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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화. 일타 강사 서민우

Author: popona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10-29 03:42:43

민우는 내놓을 물건이 딱히 없었다.

LP도, 카메라도, 인형도 없는 민우가 고민 끝에 가져온 것은 거의 매달 사서 읽어온 영문 의학·과학 잡지 묶음이었다.

끈으로 단단히 묶어 모서리를 맞춘 잡지 이십여 권이 진열대 한쪽 끝에 반듯하게 놓여 있었고, 그 위에는 민우 특유의 반듯한 글씨로 쓴 정가표가 붙어 있었다. 한 권에 이천 원.

"……민우야, 그게 팔리겠니?"

"누가 사냐, 그걸. 그건 너나 읽는 거지."

순정과 도경이 번갈아 말했지만 민우는 고개를 저었다.

"혹시 모르잖아. 의학 지식에 관심 있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고."

"오늘 이 공원에 그런 사람이 있겠냐."

이현이 스케치북을 넘기며 낄낄 웃었다.

민우는 대꾸 없이 안경을 올리고 잡지 위의 먼지를 소매로 털어냈다.

결과는 예상대로였다. 인형 앞에는 줄이 서고, LP 앞에는 사람들이 몰려도, 민우의 잡지 앞을 지나는 사람들은 빽빽한 영어 제목을 슬쩍 보고는 고개를 돌렸다.

오전 내내 잡지는 한 권도 팔리지 않았다.

"……역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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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우는 내놓을 물건이 딱히 없었다.LP도, 카메라도, 인형도 없는 민우가 고민 끝에 가져온 것은 거의 매달 사서 읽어온 영문 의학·과학 잡지 묶음이었다.끈으로 단단히 묶어 모서리를 맞춘 잡지 이십여 권이 진열대 한쪽 끝에 반듯하게 놓여 있었고, 그 위에는 민우 특유의 반듯한 글씨로 쓴 정가표가 붙어 있었다. 한 권에 이천 원."……민우야, 그게 팔리겠니?""누가 사냐, 그걸. 그건 너나 읽는 거지."순정과 도경이 번갈아 말했지만 민우는 고개를 저었다."혹시 모르잖아. 의학 지식에 관심 있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고.""오늘 이 공원에 그런 사람이 있겠냐."이현이 스케치북을 넘기며 낄낄 웃었다.민우는 대꾸 없이 안경을 올리고 잡지 위의 먼지를 소매로 털어냈다.결과는 예상대로였다. 인형 앞에는 줄이 서고, LP 앞에는 사람들이 몰려도, 민우의 잡지 앞을 지나는 사람들은 빽빽한 영어 제목을 슬쩍 보고는 고개를 돌렸다.오전 내내 잡지는 한 권도 팔리지 않았다."……역시 그런가."민우는 약간 머쓱한 얼굴로 잡지 표지를 정돈했다.그때 부스 앞에 초등학생 남자아이 셋이 쪼르르 다가와 쪼그리고 앉았다.인형을 구경하러 왔다가 맨 끝 진열대의 잡지에 눈길이 닿은 모양이었다.한 아이가 펼쳐진 페이지의 인체 도해를 손가락으로 짚었다."우와, 짱이다. 이거 다 진짜 영어야…….""이 그림 봐. 사람 몸속이야. 뼈랑 핏줄이야!""징그러운데 신기하다."아이들이 잡지를 이리저리 넘기며 속닥거렸다. 그중 제일 키가 작은 아이가 고개를 들어 안경을 쓰고 앉아 있는 민우를 올려다보았다."아저씨, 이 책 아저씨 거예요?""……."민우의 손이 잡지 표지를 정돈하던 자세 그대로 멈췄다. 스물다섯 살에게 '아저씨'라는 말은 꽤 묵직했다."……아저씨는 아니고, 형이다.""형이요? 근데 글씨가 다 영어인데, 형 공부 잘해요?"아이가 해맑게 물었다. 민우가 뭐라 대답하기도 전에, 옆에서 상자를 나르며 땀을 털던 태성이 눈을 반짝이며 번쩍 손을 들었다."얘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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