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g-log in“해봤어?”
“아.. 아니요..” “그럼 해보고 싶어?”한참을 망설이던 리아가 눈을 꼭 감았다. 이건 또 뭐지? 하겠다는 건가.
그럼 해보지 뭐. 고개를 살짝 꺾어 입술을 맞췄다.
“...!”
그 짧은 접촉만으로도 온몸이 움찔거렸다. 진짜 안 해 봤구나. 아무것도 모르는 애새끼 맞네.
뒷머리를 감싸안고 입술을 조금 더 벌렸다. 혀까지 넣으면 놀라 자빠질까, 나름 배려한 행동이었다.
리아의 손바닥이 세준의 가슴에 닿았다가, 맨살인 걸 뒤늦게 인지한 듯 화들짝 떼어냈다.
심장이 터져버릴 것 같았다. 이름도 모르는 남자랑 첫키스를 하게 될 줄 몰랐고, 잠시 스친 손바닥에 단단한 살성이 느껴져 어찌할 바를 몰랐다.
세준은 리아의 앙증맞고 작은 입술을 조심스레 핥아먹듯 움직였다. 처음엔 입술로만, 그리고 혀로 한번 부드럽게.
피하지도 않고 뒷머리가 붙잡혀있는 모습에 티셔츠를 찢어내듯 벗기고 싶었지만, 애기는 애기답게 다뤄줘야 하니까. 코끝을 맞대고 낮게 중얼거렸다.
“애기야.”
“아...” “다음에도 이 꼬라지로 돌아다니면.” “......” “그땐 안 참아.”비릿하게 웃으며 침실을 나섰다. 생각보다 입술은 빨리 먹었네. 귀여운 기지배 같으니라고.
리아는 다리에 힘이 풀려 자리에 주저앉으면서도, 차마 그 뒷모습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날개뼈 죽지에 솟아오른 등 근육은 꼭 허리 라인까지 이어져 꿈틀대는 것 같았다.
“키스를... 했어..”
키스를 했다. 아니, 키스만 했다. 솔직히 한편으론 더 큰 사달이 벌어질 줄 알았는데, 아저씨는 입술을 포개고, 핥고, 숨결을 불어넣고 자리를 떠났다.
심장이 이렇게 뛰는 게 가능한 건가? 입술에 무슨 약이라도 발랐나? 다리는 왜 이렇게 힘이 풀리고, 시야는 왜 아득한 거지.
이 찰나의 감정을 도무지 말로 표현할 수 없어 한참을 앉아있었다.
*** “일어나.” “하암..”눈치 없이 하품을 하며 눈을 떴을 때, 네이비 색 정장을 반듯하게 차려입은 아저씨가 인상을 구기고 있었다. 아.. 맞다. 여기는 우리 집이 아니다.
“아저씨...”
“푹 잤나 봐?” “그게 아니라..”어젯밤, 세준은 다른 방에서 잠을 청했다. 익숙하지 않은 매트리스 덕분에 밤새 자고, 깨고를 몇 번이나 반복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키스까지 한 마당에 침실 문을 열어 확 덮쳐버릴까, 그 고민을 수백 번도 더했던 것 같다.
근데 이 기지배는 아주 늘어지게 꿀잠을 잔 모양새였다. 꿀밤이라도 때려주고 싶었으나, 생각 없는 애한테 지랄을 떨어봤자 얻을 건 없었다.
챙겨온 비상용 핸드폰 하나를 이불 위로 툭 던졌다. 리아의 손이 곧장 가닿았다.
“어? 핸드폰이다.”
“할 말 있으면 그걸로 연락해. 내 번호만 저장돼 있으니까.”경찰에 신고를 하든 말든, 잡혀갈 건덕지는 개풀. 납치를 해온 건 맞지만, 주방 CCTV엔 신나게 흥얼거리며 라면을 끓여 먹은 모습이 떡하니 찍혀버렸으니까 뭐.
“너튜브도 봐도 돼요?”
“보든지 말든지.”씹, 별 걱정을 했나 보다. 그대로 등을 돌려 나가려던 순간,
“아저씨!”
“왜.” “저장된 이름이 아저씬데요?” “아저씨라며.” “이름이 뭔데요?” “쫑알거리지 말고 얌전히 있어. 저녁에 올 거니까.” “네...”전자음을 내며 문이 닫히고, 혼자 남은 리아는 스윽, 이불에서 나와 집구경을 하기 시작했다. 어제는 눈치가 보여 제대로 못 했는데. 집은 생각보다 더 넓고, 더 깔끔했다.
1층을 싹 훑고 2층으로 오르는 계단에 발을 올리던 순간, 손에 쥐고 있던 핸드폰이 진동했다.
“아저씨?”
“거 참, 빨빨대고 돌아다닐래?” “..보고 있어요?”천장을 살펴보니 붉은빛이 깜빡이는 CCTV가 구석구석 보란 듯이 자리하고 있었다.
“아저씨.. 설마 변태예요?”
“뭐?”황급히 침실 안으로 달려갔다. 다행히 침실 천장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뒤이어 욕실도 확인했다. 욕실 역시 마찬가지였다. 안심의 숨을 내뱉는 동시에 수화기 너머에서는 정반대의 숨소리가 들렸다.
“어제부터 사람을 인간 말종 쓰레기로 취급하네?”
“죄.. 죄송합니다...” “10시에 집안일 봐주시는 이모님 오실 거야. 신경 쓰지 말고 할 거 해.” “네..”뚝, 전화가 끊기고 다시 발걸음을 옮겼다. 2층도 궁금한데, 아직 구경을 못 했으니까.
차 안, 태블릿 PC를 바라보던 세준은 할 말을 잃었다. 자신이 보고 있다는 걸 알면서도 이곳저곳 방문을 열어보며 쏘다니는 강리아.
저건 뭐가 저렇게 궁금하고 뭐가 저렇게 신기할까. 납치를 당했다는 사실은 하루도 안 돼 잊어버린 건가.
“돌겠네.”
“마스터. 무슨 일 있으십니까.”최기철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는 룸미러로 뒷좌석을 살피며 세준의 눈치를 보고 있었다.
평상시엔 비서를, 특정 상황엔 오직 타깃을 따라 움직이는 부하직원. 준수가 오른팔이라면, 기철은 왼팔이다. 그들은 20대부터 지금까지 늘 함께였다.
“기철아.”
“예, 마스터.” “사무실에 내려주고, 문자로 리스트 보낸 것 좀 사 와.” “알겠습니다.”늦은 밤, 호준은 사무실 불을 끄며 긴 숨을 내쉬었다.모니터에 쌓인 메일, 결재 서류 더미, 그리고 멍하니 바라보던 창밖의 불빛들.유독 길었던 하루를 마무리하고 밖으로 나서자, 찬 바람이 얼굴을 스쳤다.그 바람 속에서 불현듯 떠오른 얼굴이 있어 핸드폰을 들었다. 곧장 귓가를 파고드는 밝디밝은 목소리.“아저씨!”“지금 퇴근해. 뭐 하고 있었어?”“저도 인터뷰 준비하느냐고 바빴어요. 아저씨 저녁은?”“간단하게 먹었어. 넌.”“저도요. 좀 출출한데 야식 만들어놓고 있을까요?”“그러다 촬영 날 띵띵 부으면 어쩌려고.”“흥! 어차피 아저씨는 먹은 거 이상으로 칼로리 소모 시켜 주잖아요!” 진심이 가득 담긴 농담에 호준이 피식 웃었다. 한여름에 만났던 기지배였는데, 이제는 바람이 꽤 차가워졌고 그동안 기지배랑은 매일같이 붙어지냈다. 그 시간동안, 호준에게도 인아는 이미 소중한 존재가 되어 있었다. 일상처럼, 습관처럼 매일 밤을 나체로 뒹굴고, 존재만으로도 하루를 견디게 해주는 내 기지배.몸정이 든다는 건 생각보다 더 무서운 일이었다. 몸에 밴 익숙함은 생각보다 진하다는 사실을 호준은 곧 마흔이 되어가는 문턱에서 깨달아버렸다. 현관문을 열자 고소한 음식 냄새가 가득 풍겨왔다. 그리고 활짝 웃으며 마중을 나오는 인아의 모습은 오늘도 세상 예뻤다.“아저씨! 식기 전에 얼른 씻고 와요!”“뭐야? 버팔로윙에 맥주? 죽이네.”“얼른얼른요!”그렇게 식탁에 마주한 두 사람.인아는 인석이와 있던 일은 물론 하루 동안의 기분, 일상까지 조잘조잘 떠들어댔고 호준은 오늘도 묵묵히 고개를 끄덕이며 인아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고등학생한테 30만 원이나? 존나게 좋은 누나네.”“요즘은 운동화 하나만 사려고 해도 10만 원은 그냥 넘잖아요. 인석이도 아마 대학 문제로 부모님이랑 제대로 틀어질 것 같은데, 저라도 얼른 성공해야죠!”“제 몸 하나도 못 챙기는 기지배가. 웃겨.”인아는 입술을 삐죽 내밀다가도 금세 웃었고, 호준은 그 웃음이 불빛보다 더
희주의 메시지를 받은 준일은 손끝이 바들바들 떨려왔다. 홍아린, 이 발칙한 계집애가 감히 희주한테 연락을 해? 게다가 메시지 내용은 기가 찰 노릇이었다. 그런 대화를 나눈 건 맞지만 굳이 이렇게까지 해야 했었나. 젠장, 홍아린이 이런 여자였던가. 분노를 삭히지 못한 채 아린에게 전화를 걸었다. “뭐야? 연락하지 말라더니?”상황과는 맞지 않는 그 여유로운 목소리가 오히려 감정에 기름을 부었다. “너 지금 뭐 하는 짓이야? 제정신이야?”“제정신 맞고, 끝내자고 한 건 오빠고. 난 예의 없는 끝맺음에 그대로 갚아준 건데? 왜?” “걸레 같은 년이 끝까지 더럽게 구네?”“좋다고 달려들 땐 언제고? 왜 이렇게 부들거려?”“뭐 이딴 미친년이 다 있어? 너 진짜 뒤지고 싶냐?”“휴, 어차피 끝난 마당에 더 할 말은 없는 것 같고. 오빠나 내 번호 좀 지워줄래? 짜증 나니까?” 말문이 막혀 아무 말도 못 하는 사이 통화는 그렇게 끝나버렸다. 준일은 잘못된 쾌락의 대가가 무엇인지 이제야 제대로 실감하고 말았다. “희주야, 하....”분명 찾아가서 싹싹 빌어야 하는데, 파혼만은 절대로 안 되는데. 이상하게도 차마 용기가 나질 않았다. 지금은 희주의 얼굴을 떠올리는 것조차 버거웠다. 죄책감이 아니라 두려움이 앞서는 스스로가 이해 되지 않았다. “모르겠다. 씨발.”***인아의 채널에 새 게시물이 업로드되었다.‘LUMINA X COHO’12월 호, 한국 특별판 단독 커버! comming soon!LUMINA 마케팅팀에서 제작해 준 영상 역시 함께 업로드되었고, 반응은 생각보다 더 뜨거웠다. - 미쳤다. 루미나 한국판 커버라니!- 인아님, 글로벌 클래스로 단숨에 점프인가요?- 연출 대박! 역시 루미나.. 와...- 힐링 영상으로 이렇게 승승장구하는 크리에이터는 처음 봄.이번에도 당연히 곱지 않은 시선들은 존재했지만, 인아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여전히 기분은 날아갈 듯이 좋았고, 선플과 악플은 어차피 늘 공존하는 거라 여긴지
준일에게 갑작스러운 통보를 받은 아린은 멍하니 핸드폰을 바라보았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난 잘못한 게 없는데, 분명 조심하고 또 조심했는데, 심지어 오빠를 위해 내 공간까지 전부 다 바쳤는데. 그런데 고작 이딴 식으로, 자기 멋대로 관계를 끝내버린다고? 생각할수록 화가 치밀어 올랐다. 여자친구가 눈치를 챘다? 결혼까지 파투 날 위기다? 그 말은, 아직 완벽하게 걸린 건 아니라는 뜻. “그렇다면 완벽하게 끝내줘야지.”준일의 SNS를 타고 들어가 희주와 함께 찍은 게시물들을 뒤지기 시작했다. 희주의 아이디가 태그 된 게시물들이 얼마나 많던지. 물론 전부터 봐왔던 게시물이었지만 이렇게 예쁜 여자친구를 두고 바람이라니. 푸하. 곧장 DM 창을 켜서 손가락을 빠르게 움직였다.- 서희주 씨. DM확인하시면 연락 부탁드립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답장이 도착했다.- 누구시죠?- 오빠랑 싸우신 것 같던데, 진실이 알고 싶으신가요?- 뭐라고요?- 010-XXXX-XXXX. 전화 주세요. 전부 다 말씀드릴게요.메시지를 보내고도 손끝이 식지 않았다. “강준일. 네 멋대로 끝내려면 최소한 예의는 갖췄어야지.”집착은 이미 분노로 변해 있었다. 한때는 집 안에 스스로를 가둔 채, 그 남자만을 기다리던 여자였지만 이제는 아니었다. 새로운 일도 시작했고, 이제는 그 월급쟁이 자식보다 훨씬 더 잘 나갈 텐데. 이런 개무시를 당하고도 참을 이유는 전혀 없었다.그리고, 요즘은 준일 오빠 생각보다 작가님 생각이 더 많이 나는 걸?한참을 부들거리던 중, 핸드폰이 울렸다. 모르는 번호, 당연히 서희주겠지.“여보세요.”“서희주입니다. 준일 오빠랑은 무슨 사이시죠?”“오빠가 제 얘기는 안 했나 보네요. 오빠랑 저는 직장에서 처음 만났고, 퇴사를 하고 난 뒤에 고백했어요. 물론 제가요.”“네? 고, 고백이요?”“네, 그냥 그러고 싶었어요.”“그러니까 지금, 오빠랑 사귀기라도 했다는 말이신가요?”예상한 반응이었다. 잔뜩 가라앉은 목소리지만 궁금증
“지금이라도 솔직하게 말해. 어디 갔다 왔어?”입안이 바짝 말랐다. 진실은 이미 선택지가 아니었다. 섹스 파트너와 섹스를 했다는 게 유일한 진실인데, 그 무거운 진실을 어떻게 털어놓을 수 있을까.“그냥 결혼 날짜도 다가오고... 마음이 좀 싱숭생숭해서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했어.”“싱숭생숭? 오빠한텐 결혼이 그런 의미야?”“다들 그런다고 하더라. 그냥 자연스러운 감정이잖아.”“혼자만의 시간을 좀 많이 갖던데? 회식도 잦고 귀가고 늦고. 그렇게 심난해 할 거면 나랑 결혼은 왜 해?”“그만해 진짜. 그런 거 아니니까.”“자꾸만 말이 앞뒤가 다르네.”“그만하고 가자. 제발 좀.”짧은 문장들이 서로의 숨 위에 부딪혔다. 희주는 결국 아무 말 없이 자리에서 일어섰고, 준일 역시 그 뒤를 따르며 어깨에 손을 둘렀다.“화났어?”“됐어.”감정은 이미 상해버린 채, 그대로 준일의 차에 올라탔다. 문제는 밀폐된 공간 안에 들어서니 무언가 이상한 냄새가 코끝을 찌르기 시작했다는 것. 말라붙은 땀 냄새 같기도 하고, 누군가의 체취와 향수가 섞인 냄새 같기도 했다. 확실한 건 너무도 이질적인 냄새였다.“여자랑 있었네.”“또 무슨 소리야.”희주가 정신없이 준일의 벨트를 풀어냈다. 더 이상 말로는 어떤 것도 믿을 수 없었다. 직접 확인해야 직성이 풀릴 것 같았고, 준일이 그런 희주의 손을 다급히 붙잡았다.“지금 뭐 하는 거야!”“확인.”이대로 있다간 들키는 건 일도 아니었다. 급박한 마음에 샤워도 채 하지 못하고 나왔으니까. 그래서 거칠게 희주의 손을 떼어냈다.“서희주! 그만 좀 하라고!”짧은 고함이 차 안을 울리는 순간 희주의 손이 멈췄다. 이해도, 분노도 아닌 무표정이 더 섬뜩한 순간이었다. “우리 결혼, 다시 생각해 보자.”“너 지금 뭐라고 했어? 어?”“난 지금 오빠가 바람을 피운 거라고 확신하거든. 그래서 내 미래를 맡길 수 없다는 판단이 들어버렸고.”“상상의 나래를 어디까지 펼치는 건데?”“상상의 나래? 지금 오빠한
택시에 올라탄 희주는 핸드폰 화면만을 바라보았다. 그러다 회사 근처에 다다랐을 무렵, 준일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희주야. 어디야? 회사 근처로 오고 있다니? 그게 무슨 소리야?”준일의 목소리가 평소와 달리 눈에 띄게 다급했다.뭐, 의견도 묻지 않고 무턱대고 찾아왔으니 그럴 수도 있겠지.“그냥, 근처에서 볼일이 좀 있어서. 이제 다 와가는데 오빠는 어디야?”“어? 나 회사 근처 아닌데? 나 정우네 동네에서 저녁 먹느냐고 그쪽으로 넘어왔어.”순식간에 희주의 속이 싸늘하게 식어버렸다. 역시나 거짓말이었구나. 미처 말을 맞추지 못한 정우와 준일의 말은 달라도 너무 달랐다. “서정우 대리님이랑 통화해 봐.”“응?”“그리고 나서 다시 얘기해. 회사 앞 카페에서 기다릴게.”희주와의 전화를 끊고 톡을 보니, 정우에게서 온 부재중 전화와 메시지가 도착해 있었다. - 야! 너 어디야. 희주 씨한테 너 연락 안 된다고 DM왔어. 일단 우리 팀이 아니라 전산팀 회식이라고 둘러댔으니까 그렇게 알아.젠장, 이 메시지를 먼저 봤어야 했는데. 회사 근처로 오고 있다는 희주의 말에 부리나케 전화부터 거는 바람에 미처 확인하지 못하고 말았다.이제 어떡하지? 뭐라고 둘러대지? 한마디만 삐끗해도 모든 게 무너질 판이었다.결국 침대 위, 정액을 질질 흘리며 거친 숨을 몰아쉬는 아린을 그대로 내버려두고 급하게 옷가지를 챙겨 입었다. 샤워를 할 생각은커녕, 정사의 흔적들은 물티슈로 다급하게 닦아냈다.그 모습을 바라보던 아린이 물었다.“오빠, 왜 그래? 안 씻어?”“아씨, 나 아무래도 좆된 거 같다. 연락할게.”정신없이 차에 시동을 걸고 회사 근처로 향하면서도 끊임없이 머리를 굴렸다. 문제는 정확한 정답을 찾을 수 없다는 것. 거짓말을 덮으려면 더 큰 거짓말을 해야 하는데. 결국 불안함을 견디지 못해 희주에게 전화를 걸었다.쫄지말자, 태연하자.희주는 모른다. 앞으로도 몰라야 한다.“오빠 지금 가고 있거든? 어디야? 카페야?”“응.”“그, 희주야.
오늘도 준일은 아린의 집에서 욕정을 풀어내고 있었다.다리가 쫙 벌어진 아린의 엉덩이를 받쳐 들고는, 자신의 물건이 넘나드는 그 모습에 시선을 고정했다.빨간 T팬티는 애액에 젖어 자주색으로 변해 있었고, 그 모습이 꼴려 입힌 채로 박아대던 중이었다.“넌 씨발, 진짜 왜 이렇게 맛있냐?”“흐으 가버릴 것 같아...! 하읏!”“표정 봐라, 돌겠네.”아린은 그 말에 눈을 감았다. 애인도 아닌 그저 섹스 파트너인 사이. 그저 감정 없이 밀고 당기는 사이일 수도 있겠지만, 지금의 두 사람은 완전히 엉켜 있었다.엉덩이 골 사이로 흘러내리는 끈적한 액체들, 수없이 박아대도 마르지 않는 그 보지가 주는 황홀함.움직임이 이어질수록, 고통과 쾌감이 구분되지 않았다.“하아, 너무 세...! 으윽, 하...”눈을 감은 아린은 박동에 맞춰 흔들리면서도 점점 다른 상상을 하기 시작했다. 지금 자신에게 무자비하게 박아대는 사람이, 혹시 준일 오빠가 아니라 김수혁 작가님이라면?왜 이런 상상을 하는 건지 스스로도 이해할 수 없었다. 그날, 아무 일 없이 쵤영만 끝냈던 게 내심 아쉬웠던 걸까. 혼란과 쾌감이 뒤섞여버렸다. 하지만 욕망은 종종 의식보다 먼저 움직이니까. 이런 상상 정도는 해도 되는 거잖아?“오빠, 누워서 해줘, 뒤에서, 응?”자세가 바뀌는 순간, 알아서 엉덩이를 뒤로 밀며 비벼대는 덕에 성기가 미끄러지며 꽂혀버렸다.“하.... 이거야...”준일은 한 손으로는 새하얀 목덜미를, 다른 손으로는 탱글한 젖가슴을 움켜쥐었다.“존나 잘 들어가네.”“준일 오빠, 오빠앙....!”하염없이 준일을 부르면서도 여전히 머릿속에 떠오르는 김수혁 작가님. 성기 모양의 윤활제를 자신의 구멍에 넣어주던 그 손길과 눈빛은 분명 뜨거웠었다. 내가 자꾸 왜 이러는 거지?생각이 이어질수록 애액은 감당이 되지 않을 정도로 흘러나왔다.아 맞다, 팬티가 동그랗게 젖어버린 모습까지 들키고 말았지. 다음 촬영장에선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질까? 그때도 작가님은 나의 그곳을
차가 대문 앞에 멈춰 서자, 철문이 둔탁한 소리를 내며 열렸다. 외부와 완전히 분리된 공간. 철저한 보안이 세팅된 곳. 아파트는 사절이다. 보는 눈이 많다는 건 전부 다 위험 요소니까. 주차를 하자마자 강리아를 안아들고 집 안으로 들어섰다. 품에 안긴 무게는 가벼웠고, 꽤나 작고 앙증맞았다. 침대 위에 눕혀두고, 위스키 잔을 채웠다. 오늘따라 알코올이 흐릿하게 느껴졌다.“뭘까. 진짜 뒤지고 싶었던 건가.”한 모금, 두 모금. 침묵이 이어지던 찰나, 리아의 눈꺼풀이 작게 떨려왔다. 동시에 세준의 입꼬리도 함께 올라갔다.“일
“눈 떠.”그 말과 함께 입을 막고 있던 손을 떼어냈다. 비명을 지르든 말든, 어차피 아무도 들어줄 리 없는 동떨어진 주택이니까. 하지만 리아는 기침도, 비명도 없었다. 오히려 도세준 만큼이나 차분해보였다.“아저씨... 저 죽이러 온 거죠.” “뭐 이딴 년이 다 있어.” “해요…… 일.”그동안 타깃들 중 절반은 살려달라 아우성이었다. 나머지 절반은 그 아우성을 내뱉을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근데 얘는 뭐냐고. 왜 사람을 당황스럽게 만드는 거냐고. “돌겠네, 씨발.”한 발 뒤로 물러서자, 리아가 몸을 일으켜 침대 헤
“거참, 더럽게 을씨년스럽네.”대문 앞, 가죽 장갑을 고쳐 낀 도세준. 그가 담벼락을 넘는 건 순간이었다. 오늘은 유독 기분이 좆같았다. 이딴 귀찮은 일에 직접 움직인 건 꽤 오랜만이었으니까. 그동안은 분명 아랫것들이 대신하던 일이었다. 짜증을 내면서도 직접 움직인 이유는 단 하나. 여태 지불한 정산금만 해도 17억에 육박하는 VIP 강 회장. 그가 이번 타깃을 전하며 이렇게 말했다. “이번엔 직접 움직여주게.” “회장님. 부하들도 믿을만한 놈들입니다.” “알고 있네. 하지만 이번엔 그 어떤 여지도 남겨선 안 돼.”
오늘은 부디 아무 일도 없길, 제발 평온한 주말이 되길. 그 바람으로 서재에 틀어박혀 시간을 흘려보냈다. CCTV도 보지 않았다. 어젯밤, 그 작은 배를 만지던 감각을 잊고 싶었다. 아침부터 슬립 차림으로 다가오던 그 미소도 함께 떨쳐내기 위함이었다. 집 안도 잠잠했다. 발소리도, 쓸데없는 콧노래도 오늘은 없었다. 점심은 따로 먹었다. 같이 먹자는 리아의 말에 세준은 바쁘다며 고개를 저었다. 오늘은 그냥 그러고 싶었다. 리아는 침실에서 드라마와 영화를 번갈아 틀어두고도, 생각은 오직 하나에 꽂혀 있었다. 아저씨는 어떤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