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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62화

مؤلف: 코코넛 서고
“촌장 할아버지, 과부가 뭐예요?”

“촌장 할아버지, 우리 어머니가 그러는데, 그걸 바람났다고 한대요.”

“촌장 할아버지, 누님은 왜 형님을 따라간 겁니까? 형님이 너무 잘생겨서 그런 겁니까?”

꼬막이가 질문을 던질 때마다, 촌장은 곧장 돌아서서 싱글벙글 웃으며 대답해 주었다.

대답을 들은 꼬막이는 더욱 신이 나서 끼어들었고 이야기가 오가며 식당 안은 점점 떠들썩해졌다.

결국 이 자리에서 가장 말을 많이 하는 건, 촌장과 꼬막이였다.

그러다 연기준이 젓가락을 내려놓고 꼬막이의 그릇에 아직 절반이나 남은 밥을 보더니 얼굴을 굳혔다.

“밥을 먹으면서도 입이 그렇게 안 다물어지느냐?”

촌장은 그 기색을 눈치채자마자 몸을 홱 돌려 자기 앞에 남아 있던 반 그릇의 밥을 황급히 입에 밀어 넣었다.

‘큰일 났다, 말이 너무 많았군.’

딱, 수업 시간에 딴짓하다가 선생님한테 들킨 학생 같았다.

촌장이 연기준을 두려워하긴 했지만 다음에도 또 그럴 생각이었다.

그저 식사 분위기가 너무 답답해서 꼬막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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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간을 거슬러   제1169화

    모자가 장난치며 노는 모습을 바라보던 연기준은 더 이상 방해하지 않고 조용히 밖으로 나섰다.그리고 막 계단을 내려오자마자 부생이 느릿하게 걸음을 옮겨 다가왔다.“폐하, 용서해 주십시오. 아까는 제가 너무 놀라서 마마를 오해했습니다. 마마께서는 보아하니 선한 분이신데 어찌 저를 쫓아내시겠습니까? 모두 제 잘못입니다.”그녀는 눈에 눈물을 머금은 채, 한층 더 가녀린 모습으로 말을 이었다.“폐하께서는 인자하셔서 아직 제게 맡기신 일이 없습니다. 헌데 이렇게 놀고만 있으니, 은혜를 갚지 못해 마음이 불편합니다. 차라리 제가 황후 마마를 모시게 해주십시오.”그 속내가 서인경을 향하고 있었다.연기준은 그녀를 남게 하긴 했지만 서인경을 위험에 노출시킬 생각은 없었다.그는 담담히 말했다.“황후와 대황자는 쉬고 있다. 올라가 방해할 수는 없으니 나를 따라오거라.”연기준은 다시 계단을 올랐다.이층에는 세 개의 방이 있었다.하나는 연기준과 서인경의 방, 하나는 봉한설에게 내어준 방, 그리고 마지막 하나는 연기준이 임시로 쓰는 서재였다.요 며칠 동안, 그는 이곳에서 적지 않은 정사를 처리해왔다.이 서재는 원래 연풍만 드나들 수 있는 곳이었다.그런데 지금, 연기준이 자신을 그곳으로 데려가자 부생의 마음은 놀라움과 기쁨으로 들끓었다.이곳은 서인경조차 들어온 적 없는 곳이었다.연기준은 서재에 들어서자마자 책상으로 가 붓을 집어 들었다.그리고 벼루를 내려다보며 말했다.“할 일이 없다고 했지? 먹을 갈아라.”부생의 얼굴이 환하게 밝아졌다. 그녀는 곧장 다가가 고개를 숙였다.“예, 폐하. 앞으로는 반드시 잘 모시겠습니다.”이토록 가까운 거리에서 다시 마주하게 되자 부생의 심장은 요동쳤다.그가 자신을 서재로 들였고 곁에 두고 시중을 들게 했다.그 사실만으로도 그녀의 머릿속에는 온갖 상상이 피어올랐다.지금까지 보였던 냉담함은 어쩌면 모두 연기였을지도 모른다고.그도 그럴 것이 이 세상에 자신 같은 여인을 앞에 두고도 흔들리지 않을 남자가 어디 있겠는가.

  • 시간을 거슬러   제1168화

    연기준은 발걸음을 멈추고 아래를 내려다보았다.그 순간, 봉은하가 재빨리 말을 이었다.“마마께 죽을 좀 끓여드리고 제가 담근 장아찌도 곁들이면 어떠십니까?”서인경은 웃으며 답했다.“그럼 부탁드릴게요.”“부탁이라니요, 별것도 아닙니다!”두 사람의 모습이 계단 끝에서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부생은 그 자리에 서서 바라보다가 이내 시선을 거두었다. 그녀의 눈빛이 서서히 가라앉았다.봉은하는 부엌으로 가 죽을 끓이러 갔고 노인은 따라가 불을 지폈다.그때, 그 건장한 사내가 부생의 애처로운 모습을 도저히 지나치지 못하고 다가왔다.“부생 아가씨, 너무 상심하지 마십시오. 다들 아가씨를 따돌리려는 건 아닙니다. 다음에는 상황을 잘 보고 울어야지… 괜히 마마를 곤란하게 만들면 안 되지 않습니까.”그 순박한 얼굴을 보며 부생의 속에서는 혐오가 스멀거렸다. 그러나 드러낼 수는 없었다.지금 이곳에서 자신 편에 설 가능성이 있는 사람은 이 어수룩한 사내뿐이었다.부생은 고개를 숙인 채, 연약한 척 살며시 고개를 끄덕였다.“고맙습니다, 대장 오라버니.”그 사내의 이름은 정말로 대장이었다.그의 아버지는 외조부에게 입양된 양자였고 외조부의 성을 따라 모두가 봉씨가 되었다.그래서 그의 이름은 봉대장이었다.미인이 ‘오라버니’라 부르는 순간 봉대장의 마음은 들떠버렸다. 얼굴이 환하게 풀리며 입가가 점점 흐물흐물해졌다.“아이고, 별말씀을 다 하십니다. 이런 일에 무슨 고맙다는 말까지… 너무 격식 차리시는 겁니다.”그 모습을 지켜보던 봉한설은 속이 뒤틀릴 것만 같았다.그녀는 슬쩍 연풍을 노려봤다.남자들은 참.이 일은 평이에게 꼭 알려야겠다. 남자란 존재는, 결국 이런 여우 같은 여자에게 약하다는 걸.연풍은 영문도 모른 채 봉한설의 눈초리를 받고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내가 뭘 잘못했지…?’*방 안.연기준은 서인경과 꼬막이를 데리고 들어왔다.“오늘 아침, 그 여자가 밖에 나간 건 연강호 쪽 사람을 만나기 위해서였다. 우리가 노무림으로 가 아이들을 구할

  • 시간을 거슬러   제1167화

    “마마, 살려주십시오! 저는 그런 뜻이 아니었습니다. 제발 쫓아내지만 말아 주십시오. 소를 부리듯 부려도 좋고, 때리셔도 욕하셔도 괜찮습니다…”이쯤 되자, 봉한설조차 더는 참지 못했다.“누가 널 쫓아낸다고 했느냐? 누가 너를 소처럼 부리라 했고, 누가 널 때리거나 욕했느냐? 여기서 울고불고하는 건 또 뭐냐? 그리고 설령 마마께서 널 내쫓는다 해도 그건 당연한 일이다. 우리가 데리고 가고 싶으면 데리고 가고, 싫으면 안 데리고 가는 거지.”연달아 꾸지람을 듣자 부생은 오히려 더 서럽게 울음을 터뜨렸다.그 울음이 어딘가 지나치게 갑작스러웠다.서인경의 눈썹이 살짝 올라갔다.이 여자, 보통이 아니었다.아니나 다를까 다음 순간, 문밖에서 다시 기척이 들렸다.연기준과 연풍이 안으로 들어왔다. 그 뒤에는 노인 하나와 건장한 사내 하나가 더 따라붙어 있었다.그 사내는 이렇게 가녀린 여인이 눈물에 젖어 있는 모습을 보자 마치 모두가 한마음으로 그녀를 괴롭힌 것처럼 여겨졌는지 곧장 얼굴이 굳었다.그는 다가가 부생을 일으켜 세웠다.“무슨 일입니까? 부생 아가씨, 울지 마십시오. 누가 괴롭혔는지 말해보십시오. 제가 공정하게 처리해 주겠습니다.”“이놈아, 누구한테 공정을 따지는 것이냐!”봉은하가 그의 뒤통수를 그대로 후려치자 사내는 얼떨떨해졌다.“어머니, 왜 때리십니까?”봉은하는 허리에 손을 얹고 기세 좋게 말했다.“내가 몇 마디 했다고, 그걸 가지고 공정을 따지겠다는 거냐? 어디, 한 번 말해보거라.”사내는 뒤통수를 문지르며 곧바로 말을 바꿨다.“부생 아가씨, 우리 어머니께서 좀 거칠긴 하지만 말은 통합니다. 잘 말씀드리면 괴롭히지는 않으실 거예요.”거칠긴 해도 틀린 말은 아니었다.그 말에 봉은하는 눈을 부릅떴다.“뒤로 가서 서 있어라.”사내는 순순히 물러나 그녀의 뒤에 섰다.그 옆의 노인 역시 호기심에 부생을 한 번 힐끗 바라봤다가 곧장 봉은하에게 귀를 잡혀 뒤로 끌려갔다.“뭘 봅니까? 제가 젊었을 때는 저것보다 훨씬 예뻤습니다! 아직도

  • 시간을 거슬러   제1166화

    노파는 꼬막이를 바라보는 눈길에 가득한 애정이 담겨 있었다.“좋아하면… 매일 보여줄까?”꼬막이는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펄쩍펄쩍 뛰었다.“좋아요, 좋아요!”빙능술.일불락 사람들만이 익힐 수 있는 술법이었다.한가할 때는 그저 소소한 재주에 불과하지만 필요한 순간에는 가장 치명적인 무기가 되기도 했다.서인경은 예전, 일불락 사서에서만 그 존재를 본 적이 있었다.직접 써본 적은 없었고 자신이 사용할 수 있는지도 알지 못했다.그녀의 몸에 깃든 능력들은 위험이 닥쳤을 때에야 비로소 하나씩 깨어나는 법이었으니까.빙능술을 이렇게 직접 눈으로 보는 것은 오늘이 처음이었다.서인경의 시선이 천천히 노파에게로 향했다.그때 봉한설이 가장 먼저 그녀를 발견하고 다가왔다.“마마, 일어나셨군요!”그 말이 떨어지자, 사람들이 일제히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보았다.꼬막이는 얼음 인형을 꼭 끌어안은 채, 짧은 다리를 바쁘게 움직이며 서인경에게 달려왔다.“어머니! 너무 보고 싶었어요!”서인경은 몸을 굽혀 그를 안아 들었다. 그리고 아이의 볼에 입을 맞추며 부드럽게 답했다.“어머니도 많이 보고 싶었다.”그 순간, 노파는 멍하니 서인경을 바라보다가 갑자기 무릎을 꿇었다.“속하 봉은하 수장을 뵙습니다!”서인경은 곧바로 눈앞의 인물의 정체를 짐작했다.“봉은노와는 어떤 관계입니까?”노파는 고개를 숙인 채 답했다.“봉은노는 제 사촌 여동생입니다. 과거, 저희 둘 아버지는 함께 지하흑시를 세우셨습니다. 헌데 제가 재주가 부족해 흑시의 관리를 사촌에게 맡기게 되었지요. 저는 오래전부터 산속에 은거해 있었기에 수장 곁을 지키지 못했습니다. 부디… 벌을 내려주십시오.”어족의 충성은 마치 그들의 피 속에 새겨져 있는 것 같았다.서인경은 몸을 숙여 그녀를 일으켜 세웠다.“일어나세요. 어르신. 저보다 어른이신데 그렇게까지 예를 갖추실 필요는 없어요.”노파가 다시 고개를 들었을 때, 눈가가 붉게 젖어 있었다.“아버지께서는 늘 말씀하셨습니다. 어족의 사명은 반드시 대대로

  • 시간을 거슬러   제1165화

    서인경은 생각을 이어갈수록 자신의 추측이 맞아떨어진다는 확신이 점점 강해졌다.“연강호는 나타난 이후로 단 한 번도 진짜 얼굴을 드러낸 적이 없어요. 처음에는 몸이 변이 돼서 햇빛을 견디지 못하는 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온몸을 감싸고 다니는 거라고 생각했죠. 지금 생각해 보면, 그 이유도 맞을 수 있지만… 혹시 또 다른 가능성도 있지 않을까요? 얼굴 자체도 변해버렸을 가능성 말이에요.”남자도 아니고 여자도 아닌 존재. 그렇다면 얼굴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목울대도 없고 수염도 없다면 남자이면서 여자 같은 얼굴일까.서인경은 문득 아쉬움을 느꼈다.“그때 만수림에서 너무 빨리 도망쳐서 얼굴을 제대로 보지 못했어요. 만약 검은 옷을 벗었을 때 평범한 사람과 다를 게 없다면 우리가 알아보지 못할 수도 있겠죠.”연기준이 말했다.“황실 제사를 지낼 때, 연 씨 황실 역대 선조들의 초상을 본 적이 있다. 그 안에 연강호도 있었다. 한 번 더 본다면 알아볼 수 있어.”서인경의 추측은 다소 기이하고 자유로웠지만 연기준은 오히려 충분히 그럴듯하다고 느꼈다.“세상이 그런 괴물을 군주로 받아들이진 않을 거다. 네 말이 사실이라면 연강호에게는 반드시 자신을 대신해 나설 사람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가 믿을 수 있는 사람은 혈연으로 이어진 자일 가능성이 크지.”혈연으로 이어진 사람이라면… 서왕비?서인경은 곧장 고개를 저었다.“그럴 리 없어요. 서왕비는 그런 사람이 아니에요. 그분은 이미 당신과 제 신분이 평범하지 않다는 것도, 일불락과 관련되어 있다는 것도 눈치챘을 거예요. 헌데 그 사실을 누구에게도 말한 적 없어요. 만약 다른 마음이 있었다면 당신이 황위를 차지했을 때 그걸 폭로하는 편이 훨씬 더 큰 타격이었을 거예요. 그때는 진국에 주인이 없었고 서왕이 황위에 오를 명분도 충분했을 테니까요. 저는… 서왕비가 연강호와 손을 잡을 이유를 도저히 떠올릴 수 없어요.”서왕비는 덕망이 높고 온화한 얼굴을 가진 사람이었다.그녀 같은 부인이 있었기에 서왕은 예전에 군권을 내려

  • 시간을 거슬러   제1164화

    맹국공과 수도에 있는 맹 가의 두 공자 역시 자신들의 보배 같은 딸을 해친 자를 결코 가만두지 않을 터였다.게다가 제씨 가문 또한 맹은영이라는 조카딸을 손바닥 위에 올려놓고 아끼듯 키워온 집안이었다. 그녀에게는 든든한 버팀목이나 다름없었다.진방옥이 그 마음을 얻고자 한다면 피를 좀 보지 않고서는 어려울 것이다.연기준은 맹경운이 맹은영의 회임 사실을 알았던 날의 반응을 떠올리며 덧붙였다.“맹경운은 그 자리에서 진방옥을 거의 베어버릴 뻔했지.”그 장면을 떠올린 서인경은 속으로 진방옥을 위해 식은땀을 흘렸다.“진방옥… 잘 버텨야 할 텐데요. 만약 맹은영이 정말 억지로 당한 거였다면 산 위에서 그렇게까지 진방옥을 걱정하지 않았을 거예요. 그리고 저는 진방옥을 믿어요. 그런 짓을 할 사람은 아니니까.”그녀의 조금도 흔들림 없는 믿음에 연기준의 눈이 가늘게 좁아졌다.“악명 높은 자를 그렇게까지 믿을 수 있다고? 무슨 좋은 일이라도 있었길래 그렇게까지 감싸는 거지?”서인경은 그의 표정이 심상치 않음을 알아차리고 재빨리 말을 바꿨다.“그 사람을 믿는 건… 당신의 어릴 적 친구였기 때문이에요. 사람은 끼리끼리 모인다고 하잖아요. 당신이 이렇게 올곧은 사람인데 그도 크게 다르진 않겠죠. 그렇죠?”‘올곧은 사람’. 연기준은 그 말 한마디에 완전히 풀려버렸다.느슨해진 눈매를 보며 서인경은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역시, 눈치 빠른 게 살길이었다.속 좁은 남자는 건드리기 참 어려운 존재였다.진방옥과 맹은영이 걱정되긴 했지만 이미 두 사람은 수도로 돌아간 뒤였다. 지금의 그녀로서는 손을 쓸 방법이 없었다. 다만 진방옥이 사위로서의 진심을 제대로 보여주기를 바랄 뿐이었다.부디 그 좋은 여자를 헛되이 하지 않기를.두 사람은 침상에 나란히 누운 채, 앞으로의 일을 다시 상의했다.요동의 일은 일단락되었다. 나라와 나라 사이의 큰 전쟁은 일어나지 않았다.그러나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일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지금 가장 시급한 것은 납치된 아이들이었다.그리

  • 시간을 거슬러   제622화

    서인경은 그 말을 듣고 속으로 단평안의 잔혹함에 혀를 찼다.무고한 아이까지도 가차 없이 죽이다니.“예전엔 한낱 폐물이더니 이젠 염라대왕이 따로 없습니다. 그 단평안, 결코 만만한 자가 아닙니다.”연기준이 서인경 쪽으로 손을 뻗어 그녀를 곁으로 끌어앉혔다.“그 아이가 살아 있는 한, 단효산은 단 가를 그 불구에게 절대 넘기지 않을 것입니다. 한데 이렇게까지 요란한 수를 쓸 줄은 몰랐습니다. 아이 하나 죽이는 방법이야 수도 없이 많지요. 한데 이렇게 대놓고 화약을 터뜨리다니... 사람들이 자기 짓인 걸 모를까 봐 저러는 것입니까

  • 시간을 거슬러   제566화

    “꼬막이는 어디 있습니까?”“벌써 깼다. 네가 자는데 방해될까 봐 한설에게 맡겼지.”서인경은 다급히 말했다.“어서 데려오세요. 어젯밤부터 젖을 못 먹었으니 분명 배가 고플 겁니다.”“어젯밤에 이미 먹었다. 그것도 꽤 많이.”연기준은 예전보다 훨씬 야윈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너부터 먹거라. 그 애는 조금 굶어도 괜찮다.”서인경은 입술을 굳게 다물며 불만스러운 눈빛을 보냈다.“어제 왕야께서도 저를 배불리 먹이지 않으셨으면서 그러십니까? 당신도 성정이 그리 급한데 꼬막이에게 뭐라 할 자격이 있습니까?”연기준은 잠시

  • 시간을 거슬러   제602화

    서인경과 맹은영은 한참 동안 여자들만의 속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고 꼬막이는 이미 곤히 잠들어 있었다.이때, 봉한설은 유독 자신의 평이 언니가 그리워졌다. 며칠 전, 평이는 고향에 계신 부모님이 병이 나 부득이하게 친정으로 돌아가게 되었다. 원래는 일정도 잘 맞춰 놓았기에 서인경이 경성으로 돌아오기 전에 왕부로 복귀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예상보다 서인경 일행이 며칠이나 일찍 돌아오는 바람에 계획이 어긋나버린 것이다.봉한설은 맛이 없는 꽃과자를 한입 베어 물었다. 이럴 때일수록 평이의 손맛이 더 간절하게 생각났다.부엌의 유모도 그

  • 시간을 거슬러   제608화

    열다섯 째 황자의 시선이 앞에 있는 어린아이에게로 향했다.참으로 작았다. 얼굴은 동글동글했고 살짝 부은 듯한 볼이 귀여움을 더해주었다.이 아이는 그의 어린 조카이자 서인경을 제외한, 세상에서 자신이 진심으로 대할 수 있는 유일한 혈육이었다. 그리고 자신이 평생토록 지켜주어야 할 존재이기도 했다.열다섯 째 황자는 조심스레 손을 내밀어 꼬막이의 작은 손가락을 살짝 건드렸다. 그의 표정에는 다정함과 진지함이 함께 서려 있었다.“유청아, 나는 네 작은 외삼촌, 연무성이다.”한편, 경성의 어느 객점.서풍교가 문을 열고 들어서자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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