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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화

Penulis: 희나리K
last update Tanggal publikasi: 2026-05-26 11:08:50

차가 대문 앞에 멈춰 서자, 철문이 둔탁한 소리를 내며 열렸다. 외부와 완전히 분리된 공간. 철저한 보안이 세팅된 곳. 

아파트는 사절이다. 보는 눈이 많다는 건 전부 다 위험 요소니까. 

주차를 하자마자 강리아를 안아들고 집 안으로 들어섰다. 품에 안긴 무게는 가벼웠고, 꽤나 작고 앙증맞았다. 

침대 위에 눕혀두고, 위스키 잔을 채웠다. 오늘따라 알코올이 흐릿하게 느껴졌다.

“뭘까. 진짜 뒤지고 싶었던 건가.”

한 모금, 두 모금. 침묵이 이어지던 찰나, 리아의 눈꺼풀이 작게 떨려왔다. 동시에 세준의 입꼬리도 함께 올라갔다.

“일어나.”

 

눈꺼풀이 다시 한번 떨렸다. 이번엔 확실했다. 의식이 수면 위로 올라오고 있다.

“강리아.”

눈을 뜬 리아는 천장을 먼저 보고, 이내 시선을 흘렸다. 

낯선 공간, 낯선 남자. 아니, 자신을 죽이려고 했던 남자. 그 남자가 떡하니 자신을 바라보며 서 있는 상황이 생경하긴 했지만, 여전히 놀람도 비명도 없었다.

“아까.. 그 아저씨... 맞죠..?”

뭐, 서른여섯이면 아저씨 맞지. 그나저나 여전히 예상 밖의 반응을 보이는 강리아. 넌 어떤 삶을 살아왔길래 이러는 거니. 

호기심이 잔뜩 몰려들었다. 손끝이 탁탁, 맑은 크리스탈 잔을 두드렸다.

“안 무서워?”

“무서워요.”

“근데도 태도가 그따위라고?”

“왜.. 왜 데려왔어요? 왜 안 죽였어요?”

“왜일 것 같아?”

섬뜩한 물음에 리아는 이불을 꽉 움켜쥐었지만 시선은 피하지 않았다. 오히려 세준의 모습을 위아래로 천천히 훑으며 눈을 깜빡였다. 

삼십 대? 아니면 사십 대? 그건 잘 모르겠고, 키는 꽤 커 보였다. 180cm는 족히 넘어 보이는데. 

무엇보다 체격이 단단했다. 한 손에 잔을 든 팔뚝은 물론, 짝다리를 짚고 서 있는 허벅지까지. 솔직히 한 대만 맞아도 즉사할 것 같았다, 그게 위압적이면서도 또 신기했다. 

“그건 잘 모르겠어요... 근데 혹시 운동선수세요?”

“풉, 운동선수가 널 죽이러 갔겠어?”

“아...”

탁, 잔이 테이블 위에 내려앉고 세준은 가까이 다가가 리아의 턱부터 움켜쥐었다. 알코올 향과 함께 섞인 남자의 체취가 확 풍겨왔다.

동시에, 그 작은 몸이 바짝 긴장한 걸 느끼면서도 손아귀 힘은 부드럽지 않았다. 

“선택해.”

“뭘.. 뭘요...?”

“여기서 뒤질래, 아니면 살래.”

“무.. 무슨 말씀이신지 잘..”

“딱히 뒤지기 싫은 거면, 키워줄게. 예쁘게.”

키운다. 리아에게 그 말은 익숙하지 않았다. 

고아원에서 나와 처음 독립을 했을 때, 누군가 원룸으로 찾아와 카드 하나를 쥐여주며 이렇게 말했다. 사고 싶은 건 다 사라. 집도 마련해 주겠다. 다만, 그건 부모를 찾지 않는 조건이다. 

솔직히 꿈만 같았다. 살아갈 날이 막막했는데, 때마침 누군가 구원의 손길을 내밀어 준 기막힌 타이밍이었다. 

그래서 그 한적한 동네로 이사를 갔다. 일을 할 필요도 없었다. 한도가 얼마인지도 모를 카드로 필요한 건 그때그때 샀다. 딱 일상생활에 필요한 것들만. 

근데 지금, 누군지도 모를 남자가, 되려 죽이려고 찾아온 남자가 이제 와 자신을 키워주겠다는 말을 하는 이질적인 상황이 이해될 리 없었다. 

“혹시.. 저희 부모님이 보내신 거예요?”

“아니.”

“그럼... 왜..”

“나도 외롭고 너도 외롭고.”

“근데 왜... 죽이려고 하신 건데요?”

“뒤질 짓을 했나 보지.”

솔직히 입이 막혔을 땐, 강도나 살인마가 침입한 줄 알았다. 태어날 때부터 지지리 재수라곤 없던 인생, 죽는 순간까지 재수가 없구나. 그렇게 생각했었다. 

그래도 살면서 누군가에게 못되게 군 적은 없는데. 내가 무슨 잘못을 했길래 이러는 걸까. 

“저.. 뭐 잘못했어요?”

“하, 쪼끄만 게 더럽게 물어재끼네.”

“죄송합니다..”

붙잡았던 턱을 놓자, 리아는 저도 모르게 숨을 들이켰다. 턱만 놓아졌을 뿐, 거리는 알코올 향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거리. 딱 그대로였다. 

“대답.”

“네..?”

“뒤질 거냐고, 살 거냐고.”

무슨 의도인지 몰라 섣불리 대답할 수 없었다. 하지만, 혹시나 마지막 기회를 주는 거라면 죽기보단 살기를 택하는 게 낫지 않을까.

“살.. 살려주실 거예요?”

“살겠다고 하면.”

“그럼.. 살래요.”

세준은 한걸음 물러나 리아를 다시 한번 내려다봤다. 

아직도 얜 자신이 노브라인 상태도 모르는 건지. 당장 옷을 벗겨 날것 없는 모양새를 확인하고 싶었지만, 그건 길들임이 아니다. 아껴둘수록 맛있는 법이다. 

“그럼 조건부터 상의할까.”

“네?.. 네..”

“하나, 이 집에서 나가지 않는다.”

첫 번째 조건부터 보통이 아니었다. 누가 봐도 이곳에 가둬두겠다는 확실한 선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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