เข้าสู่ระบบ사흘 뒤 아침이었다.
마당에는 아직 차일 자국이 남아 있었다.
기둥을 박았던 자리 넷이 젖은 채 검었다.
온어멈이 향낭을 갈았다.
명주의 소매 안에는 손가락 두 마디만 한 주머니가 들어 있었고, 온어멈이 아침마다 헌 것을 꺼내고 새것을 넣었다.
십 년째 하는 일이라 손이 빨랐다.
명주는 제 소매에 남의 손이 들어왔다 나가는 것을 잘 느끼지 못했다.
"오늘 것은 매화를 조금 더 넣었습니다."
명주가 고개를 끄덕였다.
명주의 코에는 아무것도 나지 않았다.
나지 않은 지 오래되어, 향이란 남에게만 나는 것인 줄로 살았다.
온어멈은 헌 것을 들고 나가지 않았다.
장 아래 서랍을 열고 넣는 눈치였는데, 명주는 돌아보지 않아서 소리로만 알았다.
몸단장을 끝낸 삼월과 단이, 버들이 물러가고 나자 육정이 문가에 서 있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명주가 물끄러미 그를 바라보고는 눈꼬리를 살짝 접으며 웃는 낯으로 그에게 돌아섰다.
"나리…."
육정은 눈 밑이 검었고 옷깃이 한쪽만 접혀 있었다.
이틀쯤 자란 수염 아래로 죄책감 같은 것이 스쳤으나, 명주는 사흘 전 밤의 일도, 그 무엇도 마음에 길게 남지 못했다.
다만 그가 아침에 다시 제 처소에 들른 것이 기뻤다.
가만히 그의 품에 기대자 먹 냄새가 흘러들어왔다.
그의 접힌 깃을 풀어 주려 손을 올리다가 멈추었다.
남편의 옷에 손을 대 본 적이 없었다.
멈춘 손을 가만히 감싸 쥐고 육정이 입을 떼었다.
"부인."
맑은 명주의 두 눈이 육정을 올려다보자 육정은 눈을 피하며 말을 이었다.
"내가…."
그의 손이 옷자락 아래에서 한 번 오므라들었다가 펴졌다.
십 년을 보아 온 그의 습관.
명주에게 해야 할 말을 숨기려 할 때마다 그랬다.
다만 무슨 말을 숨기는지 단 한 번도 명주는 알지 못했다.
"뒤채 아이를 이 집에 둘 것이오."
서란이라 다정히 부르지 않고 뒤채 아이라고 설명하는 육정이 조금 이상하게 느껴졌다.
명주가 아끼고 분명 그도 그 아이를…, 사흘 전 밤에….
명주는 그 기억이 조금 늦게 떠올랐다.
"…첩으로 들일 것이오."
"첩."
"부인."
"그게 무엇입니까."
방이 조용해졌다.
문밖에서 발소리가 하나 멎어 있었다.
물러갔던 시녀 중 하나가 마루 끝에 서 있는 모양이었다.
육정이 문지방에서 한 발을 들었다가 도로 내렸다.
"부인께 인사를 올리게 하겠소."
"예."
"그 아이가 부인을 언니라 부를 것이오."
"예."
"…부인."
"예."
육정이 뭔가를 더 말하려다가 그만두었다.
육정이 문을 닫고 나간 후 한참 뒤에야 마루가 삐걱 소리를 냈다.
명주는 가만히 앉아 마루가 삐걱이는 소리와 뒤채 쪽으로 상이 건너가는 소리를 들었다.
딸그랑 그릇 부딪히는 소리가 나다가, 누가 낮게 말하자 뚝 그쳤다.
명주는 가만히 첩이라는 글자를 떠올렸다.
설 립 아래에 계집 녀.
붓으로 써 내려가듯 머릿속으로 그린 그 글자는 어릴 때 천자문 다음 책에서 보았다.
글자는 아는데 뒤채에 상이 들어가는 소리보다도 늦게 뜻이 떠올랐다.
명주는 그럼 무엇을 해야 하는지, 서란의 방이 어디로 옮겨지는 것인지, 아침 문안 자리가 어찌 되는지 누구에게 물어야 할지 얼른 떠올리지 못했다.
동경에 비친 얼굴이 아침 창호지를 통해 들어온 빛에 푸르다 느낄 정도로 하얗게 보였다.
명주는 제 얼굴을 오래 보았다.
서란이 처음 온 해에 그 아이 손에 합을 쥐여 준 일을 떠올렸다.
갈라진 손끝에 바르는 것.
제 방에서 밥을 맛있게 먹던 서란의 모습과 그 순박한 얼굴이 제게 언니라고 부를 것을 떠올리니 하얗고 푸른 얼굴에 얕게 미소가 지어졌다.
이틀째 갇힌 방에서 빗장 소리에 잠이 깼다.잠이라 할 것도 없었다.벽에 기대앉은 채로 눈만 감고 있었고, 감은 동안에도 바깥 소리를 세고 있었다.순라가 네 번 지나갔고, 네 번째와 다섯 번째 사이가 길었다.문이 열렸다. 밖에 사람이 없었다.문을 연 자가 물러난 것이 아니라 애초에 열어 놓고 비켰다.한경이 일어섰다. 다리가 저려 한 번 휘청했고, 벽을 짚었다.마당으로 나왔다. 나무 한 그루 없는 마당이었고, 달이 담 위에 걸려 있었다.담 밖 회랑에 등이 하나 켜져 있었다. 한경으로 걸었다.걷는 동안 발이 두 번 미끄러졌다.이틀을 앉아만 있던 다리라 무릎이 제대로 펴지지 않았고, 치맛단 안쪽이 무릎에 붙어 있었다.붙은 자리가 쓸려 걸을 때마다 따가웠다.머리는 이틀째 풀린 채였다.은비녀는 계단 아래로 굴러간 뒤로 없었고, 흰 끈도 어디선가 빠졌다.어깨에서 등으로 흘러내린 머리가 걸음마다 한 박자 늦게 따라왔다.옷깃이 한쪽 어긋나 있었다.손으로 여미면서 걸었다.* * *회랑에 사람이 하나 서 있었다.등을 든 자도 없었고 따르는 자도 없었다.기둥 곁에 혼자 서 있었고, 곤복을 걸치지 않았다.검은 겉옷 하나였고 관을 쓰지 않았다.머리를 묶기만 했다.한경이 걸음을 멈췄다.침향이 왔다. 멈춘 자리에서 무릎을 꿇었다.꿇으면서 고개를 숙였다.숙인 시야 안에 회랑 널과, 그 위를 밟은 검은 신코가 들어왔다."폐하."발소리가 왔다. 두 걸음을 왔다.두 걸음에서 멎었다.멎은 자리가 무릎 앞 한 자였다."다쳤느냐."낮은 목소리였다. 회랑이 비어 있어서 그 소리가 기둥에 한 번 부딪혔다가 왔다."…아니옵니다.""물은 마셨느냐.""예.""밥은."한경이 숙인 고개를 더 숙였다.옷자락이 움직이는 소리가 났다.그가 반 걸음 더 왔다.* * *"짐이 오늘 내보내라 하였다.""…""명부에 네 이름이 없더구나."숙인 채로 있었다.회랑 널의 결이 눈앞에 있었다.널 사이에 검은 흙이 얕게 끼어 있었고, 그 흙이 낮에 누
방에 창이 하나 있었다. 높고 작았다.손을 뻗어도 닿지 않는 자리에 있어서, 해가 어디쯤 갔는지는 벽에 드는 빛의 각도로만 알 수 있었다.빛이 벽 위에서 아래로 내려갔다.내려가서 바닥에 닿았다가, 좁아지다가, 없어졌다.물이 한 번 들어왔다.밥은 들어오지 않았다.한경은 벽에 기대앉아 무릎을 세웠다.세운 무릎 위에 팔을 얹고, 얹은 팔에 이마를 댔다.머릿속으로 하나씩 놓았다. 옥패를 준 날. 사삿집에 간 날.상궁이 붓을 멈춘 자리.그 자리에서 오늘 못 나가게 된 것.거기까지 놓고 나면 답은 하나였다.나갈 수 있는 날은 저쪽이 정한다.그러면 남는 일은 하나뿐이었다.나갈 때까지 몸을 상하지 않는 것.한경이 자리를 고쳐 앉았다.벽에서 등을 떼고 허리를 세웠다.물그릇을 들어 반만 마시고 반은 남겼다.* * *저녁에 내관부 앞에서 소란이 있었다. 육정이 왔다.관가에서 자라던 말은 전해졌고, 전해진 것을 듣고 왔다.관복을 입은 채였다.내관부 서리에게 명부를 보자 했고, 명부는 내관부 것이라 외인에게 보이지 않는다는 대답이 왔다."내 처가 오늘 궁에 들었소.""…예.""나온 사람 명부에 없다는 말을 들었소."서리가 명부를 두 손으로 말아 쥐었다.육정이 문 앞에 섰다.물러가라는 말을 듣고도 서 있었고, 해가 다 진 뒤에도 서 있었다.궁문이 닫혔다. 닫힌 문 앞에 그대로 섰다.밤바람이 관복 자락을 흔들었고, 흔들리는 동안 그는 한 번도 자세를 고치지 않았다.강목이 온 것은 자시 무렵이었다.삿갓에 이슬이 앉아 있었다."…대인.""…""돌아가시지요."육정이 고개를 돌리지 않았다.궁문 쪽을 그대로 보고 있었다."심약.""예.""저 안에서 사람이 하룻밤을 지내면, 이튿날 아침에 나오오?"강목이 대답하지 못했다.대답을 고르는 사이가 길었다."…나오는 사람도 있고, 안 나오는 사람도 있습니다."육정이 그 대답을 듣고 처음으로 자세를 고쳤다.고치면서 갓끈을 다시 맸다."심약.""예.""내 처가 저 안에서
사흘 뒤 아침, 궁문에서 가마가 멎었다.내관이 평소 가던 회랑으로 가지 않았다.태의원도 아니고 태후 처소도 아닌 쪽이었다.담이 높고 창이 작은 건물이었고, 마당에 나무가 한 그루도 없었다.문 앞에서 내관이 물러났다.대신 상궁 하나가 나와 섰다.지난번 태후 처소에서 소반을 올리던 그 상궁이었다."안으로 드시지요."방이 좁아서 소반 하나와 자리 둘을 놓으니 남는 데가 없었고, 벽에는 아무것도 걸려 있지 않았다.상궁이 마주 앉았다.앉으면서 소매에서 종이를 꺼내 폈다."성 밖 셋째 마을 일로 여쭐 것이 있습니다."한경이 무릎 위에 손을 겹쳐 놓았다. 오른손이 위였다."물으세요."* * *물음이 차례로 왔다.그날 그 집에 간 것이 맞느냐. 맞다.그 집 주인에게 문을 닫으라 한 것이 맞느냐. 맞다.그때 무엇을 보이었느냐.한경이 소매에서 옥패를 꺼내 소반 위에 놓았다.상궁이 그것을 보고도 집지 않았다.눈만 한 번 내렸다가 올렸다."이 물건을 어디에 쓰셨는지 아뢰라 하십니다.""애 넷 데리고 나오는 데 썼어요.""…그 아이들이 부인 댁 종이옵니까.""아니요.""부인 친정 사람입니까.""아니요.""그럼 남의 집 사람을 남의 집에서 데리고 나오신 것이군요.""저, 소인이 아뢰옵기로는 그 집이 남의 집이라 하기에는 우리 댁 어공 물목이 스물 몇 해 드나든 집이고, 드나든 집이면 아주 남이라 할 수는 없는 것이, 예로부터 물건이 오가면 사람도 오가는 법이라 하여—""총관.""…예, 부인.""내가 대답하고 있었어요.""…그렇게 되나요."상궁이 붓을 들어 적었다.적는 획이 곧았다."그 집이 궁과 무슨 상관이 있어 궁의 물건을 보이셨습니까."한경이 대답하지 않았고, 소반 위의 옥패를 손끝으로 반 바퀴 돌려 놓았다."부인.""그 집이 궁하고 무슨 상관인지는, 그쪽이 더 잘 아실 것 같은데요."붓이 멎었다. 상궁이 고개를 들었다.처음으로 고개를 들었다."…부인. 지금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아십니까.""아는데요."
자시 무렵 곁방 쪽에서 소리가 났다.아이가 자는 방이라 한경이 등을 들고 나갔다.아이는 자고 있었고 어미가 그 옆에 웅크려 있었다.소리는 곁방이 아니라 그 너머, 뒷문 쪽이었다.빗장이 안에서 걸려 있었다.걸린 빗장을 누가 밖에서 두 번 두드렸다.두드리는 소리가 크지 않았다.손등이 아니라 손바닥으로 두드리는 소리였다.한경이 등을 낮추고 문에 귀를 댔다. 나무가 차가웠다."부인." 빗장을 뺐다.* * *서란이 서 있었다. 한 달 만이었다.얼굴이 반쯤 상해 있었고 광대뼈 아래가 부어 있었다.옷은 이 집에서 입던 것이 아니었고, 어디서 얻어 입은 남자 옷이었다.발에 신이 한 짝뿐이었다.들어오라는 말을 하기 전에 서란이 문지방을 넘지 않고 무릎을 꿇었다."부인. 소인이 돌아왔습니다."한경이 그 팔을 잡아 일으켰다.일으키는데 팔이 가벼웠다.곁방으로 데려가 앉히고 물을 먹였다.서란이 두 모금 마시고 사레가 들렸다.기침이 오래갔고, 기침 끝에 손등으로 입을 닦자 손등에 붉은 것이 묻었다.한경이 그 손을 잡아 등불 아래로 가져갔다."어디 맞았어.""괜찮습니다.""어디 맞았냐고."서란이 대답하지 않자 한경이 그 옷깃을 벌리려 했고, 벌리려는 손을 서란이 막았다."부인. 그것보다.""…""들으셔야 할 것이 있습니다."* * *서란이 한 달 동안 어디 있었는지는 말하지 않았다.말한 것은 셋이었다. 첫째.심가 서재의 상자는 궁으로 들어갔다.명부 원본이 태후 처소 어딘가에 있다.둘째. 대부인께 선단을 보낸 비단 파는 여자는 태후 처소 상궁의 조카다.값을 안 받은 것은 값을 나중에 부르려고 그런 것이 아니라, 애초에 그 집에 넣기 위한 것이었다.셋째. 서란이 여기서 한 번 숨을 골랐다."…성 밖 사삿집 일로 부인을 걸려 하십니다."한경이 등불을 조금 당겼다.불빛이 서란의 얼굴까지 올라왔다."걸어요? 뭘로.""궁의 물건을 성 밖 사삿집에 쓰셨다고요.옥패를 보이시고 남의 집 문을 닫게 하셨으니, 그 일이 궁의 위
가마가 낮에 중문에 닿았다.해가 아직 마당 한복판에 있었다.초하가 뛰어나와 주렴을 걷다가 시각을 보고 한 번 멈칫했다."부인. 벌써요?""내관부에서 나가라 그러던데.""물목은요.""세 짝 남았는데 내일 보래.""내일 보래요?""응.""궁에서요?""응."초하가 주렴을 든 채로 서 있었다.궁이라는 데가 내일 보자는 말을 하는 데인 줄 몰랐던 얼굴이었다."거기 사람들도 내일 보재요?"한경이 웃음을 터뜨렸다."소인이 또 무얼 잘못 여쭈었습니까.""아니. 너 궁을 무슨 절간인 줄 아는구나.""절간은 아니고요, 소인이 아는 데가 없어서 그런데, 거기가 밥은 준대요?아씨 아침 안 드시고 가셨잖아요.물목을 세 짝이나 보시는데 밥도 안 주면 그건 좀 아닌 것 같은데.아니 아씨, 밥은 드셨어요? 안 드셨죠. 얼굴이—""초하야.""예.""밥 얘기부터 했으면 내가 더 빨리 대답했지."한경이 가마에서 내렸다.내리면서 치맛단을 한 번 털었다.마루에 대부인이 나와 앉아 있었다.굳은 손을 무릎에 놓고, 며느리가 마당을 건너오는 것을 보고 있었다."…일찍 왔구나.""예."대부인이 무어라 더 말하려다 말았다.말하려다 만 것이 얼굴에 남아 있었다.* * *육정이 돌아온 것은 해가 기울고서였다.관복이 젖어 있었다.비가 오지 않았는데 등판이 젖어 있었고, 갈아입지 않고 사랑에 들어가 문을 닫았다.저녁상을 물리고 한경이 사랑으로 갔다.문을 열자 그가 서안 앞에 앉아 있었다.관복을 그대로 입은 채였고, 갓끈을 풀지 않았다."오늘 궁에 드셨다면서요.""어공 물목 때문이오.""물목요.""…""물목이면 서리를 보내지, 왜 나리를 불러요."육정이 고개를 들었다. 눈이 붉었다.한경이 문을 닫고 들어와 앉았다."무슨 말 들으셨어요.""아무것도.""나리.""부인."육정이 갓끈을 풀었다.푸는 손이 두 번 어긋났다."오늘은 왜 일찍 오셨소.""내관부에서 나가라던데요.""어제는 해 지고 나오셨소.""오늘은 사시에 나가래
육정이 편전에 든 것은 사시였다.부름의 명분은 어공이었다.가을 물목에 빠진 것이 있어 낸 집에 묻는다는 것이었는데, 그런 것은 관가에서 서리를 보내 물으면 될 일이었다.관복을 입고 궁문을 지나면서 육정은 그것을 알았다. 알면서 걸었다.편전은 넓고 조용했다.승지 둘이 벽 쪽에 서 있었고, 발은 드리워 있지 않았다.황제가 서안 앞에 앉아 있었다.등을 기대지 않았다.검은 곤복이었고 금실이 깃과 소매 끝에만 들어가 있었다.육정이 그것을 보고 값을 매기려다 매기지 못했다.관가에서 물목을 스무 해 보아 온 눈이었다.비단의 결은 짚였고 금실의 산지도 짚였는데, 깃의 시침이 어디서 시작해 어디서 끝났는지가 보이지 않았다.실밥이 한 올도 나와 있지 않았다.이런 옷은 짓는 사람이 여럿이고 그 여럿이 서로 얼굴을 모른다.값을 셈하려면 사람 수부터 세어야 했는데, 세다가 그만두었다.옥대 하나였다. 그 밖에 몸에 걸친 것이 없었다.없는데도 방 안의 균형이 그쪽으로 기울어 있어서, 육정은 절을 올리기 전에 제 관복 소매를 한 번 내려다보았다.붓을 놓은 자리에 종이가 한 장 있었다.글자가 다 쓰여 있었다.육정이 절을 올렸다.* * *어공 물목 이야기가 먼저 나왔다.빠진 것이 셋이라 했고, 남방 것으로 채우겠다는 대답에 그리하라는 말이 왔다.그것으로 부름의 명분은 끝났다.끝나고도 물러가라는 말이 오지 않았다."육 대인.""예, 폐하.""성 남쪽에 밭이 있다지."육정의 등이 굳었다.굳은 것이 어깨선에서 먼저 보였다."…있었사옵니다.""있었다.""…지난달에 넘겼사옵니다."무엇에 넘겼느냐는 물음이 오지 않았다.황제가 종이를 밀어 놓았다."남쪽 세 고을이 비어 있다.자사(刺史) 자리다."승지 둘이 고개를 들었다가, 서로 눈이 마주치자 도로 내렸다."…폐하.""육가는 대대로 어공을 내온 집이고, 대인은 관가에서 물목을 보아 왔다.물건이 어디서 나고 어디로 가는지 아는 자가 그 자리에 앉아야 한다."이치에 맞는 말이었다.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