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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화 궁문

Author: moominkiller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08-27 19:28:16

궁문 앞에 선 것은 이튿날 아침이었고, 들어가려고 간 것이 아니었다.

문지기 넷이 창을 세우고 서 있는데 그중 둘은 넉 달 동안 아침마다 얼굴을 본 자들이라, 그 둘이 한경을 보고 슬며시 눈을 내렸다.

내리는 것이 빨랐다.

명부 붙는 자리에 오늘 들 사람 이름이 적힌 종이가 있었고, 넉 달 동안 넷째 줄에 있던 것이 없었다.

한경이 그 종이를 처음부터 끝까지 읽었다.

다 읽고 나서 반 걸음 물러선 자리에서 문을 봤다.

크고 붉은 문이 아침볕을 정면으로 받아 아래쪽 반이 밝았고, 넉 달 동안 이 문을 스물아홉 번 넘었는데 한 번도 올려다본 적이 없었다.

'…이렇게 생겼었네.'

* * *

강목이 나온 것은 사시가 못 되어서였는데, 관복 위에 삿갓을 쓰지 않았고 성한 손에 문서 상자를 들고 왼손은 소매 안에 넣은 채였다.

문지기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 사람은 아직 들어가고 나오는 사람이었다.

"부인."

"…나리."

"들으셨습니다."

"들으셨겠죠."

강목이 상자를 옆으로 옮겨 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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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옥화(軟玉花) — 향이 없는 꽃   130화 궁문

    궁문 앞에 선 것은 이튿날 아침이었고, 들어가려고 간 것이 아니었다.문지기 넷이 창을 세우고 서 있는데 그중 둘은 넉 달 동안 아침마다 얼굴을 본 자들이라, 그 둘이 한경을 보고 슬며시 눈을 내렸다.내리는 것이 빨랐다.명부 붙는 자리에 오늘 들 사람 이름이 적힌 종이가 있었고, 넉 달 동안 넷째 줄에 있던 것이 없었다.한경이 그 종이를 처음부터 끝까지 읽었다.다 읽고 나서 반 걸음 물러선 자리에서 문을 봤다.크고 붉은 문이 아침볕을 정면으로 받아 아래쪽 반이 밝았고, 넉 달 동안 이 문을 스물아홉 번 넘었는데 한 번도 올려다본 적이 없었다.'…이렇게 생겼었네.'* * *강목이 나온 것은 사시가 못 되어서였는데, 관복 위에 삿갓을 쓰지 않았고 성한 손에 문서 상자를 들고 왼손은 소매 안에 넣은 채였다.문지기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이 사람은 아직 들어가고 나오는 사람이었다."부인.""…나리.""들으셨습니다.""들으셨겠죠."강목이 상자를 옆으로 옮겨 드는 데 두 번이 걸렸다."소신이 아뢰겠습니다. 폐하께—""아뢰지 마세요.""…부인.""아뢰면 폐하가 도로 여실 거예요.여시면 태후마마가 그걸 보시고요."강목이 입을 다문 채로 상자만 고쳐 들었다.한경이 소매에서 꺼낸 종이는 두껍게 접힌 데다 모서리가 닳아 있었다.밤새 폈다 접었다 한 종이였다."이거 나리 거예요.""무엇입니까.""내가 넉 달 동안 본 거 다 적었어요.물목 여덟 짝, 짝마다 어디서 온 거, 냄새 다른 거 골라내는 법, 뿌리 꺾어서 소리 듣는 법.그리고 뒤쪽에 폐하 거요.향, 그릇, 사람, 식혀서, 붉은 붓 다섯 조.날짜별로 뭘 언제 바꿨는지도 다 있어요."강목이 그 종이를 받지 않은 채 성한 손을 상자에 그대로 두고 있었다."…부인. 이것은 부인이 하시던 일입니다.""이제 못 하잖아요.""…""나리."한경이 그의 소매를 잡았다. 왼쪽이었다.소매 안의 손이 반만 굽어 있는 것이 천 너머로 잡혔다.여름 끝에 창고 바닥에서 끌어올린 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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