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MELDEN샤워를 마치고 거실로 나가자 라면 냄새가 코끝을 찔렀다.
리아는 뒤꿈치를 들어 설거지를 하고 있었다. 190cm에 맞춘 싱크대 높이. 낑낑거리는 모습에 한숨이 새어 나왔다.
“냅둬. 사람 올 거니까.”
“그래도요... 제가 먹은 건데요...” “냅두라고.” “...네.”이제야 뒤를 돈 리아가 고개를 푹 숙였다. 하반신에 수건 한 장만 두른 남자가 성큼성큼 자신을 향해 걸어오고 있었으니까. 귀 끝까지 금세 달아올라 얼굴이 홧홧거렸다.
세준은 바로 앞에 멈춰서 벌컥벌컥 찬물을 마셨다.
“맛있게 먹었어?”
“네...” “그럼 좀 씻지?” “네..? 씻? 씻어요..?” “어.” “아... 네...”막상 코앞에서 마주하니, 강리아는 진짜 작았다. 키는 가슴팍에 겨우 닿았고 체격 차이는 말할 것도 없었다.
“침대 위에 옷 올려놨으니까 씻고 갈아입어.”
“네...”게걸음을 하듯 옆으로 몇 걸음 피한 뒤, 부리나케 침실로 향했다.
침대 위에는 커다란 티셔츠와 반바지가 단정하게 개어져 있었다. 손끝으로 들어 올리는 순간, 등 뒤에서 낮은 목소리가 날아들었다.
“필요한 건 내일까지 준비해 줄 거야. 불편해도 오늘은 참아.”
“감사합니다...”이미 수증기로 가득 찬 욕실 안. 호화스러울 정도로 넓고 고급스러운 모습에 입이 딱 벌어졌다. 하긴, 침실도, 주방도 꽤나 넓었다. 이런 곳에 혼자 사는 아저씨는 얼마나 부자인 걸까?
근데 돈도 많은 사람이, 나 같은 건 왜 데려온 거지..? 납치? 감금? 분명 절반은 보호라고 했다. 욕은 좀 하긴 했지만 묶지도, 위협하지도 않았다.
늘 혼자서만 지냈던 리아에게 이 넓은 집은 자신이 아닌 타인의 흔적이 있는 신기한 곳이었다.
벌어진 상황 역시 마찬가지였다. 딱 죽겠구나, 했던 상황이 예상하지 못한 길로 흘러들었다.
‘그래도 이름은 물어봐야겠다.’
따뜻한 물에 몸을 씻어내고, 머리도 감고, 입었던 팬티도 손 빨래를 했다. 그리고 화장실 문고리에 잠시 걸어두었다.
마지막으로 아저씨가 준 티셔츠를 걸쳤다. 기장이 길어 허벅지까지 내려오는 게, 딱히 반바지는 필요 없어 보였다. 그래서 그대로 욕실을 나섰다.
TV소리가 들려 거실로 향하니, 세준은 위스키 잔을 쥐고 소파에 앉아 있었다.
“아저씨.. 진짜 죄송한데.. 드라이기가 혹시..”
“침실 안. 욕실 옆.” “네..”쭈뼛쭈뼛 다시 침실로 향했다. 욕실 옆, 드레스룸 문 앞 화장대에는 정갈하게 정리된 전기면도기, 향수 몇 개, 드라이기가 단정하게 놓여 있었다.
욕은 그렇게 하면서 깔끔은 엄청 떠나보네. 그 생각으로 드라이기를 집어 든 순간이었다.
“바지는 왜 안 입었어?”
바로 등 뒤, 거대한 몸집이 그림자를 서서히 드리웠다.
“너무 커서요..”
“왜 이렇게 태평해?” “네...?” “겁도 없이 팬티도, 브래지어도 안 입고. 태평하게 머리까지 말리시겠다?”말처럼 회색빛의 티셔츠 위 젖꼭지가 뽈록, 보란 듯이 튀어나와 있었다. 하지만 리아에겐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니었다.
‘아 맞다! 문고리에 걸어둔 팬티!’
아저씨고 뭐고, 욕실로 향해 팬티를 집어 꾹꾹 말아 손안에 숨겼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도세준의 입이 떡 벌어졌다. 얜 내가 하나도 무섭지 않구나. 확실히 겁대가리를 상실했구나.
“강리아.”
“아.. 그게... 빨래 건조대가 어디 있는지... 몰라서요.”세준은 다가가고 리아는 뒷걸음질 쳤다. 등이 벽에 닿았을 때, 얼굴이 코앞까지 다가왔다. 갑작스레 짙은 숨결이 느껴져 고개를 숙였다.
“아.. 아저씨..”
“뭐.” “두 번째 조건이요..! 강간하지 않는다!” “지랄 그만 떨고. 키스는?”리아가 놀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세준을 올려다봤다. 기다란 속눈썹이 파르르 떨렸고, 헤이즐넛 빛을 머금은 눈동자가 꼭 컬러 렌즈를 낀 것 같았다.
솔직히 반은 진심이었고, 나머지 반은 반응이 궁금했다. 화들짝 놀라 도망가거나 손으로 입술을 가린다거나. 뭐 그런 반응이 나올 줄 알았다. 하지만 이번에도 결과는 놀란 표정, 그게 다였다.
“해봤어?”
“아.. 아니요..” “그럼 해보고 싶어?”한참을 망설이던 리아가 눈을 꼭 감았다. 이건 또 뭐지? 하겠다는 건가.
그럼 해보지 뭐. 고개를 살짝 꺾어 입술을 맞췄다.
“...!”
그 짧은 접촉만으로도 온몸이 움찔거렸다. 진짜 안 해 봤구나. 아무것도 모르는 애새끼 맞네.
뒷머리를 감싸안고 입술을 조금 더 벌렸다. 혀까지 넣으면 놀라 자빠질까, 나름 배려한 행동이었다.
리아의 손바닥이 세준의 가슴에 닿았다가, 맨살인 걸 뒤늦게 인지한 듯 화들짝 떼어냈다.
심장이 터져버릴 것 같았다. 이름도 모르는 남자랑 첫키스를 하게 될 줄 몰랐고, 잠시 스친 손바닥에 단단한 살성이 느껴져 어찌할 바를 몰랐다.
세준은 리아의 앙증맞고 작은 입술을 조심스레 핥아먹듯 움직였다. 처음엔 입술로만, 그리고 혀로 한번 부드럽게.
피하지도 않고 뒷머리가 붙잡혀있는 모습에 티셔츠를 찢어내듯 벗기고 싶었지만, 애기는 애기답게 다뤄줘야 하니까. 코끝을 맞대고 낮게 중얼거렸다.
“애기야.”
“아...” “다음에도 이 꼬라지로 돌아다니면.” “......” “그땐 안 참아.”비릿하게 웃으며 침실을 나섰다. 생각보다 입술은 빨리 먹었네. 귀여운 기지배 같으니라고.
리아는 다리에 힘이 풀려 자리에 주저앉으면서도, 차마 그 뒷모습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날개뼈 죽지에 솟아오른 등 근육은 꼭 허리 라인까지 이어져 꿈틀대는 것 같았다.
“키스를... 했어..”
키스를 했다. 아니, 키스만 했다. 솔직히 한편으론 더 큰 사달이 벌어질 줄 알았는데, 아저씨는 입술을 포개고, 핥고, 숨결을 불어넣고 자리를 떠났다.
심장이 이렇게 뛰는 게 가능한 건가? 입술에 무슨 약이라도 발랐나? 다리는 왜 이렇게 힘이 풀리고, 시야는 왜 아득한 거지.
이 찰나의 감정을 도무지 말로 표현할 수 없어 한참을 앉아있었다.
*** “일어나.” “하암..”눈치 없이 하품을 하며 눈을 떴을 때, 네이비 색 정장을 반듯하게 차려입은 아저씨가 인상을 구기고 있었다. 아.. 맞다. 여기는 우리 집이 아니다.
“아저씨...”
“푹 잤나 봐?” “그게 아니라..”어젯밤, 세준은 다른 방에서 잠을 청했다. 익숙하지 않은 매트리스 덕분에 밤새 자고, 깨고를 몇 번이나 반복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키스까지 한 마당에 침실 문을 열어 확 덮쳐버릴까, 그 고민을 수백 번도 더했던 것 같다.
근데 이 기지배는 아주 늘어지게 꿀잠을 잔 모양새였다. 꿀밤이라도 때려주고 싶었으나, 생각 없는 애한테 지랄을 떨어봤자 얻을 건 없었다.
챙겨온 비상용 핸드폰 하나를 이불 위로 툭 던졌다. 리아의 손이 곧장 가닿았다.
“어? 핸드폰이다.”
“할 말 있으면 그걸로 연락해. 내 번호만 저장돼 있으니까.”경찰에 신고를 하든 말든, 잡혀갈 건덕지는 개풀. 납치를 해온 건 맞지만, 주방 CCTV엔 신나게 흥얼거리며 라면을 끓여 먹은 모습이 떡하니 찍혀버렸으니까 뭐.
“너튜브도 봐도 돼요?”
“보든지 말든지.”씹, 별 걱정을 했나 보다. 그대로 등을 돌려 나가려던 순간,
“아저씨!”
“왜.” “저장된 이름이 아저씬데요?” “아저씨라며.” “이름이 뭔데요?” “쫑알거리지 말고 얌전히 있어. 저녁에 올 거니까.” “네...”전자음을 내며 문이 닫히고, 혼자 남은 리아는 스윽, 이불에서 나와 집구경을 하기 시작했다. 어제는 눈치가 보여 제대로 못 했는데. 집은 생각보다 더 넓고, 더 깔끔했다.
1층을 싹 훑고 2층으로 오르는 계단에 발을 올리던 순간, 손에 쥐고 있던 핸드폰이 진동했다.
“아저씨?”
“거 참, 빨빨대고 돌아다닐래?” “..보고 있어요?”천장을 살펴보니 붉은빛이 깜빡이는 CCTV가 구석구석 보란 듯이 자리하고 있었다.
“아저씨.. 설마 변태예요?”
“뭐?”황급히 침실 안으로 달려갔다. 다행히 침실 천장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뒤이어 욕실도 확인했다. 욕실 역시 마찬가지였다. 안심의 숨을 내뱉는 동시에 수화기 너머에서는 정반대의 숨소리가 들렸다.
“어제부터 사람을 인간 말종 쓰레기로 취급하네?”
“죄.. 죄송합니다...” “10시에 집안일 봐주시는 이모님 오실 거야. 신경 쓰지 말고 할 거 해.” “네..”뚝, 전화가 끊기고 다시 발걸음을 옮겼다. 2층도 궁금한데, 아직 구경을 못 했으니까.
차 안, 태블릿 PC를 바라보던 세준은 할 말을 잃었다. 자신이 보고 있다는 걸 알면서도 이곳저곳 방문을 열어보며 쏘다니는 강리아.
저건 뭐가 저렇게 궁금하고 뭐가 저렇게 신기할까. 납치를 당했다는 사실은 하루도 안 돼 잊어버린 건가.
“돌겠네.”
“마스터. 무슨 일 있으십니까.”최기철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는 룸미러로 뒷좌석을 살피며 세준의 눈치를 보고 있었다.
평상시엔 비서를, 특정 상황엔 오직 타깃을 따라 움직이는 부하직원. 준수가 오른팔이라면, 기철은 왼팔이다. 그들은 20대부터 지금까지 늘 함께였다.
“기철아.”
“예, 마스터.” “사무실에 내려주고, 문자로 리스트 보낸 것 좀 사 와.” “알겠습니다.”삼십 분쯤 달려 도착한 건물엔 ‘SJ 홀딩스’라 적힌 아크릴 간판이 세련되게 걸려 있었다. 아무리 킬러지만, 그 단어는 명함에 적을 수 없으니까.
명목상 투자회사를 운영하며 자본을 키우고, 동시에 VIP들의 약점을 수집한다. 그래야 뒤탈이 없다.
물론 의뢰가 들어오면 직원들이 움직인다. 강리아 일은 특별 케이스였고.
생각보다 의뢰인이 많다는 것, 그건 스물두 살 처음 이 일을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도 놀라울 따름이다.
뒷문이 열리자, 핸드폰을 확인하던 기철이 얼떨떨한 표정으로 물었다.
“마스터.”
“왜.” “그게.. 여자 속옷은 사본 적이 없습니다. 파자마랑 슬립은 어떤 걸...” “그 나이에 자랑이다.”세준이 보낸 쇼핑 리스트는 당연히 의문점 투성이었다.
여성용 폼클렌징, 파자마, 슬립, 브래지어(C), 팬티(S, 90). 수량은 10개씩. 이런 심부름은 처음이라 묻지 않고는 해결이 불가능했다.
“죄송합니다. 도무지 모르겠어서..”
“사이즈 적어놨잖아.” “아, 그럼 파자마랑 슬립은..” “색깔별로 S사이즈. 디자인은 이것저것 골라 담아.” “알겠습니다!”이제야 이해된 듯 목소리에 힘이 바짝 들어갔다. 마스터께 여자 친구가 생기셨구나. 이번엔 처음으로 동거를 하시는구나. 그 단순한 생각으로 차를 몰았다.
한참 뒤, 회의를 마치고 숨을 돌리던 중, 대표실 문이 열렸다. 양손 가득 종이 백을 들고 나타난 기철의 모습은 땀 범벅이었다.
“그걸 왜 들고 들어와.”
“마음에 안 드시면 교환하려고요.” “별, 씨발..”욕지기를 내뱉으며도 종이백을 하나씩 열어보았다.
미친, 파자마도, 슬립도, 속옷도. 아주 그냥 레이스 잔치였다. 엉덩이에 하트나 그려진 팬티나 입는 애라는 걸 설명해 줬어야 했나.
세준은 손바닥만 한 빨간 레이스 팬티 하나를 손에 걸고 기철을 바라보았다.
“취향은 확실히 알겠네.”
“아, 아닙니다! 다 신상품입니다!” “트렁크에 실어 놔.” “예 마스터. 연애 축하드립니다.” “나가.”잔혹한 킬러들의 모습과는 어울리지 않는 대화였다. 근데 뭐, 킬러도 사람이니까. 겉으로 보기엔 멀쩡한 투자회사와 비서. 그게 다였으니까.
그나저나 저걸 다 어떻게 입힌담, 아니지. 내가 입히나? 지가 입겠지.
그래도 상상은 됐다. 그딴 하트 모양 팬티보단 백 번은 나을 것 같았다.
“어디서 그딴 좆같은 하트를.”
샤워를 마치고 거실로 나가자 라면 냄새가 코끝을 찔렀다. 리아는 뒤꿈치를 들어 설거지를 하고 있었다. 190cm에 맞춘 싱크대 높이. 낑낑거리는 모습에 한숨이 새어 나왔다.“냅둬. 사람 올 거니까.”“그래도요... 제가 먹은 건데요...”“냅두라고.”“...네.”이제야 뒤를 돈 리아가 고개를 푹 숙였다. 하반신에 수건 한 장만 두른 남자가 성큼성큼 자신을 향해 걸어오고 있었으니까. 귀 끝까지 금세 달아올라 얼굴이 홧홧거렸다. 세준은 바로 앞에 멈춰서 벌컥벌컥 찬물을 마셨다. “맛있게 먹었어?”“네...”“그럼 좀 씻지?”“네..? 씻? 씻어요..?”“어.”“아... 네...”막상 코앞에서 마주하니, 강리아는 진짜 작았다. 키는 가슴팍에 겨우 닿았고 체격 차이는 말할 것도 없었다. “침대 위에 옷 올려놨으니까 씻고 갈아입어.”“네...”게걸음을 하듯 옆으로 몇 걸음 피한 뒤, 부리나케 침실로 향했다. 침대 위에는 커다란 티셔츠와 반바지가 단정하게 개어져 있었다. 손끝으로 들어 올리는 순간, 등 뒤에서 낮은 목소리가 날아들었다.“필요한 건 내일까지 준비해 줄 거야. 불편해도 오늘은 참아.”“감사합니다...”이미 수증기로 가득 찬 욕실 안. 호화스러울 정도로 넓고 고급스러운 모습에 입이 딱 벌어졌다. 하긴, 침실도, 주방도 꽤나 넓었다. 이런 곳에 혼자 사는 아저씨는 얼마나 부자인 걸까? 근데 돈도 많은 사람이, 나 같은 건 왜 데려온 거지..? 납치? 감금? 분명 절반은 보호라고 했다. 욕은 좀 하긴 했지만 묶지도, 위협하지도 않았다. 늘 혼자서만 지냈던 리아에게 이 넓은 집은 자신이 아닌 타인의 흔적이 있는 신기한 곳이었다. 벌어진 상황 역시 마찬가지였다. 딱 죽겠구나, 했던 상황이 예상하지 못한 길로 흘러들었다. ‘그래도 이름은 물어봐야겠다.’따뜻한 물에 몸을 씻어내고, 머리도 감고, 입었던 팬티도 손 빨래를 했다. 그리고 화장실 문고리에 잠시 걸어두었다. 마지막으로 아저씨가 준 티셔츠를 걸쳤다. 기장이 길어
“강리아. 죽지 말고 길들여져. 예쁘게. 그리고 야하게.”여유가 생기자 주변엔 여자들이 들끓었다. 싫진 않았다. 다만, 즐기고 끝내고를 반복했다. 다가오고, 기대하고, 실망하는 그 반복이 귀찮았다. 그래서 하룻밤의 대가를 지불하면, 다음엔 대가는 필요 없다며 알아서들 다리를 벌리더라. 그 걸레 같은 모습이 질려오던 어느 날, 문득 이런 상상을 했다. 질리지 않는 장난감이 있으면 참 좋겠다고. 시키면 시키는 대로, 밤이고 낮이고 상관없이. 그 장난감을 길들일 수 있다면 그 시간도 꽤 재밌을 것 같다고.상상은 행동으로 이어졌다. 침대엔 속박이 가능한 장치들을 세팅했고, 드레스룸 한 켠은 각종 성인용품으로 채워졌다. 윤활제는 물론 딜도, SM 플레이가 가능한 장비까지. 눈에 보이는 족족 전부 다 사들였다. 하지만 결과는 같았다. 잠깐의 자극일 뿐, 누구 하나 만족스럽지 않았다. 세상엔 별의별 기구가 존재하는구나. 생각보다 사정과 기절을 반복하는 여자들이 꽤 많구나. 그 정도를 깨달았을 뿐. 근데 지금 그 갈증을, 들끓는 욕망을 채워줄 진짜 장난감을 발견해 버렸다. ‘죽음도 두려워하지 않는 너라면, 아니. 두려움보다 수용이 먼저인 너라면 충분하겠어.’차가 대문 앞에 멈춰 서자, 철문이 둔탁한 소리를 내며 열렸다. 외부와 완전히 분리된 공간. 철저한 보안이 세팅된 곳. 아파트는 사절이다. 보는 눈이 많다는 건 전부 다 위험 요소니까. 주차를 하자마자 강리아를 안아들고 집 안으로 들어섰다. 품에 안긴 무게는 가벼웠고, 꽤나 작고 앙증맞았다. 침대 위에 눕혀두고, 위스키 잔을 채웠다. 오늘따라 알코올이 흐릿하게 느껴졌다.“뭘까. 진짜 뒤지고 싶었던 건가.”한 모금, 두 모금. 침묵이 이어지던 찰나, 리아의 눈꺼풀이 작게 떨려왔다. 동시에 세준의 입꼬리도 함께 올라갔다.“일어나.”눈꺼풀이 다시 한번 떨렸다. 이번엔 확실했다. 의식이 수면 위로 올라오고 있다.“강리아.”눈을 뜬 리아는 천장을 먼저 보고, 이내 시선을 흘렸다. 낯선 공간,
침대 위, 개처럼 엎드린 리아의 팔이 부르르 떨렸다. 입고 있던 하얀 실크 슬립은 허리까지 올라가 있었고, 어깨끈이 빠져나가 젖가슴도 가려지지 않았다. 뒤에서 그 광경을 바라보던 세준이 반짝이는 골짜기를 손가락으로 쓱, 부드럽게 훑어올렸다.“아, 아앙! 아저씨!”“더 벌려. 그래야 제대로 만져주지.”보짓구멍이 귀엽게 벌름거렸다. 방금 전, 가슴만 빨아줬을 뿐인데 얼마나 흥분을 했는지 리아는 투명한 애액을 자꾸만 뿜어냈다. 엉덩이를 벌려보자 여린 살결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색은 예뻤고 구멍은 역시나 작았다.“야해 빠졌네.”“아저씨.. 그렇게 막 쳐다보면.. 저는...”“누가 쳐다본댔어?”질척한 혓바닥이 구멍을 빨아대기 시작했다. 닿자마자 오소소 소름이 돋았다. “읏, 으읏! 아저, 아저씨! 아앙..!”쫍쫍거리는 소리가 야릇했다. 리아는 처음 겪는 상황에 당황했다. 동시에 짜릿했다. 이성의 끈이 날아가 버릴 것처럼 눈앞이 하얘지고 온몸이 달아올랐다. 무엇보다 아랫배가 화르르 끌어 오르며 요의감이 몰려왔다. 간질거림을 넘어선 감각이 빠르게 휘몰아쳤다.“흐으.. 흐아, 어떡해... 하..”세준은 코까지 골짜기에 틀어박고 혀를 놀렸다. 그 모습이 어찌나 게걸스럽던지. 뱉어내는 애액은 흐를 틈이 없었다. 참을 수 없는 강렬한 자극에 리아의 팔에 힘이 풀렸다. 상체가 무너져 가슴이 시트에 눌렸지만, 엉덩이는 하늘 높이 떠올라 제대로 먹히는 모양새였다. 허리부터 골반, 엉덩이와 허벅지까지 떨리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 강리아의 보지는 생각보다 더 맛있었다. 빠는 족족 부드러웠다. 천상의 과일이 있다면 이런 맛일까. 풍겨오는 향마저 달콤했다. “살려두길 잘했어. 강리아.”“흐앗, 으으응..!”골짜기는 물론, 음핵을 혀로 눌러 신나게 굴려대던 세준이 갑자기 입을 뗐다. 그리고 리아의 엉덩이를 찰싹, 딱 한 번 때렸다. “누워.”“하으.. 하으으....”“아저씨가 제대로 보내줄게.”지금까지 한참을 핥아먹어놓고. 이제부터가 제대로라고?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