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고객님, 그러니까 결혼식 절차는 그대로 진행하되, 결혼식 당일 신부만 다른 사람으로 바꾸겠다는 말씀인가요?” 직원의 이해할 수 없다는 눈빛에도 서현아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네, 보름 뒤 결혼식은 예정대로 진행해 주세요. 결혼식에서 변경해야 할 자료는 며칠 안으로 제가 전달해 드릴게요.” “네, 그럼 강 사장님께도 말씀을 드려야...” “아니요!” 직원이 말을 끝내기도 전에 서현아는 격앙된 목소리로 거절했다. 이에 놀란 표정을 짓는 직원을 본 서현아는 애써 마음을 가라앉힌 뒤 설명했다. “그 사람은 워낙 바쁘니까 그럴 것 없어요. 앞으로 결혼식과 관련된 일은 전부 저한테만 말씀해 주시면 돼요.” 이번 결혼식은 서현아가 강진혁에게 건넬 마지막 선물이었다. ‘선물이라면 당연히 마지막 순간에 알게 해야 서프라이즈가 되지...’
View More강진혁의 리드 아래 GJ그룹은 조금씩 A시의 절반에 가까운 세력을 차지하기 시작했다.강진혁은 사업을 해외로 확장하기 시작했고, 첫 번째 진출지는 프랑스 파리였다.당시 강진혁이 서현아를 찾겠다며 벌였던 온갖 우스운 일들은 더 이상 누구도 감히 입에 올리지 못했다.그뿐만이 아니었다. 사람들은 오히려 강진혁이 서현아에게 한결같이 마음을 바쳤다며 칭송하기 시작했다.마치 결혼식 직전까지 다른 여자와 바람을 피우고 그 여자까지 임신시켰던 일을 완전히 잊은 것처럼 말이다.손에 대단한 권력만 쥐고 있으면 험담하는 목소리는 자연스럽게 사라지는 법이었다.강진혁은 직접 권력이 가져다주는 이점을 경험했지만 그 모든 것을 손에 넣고도 조금도 기쁘지 않았다.어쩌면 서현아가 떠난 그날부터 강진혁은 기뻐할 자격을 빼앗겼는지도 몰랐다.서현아에게 해서는 안 될 일을 저질렀으니 약속대로라면 평생 홀로 살아야 했다.그러니 기쁨이라는 감정은 애초에 강진혁과는 닿을 수 없어야 했다.강진혁은 오랫동안 서현아의 행방에 관심을 두지 않았다. 그러다 가끔 서현아의 새 남자친구 송지훈이 A국타운에서 이름난 명문가 출신이라는 소식을 접하면서 다시 서현아에 관한 소식을 알게 됐다.강진혁은 서현아가 사는 곳에서 멀지 않은 곳에 A국 식당을 하나 차렸고, 메뉴는 오직 한 종류의 면뿐이었다.서현아는 그곳에 한 번 들러 맛을 본 뒤 강진혁이 냈던 익숙한 맛을 바로 알아챘다.강진혁 역시 그날 처음으로 주방 안에서 멀리 서현아를 바라볼 수 있었다.서현아가 송지훈과 다정하게 함께 있는 모습을 본 강진혁의 눈가가 시큰해졌지만 차마 시선을 돌릴 수 없었다.자신이 서현아를 직접 볼 수 있는 기회가 앞으로는 손에 꼽을 정도로 적을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하지만 서현아는 한 번 찾아온 뒤로 식당에 거의 오지 않았다. 왜냐하면 이제는 예전의 그 맛을 더 이상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그런데 뜻밖에도 그 면은 다른 교포들의 입맛에는 잘 맞았다.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A국타운에서
A시에서 파리로 돌아온 뒤, 서현아는 더 이상 예전에 국내에서 친구를 자처하던 사람들에게 시달리지 않았다. 그렇게 서현아의 삶은 조금씩 평온을 되찾았다.그동안 국내에 남은 강진혁은 서현아가 떠난 뒤로 줄곧 무감각한 상태를 유지했고, 영혼을 잃은 산송장처럼 하루하루를 버텨냈다.한정숙은 화가 나면서도 마음이 아파 견딜 수 없었다. 평소 우아하기만 하던 사람은 이제 시장통의 여느 아낙네처럼 끊임없이 욕설을 퍼부었다.강태호가 병실에 들어섰을 때 눈앞에 펼쳐진 건 그런 강진혁과 한정숙의 모습이었고, 그 순간 화가 치밀어 올랐다.강태호는 강진혁을 병상에서 억지로 일으켜 세운 뒤, 얼굴을 세게 두 차례 후려쳤다.강진혁의 입가에서 피가 흘러내렸고 귓가에는 강태호의 분노를 담은 질책이 쏟아졌다.“강진혁, 네 꼴이 지금 어떤지 좀 봐라. 네가 그렇게 망가져 있으면 현아가 돌아올 것 같아?”“이제 현아는 너를 한 번 쳐다보지도 않을 거야. 그렇게 계속 폐인처럼 지내면 결국 사람들에게 웃음거리만 될 뿐이야.”“다른 사람들은 신경 쓰지 않더라도 네 엄마를 좀 봐라. 네 일 때문에 속을 끓이다가 지금 어떻게 됐는지 보이지도 않니?”멍하던 강진혁의 눈빛에 마침내 작은 파문이 일었다.강진혁의 시선이 한정숙의 얼굴에 닿았다. 불과 두 달 사이, 강진혁은 자신을 사람 꼴도 못 알아볼 정도로 망가뜨렸을 뿐만 아니라 한정숙의 얼굴에도 주름이 수없이 늘게 했다.늘 한 치의 흐트러짐도 없이 단정하게 빗어 넘기던 머리카락은 이제 헝클어진 채 대충 틀어 올려져 있었고, 그 사이로 흰머리도 눈에 띄게 늘어났다.사실 한정숙만 그런 것이 아니라 강태호 역시 마찬가지였다.서현아가 떠난 뒤 강진혁은 앞뒤 가리지 않고 현아의 행방을 찾아다녔고, 자신마저 사람 같지 않은 모습으로 망가뜨렸다. 그 탓에 A시에서는 강씨 집안을 비웃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게다가 그 틈을 타 GJ그룹을 무너뜨리고 이익을 챙기려는 사람들도 속속 나타났다.강태호는 강진혁이 벌여놓은 온갖 일의 뒤처리를 하는
A시 교외에서 기다리고 있던 한정숙은 송지훈이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보자마자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그래서 서현아가 송지훈과 함께 떠나려 하자 한정숙은 생각할 겨를도 없이 두 사람 앞을 가로막았다.“현아야, 벌써 가려고 하는 거니? 이 사람은 네 친구야?”서현아는 강진혁에게보다는 조금 더 인내심 있게 한정숙을 대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강진혁과 비교했을 때뿐이었다.그날 밤 강씨 저택에서 강진혁과 이야기를 나누는 한정숙의 말을 직접 들은 뒤로, 서현아는 더 이상 예전처럼 한정숙을 친근하게 대할 수 없었다.한정숙의 못마땅한 질문에 서현아는 그저 사무적인 태도로 대답했다.“강진혁 씨와는 더 이상 할 이야기가 없어요. 그리고 이쪽은 제 남자친구 송지훈이에요.”송지훈은 예의 바르게 한정숙에게 인사를 건넸지만, 한정숙은 인사를 받아줄 여유조차 없었다. 오히려 서현아에게 대한 원망이 생겼고, 불쾌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현아야, 너 진혁이랑 헤어진 지 아직 두 달도 안 됐는데 어떻게...”“진혁이가 그동안 너 때문에 얼마나 힘들어했는지 모르겠니? 네가 다시 만나러 오겠다고 했으면, 한 번쯤은 진혁이에게 기회를 줄 수 없는 거니?”한정숙의 시선이 서현아와 송지훈 사이를 훑었다. 이에 서현아는 눈썹을 세차게 찌푸렸고, 얼굴도 순식간에 차갑게 굳었다.“걔가 얼마나 고생했든 무슨 일을 겪었든 저와는 아무 상관 없어요. 전부 본인이 자초한 일이니까요.”“제가 두 분을 만나러 온 건 예전에 어머니께서 저한테 잘해주셨던 일을 생각해서예요.”“설마 강진혁은 결혼식 직전에 바람을 피워도 되고, 저는 이미 헤어진 뒤에 다시 연애하는 것조차 어머니와 강씨 집안의 허락을 받아야 하나요?”“강진혁이 저한테 그럴 자격이 있나요?”“그리고 어머니는 저보다 먼저 강진혁이 바람을 피우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계셨잖아요. 그런데도 같이 숨기셨고요.”“그게 옳았는지 틀렸는지는 굳이 판단하지 않을게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제가 두 분이 한 일을 용서해야 할 이유는 없어요.
“그럴 거야. 나한테는 네가 가장 중요한 사람이니까!”강진혁은 거의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했다.그 대답을 들은 서현아의 입꼬리에 비웃음이 번졌고, 그 표정이 강진혁의 눈을 날카롭게 찔렀다.서현아는 조금의 여지도 남기지 않고 강진혁의 대답과는 정반대의 말을 꺼냈다.“아니? 넌 그러지 않았을 거야. 나를 놓고 싶지도 않고, 백서연이 주는 자극에 빠져 있었잖아.”“그러니까 백서연이 임신했다는 걸 알았을 때 그렇게 기뻐했던 거고.”“지금 네가 이렇게 대답하는 건 결국 내가 너를 떠날 거라는 걸 이미 알고 있기 때문이야.”“그리고 사실 네가 가장 후회하는 건 바람을 좀 더 잘 숨기지 못했다는 거겠지.”“만약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넌 백서연을 나한테서 더 먼 곳에 잘 숨겨뒀을 거야.”“평생 서로 마주칠 일도 없을 만큼 숨겨뒀겠지. 그러면 너는 둘 다 가질 수 있었을 테니까.”강진혁의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 마치 마음속 가장 깊숙이 숨겨둔 생각을 서현아에게 낱낱이 들킨 것 같았다.강진혁은 손바닥을 세게 움켜쥐었지만 떨리는 몸을 진정시킬 수 없었고, 입술을 몇 번이나 달싹인 끝에야 겨우 목소리를 되찾았다.“현아야.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가지고 나한테 죄를 뒤집어씌울 수는 없잖아.”강진혁의 얼굴에는 고통이 가득했고 서현아의 말을 부정하듯 고개를 저었다.서현아는 지금까지도 현실을 외면하려는 강진혁의 모습이 우스워 입꼬리가 저도 모르게 올라갔지만, 끝내 웃음은 나오지 않았다.“그게 단지 내 추측일지도 있겠지. 하지만 네가 나를 배신했다는 사실은 절대로 바뀌지 않아.”“강진혁, 나한테 그렇게 역겨운 짓을 해놓고도 내가 과거는 다 잊고 널 용서할 거라고 생각해? 그럴 자격이 있기나 하고?”강진혁의 가슴이 다시 욱신거리기 시작했고, 통증이 너무 심해 제대로 서 있기조차 힘들었다. 손에 힘이 풀려서 그동안 손에 꼭 쥐고 있던 다이아몬드 반지가 손바닥에서 빠져나와 서현아의 발치까지 굴러갔다.곧 강진혁은 서현아를 바라보며 고집스럽게 물었다.“
굿노벨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굿노벨에 등록하시면 우수한 웹소설을 찾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완벽한 세상을 모색하는 작가도 될 수 있습니다. 또한, 로맨스, 도시와 현실, 판타지, 현판 등을 비롯한 다양한 장르의 소설을 읽거나 창작할 수 있습니다. 독자로서 질이 좋은 작품을 볼 수 있고 작가로서 색다른 장르의 작품에서 영감을 얻을 수 있어 더 나은 작품을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작성한 작품들은 굿노벨에서 더욱 많은 관심과 칭찬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