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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화: 오카다 경부와 가짜 머슴 2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08-18 23:14:00

옥연은 자신을 바짝 감싸 안은 남자의 커다란 손길과, 귓가를 스치는 차가운 숨결에 심장이 거세게 요동쳐 올랐다.

​머슴이라니. 수백 년 된 신령님이 머슴을 자처하며 자신을 품에 안고 있는 이 황당하고 비현실적인 상황에 옥연은 입을 다물지 못했다.

​오카다는 사내의 얼음 같은 눈빛과 황당한 소리에 눈을 가늘게 떴다.

​"머슴? 이까짓 주막에 무슨 이런 머슴이 있어!"

​"우리 주모가 워낙 마음이 여리고 순해서 말이다."

​남자가 옥연의 어깨를 감싼 손에 더욱 힘을 주며 오카다를 향해 비꼬듯 중얼거렸다.

​"너 같은 지저분한 똥파리가 꼬여도 제대로 내치질 못하거든. 그래서 내가 직접 파리를 잡으려 나온 것이다."

​"이, 이 미친놈이!"

​분노한 오카다가 허리춤의 군도를 반쯤 뽑아 올리려 했다.

​그 순간, 남자의 차가운 청색 눈동자 안에서 붉은 불꽃이 소름 끼치게 번뜩였다.

​쿠웅!

​오카다가 서 있는 마당 바닥의 흙이 아래로 움푹 파여 내리며, 뼛속을 짓누르는 압도적인 중력이 오카다의 전신을 사정없이 내리눌렀다.

​"크윽...!"

​오카다의 무릎이 사시나무 떨듯 떨리며 바닥으로 꺾여 내릴 듯 비틀거렸다.

​숨조차 제대로 쉬어지지 않는 기괴한 압박감에 오카다의 얼굴이 흙빛으로 변해갔다.

​군도를 잡고 있던 그의 손가락 마디마디가 하얗게 질려 경련을 일으켰다.

​남자는 눈길조차 주지 않은 채, 옥연의 어깨를 감싼 손가락으로 그녀의 옷자락을 가만히 다독이고 있을 뿐이었다.

​"내 터 안에서 칼끝을 꺼내는 자는... 강물 밑바닥 귀신들의 밥으로 만들어 주겠다."

​남자의 나직하고 서늘한 한마디에 오카다의 정수리로 소름이 소용돌이쳤다.

​직감적인 공포였다.

​이 사내의 말을 더 거역했다간, 정말로 이 자리에서 사지가 찢겨 강물 속으로 수장될 것이라는 근본적인 마물의 공포였다.

​오카다는 겨우 짓눌린 숨을 토해내며 반쯤 뽑았던 군도를 칼집에 억지로 내리꽂았다.

​"네... 네 연놈들의 수상쩍은 기운은 내가 조만간 읍내 교번소 순사들을 모조리 끌고 와서 파헤쳐 주겠다!"

​오카다는 침을 퉤 뱉으려고 했으나, 남자의 눈빛이 다시 붉어지자 놀라 황급히 발걸음을 돌렸다.

​그는 부서졌던 대문을 비틀거리며 지나쳐, 마치 귀신에 쫓기는 사람처럼 강가 쪽으로 짓밟듯 도망쳐 나갔다.

​오카다의 가죽 구두 소리가 노물빛 강바람 속으로 완전히 지워졌다.

​마당에 다시 조용한 정적이 찾아왔다.

​남자의 몸을 누르고 있던 강렬한 신력의 압력이 스르르 꺼져 내렸다.

​옥연은 그제야 숨을 터뜨리며, 자신을 여전히 바짝 감싸 안고 있는 남자의 품 안에서 단정하게 고개를 올려다보았다.

​남자는 오카다가 도망친 대문 밖을 쏘아보고 있었다.

​머슴 옷을 걸쳐놓았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잘생긴 턱선과 차가운 이목구비는 여전히 숨이 막힐 듯 수려했다.

​옥연은 자신의 어깨 위에 얹혀 있는 남자의 커다랗고 차가운 손을 가만히 내려다보았다.

​그의 체온은 여전히 얼음처럼 서늘했지만, 옷감 너머로 전달되는 손길만큼은 이상하리만치 단단하고 믿음직스러웠다.

​옥연의 가슴 안쪽 깊은 곳에서 알 수 없는 소란이 피어올랐다.

​"이제... 놓아주셔도 됩니다, 도련님."

​옥연이 조용히 목소리를 내어 말하자, 남자가 그제야 시선을 내리꽂아 옥연을 바라보았다.

​차가운 청색 눈동자가 옥연의 갈색 눈동자와 아주 가까운 거리에서 얽혀 들었다.

​남자는 옥연을 놓아주기는커녕, 오히려 옥연의 어깨를 잡은 손가락에 살짝 힘을 주며 눈매를 가늘게 찌푸렸다.

​"도련님이 아니라 머슴이다."

​"예...?"

​"저 자의 눈을 속이려면 그리 불러야 하지 않겠느냐."

​남자가 오만한 태도로 고개를 비스듬히 기울이며 뻔뻔하게 응수했다.

​"당장 내일부터 나를 바깥 머슴처럼 대하거라. 그리 부르는 것을 허락하겠다. 너를 지켜주면 주막의 장사가 무탈해질 것이고, 그 대가로 너는 나에게 깊은 제물을 많이 바칠 것 아니냐?"

​옥연은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 입을 약간 벌렸다.

​신령이라는 분이 머슴 소리를 들으며 신분을 속이겠다니, 대체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인지 알 수가 없었다.

​옥연은 남자의 손을 살며시 밀어내며 한 걸음 물러섰다.

​"신령님께서 머슴 행세를 하시다니요. 당장 마당 쓸고 나무 할 일도 없으면서 말입니다."

​"나무 따위는 도깨비들에게 시키면 된다."

​남자가 도포 대신 걸친 저고리 소매를 우아하게 털어내며 상마루로 돌아섰다.

​"그러니 오늘 저녁은 육즙이 들어간 고기반찬을 대령하거라. 마님아."

​결국 목적은 고기반찬이었던 모양이었다.

​옥연은 상마루에 유유히 앉아 긴 다리를 꼬는 남자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허리춤에 두 손을 얹고 나직하게 한숨을 쉬었다.

​"고기 살 돈은 아직 없습니다, 머슴 영감."

​옥연의 또박또박한 응수에 남자가 칫, 하고 작게 혀를 차는 소리가 노을빛 마당 위로 잔잔하게 퍼져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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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강(三江), 그 등불 아래   제94화: 삼강, 그 등불 아래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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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강(三江), 그 등불 아래   제93화: 삼강, 그 등불 아래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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