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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화- 깨진 유리온실

Author: Khay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09-10 11:24:58

무도회가 끝난 뒤 다음 등교 날이었다.

학교 복도는 평소보다 조금 더 시끄러웠다.

사물함 앞에서 두 학생이 이야기하고 있었다.

“야.”

“뭐.”

“무도회 갔냐?”

“아니.”

“큰일 났다.”

“뭐가.”

“유리온실.”

“…뭐?”

“키스했대.”

정적.

“누구랑.”

“전학생.”

“애리?”

“응.”

“…진짜?”

그때 뒤에서 누가 끼어들었다.

“나 봤어.”

둘이 동시에 돌아봤다.

“뭐?”

“체육관 가운데.”

“진짜로?“

“응.”

그리고 한 명이 중얼거렸다.

“…온실 깨졌네.”

그 순간, 복도 반대편에서도 같은 얘기가 들렸다.

“야 들었어?”

“뭐.”

“유리온실.”

“전학생이랑 키스했대.”

소문은 그렇게

학교 전체로 퍼지기 시작했다.

***

점심시간이었다.

수업이 끝나자 학생들이 한꺼번에 복도로 쏟아져 나왔다.

사물함 문이 열렸다 닫히는 소리,

여기저기서 터지는 웃음소리,

친구를 부르며 뛰어가는 발소리가 복도 안을 정신없이 채우고 있었다.

누군가는 벽에 기대 휴대폰을 보고 있었고,

누군가는 다음 수업 이야기를 하며 지나갔다.

복도 끝 정수기 앞에는 애리가 서 있었다.

투명한 플라스틱컵 안으로 물이 천천히 차올랐다.

애리는 멍하니 정수기만 바라봤다.

머릿속에는 조금 전 복도에서 있었던 일이 계속 남아 있었다.

“나랑 먹잖아.”

이든이 그렇게 말하며 손을 잡았던 순간.

분명 바로 직전까지만 해도 “사귀는 거야?”라는 얘기를 하고 있었는데, 지금은 그냥 당연한 것처럼 같이 다니고 있었다.

애리는 컵을 들어 물을 한 모금 마셨다.

그때 뒤쪽에서 여자애들 목소리가 들려왔다.

“…봤어?”

애리는 무의식적으로 귀를 기울였다.

“응.”

“진짜야?”

“진짜라니까.”

애리는 아무렇지 않은 척 컵을 다시 정수기에 갖다 댔다.

그 순간, 여자애 한 명이 작게 말했다.

“이든.”

애리 손이 잠깐 멈췄다.

컵 벽을 때리는 물소리가 괜히 크게 들렸다.

여자애들이 가까이 붙어 속삭였다.

“아까 복도에서.”

“봤어.”

“손 잡던데.”

애리 심장이 순간 철렁 내려앉았다.

“…손?”

“유리온실이.”

다른 여자애가 바로 말했다.

“말도 안 돼.”

“나 3년 동안 한 번도 못 봤어.”

“여자 손 잡는 거.”

애리는 물컵을 든 채 그대로 서 있었다.

손끝이 미세하게 흔들렸다.

여자애 목소리가 다시 이어졌다.

“근데 진짜 잡았어.”

“전학생이래.”

“한국에서 왔다던데.”

“그래서 그런가.”

“뭐가?”

“이든이 저렇게…”

말끝이 흐려졌다.

애리는 괜히 고개를 조금 숙였다.

심장이 평소보다 빨리 뛰고 있었다.

그때였다.

뒤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애리.”

애리는 놀라서 돌아봤다.

이든이었다.

아무 일도 없었던 것 같은 얼굴로 애리 쪽으로 걸어왔다.

그리고 망설임 없이 애리 손을 잡았다.

“점심.”

정수기 앞 공기가 순간 조용해졌다.

여자애들 대화도 딱 끊겼다.

애리는 얼굴이 확 뜨거워지는 걸 느꼈다.

“…손.”

이든이 고개를 살짝 기울였다.

“왜.”

애리가 아주 작게 말했다.

“여기 학교예요.”

이든은 애리 손을 잡은 채 복도 쪽을 한번 바라봤다.

학생들이 계속 지나가고 있었고, 몇 명은 이쪽을 힐끗거리고 있었다.

하지만 이든은 아무렇지도 않게 어깨를 으쓱했다.

“그래서?”

애리가 더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사람들 보잖아요.”

이든이 애리를 내려다봤다.

그리고 너무 간단하게 말했다.

“상관없어.”

잠깐 시선이 마주쳤다.

“내 여자친구잖아.”

애리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뒤쪽에서 아주 작은 숨 삼키는 소리가 들렸다.

“…봤어?”

“…봤어.”

“…유리온실 맞아?”

여자애 둘은 정수기 앞에 그대로 서서, 애리와 이든이 복도 끝으로 걸어가는 모습을 멍하니 바라봤다.

잠시 후, 둘은 거의 동시에 입을 열었다.

“손 잡았지.”

“잡았어.”

“유리온실이.”

둘이 서로 얼굴을 마주봤다.

그리고 거의 동시에 말했다.

“이거 빨리 퍼뜨려야 돼.”

한 명이 바로 휴대폰을 꺼냈다.

“누구부터?”

“모니카.”

“걔 바로 퍼뜨려.”

메시지가 바로 날아갔다.

[지금 복도]

[이든 전학생 손 잡음]

답장은 거의 즉시 왔다.

[뭐????]

[거짓말.]

여자애가 바로 사진 하나를 올렸다.

복도 끝에서 찍은 사진이었다.

조금 멀리서 찍혔지만 분명히 보였다.

이든이 애리 손을 잡고 걸어가는 모습.

몇 초 뒤,

모니카 답장이 올라왔다.

[미쳤다]

[유리온실 깨짐]

그리고 또 하나.

[이거 지금 농구팀 단톡에 보낸다]

정수기 앞 여자애 둘이 동시에 중얼거렸다.

“…농구팀까지 갔어.”

“진짜 끝났다.”

***

체육관에서는 이미 그 얘기가 돌고 있었다.

농구팀 애들이 벤치에 앉아 휴대폰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한 명이 갑자기 말했다.

“야.”

“왜.”

“이거 이든.”

“뭔데.”

그가 휴대폰 화면을 옆으로 들이밀었다.

사진 한 장.

복도 끝에서 찍힌 흐릿한 사진이었지만, 누가 봐도 이든이었다.

그리고 그 옆에는 애리가 있었다.

손까지 잡은 채.

한 명이 눈을 찌푸렸다.

“…이거 합성 아니냐?”

“아니래.”

“진짜 유리온실 맞아?”

그때 누군가 휴대폰을 거의 빼앗듯 가져갔다.

농구팀 주장.

좀 전에 복도에서 애리에게 말을 걸었던 애였다.

그는 사진을 보자마자 잠깐 멈췄다.

“…아.”

옆에 있던 애가 물었다.

“왜.”

그가 낮게 말했다.

“…그래서였네.”

시선이 다시 사진으로 내려갔다.

이든이 애리 손을 잡고 있는 모습.

그는 작게 웃었다.

“늦었네.”

그때 체육관 한쪽에서 누군가 중얼거렸다.

“이거 학교 전체에 퍼지겠다.”

다른 애가 바로 말했다.

“…이미 퍼지는 중이야.”

실제로 그랬다.

복도에서도, 계단에서도, 식당에서도 같은 얘기가 나오고 있었다.

[이든.]

[전학생.]

[손 잡음.]

[유리온실 깨짐.]

메시지가 단체방 사이를 계속 돌아다녔다.

누군가는 사진을 저장했고, 누군가는 바로 다른 애들에게 보냈다.

복도를 지나가던 학생들이 힐끗힐끗 애리를 쳐다보기 시작한 것도 그쯤이었다.

하지만 애리는 아직 이유를 모르고 있었다.

왜 다들 쳐다보지.

이상하게 시선이 따라붙는 느낌에 애리가 주변을 한번 둘러봤다.

그때쯤에는 이미 학교 대부분이 알고 있었다.

유리온실이,

전학생이랑 사귀기 시작했다는 걸.

***

점심시간이 끝난 뒤였다.

아까까지 학생들로 북적이던 복도는 조금 조용해져 있었다.

대부분 교실로 돌아간 뒤라, 복도에는 늦게 이동하는 몇몇 학생들만 띄엄띄엄 남아 있었다.

창문으로 들어온 햇빛이 바닥 위로 길게 늘어져 있었다.

애리는 창가 쪽 벤치에 앉아 있었다.

무릎 위에는 수학 책이 펼쳐져 있었고,

연필 끝에는 작은 계산들이 이어지고 있었다.

복도가 조용해질 때면 애리는 이런 시간이 좋았다.

적어도 아무도 자신을 신경 쓰지 않는 것처럼 느껴질 때 그랬다.

그때 여자애 몇 명이 복도를 지나갔다.

그중 한 명 시선이 잠깐 애리 쪽으로 향했다.

아주 짧은 순간이었지만, 애리는 이상하게 그걸 바로 느꼈다.

“…쟤야.”

작게 들린 목소리에 애리는 시선을 문제집으로 내렸다.

연필 끝이 종이를 천천히 긁었다.

문제 자체는 어렵지 않았다.

그런데 이상하게 집중이 잘 되지 않았다.

그 순간,

바로 앞에서 발소리가 멈췄다.

애리는 연필을 멈추고 고개를 들었다.

여자애 둘이 서 있었다.

아까 지나갔던 애들이었다.

한 명이 먼저 입을 열었다.

“전학생 맞지?”

애리는 잠시 멈칫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응.”

그러자 다른 여자애가 바로 물었다.

“이든이랑 사귀어?”

돌려 말하는 분위기는 아니었다.

애리는 말을 고르다가 작게 대답했다.

“…응.”

짧은 정적이 흘렀다.

여자애 하나가 피식 웃었다.

“빠르네.”

가벼운 말투는 아니었다.

옆에 있던 애도 바로 말을 덧붙였다.

“이든 그런 애 아닌데.”

애리가 천천히 눈을 들었다.

“…무슨 뜻이에요?”

여자애가 어깨를 으쓱했다.

“그냥.”

“여자한테 관심 없는 애라서.”

잠깐 뜸을 들이더니,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특히 전학생.”

애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여자애가 한 걸음 가까이 다가왔다.

“조심해.”

낮게 웃으며 말을 이었다.

“금방 질릴 수도 있으니까.”

그 말이 떨어진 순간이었다.

“야.”

낮은 목소리가 끼어들었다.

여자애 둘이 동시에 고개를 돌렸다.

이든이었다.

언제부터 거기 있었는지도 모를 만큼 조용히 뒤에 서 있었다.

여자애 하나가 눈썹을 찌푸렸다.

“…왜?”

이든은 짧게 말했다.

“할 말 있으면 나한테 해.”

순간 공기가 조용해졌다.

여자애가 어이없다는 듯 웃었다.

“뭘.”

“걱정해준 건데.”

이든이 한 걸음 앞으로 다가왔다.

“안 필요해.”

짧고 단호한 말투였다.

여자애 둘은 서로 눈치를 보더니 결국 아무 말 없이 돌아섰다.

지나가면서 한 마디만 툭 남겼다.

“유리온실 맞아?”

멀어지는 발소리와 함께 복도가 다시 조용해졌다.

이든이 애리를 내려다봤다.

“…괜찮아?”

애리는 그를 바라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응.”

이든은 그대로 애리 옆에 앉았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애리 어깨를 감쌌다.

“신경 쓰지 마.”

애리가 작게 웃었다.

“안 써.”

이든은 애리를 내려다보더니 말했다.

“그래도.”

짧은 정적 뒤에 다시 목소리가 이어졌다.

“다음부터 혼자 있지 마.”

애리가 그 말을 듣고 물었다.

“그럼 누구랑 있어?”

뜸을 들이다가 작게 덧붙였다.

“…아무도 안 놀아주는데.”

이든은 그 말을 듣고 멈췄다.

그리고 아주 당연하다는 듯 말했다.

“나 있잖아.”

애리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이든이 손을 내밀었다.

“가자.”

애리가 물었다.

“어디요.”

이든 입가에 옅은 웃음이 걸렸다.

“내 자리.”

***

며칠 뒤 점심시간이었다.

애리와 이든은 체육관 뒤쪽 계단에 앉아 있었다.

학생들이 거의 오지 않는 곳이었다.

철문을 열 때마다 끼익 하는 소리가 났고,

안쪽 공기는 늘 조금 서늘했다.

이든은 계단 중간쯤에 먼저 앉더니 들고 있던 종이봉투를 열었다.

안에는 햄버거 두 개가 들어 있었다.

“점심.”

애리가 눈을 깜빡였다.

“…언제 샀어?”

“아까.”

아무렇지도 않은 말투였다.

이든은 햄버거 하나를 애리 쪽으로 내밀었다.

“먹어.”

애리는 순간 망설이다가 그걸 받아 들었다.

“…고마워.”

포장을 벗기는 소리가 조용한 계단 안에 작게 퍼졌다.

둘은 나란히 앉아 햄버거를 먹기 시작했다.

체육관 안쪽에서는 공 튀기는 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왔다.

몇 초간 조용한 시간이 이어졌다.

애리가 한 입 먹다가 입을 열었다.

“오빠.”

이든이 고개를 돌렸다.

“응?”

애리는 말을 고르다가 물었다.

“오빠 별명이 왜 유리온실이야?”

이든 눈썹이 아주 미세하게 움직였다.

그는 애리를 바라보더니 어깨를 으쓱했다.

“몰라. 지들끼리 붙인 거지.”

잠시 뜸을 들인 뒤 덧붙였다.

“내가 만든 건 아니야.”

애리가 피식 웃었다.

“그럼 왜 그냥 놔둬?”

이든은 햄버거를 한 입 먹고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귀찮아서.”

“…아.”

애리는 이상하게 그 대답이 납득됐다.

계단 아래쪽으로 바람이 한번 스쳐 지나갔다.

애리는 햄버거를 내려다보다가 다시 말했다.

“…근데.”

이든이 고개를 기울였다.

“왜.”

애리가 웃는 얼굴로 물었다.

“유리온실 깨졌다던데?”

이든 입가에 웃음이 걸렸다.

“그래?”

애리가 고개를 끄덕였다.

"여자애들이 그러던데.”

이든은 말없이 햄버거를 한 입 더 먹었다.

그러다가 낮게 말했다.

“잘됐네.”

애리가 눈을 깜빡였다.

“왜?”

이든이 애리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이제 온실 아니잖아.”

작게 웃더니 말을 이었다.

“들판이지.”

애리가 결국 웃음을 터뜨렸다.

“뭐야 그게.”

이든은 어깨를 으쓱했다.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데.”

그는 아무렇지 않게 애리 손을 다시 잡았다.

“내가 걷고 싶은 대로 걷고.”

손가락이 자연스럽게 맞물렸다.

“잡고 싶으면 잡고.”

그리고 아주 태연하게 덧붙였다.

“놓기 싫으면 안 놓고.”

계단 아래쪽에서 바람이 천천히 올라왔다.

애리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이든은 웃으면서 말했다.

“좋잖아, 들판.”

애리는 작게 한숨을 쉬었다.

“…이든 오빠.”

이든이 웃으며 고개를 기울였다.

“왜.”

애리는 고개를 조금 흔들었다.

“…그래도.”

말끝이 흐려졌다.

이든이 물었다.

“뭐.”

애리는 바닥을 내려다봤다.

“…손은 학교에서 좀…”

끝까지 말을 잇지 못했다.

이든이 애리를 보더니 물었다.

“싫어?”

애리는 바로 고개를 저었다.

“…아니.”

이든은 짧게 말했다.

“그럼 됐어.”

그리고 잡은 손을 다시 한번 꼭 쥐었다.

애리는 순간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이든 손은 늘 따뜻했다.

특별히 힘을 주는 것도 아닌데,

이상하게 한번 잡히면 놓기 싫어지는 온도였다.

애리는 결국 작게 웃었다.

“…진짜 들판이네.”

이든이 옆에서 웃었다.

“좋잖아.”

둘의 시선이 마주쳤다.

“내 여자친구인데.”

애리는 고개를 숙인 채 웃었다.

계단 아래쪽으로 바람이 다시 천천히 지나갔다.

학교 안에서는 아직도 둘 이야기가 돌고 있을 거였다.

누군가는 쳐다보고, 누군가는 계속 떠들고 있겠지만, 적어도 여기만큼은 조용했다.

이든이 다시 입을 열었다.

“이제부터 여기.”

그가 계단 아래쪽을 눈으로 가리켰다.

“우리 자리.”

애리는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응.”

이든이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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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햄튼에서 돌아온 지 이틀째 되는 날 아침이었다.줄리안은 기타 케이스를 닫고 노트북을 가방에 넣었다.소파에서 책을 읽던 애리가 고개를 들었다."오늘 작업실 가?""응.""댄이 오라잖아."애리가 빙긋 웃었다."3집 작업 잘하고 와."줄리안도 웃었다."그러게."애리가 자리에서 일어나 줄리안 앞에 섰다.구겨진 셔츠 깃을 손으로 가볍게 펴 주었다."잘 다녀와."줄리안이 웃으며 물었다."넌 뭐 할 건데?""글쎄.""책 좀 읽고.""장도 좀 보고."잠시 생각하던 애리가 말했다."저녁은 내가 해 볼까?"줄리안이 피식 웃었다."또 라면?"애리가 입을 삐죽 내밀었다."아니야.""이번엔 다른 거 해 볼게."줄리안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주방은 살아남길 바래.“애리가 눈을 가늘게 떴다."줄리안!""끝나면 전화할게."줄리안이 웃으며 말했다."알았어."가볍게 입을 맞춘 뒤 줄리안은 현관문을 나섰다.***애틀랜틱 작업실.줄리안이 문을 열고 들어갔다.노아와 마커스는 이미 와 있었다.잠시 후,문이 다시 열리며 댄과 라이언이 들어왔다.라이언이 멤버들을 둘러보며 웃었다."너희, 여름 잘 보낸 것 같다.""얼굴이 많이 탔네."마커스가 어깨를 으쓱했다."네. 뭐... 그럭저럭요."댄은 자리에 앉자마자 본론을 꺼냈다."노래.""12곡이라고 했지?"줄리안이 고개를 끄덕였다."네.""들어보자."줄리안은 노트북을 스피커에 연결했다.바탕화면에 있는 폴더 하나를 열었다.[Horizon]그 안에는 열두 개의 데모 파일이 정리되어 있었다.줄리안은 첫 번째 트랙을 클릭한 뒤 재생 버튼을 눌렀다.첫 번째 곡은 햄튼 별장에서 처음 공개했던 'Summer Starts with You'였다.경쾌한 기타 리프가 작업실 안을 가득 채웠다.곡이 끝나자 작업실 안이 잠시 조용해졌다.댄이 먼저 입을 열었다."좋네."곧바로 다음 곡이 재생됐다.어떤 곡은 30초 만에 넘어갔다.어떤 곡은 1분 정도 듣고 멈췄다.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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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 날 아침.뉴욕의 한 연예 매체에는 짧은 기사가 하나 올라왔다.---[실버라인 줄리안 웨스트, 이스트햄튼 파티서 미공개 신곡 깜짝 공개]실버라인의 보컬 줄리안 웨스트가 어젯밤 이스트햄튼의 한 별장에서 열린 비공개 파티에서 미공개 신곡을 선보인 것으로 알려졌다.관계자들에 따르면 줄리안은 통기타를 들고 신곡 **〈Summer Starts with You〉**를 처음 공개했으며, 현장에 있던 참석자들의 큰 박수를 받았다.이번 자리는 멤버들과 지인들이 함께한 사적인 모임으로, 공식 공연은 아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실버라인 측은 신곡의 정식 발매 일정과 3집 앨범에 대해서는 별도의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아침 신문을 펼쳐 보던 노아가 기사를 읽고 웃었다."너 또 기사 났네."줄리안이 커피를 한 모금 마시며 물었다."이번엔 뭐."노아가 신문을 내밀었다."어제 부른 신곡."줄리안은 기사를 훑어보고는 피식 웃었다."...빠르네."마커스가 신문을 들여다보며 말했다."아니, 어제 파티는 톰이 그렇게 사람들 관리했는데도 기사가 나네."줄리안이 어깨를 으쓱했다."그러게.""나도 어디서 새는 건지 모르겠다."마커스가 문득 물었다."참, 톰은?"노아가 대답했다."아침 일찍 돌아갔어."그리고 조금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덧붙였다."이거 괜찮겠냐?""댄 또 전화 오는 거 아니야?"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줄리안의 휴대폰이 울렸다.화면에는 '댄'이라는 이름이 떠 있었다.줄리안은 작게 한숨을 내쉰 뒤 전화를 받았다."네."댄의 목소리가 바로 들려왔다."줄리안.""어제 신곡 공개했다며.""...""어디까지 불렀어?"줄리안은 담담하게 대답했다."한 곡이요."주방에서 아침을 준비하던 애리와 레이첼도 자연스럽게 줄리안을 바라봤다.댄이 다시 물었다."확실한 거지?""네.""신곡은 몇 곡이나 썼나?"줄리안은 한 박자 생각한 뒤 대답했다."12곡입니다.""..."수화기 너머가 조용해졌다.이내 댄이 입을 열었다."내

  • 세계적인 록스타 남친이 나만 바라본다 (실버라인)   115화- 여름밤의 끝

    "...잠깐."톰이 리아와 그 일행들의 진입을 막았다.그리고 차분하게 말했다."초대받은 사람이야?"리아가 고개를 갸웃했다."아니요.""여기 사는데요."톰의 표정이 미세하게 굳었다."...뭐?"리아는 별일 아니라는 듯 어깨를 으쓱했다."여기 우리 집.""아니, 정확히는 우리 쌍둥이 동생 집.""근데 나도 맨날 와서."그러더니 별장 안을 향해 큰 소리로 외쳤다."노아!""야, 노아!"잠시 후 노아가 현관으로 걸어 나왔다.리아를 보자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너 왜 왔냐?"리아가 황당하다는 듯 말했다."무슨 소리야.""나도 여기 살잖아."노아가 헛웃음을 흘렸다."어제 아침에 짐 싸서 나갔잖아."리아가 입을 삐죽였다."그건…“노아가 어깨를 으쓱했다."나갈 땐 마음대로 나가도..."잠깐 뜸을 들인 뒤 말을 이었다."들어올 땐 안 되지.""웃기지 마."리아가 막무가내로 안으로 들어가려 하자 톰이 한 발 앞으로 나서며 길을 막았다."오늘 파티는 초대받은 분만 입장 가능합니다."리아가 노아를 노려봤다."너, 정말 이럴 거야?"노아는 어깨를 으쓱했다."여기 계신 톰 사령관님 명령이야.""난 권한 없어.""잘 가라."리아는 분을 참지 못한 채 씩씩거리다가 노아를 한 번 더 노려봤다.“엄마한테 이를 거야.”노아가 피식 웃었다.“그래.”“엄마도 초대 안 받았어.”그렇게 말한 노아는 미련 없이 집 안으로 들어갔다.리아는 한동안 별장을 노려보다가 등을 돌렸다."그냥 가자.""치사해서 원."그때 일행 중 한 명이 아쉬운 듯 말했다."실버라인 파티라며?""들어가서 사진 좀 찍으려고 했더니…"그 말을 들은 톰의 표정이 한층 더 굳어졌다."계속 여기 있으면 경찰 부르겠습니다."톰의 말에 일행들은 서로 눈치를 보더니 슬슬 발걸음을 돌렸다.잠깐의 소동은 그렇게 끝이 났다.별장 안에서는 다시 음악과 웃음소리가 흘러나왔다."누가 왔다 간거냐?"음악을 잠시 멈춘 DJ 케빈이, 안으로 들어온 노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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