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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님, 대체 왜 이러세요?

어머님, 대체 왜 이러세요?

By:  오렌지Completed
Language: Ko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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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머니는 왜 말귀를 못 알아들을까? 출장 가기 전에 서재에 있는 물건은 절대 만지지 말라고 신신당부했는데 기어코 중요한 계약서에 손을 댔다. 결국 수억 원에 달하는 거래가 물거품이 되어 책임을 묻고 회사에서 해고당했다.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 시어머니는 아이를 잘 돌봐주겠다고 호언장담하며 새로운 직장을 알아보라고 부추겼다. 나는 모유를 냉동실에 얼려두고 언제 얼마만큼 먹어야 하는지, 각종 주의사항까지 포스트잇에 꼼꼼히 적어서 붙여놓았다. 나중에 아이가 병원에 실려 가고 나서야 모유를 전부 버리고 유통기한이 지난 시니어 분유를 먹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심지어 갓난아기한테 몰래 싹이 튼 땅콩을 줘서 질식사로 목숨까지 잃게 했다. 시어머니는 울며불며 하소연했다. “내 외손녀이기도 한데 당연히 마음이 아프지 않겠어? 이 늙은이라도 따라가서 같이 있어 줘야지...” 남편은 나를 흠씬 두들겨 패며 말했다. “기껏 힘들게 애를 봐준 엄마를 죽이려고 작정한 거야? 나이 드신 분이 뒷바라지하느라 얼마나 고생하는 줄 알아?” 시누이도 찾아와서 배은망덕한 년이라는 둥, 어른을 공경하지 않은 탓에 아이를 잃었다는 둥 막말을 퍼부었다. 하지만 오누이는 자기 엄마의 만행으로부터 살아남은 게 전부 내 덕분이라는 사실은 꿈에도 몰랐다. 그들은 우울증에 시달린 나를 정신병원에 보냈고, 그러다 고통 속에서 생을 마감하게 되었다. 다시 태어나는 순간, 내 자식과 나 자신을 1순위에 두고 시어머니가 누구한테 무슨 행패를 부리든 절대로 막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이번 생에는 시어머니 한 명 때문에 모두가 봉변당하는 꼴을 똑똑히 지켜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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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

제1화

시어머니가 청소하며 일부러 내는 시끄러운 소리에 잠에서 깨자 문득 다시 태어난 사실을 깨닫고 깜짝 놀랐다.

휴대폰을 확인해보니 계약 실수한 탓에 회사에서 해고된 날로 돌아갔고, 현재 시각은 새벽 5시였다.

시어머니는 마침 서재에서 걸어 나왔다. 하지만 나는 진작에 얼씬거리지도 말고 더욱이 서류에 손을 대면 안 된다고 신신당부했다.

그러나 항상 귓등으로 듣고 타인의 감정 따위 안중에도 없는 채 제멋대로 행동했다.

전생에 시어머니는 몰래 서재에 들어가서 작성 완료한 계약서 중에서 견적에 해당하는 페이지를 다른 내용으로 바꾸었다.

그동안 재차 확인했고, 게다가 아침에 시간이 없어 대충 훑어보기만 했다.

결국 고객사가 서명할 때가 되어서야 실수를 발견했는데 신용 불량 이슈로 계약 취소당했다.

수십억의 거래가 물 건너가자 회사는 나한테 책임을 묻고 해고했다.

나는 화가 머리끝까지 나서 집에 돌아오자마자 시어머니한테 따졌다.

그러나 본인이 되레 울며불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내가 일부러 그런 것도 아니고. 매일 꼭두새벽에 일어나서 기껏 청소해줬더니 뭐? 나이가 들면 쓸모없다고 눈엣가시 취급이나 당하네. 차라리 일찍 죽어버려야지!”

사느니 마느니 하는 소리에 남편 안호성이 대뜸 효자 연기를 하기 시작했다.

“강나연, 지금 뭐 하는 거야? 우리 엄마가 고작 이런 대접받으려고 산후조리도 하고 애도 봐주면서 집안일까지 도맡아 뼈 빠지게 일하는 줄 알아? 연세가 있어서 실수했을 뿐인데 굳이 노인네랑 꼬치꼬치 따질 필요 있어? 자식 뒷바라지하는 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고!”

고작 ‘실수를 저질렀다’라는 말 한 마디에 그동안 내가 쌓아 올린 커리어는 한순간에 무너졌고, 심지어 가스라이팅까지 당했다.

아이를 낳고 출산 휴가 동안에도 쉬지 못했다. 왜냐하면 고객사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결코 방심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모자의 말도 안 되는 핑계에 물거품이 되었다.

그리고 딸을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졌다.

직장을 잃은 후 남편과 시어머니는 얼른 일자리를 알아보라고 닦달질했다. 고작 안호성의 월급으로 가족을 부양하기 힘들었다.

차마 딸까지 고생시킬 수는 없는 법이라 급한 대로 영업직을 구해서 매일 아침 일찍 나가고 저녁 늦게 돌아왔다.

도우미를 찾겠다는 말에 시어머니와 안호성은 한사코 반대했고, 마침 친정엄마도 발을 삐끗하는 바람에 도와줄 여력이 안 되었다.

게다가 내 요구에 맞춰 아이를 케어해주겠다고 호언장담하는 시어머니 때문에 낮에만 딸을 돌보게 했다.

나는 매일 아침 출근 전에 모유를 냉장고에 얼려두고, 수유 시간과 주의사항을 포스트잇에 적어두었다.

딸이 워낙 얌전한 편이라 수유하고 기저귀를 갈아주는 정도는 문제없을 거로 생각했다.

설령 시어머니가 평소에 실수가 잦더라도 갓난아기를 대상으로 똑같이 대하진 않을 것이다.

하지만 딸이 병원에 입원하고 나서야 매일 모유를 버리고 유통기한이 지난 시니어 분유를 줬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단지 시누이가 사줬다는 이유로 정작 본인은 필요 없고 버리긴 아까워서 결국 기한이 만료된 걸 고작 6개월 된 아이에게 먹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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