현아에게 건네준 상태였다.커플링으로 맞춘 두 개의 다이아몬드 반지는 직접 강진혁이 하나하나 디자인하는 모습을 서현아가 곁에서 지켜보며 만들어진 것이었다.그때 강진혁은 서현아를 품에 안은 채 기대에 찬 얼굴로 설명했다.“이 두 반지에 내가 홈을 만들어 뒀어. 두 개를 맞대면 하나의 하트 모양이 되도록 디자인했어. 우리 둘이 영원히 떨어지지 않는다는 의미야.”서현아는 금세 감상 속에서 빠져나왔다. 그러고는 조금의 미련도 없이 다이아몬드 반지를 꺼내 같은 도시 택배업체에 전화를 걸었다.“안녕하세요. 퀵 예약을 하려고 하는데요...”결혼식 당일 신부가 백서연으로 바뀌는 마당에, 이토록 의미가 있는 반지 역시 백서연에게 돌아가야 했다.결혼식 당일 오전 9시에 도착하도록 예약을 마친 뒤, 퀵 배달 기사가 반지를 가져가는 모습을 지켜본 서현아는 그제야 마음을 조금 놓을 수 있었다.100평이 넘는 집 곳곳에는 서현아와 강진혁이 서로 사랑했던 흔적이 남아 있었다.떠나기 전, 서현아는 이 모든 것을 자신이 한 번도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원래대로 되돌려 놓을 생각이었다....서현아가 강씨 저택에 도착했을 때도 눈가에 어린 붉은 기는 아직 가시지 않았다.한정숙은 빨개진 눈으로 들어오는 서현아를 보더니 뒤를 두어 번 돌아봤다.곧 강진혁의 모습이 보이지 않자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왜 울었어? 진혁이가 괴롭혔어?”서현아는 마음속 억울함을 누구에게 털어놓아야 할지 알 수 없었다. 한정숙이 아무리 자신을 아껴 준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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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화
다음 날 아침, 서현아가 눈을 떴을 때 강진혁은 이미 집으로 돌아와 주방에서 무언가를 만들고 있었다.서현아가 침실에서 나오자 강진혁은 곧바로 눈꼬리를 휘며 환하게 웃었다.“빨리 와서 내가 새로 배운 흑설탕 찹쌀 옹심이 먹어 봐. 생리할 때 이거 먹으면 통증이 줄어든대.”이 모습을 바라보던 서현아는 잠시 멍하니 서 있다가 식탁 앞에 앉았다.서현아는 고개를 들어 강진혁을 바라보며 조심스럽게 물었다.“어젯밤에 어디 갔어?”강진혁의 얼굴에 떠올랐던 미소가 순간 굳었다. 무의식적으로 서현아와 마주치던 시선을 피했지만, 이내 아무렇지 않게 표정을 추슬렀다.강진혁은 서현아의 곁에 앉아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여자의 손을 꼭 잡았다.“어젯밤에 회사에 급한 일이 생겨서 잠깐 나갔어. 네가 자고 있길래 깨우지 않았고. 악몽 꾸다가 깬 거야?”강진혁의 눈에는 서현아를 향한 걱정과 애틋함이 가득한 것이 조금의 거짓도 없는 것처럼 보였다.서현아는 어떻게 한 사람이 동시에 사랑과 욕망을 두 사람에게 나눠 줄 수 있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서현아가 대답하지 않자 강진혁은 여자를 품에 안고 나지막한 목소리로 위로했다.그러고는 곧바로 비서에게 전화를 걸어 진료 예약을 잡고 약도 가져오라고 지시했다.강진혁의 도움으로 불행에서 빠져나온 뒤로도 오랫동안 서현아는 약을 먹어야만 잠들 수 있었다.그렇게 약을 먹고도 그날 밤의 기억을 꿈에서 되풀이하는 일이 잦았다.술 냄새로 가득했던 공기, 두 손을 흠뻑 적셨던 피 모든 것들이 생생했다.서현아를 걱정한 강진혁은 오랫동안 서현아의 방에서 바닥에 이불을 깔고 잠을 잤다.서현아가 악몽을 꾸다가 깨면 가장 먼저 곁에 있어 주기 위해서였다.그토록 세심하게 서현아를 챙기던 강진혁이 결국 배신했다.서현아가 고개를 들자 강진혁의 턱에 희미한 키스 자국이 보였다.평소 집에서는 강진혁도 옷차림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맨 위 두 개의 단추는 느슨하게 풀어 둬서 제법 매력적인 목울대가 그대로 드러나곤 했다.하지만 오늘은 단추를 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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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화
강진혁은 그 메시지를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불안한 마음이 다시 요동치기 시작했다.강진혁은 서현아의 휴대폰을 집어 들어 대체 무슨 메시지인지 확인하려 했다. 그 순간 탈의실 커튼이 갑자기 열리며 서현아가 걸어 나왔다.드레스는 강진혁이 서현아를 위해 특별히 준비한 보석 액세서리와 절묘하게 어우러졌다. 아름다운 서현아의 모습이 더욱 눈부시게 빛났다.강진혁은 서현아의 휴대폰에 떠 있던 카운트다운을 순식간에 잊고 넋을 잃은 듯 바라봤다.“현아야, 내가 어쩌다 너 같은 사람을 만났을까? 난 정말 운이 좋아.”강진혁의 다정한 눈빛을 받고 있으면 예전의 서현아라면 심장이 두근거렸을 터였지만, 지금의 서현아는 아무런 표정 변화 없이 시선을 돌렸다. 일말의 동요도 없이 고요했다.강진혁이 고개를 숙여 입을 맞추려 하자 서현아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몸을 피해 버렸다.“빨리 가자. 시간 없어.”서현아가 휴대폰을 집어 드는 모습을 본 강진혁은 그제야 조금 전 봤던 메시지가 다시 떠올랐다.곧 강진혁은 미간을 깊게 찌푸리며 물었다.“네 휴대폰에 7일 남았다는 카운트다운 알림이 뜨던데, 그게 뭐야?”서현아는 잠시 표정이 굳더니 눈빛에 당황한 기색이 스쳐 지나갔다.떠나기 전까지 서현아는 강진혁에게 자신이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들키고 싶지 않았다.“7일 뒤가 우리 결혼식 날이잖아. 설마, 잊었어?”서현아가 아무런 거리낌 없이 바라보자 강진혁의 얼굴에 순간 찔리는 기색이 떠올랐다.그러나 강진혁은 서둘러 이 해프닝 아닌 해프닝을 넘겨 버렸다.자선 만찬이 시작되기도 전인데, 홀은 이미 사람들로 가득 차 시끌벅적했다.강진혁과 서현아가 들어서자 사람들은 모두 두 사람에게 몰려들었다.홀 안에는 에어컨이 켜져 있어 공기가 제법 서늘했다. 강진혁은 미리 준비해 둔 숄을 꺼내 서현아의 어깨에 걸쳐 주었다.그 모습을 본 여자들 대부분은 부러운 표정을 지었다. 강진혁의 친구들과 사업 파트너들은 웃으며 농담을 건넸다.“강 사장님이 현아 씨를 정말 아끼시네요.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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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화
강진혁이 뒤따라왔을 때, 서현아는 이미 화장실 안으로 들어간 뒤였다.들어간 지 2분도 채 되지 않아 서현아는 밖에서 강진혁의 휴대폰 벨 소리가 울리는 것을 들었다. 하지만 벨 소리는 한 번 울리자마자 곧바로 들리지 않았다.“작은 정원에서 기다려.”곧 점점 멀어져가는 발걸음 소리가 들렸다.서현아는 이곳에서 열리는 수없이 많은 만찬에 참석했기에 내부 구조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작은 정원이라는 말을 듣는 순간, 서현아는 강진혁이 어디로 가려는지 알아차렸다.서현아는 화장실을 빠져나와 복도 끝에 있는 창고로 돌아갔다. 창문이 살짝 열린 틈으로 밖을 내다보자, 강진혁이 다급한 걸음으로 그곳에 도착하는 모습이 보였다.이미 그곳에서 기다리고 있던 백서연이 강진혁의 품으로 달려들었다.그리고 강진혁은 백서연을 조금도 거부하지 않았다. 오히려 다정하게 백서연의 허리를 감싸안았고, 마치 그 여자를 자신의 품에 넣기라도 하려는 듯 힘껏 끌어안았다.“또 날 유혹해? 며칠 전에 침대에서 꼼짝도 못 했으면서 벌써 다 잊었어?”최근 며칠 동안 강진혁은 줄곧 서현아의 곁을 떠나지 않았다.그래서 서현아는 거의 바로 강진혁이 말한 며칠 전이 언제인지 알아차렸다.강씨 저택에서 돌아온 그날 밤, 강진혁은 밤새 돌아오지 않고 다음 날 아침이 되어서야 돌아왔다.그리고 강진혁의 몸에는 키스 자국과 애매한 손톱자국까지 남아 있었다.백서연은 강진혁의 허리를 감싸안은 채 남자의 품에서 고개를 들었다.강진혁은 백서연을 2초쯤 바라보다가 고개를 숙여 거칠게 입을 맞췄다. 그렇게 두 사람은 서로를 끌어안은 채 격렬하게 뒤엉켰다.입술이 맞부딪히는 소리가 고요한 작은 정원에 유난히 크게 울려 퍼졌다.백서연이 일부러 강진혁의 입술 끝을 살짝 깨물자, 강진혁은 갑자기 욕망에서 빠져나왔다. 그리고 입술 끝에서 흘러나온 피를 닦아냈다.“진짜 혼날래? 눈에 잘 띄는 부분에는 흔적 남기지 말라고 내가 경고했잖아. 현아가 보면 아마 나한테 뭐라고 할 거야.”백서연은 강진혁의 사나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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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화
침실로 돌아온 뒤, 서현아는 정신이 멍해진 채 몽롱한 상태로 잠이 들었다.잠든 사이에 잠시 강진혁이 한 번 다녀갔다는 것을 느꼈다. 강진혁은 서현아의 곁에 앉아 한참 동안 여자를 바라봤다.얼마 뒤 강진혁의 휴대폰이 계속해서 울렸다. 그러다 전화벨이 울린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강진혁은 몸을 일으켰다. 잠시 머뭇거리던 강진혁은 결국 그 방을 떠났다.다음 날 아침에도 강진혁은 끝내 돌아오지 않았다.한정숙은 도우미가 차려 놓은 아침 식사를 서현아 앞에 밀어 놓으며 자애로운 표정으로 설명했다.“진혁이가 회사에 일이 생겼다고 하더라. 아침부터 급하게 나갔어. 너도 별일 없으면 저택에 있으면서 나랑 같이 있자꾸나. 그래야 심심하지 않지.”한정숙의 태연한 표정을 바라보던 서현아는 잠시 멍해졌다.어젯밤. 한정숙과 강진혁의 대화를 들었다는 사실과, 한정숙이 이미 오래전부터 강진혁의 바람을 알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면, 서현아 역시 한정숙이 자신을 걱정해서 하는 말이라고 믿었을 터였다.하지만 지금 서현아의 눈에 두 사람은 모두 거짓말쟁이였다.그저 서현아 혼자만 아무것도 모른 채 모두에게 철저히 속고 있었다.서현아는 속으로 자조적인 웃음을 흘렸지만, 겉으로는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을 유지했다.떠날 날까지 이제 일주일도 채 남지 않았으니 서현아는 자신이 떠나는 일을 더 어렵게 만들고 싶지 않았다.“어제 웨딩플래닝 쪽에서 확인할 일이 있다고 연락이 왔어요.”“저랑 진혁이도 이 결혼식을 정말 오래 준비했고, 최대한 실수 없이 완벽하게 치르고 싶었거든요. 나중에 다른 날 잡아서 다시 와서 어머니와 시간 보낼게요.”한정숙은 적당히 미소를 지은 채 서현아의 결정을 막지 않았다.애초에 한정숙이 이런 말을 꺼낸 것도 서현아가 무언가를 의심하지 않게 하려는 속셈이 전부였다.식사를 마친 뒤 서현아는 강씨 저택을 나와 웨딩플래닝 회사로 향했다.서현아가 거짓말을 한 것은 아니었다. 오늘은 정말 웨딩플래닝 회사에 처리할 일이 있었다.지난주 신부를 백서연으로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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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화
돌아가는 길, 강진혁의 휴대폰 화면이 계속해서 깜빡였다.서현아가 신경 쓰지 않는 틈을 타 강진혁은 그제야 메시지를 확인했다.백서연에게서 온 메시지였다.[오빠, 우리 아기 이름은 뭐가 좋을까? 오늘 밤에 여기로 와서 나랑 같이 골라줄 수 있어?]강진혁은 손가락으로 몇 번 화면을 두드리더니 경고하는 메시지를 보냈다.[이름 얘기는 나중에 하자. 앞으로 현아 앞에서는 애매하게 들릴 만한 말은 하지 마.][우리 사이를 현아가 알게 되면 큰일 나. 너도 그 결과를 감당하고 싶지 않을 거 아니야!]말은 그렇게 했지만, 서현아는 느슨해진 강진혁의 표정에서 백서연의 임신을 그다지 싫어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볼 수 있었다.오래전부터 강진혁은 아이를 무척 좋아한다고 말했으니까.그때 서현아의 휴대폰도 화면이 한 번 켜졌다. 고개를 숙여 확인해 보니 백서연이 친구 추가 요청을 보내온 것이었다.일부러 도발하는 것임을 알면서도 서현아는 요청 수락 버튼을 눌렀다.친구 추가가 승인되자마자 백서연의 메시지가 곧바로 도착했다.[현아 씨, 내가 임신한 아이의 아빠가 누군지 궁금하지도 않아요?][현아 씨는 눈치가 되게 없네요. 진혁 오빠가 나한테 얼마나 다정하게 대하는지 하나도 모르는 걸 보면요.]서현아가 묻기를 기다리는 듯, 그 메시지 이후 몇 분 동안 새로운 메시지는 오지 않았다.그러나 서현아는 그 메시지에 답하지 않았다.마음속으로는 이미 답을 알고 있었고, 떠나기로 결정한 마당에 더 이상 패악을 부리며 따져 물을 필요도 없었다.한참을 기다려도 답이 오지 않자 백서연은 결국 참지 못하고 다시 메시지를 보냈다.이번에는 강진혁과 백서연의 혼인신고를 하고 나서 찍은 인증샷이었다. 서현아는 이미 그 사진을 강진혁의 휴대폰에서 본 적이 있었다. 다시 보니 그때처럼 충격적이지도 가슴이 아프지도 않았다.[현아 씨, 진혁 오빠와 혼인신고를 한 사람은 나예요. 둘이 곧 결혼식을 올린다고 해서 뭐가 달라지는데요?][내가 오빠의 정당한 법적 배우자예요. 내가 이혼하지 않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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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화
강진혁이 집을 비운 며칠이 오히려 서현아에게는 편했다.서현아는 집 안에 있는 자신의 물건을 하나하나 모두 정리해 냈다.그리고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은 채 A시에 작은 평수의 집 한 채를 마련해 임시로 짐을 보관할 곳으로 사용하기로 했다.집 안에 남아 있던 서현아와 강진혁의 추억은 조금씩 자취를 감췄다.결혼식 전날 밤, 강진혁이 갑자기 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손에는 어딘가 익숙한 사진 한 장이 들려 있었다.그때 서현아는 자신의 물건을 정리하는 마지막 작업을 하고 있었다.훨씬 휑해진 집 안을 바라본 강진혁은 하마터면 자신이 다른 집에 잘못 들어온 줄 알았다.거실에서 얼굴에 먼지를 묻힌 채 새까만 얼굴로 앉아 있는 서현아를 보자, 이상하게도 안도감이 들었다.“왜 이렇게 꼬질꼬질해졌어? 집에 물건은 왜 이렇게 많이 없어졌고?”강진혁이 갑자기 돌아올 줄 몰랐던 서현아는 그 질문에 무심코 잠시 굳었다.다행히 그동안 서현아는 아무렇지도 않게 거짓말하는 법을 이미 익힌 뒤였다.“안 쓰는 잡동사니 좀 정리했어. 결혼식 마치고 새로 사면 돼.”강진혁은 서현아의 말을 분명 다른 의미로 이해한 듯했지만, 서현아는 굳이 다시 설명하지 않았다.강진혁은 다정한 미소를 지으며 서현아의 손을 잡아 자신의 곁에 앉혔다. 그리고 손에 들고 있던 사진을 서현아에게 건넸다.“우리 사귀고 나서 처음 찍었던 사진 있잖아. 복원 전문가한테 맡겨서 복원했어. 봐, 예전이랑 똑같지?”서현아는 새것처럼 깨끗하게 복원된 사진을 손에 받아 들었다.활짝 핀 배꽃나무 아래에서 서현아는 눈에 웃음을 머금은 채 카메라를 바라보고 있었다. 사진 속 강진혁은 서현아를 옆모습으로 바라보고 있었다.강진혁과 사귀기로 한 뒤 두 사람이 처음으로 제대로 찍은 사진이었다.그런데 얼마 전, 강진혁의 사무실에 놓여 있던 이 사진을 백서연이 키우던 개가 갈기갈기 찢어 버렸다.원본 사진은 이미 사라진 뒤라 다시 인화하는 것조차 불가능했다.그 사실을 서현아에게 알려준 사람은 강진혁이 아니었다. 백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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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화
강진혁의 표정은 경악에서 분노로 바뀌었다. 곧 강진혁은 백서연의 손목을 거칠게 움켜쥐고 이를 악문 채 물었다.“왜 네가 여기 있어? 현아는 어디 있어!”백서연은 아프다는 듯 신음하며 손을 빼내려다가 모르는 일이라는 듯 입을 열었다.“오빠, 무슨 말이야? 우리 혼인신고까지 했잖아. 신부는 당연히 나여야 맞지. 다들 보고 있잖아. 그만 좀 해.”하지만 강진혁은 백서연이 일부러 꺼낸 그 말은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 그저 시선은 백서연의 약지에 끼워진 결혼반지에 꽂혀 있었다.원래 서현아의 것이었던 결혼반지가 지금은 백서연의 손가락에 끼워져 있었다.강진혁은 백서연의 손을 붙잡고 억지로 반지를 손가락에서 빼냈다.서현아의 손가락이 조금 더 가늘었던 탓에, 반지는 백서연의 손가락에 끼워진 지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도 벌써 붉은 자국을 남겼다.오늘 결혼식에 참석한 사람들은 모두 A시의 유명 인사들이었다. 그리고 강진혁의 이런 모습을 본 하객들은 아래에서 웅성거리기 시작했다.한정숙은 강태호의 눈짓을 받고 자리에서 일어나 강진혁에게 다가갔다. “진혁아, 일단 진정해. 무슨 일이 됐든 결혼식이 끝난 다음에 이야기하자.”모두가 강진혁에게 먼저 진정하라고 달랬지만, 지금 당장이라도 미쳐서 돌아버릴 것만 같았다. 가슴이 불안하게 조여 오더니 몸까지 멈추지 않고 떨렸다.그제야 강진혁은 뒤쪽의 대형 스크린을 바라봤다. 그곳에서 흘러나오고 있는 것은 자신과 서현아의 웨딩 사진이 아니라 강진혁과 백서연의 웨딩 사진이었다.그 웨딩 사진은 강진혁이 백서연과 혼인신고를 하기로 한 뒤, 백서연이 끈질기게 졸라 찍었던 것이었다.사진이 한 장씩 지나가는 순간, 강진혁의 머릿속에 조금 전 서현아가 보낸 마지막 메시지가 스쳐 지나갔다.[결혼식이 시작되면 내가 널 위해 준비한 서프라이즈를 네가 좋아했으면 좋겠어...]순간 강진혁의 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았더니 팽팽하게 당겨져 있던 마지막 끈이 완전히 끊어졌다.서현아의 말과 눈앞의 장면이 오버랩됐다. 그제야 강진혁은 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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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화
강진혁은 집 안으로 뛰어 들어가 방마다 샅샅이 뒤지고 구석구석을 모조리 찾아봤지만, 서현아의 모습은 어디에도 없었다.“현아야... 나한테 장난치는 거 그만하면 안 돼? 우리 함께 가서 결혼식도 해야 하잖아.”강진혁은 한 번 또 한 번 서현아의 이름을 불렀다. 하지만 한마디 한마디 부를 때마다 기대했던 희망이 허무하게 무너졌고, 결국 마음속 마지막 희망마저 완전히 사라지고 없었다.아까부터 강진혁은 집 안에서 서현아의 물건이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아차리고 있었다.두 사람의 커플 용품, 벽에 걸려 있던 함께 찍은 사진, 기념일마다 서로 주고받았던 선물이 없어졌다그리고 일상 곳곳에 남아 있던 서현아가 이곳에서 살아왔다는 흔적까지 모두 사라져 있었다.어젯밤 집에 돌아왔을 때부터 분명 이상하다는 걸 느꼈지만, 강진혁은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거실 식탁 위에는 어젯밤 강진혁이 직접 만든 면 두 그릇이 아직도 그대로 놓여 있었다.그 옆에는 강진혁과 서현아가 사귄 후 처음으로 제대로 찍었던 사진이 아무렇게나 놓여 있었다.사진은 이미 한가운데가 찢겨 있었고, 사진 속에는 강진혁 혼자만 남아 있었다.강진혁은 자신의 마음도 이 사진과 똑같이 누군가에게 처참하게 찢겨 피투성이가 된 것만 같았다.그 순간에야 강진혁은 서현아가 정말 자신을 떠났다는 사실을 처절하게 깨달았다.‘그런데 왜?’강진혁은 머리를 쥐어짜도 서현아가 갑자기 자신을 떠난 이유를 떠올릴 수 없었다.그때 휴대폰 벨 소리가 울렸다.강진혁은 두 손이 떨릴 정도로 다급하게 휴대폰을 집어 들었는데 손에 제대로 잡히지도 않았다.겨우 휴대폰을 두 손으로 감싸 쥔 강진혁은 서현아가 전화를 건 것으로 생각하며 기뻐했지만, 화면에 떠 있는 이름은 한정숙이었다.이에 강진혁의 숨이 턱 막혔다. 감정이 오르락내리락하면서 어지럼증까지 몰려왔다.전화받자마자 한정숙의 화난 목소리가 들려왔다.[너 백서연이 임신한 걸 왜 우리한테 미리 말하지 않았어? 그리고 둘이 혼인신고는 언제 한 거야?][진혁아, 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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