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MELDEN연기준은 꼬막이를 한 번 바라봤다. 그 아이가 서인경을 따라 의서를 읽어왔다는 건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 정도 실력으로 고질병까지 고쳐줄 수 있을 줄은 몰랐다.꼬막이는 고개를 살짝 기울이며 환하게 웃었다.“이건 우리 어머니께서 가르쳐준 겁니다. 할아버지, 우리 어머니 의술은 엄청 좋아요. 할머니께서 우리 어머니를 만난다면 약 쓰자마자 바로 낫고 오래오래 살 수 있을 겁니다!”그 말을 들은 촌장은 기뻐하는 기색이 아니었다.“꼬막아, 고맙구나. 넌 사람을 번창하게 하는 기운이 있는 아이구나. 헌데 우리 집사람 병은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온 거라 고칠 수 없는 병이란다. 그러니 네 어머니까지 번거롭게 할 필요는 없겠구나.”“고칠 수 있어요, 고칠 수 있어요!”꼬막이는 촌장의 팔을 붙잡고 단호하게 말했다.“우리 어머니 의술은 세상에서 제일입니다. 어떤 병이든 다 고칠 수 있어요. 할아버지 걱정 마요. 어머니 일이 끝나면 꼭 모셔와서 할머니를 진찰하게 할게요.”촌장은 그저 아이가 위로하려 하는 말이라 여겼다. 그래도 그 마음이 고마워 꼬막이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었다.“그래, 그래… 인연이 닿는다면 나도 네 어머니를 한 번 뵙고 싶구나. 이렇게 사랑스럽고 기특한 아이를 낳은 분이 어떤 분인지.”칭찬을 듣자, 꼬막이는 더없이 기뻐했다. 한 손으로는 연기준을, 다른 한 손으로는 촌장을 붙잡았다.“아버지, 할아버지 집에 맛있는 거 많습니다! 빨리 들어와서 같이 먹어요!”꼬막이는 완전히 스스럼없이 굴었다.하지만 연기준은 그 자리에 그대로 서 있었다.“사람이 많아 폐를 끼칠까 염려됩니다. 아이가 철이 없어 실례를 범했으니 부디 너그럽게 봐주십시오.”말을 마치고 꼬막이를 내려다봤다.“인사드리고 나오자. 이제 가야 한다.”봉한설이 옆에서 거들었다.“얼른 바보 삼촌도 데리고 나오세요. 우리는 이제 가야 합니다.”그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문 뒤에서 연풍이 멍한 얼굴로 걸어나왔다. 그의 옆에는 다리를 제대로 쓰지 못해 비틀거리며 걷는 할머니가 있
부생은 그 말을 듣자마자 말에서 훌쩍 뛰어내려 앞쪽으로 달려갔다.“저는 한설 언니밖에 아는 사람이 없어요. 여기 남으면 무서워요. 한설 언니, 저도 같이 데려가 주세요.”원래부터 그녀를 탐탁지 않게 여기던 봉한설이었다.방금 전 연기준의 경고까지 더해지자 경계심은 한층 더 짙어졌다.“이만큼 같이 왔는데도 아직 시위 귀군들이랑 안 친해졌다고? 사회성이 좀 부족한데? 그럼 남아서 천천히 친해지면 되겠네.”말을 마치자마자 연기준의 팔을 잡아끌며 앞으로 걸어 나갔다.“이 아가씨가 좀 겁이 많아요. 번거롭겠지만, 우리 시위 귀군들께서 잘 좀 챙겨 주세요.”부생은 더 따라가려 했지만 암위들이 길을 막아섰다.“부생 아가씨, 걱정 마십시오. 저희가 잘 보호해 드리겠습니다.”부생은 봉한설이 아무렇지도 않게 연기준의 팔을 붙잡고 있는 모습을 보며 가슴이 욱신거릴 만큼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이제는 시위들까지도 눈에 거슬렸다.저들은 분명 두 사람의 관계를 알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일부러 둘만 있게 만들어 준 것이다.언젠가 서인경을 만나게 된다면 자신의 남자가 시녀와 얽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과연 봉한설을 그대로 두겠는가?부생은 이를 악물며 그날이 오기만을 기다렸다. 그녀의 눈에 봉한설은 이미 죽은 목숨이나 다름없었다.*마을 안으로 들어오자 봉한설은 곧장 연기준의 팔을 놓아버렸다. 얼굴에는 노골적인 불쾌함이 떠올랐다.“저게 뭡니까, 진짜. 애초에 따라오게 한 게 잘못입니다. 제가 보기엔 그냥 한 칼에 끝내버리는 게 나았어요.”연기준은 봉한설이 잡아당겼던 옷자락을 가볍게 털어냈다.“살려둬야 쓸 데가 있다. 촌장 집부터 찾아라.”봉한설이 고개를 끄덕였다. 사람 하나 보이지 않는 골목을 훑어본 뒤, 가까운 집 문을 두드렸다.그 집에서는 한창 식사를 하고 있었다. 문을 연 사내는 ‘촌장 집에 온 아이를 찾는다’는 말을 듣자마자 젓가락을 내려놓았다. 부인에게 아이들과 먼저 식사를 하라고 당부한 뒤, 그는 흔쾌히 길을 안내했다.“그 아이, 참
앞서 연강호는 단은설과 부생을 내세워 연기준을 상대하게 하고 자신은 요동 후궁에 남아 있었다.그 모든 이유는 진국 후궁에서 악어에게 물렸던 그 상처가 생각보다 깊었기 때문이었다. 원래는 상처를 충분히 회복한 뒤, 서인경과 제대로 겨뤄볼 생각이었다.하지만 지금, 아직 완전히 낫지 않은 팔을 어루만지며 그의 눈빛은 음침하게 가라앉았다.“그렇게까지 나를 끌어내고 싶다면… 좋다, 원하는 대로 해주지.”양군이 하루 낮과 밤을 맞부딪히는 동안 연강호는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요동의 병사들이 먼저 서인경과 진국군의 체력을 소모하게 두고 자신은 마지막에 나서 승산을 높일 생각이었다.이윽고, 요동 도성이 공격받고 있다는 소식이 금수 대장공주에게 전해졌다.연기준이 협상 자리에서 떠난 직후부터 그녀는 줄곧 도성 쪽의 상황을 주시하고 있었다.소식을 듣는 순간, 그녀는 깨달았다. 이번 일에서 연기준은 요동을 무너뜨릴 작정이라는 것을.그녀는 즉시 사람을 보내 연기준을 찾게 했다.하지만 돌아온 답은 뜻밖이었다. 진국 황제가 대황자를 데리고 유람을 나섰으니 협상은 내일 이어서 하겠다는 것이었다.금수 대장공주는 곧 알아차렸다. 연기준이 서인경에게 시간을 벌어주고 있다는 사실을.협상이 끝나기만 하면 그녀는 지원군을 이끌고 곧장 도성으로 돌아갈 것이다.그렇게 되면 서인경은 반드시 패한다.“연기준… 참으로 연 씨 집안의 훌륭한 후손이로구나! 연도현, 네가 고르고 길러낸 아이가 바로 저거다. 그렇게 아끼던 황고모를 상대로 칼을 겨누다니! 은혜도 모르는 그 모습이, 참으로 연 씨 가문의 풍모답구나!”금수 대장공주는 하늘을 향해 외쳤다. 연도현이 지금 눈앞에 있었다면 당장이라도 그 눈 먼 동생을 욕해주고 싶을 지경이었다.지금 그녀는 연기준에게 완전히 한 수 당한 상태였다. 분노와 불안이 뒤섞여 마음이 요동쳤다.이대로 돌아간다면 그것은 곧 협상의 실패를 뜻한다. 그녀가 수십 년을 걸쳐 쌓아 올린 모든 것이 요동을 멸망으로 이끄는 재앙이 되고 만다. 설령 마지막에 공
요동의 도성은 문을 굳게 닫은 채 버티고 있었고, 성 안에는 만 명의 병사가 성을 지키고 있었다.그러나 요동의 정예 병력은 이미 전선으로 나가 있었다. 지금쯤이면 황급히 돌아오고 있을 터였다.반면 서인경 쪽은 삼만의 정예 병력이 이곳에 집결해 있었다.정면으로 맞붙는다면 사흘 안에 도성을 함락시키는 것도 어렵지 않았다.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요동의 지원군이 도착하면 그들이 도성 안에 갇히게 되는 상황은 결코 유리하지 않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한 사람, 연강호가 아직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었다. 만약 그가 지금 이 도성 안에 있다면 그 한 사람의 위력은 만 명의 정예 병력과 맞먹는다.서인경은 화친서를 덮었다.“연기준 쪽에서 온 소식은?”맹경운이 고개를 저었다.“아직 없습니다. 지난번에 온 전갈에는 연강호가 화친 사절단에 없다는 것만 적혀 있었지요. 우리가 요동 첩자의 연락을 가로챈 적이 있으니 지금은 반대로 우리 쪽 소식도 막히고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그녀와 연기준은 각자의 역할을 맡아 서로에게 유리한 판을 만들어 가고 있었다. 그러나 금수 대장공주 역시 그 사실을 모를 리 없었다.자기 영역 안에서 연락을 끊어버리는 일쯤은 그녀에게도 충분히 가능한 일이었다.소식이 없는 이상, 서인경은 원래 계획대로 움직이기로 했다.“위장 공격을 한다. 연강호를 끌어내면 내가 상대할 것이다. 그가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 너는 병력을 이끌고 즉시 도성 밖 오십 리 떨어진 산으로 철수하거라. 그곳은 지키기는 쉽고 공격은 어려운 지형이다. 요동의 지원군이 와도, 당장 우리 병력을 어찌하지는 못할 거야. 연기준 쪽 일이 끝나면 그가 우리와 합류할 것이다.”연강호만 처리할 수 있다면 남은 요동의 전력은 두려울 것이 없었다.그러나 맹경운은 그 말을 듣고 놀라 고개를 세차게 저었다.“안 됩니다! 폐하께서 분명 황후 마마를 반드시 지키라고 하셨습니다. 어찌 황후 마마께서 직접 선두에 서서 가장 위험한 사람을 상대하신단 말입니까!”서인경이 그를 흘겨봤
연기준이 봉한설을 흘겨봤다.“그 머릿속 더러운 상상부터 치워라. 저 여자는 네 황후 마마보다 못생겼다. 짐은 눈이 멀지 않았다.”봉한설이 입을 삐죽 내밀었다.“그게 꼭 얼굴 문제는 아니거든요? 어떤 남자들은 집밥이 질리면 밖에 있는 것도 향기롭다고 한다니까요.”뒤에 있던 암위들이 그 말을 듣고는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연기준이 고개를 돌려 한 번 쓱 훑어보자 그들은 즉시 웃음을 거두고 말 위에서 자세를 바로잡았다.연기준은 무심한 눈으로 봉한설을 한 번 더 훑었다.“그거, 네 황후 마마가 가르쳐준 것이냐?”서인경이 아니고서야 저런 말을 할 사람이 없었다.봉한설은 당당하게 고개를 끄덕였다.“네. 그래서 제가 한 치도 떨어지지 않고 지켜볼 거예요. 폐하 곁에는 저 말고 다른 여자가 있어서는 안 됩니다.”연기준의 마음 한켠이 묘하게 풀어졌다.“그게 네 황후 마마가 시킨 일이냐?”봉한설이 고개를 저었다.“황후 마마께서는 감시를 안 해도 된다고 하셨습니다. 폐하는 그럴 사람이 아니라면서요. 헌데 제가 못 믿겠습니다.”연기준은 막 피어오르던 그 작은 만족감을 조용히 거두어들였다.그녀는 왜 그렇게까지 자신을 믿는 걸까? 설마 자신의 매력이 부족한 걸까?봉한설은 이유를 듣기 전엔 물러설 생각이 없었다. 연기준이 대답하지 않자, 그대로 손을 뻗어 그의 갑옷을 잡아당겼다.“빨리 말해요. 계속 그렇게 폼만 잡으면 황후 마마한테 다 말해버릴 거예요. 다른 여자랑 눈 맞추고 다닌다고! 돌아가면 빨래판 앞에 무릎 꿇을 준비나 하세요.”연기준은 더는 버틸 수 없다는 듯, 그녀의 귀에 바짝 입을 대고 몇 마디를 낮게 속삭였다.그 말을 듣자마자 봉한설의 눈이 번뜩였다. 기묘한 눈빛으로 그를 위아래로 훑어보았다.“역시 남자 말은 믿을 게 못 된다니까요! 황후 마마한테 말해야겠습니다. 폐하의 속내가 아주 교묘하다고요. 빨래판도 몇 개 더 준비해 두어야겠어요.”연기준은 말문이 막혔다. 곧바로 손을 들어 그녀를 밀어냈다.“저리 가라! 짐은 멍청한 사람
부생이 어디선가 튀어나오듯 달려들더니, 손에 들고 있던 칼을 그대로 단은설의 배에 꽂아 넣었다.“나를 속여? 나를 도구로 써먹어? 죽여버릴 거야!”봉한설이 급히 달려가 그녀를 막아섰다.“뭐 하는 거야! 아직 물어볼 게 남았는데!”그러나 부생은 물러서지 않았다. 오히려 칼끝을 더 깊이 밀어 넣었다.“저 여자가 저를 이용해서 사람을 죽였으니 죽어 마땅합니다!”이미 기력이 다한 단은설이었다. 그 깊은 일격을 받자 그대로 숨이 끊어졌다.봉한설은 어렵게 잡아온 사람을, 몇 마디도 묻지 못한 채 잃어버린 것을 보며 제자리에서 빙글빙글 돌았다.“누가 나오라고 했어? 내가 다 물어보고 나서야 네가 뭘 하든 하라고 했지! 지금 네가 죽여버리면 내 질문은 누구한테 해? 너한테 물어볼까?”방금 전까지 살기 어린 표정을 짓고 있던 부생은 그제야 기세가 꺾였다. 그녀는 두 손을 앞에서 불안하게 비비며 고개조차 들지 못했다.“저, 저는… 너무 화가 나서 그만…! 뭐 더 물어볼 게 있다면 저한테 물어보세요. 어쩌면 제가 알 수도…”봉한설은 얼굴이 새빨개질 만큼 분노했다.“그 여자가 마지막에 한 말이 무슨 뜻인지 알아? 자기 비밀을 누구한테 털어놨는지 알아? 그걸 어떻게 세상에 퍼뜨릴 생각이었는지 알아? 말해 봐, 아냐고?”부생은 당황해 고개를 세차게 저었다.“저, 저는…”봉한설은 이를 악물었다.“그 비밀이 얼마나...”“그만.”연기준이 입을 열어 말을 끊었다. 그의 눈빛은 깊고도 알 수 없이 가라앉아 있었다.“이 일은 여기서 끝낸다. 관련 없는 자들은 모두 정리하고 나머지는 대비 태세를 갖춰라.”그 말을 듣자 부생은 곧바로 무릎을 꿇었다.“폐하, 저를 데리고 가 주십시오. 제가 전에 폐하를 해칠 뻔했습니다. 이제는 곁에서 시중을 들며 제 죄를 속죄하고 싶습니다!”봉한설이 믿기지 않는다는 듯 부생을 바라봤다.“은혜를 원수로 갚는 것도 모자라서 또 무슨 꿍꿍이야? 폐하 곁에는 내가 있어. 네가 차 따르고 물 따를 필요 없어. 쓸데없는 생각은 집어치워
그날, 서인경은 연기준에게 물었다. 처음부터 황위를 남에게 넘길 생각이 없었던 것이냐고. 결국은 스스로 그 자리에 오르려 했던 것 아니냐고.연기준은 망설임 없이 답했다.“그래. 진국의 황위는 반드시 내 손에 있어야 한다.”그때의 서인경은 알지 못했다. 그가 왜 그토록 황위에 집착하는지.하지만 한참이 지난 뒤, 설산 위에서 무릎을 꿇고 자신의 손으로 연기준을 한 줌 한 줌 눈 속에 묻어야 했을 때, 그리고 갑옷을 걸친 채 무기를 들고 일불락의 마지막 숨결을 지키기 위해 싸우던 그때에야 비로소 깨달았다.연기준이 오늘 황위를 놓
“태황태후 마마, 폐하… 폐하께서 위독하십니다.”툭!찻잔이 발치에서 굴러 떨어지며 산산조각 났다.“어서, 어서 나를 양심전으로 모셔라.”태황태후가 급히 몸을 일으키는 순간 검은 그림자 하나가 번개처럼 실내로 스며들었다. 검은 옷에 얼굴을 가린 자의 눈빛은 서늘하게 빛나고 있었다. 그 눈을 보는 순간, 태황태후는 그대로 굳어버렸다.“누구냐! 호위하라! 자객이다!”외침과 동시에 내시 하나가 정면에서 일격을 맞고 그대로 쓰러졌다. 의식을 잃은 채, 말조차 하지 못했다. 내시가 쓰러지는 모습을 본 태황태후는 오히려 이상하리만치
서인경의 입술이 가볍게 포개졌다. 부드러운 온기가 몇 초 머물다 익숙한 숨결과 함께 이내 떨어졌다. 서인경은 조금 아쉬운 마음으로 숨을 고르는데 귓가에 낮고 다정한 목소리가 스며들었다.“넌 짐이 아니다. 내가 천 리 밖에 있어도 가장 놓지 못하는 사람이지.”서인경은 연기준의 옷깃을 움켜쥐었다. 그 순간, 그 말 한마디에 마음 깊숙한 곳이 따뜻해졌다. 마치 천 년 묵은 눈이 녹아내리는 것처럼, 심장 안에서 눈사태가 무너지는 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그녀는 힘껏 연기준을 벽으로 밀어붙이고 몸을 뒤집어 그를 눌렀다.“당신 역시 제가
이튿날, 해가 동쪽 하늘에서 떠올랐다.아침 햇살이 양심전 앞뜰을 비출 무렵, 밤새 대기하던 대신들은 모두 기진맥진해 있었다.그중 몇은 버티지 못하고 계단에 기대 잠들어 있을 정도였다.황제는 새벽녘에 눈을 떴다.침상 곁에는 첫째 황자와 열셋 째 황자가 나란히 지키고 서 있었다.황제가 눈을 뜨는 순간, 두 사람은 서로 먼저 다가가려는 듯 앞다투어 몸을 내밀었다.“부황, 깨어나셨습니까?”“부황, 몸은 좀 어떠십니까? 아들이 밤새 곁을 지키고 있었으니 이제야 마음이 놓입니다.”“저도 한숨도 못 잤습니다. 한순간도 자리를 뜨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