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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3화. 차명희의 두 번째 전시

Author: 에이르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09-01 00:34:08

차명희가 작은 전시에 그림 세 점을 냈다.

바다 그림은 아니었다.

완전히 새로운 그림들.

준호 씨도 왔다.

도현은 그를 보자 아주 잠깐 표정이 굳었다.

나는 옆에서 물었다.

“괜찮아요?”

“네.”

“정말?”

“조금 불편합니다.”

“왜?”

도현은 준호 씨와 어머니가 나란히 그림을 보는 모습을 봤다.

“익숙하지 않아서.”

“질투?”

“아들로서의 질투도 질투라고 한다면.”

나는 웃었다.

“귀엽네.”

도현이 바로 나를 봤다.

“그 표현은 하지 마십시오.”

“왜?”

“마음에 안 듭니다.”

차명희가 우리를 불렀다.

“둘이 또 뭘 속닥거려.”

나는 웃었다.

“아드님이 질투해요.”

도현의 표정이 굳었다.

차명희가 피식 웃었다.

“내가 누굴 만나든?”

도현은 잠시 침묵하다 말했다.

“네.”

차명희가 오히려 놀랐다.

“솔직하네.”

“그래도 어머니 선택입니다.”

“알면 됐어.”

그걸로 끝.

준호 씨도 아무 설명을 하지 않았다.

관계가 무엇인지.

얼마나 자주 만나는지.

앞으로 어떻게 될지.

도현은 묻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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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두 번째 명령이 끝나면   333화. 차명희의 두 번째 전시

    차명희가 작은 전시에 그림 세 점을 냈다.바다 그림은 아니었다.완전히 새로운 그림들.준호 씨도 왔다.도현은 그를 보자 아주 잠깐 표정이 굳었다.나는 옆에서 물었다.“괜찮아요?”“네.”“정말?”“조금 불편합니다.”“왜?”도현은 준호 씨와 어머니가 나란히 그림을 보는 모습을 봤다.“익숙하지 않아서.”“질투?”“아들로서의 질투도 질투라고 한다면.”나는 웃었다.“귀엽네.”도현이 바로 나를 봤다.“그 표현은 하지 마십시오.”“왜?”“마음에 안 듭니다.”차명희가 우리를 불렀다.“둘이 또 뭘 속닥거려.”나는 웃었다.“아드님이 질투해요.”도현의 표정이 굳었다.차명희가 피식 웃었다.“내가 누굴 만나든?”도현은 잠시 침묵하다 말했다.“네.”차명희가 오히려 놀랐다.“솔직하네.”“그래도 어머니 선택입니다.”“알면 됐어.”그걸로 끝.준호 씨도 아무 설명을 하지 않았다.관계가 무엇인지.얼마나 자주 만나는지.앞으로 어떻게 될지.도현은 묻지 않았다.전시가 끝나고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내가 말했다.“진짜 많이 변했다.”“무엇이?”“예전이면 알아봤을 것 같아.”“네.”“지금은?”“궁금합니다.”“그래도?”“제 정보가 아닙니다.”도현은 창밖을 봤다.“어머니가 말하고 싶을 때 들으면 됩니다.”그 말이.이제 꽤 자연스럽게 들렸다.

  • 열두 번째 명령이 끝나면   332화. 바닥에 그은 선

    도현은 침실 바닥에 테이프를 붙였다.나는 문 앞에서 멈췄다.“이건 또 뭐야.”바닥에 길게 선 하나.“오늘 경계입니다.”“넘으면?”“제가 말할 때만.”“내가 넘어가면?”“아무 일도 없습니다.”“벌 같은 거 없어?”“없습니다.”나는 웃었다.“그럼 왜 선을 그어요?”“넘을 수 있는데 안 넘는 걸 해보고 싶었습니다.”범위 확인 후.나는 선 한쪽에 섰다.도현은 반대쪽.거리는 한 걸음 반 정도.그가 말했다.“이 선을 제가 허락하기 전까지 넘지 마십시오.”“네.”도현은 바로 가까이 오지 않았다.오히려 자기 쪽에서 천천히 움직였다.나는 선을 사이에 두고 그를 봤다.그가 선 바로 앞까지 왔다.나는 반사적으로 한 걸음 가려다가 멈췄다.“잘했습니다.”목소리가 낮았다.도현은 손을 뻗었다.선은 넘지 않았다.손끝이 닿을 듯 말 듯.나는 괜히 몸을 앞으로 기울였다.“선.”짧은 경고.다시 제자리.“치사해.”“싫습니까?”“아니.”“그럼 그대로.”한참 동안.도현은 선을 넘지 않았다.나도.그런데 거리는 점점 더 답답하게 느껴졌다.“주인님.”“네.”“언제 넘어가요?”“누가?”“나.”“제가 말할 때.”“주인님은?”도현의 눈빛이 짙어졌다.“저는.”그가 아주 천천히 발끝을 선 위에 올렸다.“이 선을 만든 사람입니다.”그리고 한 걸음.내 쪽으로 넘어왔다.순간 심장이 확 뛰었다.나는 움직이지 않았다.도현이 바로 앞까지 왔다.“저는 넘어갈 수 있습니다.”목소리가 낮았다.“하지만 당신에게 닿는 건 다른 문제입니다.”한 손이 멈췄다.“닿아도 됩니까?”“네.”그제야 허리에 손이 왔다.확실하게.강하게.나는 숨을 들이마셨다.“색깔.”“초록.”도현은 선을 넘은 뒤에도.내가 넘으라는 말은 하지 않았다.오히려 자기 쪽에서 계속 주도했다.한동안 그렇게 진행되다.마지막에야 말했다.“이제 넘어오십시오.”나는 선을 넘었다.딱 한 걸음.그 순간 도현이 나를 바로 끌어안았다.나는 웃었다.

  • 열두 번째 명령이 끝나면   331화. 휴가 중인 부대표

    카렐이 없는 첫날.회의는 평소보다 조용했다.나는 자료를 보다가 물었다.“반대 의견?”아무도 바로 손을 들지 않았다.순간 짜증이 났다.“카렐 없다고 반대도 없어?”한예린이 웃었다.“다들 카렐이 먼저 해주니까 편했던 거지.”그 말에 회의실이 조용해졌다.나는 문서를 덮었다.“그럼 오늘은 카렐 없이 해요.”“뭘?”“내 의견에 반대할 사람 세 명 나올 때까지 결정 안 해.”한예린이 바로 말했다.“그것도 강제야.”나는 멈췄다.“…그러네.”또 방식이 틀렸다.반대를 만들겠다고.사람들에게 반대하라고 압박할 뻔했다.나는 바로 고쳤다.“그럼 질문 바꿀게요.”회의실을 둘러봤다.“이 안에서 가장 위험한 부분 하나씩만 말해줘요. 찬성이든 반대든.”그제야 의견이 나왔다.파리 담당.뮌헨 담당.프라하 담당.결론은 내 원안 그대로가 아니었다.그렇다고 완전히 뒤집히지도 않았다.조금 수정됐다.회의 후 한예린이 말했다.“카렐 효과 크네.”“뭐가?”“없어도 반대하게 만드는 거.”나는 웃었다.카렐이 휴가 중인데도.그가 만들어놓은 문화는 남아 있었다.좋은 부대표는.자기 없을 때 더 필요한 사람이 아니라.자기 없어도 시스템이 작동하게 만드는 사람일지도 몰랐다.그날 나는 카렐에게 아무 연락도 하지 않았다.한 번쯤 결과를 보내고 싶었다.하지만 휴가였다.보내지 않았다.저녁 도현에게 말하자 그가 웃었다.“많이 참았습니까?”“조금.”“거짓말.”“많이.”“잘했습니다.”익숙한 말.그런데 회사에서 듣는 것과 밤에 듣는 건.전혀 달랐다.

  • 열두 번째 명령이 끝나면   330화. 침묵을 깨는 사람

    그날 밤.도현이 말했다.“오늘은 제가 말할 때만 대답하십시오.”나는 바로 눈썹을 올렸다.“진짜 말 금지?”“아닙니다.”그가 바로 수정했다.“필요한 말은 언제든 하십시오. 안전과 불편, 중단은 예외입니다.”“그럼?”“그 외에는.”도현의 눈빛이 짙어졌다.“제가 묻는 것에만 대답해 보십시오.”나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좋아요.”“색깔.”“초록.”시작부터 달랐다.나는 원래 생각이 많아지면 말을 했다.웃기도 하고.묻기도 하고.장난도 쳤다.오늘은 그걸 줄였다.도현이 이끌었다.“거기.”움직였다.“멈춰.”멈췄다.“나를 봐.”바라봤다.“지금 괜찮습니까?”“네.”그다음은 다시 침묵.내가 먼저 묻지 않으니.도현의 움직임 하나하나가 더 선명했다.한 손이 허리에 닿았다.다른 손은 얼굴 가까이 오다 멈췄다.나는 그 손을 따라 시선만 움직였다.“왜 보고 있습니까?”“궁금해서.”“무엇이?”“다음.”도현의 입가가 아주 조금 올라갔다.“그건 제가 정합니다.”나는 입을 다물었다.그는 손으로 내 턱을 가볍게 잡았다.강하지 않았다.하지만 시선은 피하지 못하게 했다.“지금 하고 싶은 말.”나는 망설였다.“주인님.”“그다음.”“더 가까이 와줬으면 좋겠어요.”도현이 바로 한 걸음 가까워졌다.“좋습니다.”그 뒤로도 말은 적었다.대신 필요한 순간에는 정확히 말했다.“강도.”“괜찮아요.”“색깔.”“초록.”“더?”“네.”도현은 내가 말하지 않는 걸 이용해 일방적으로 밀어붙이지 않았다.오히려 중요한 질문은 더 분명했다.그게 좋았다.침묵은 복종의 증명이 아니었다.그냥 오늘 선택한 방식.끝난 뒤에는 도현이 먼저 말했다.“이제 하고 싶은 말 다 하십시오.”나는 바로 말했다.“주인님 오늘 진짜 얄미웠어요.”도현이 웃었다.“왜?”“말시키고 싶은 순간에만 질문하잖아.”“제가 주도했으니까.”“근데 좋았어요.”“그럼 됐습니다.”그날은 말이 적어서 오히려.서로의 호흡을 더 많이 들었던

  • 열두 번째 명령이 끝나면   329화. 한예린의 제안

    한예린이 갑자기 유럽 재무·거버넌스 구조를 분리하자고 제안했다.“총괄 산하에 있긴 하지만, 승인 체계를 더 독립적으로.”나는 자료를 읽었다.“왜?”“지금은 네가 너무 많이 보고 있어.”“카렐한테도 많이 넘겼는데.”“운영은.”한예린이 손가락으로 표를 짚었다.“재무 쪽은 아직 네 승인 비중이 높아.”틀린 말이 아니었다.회사를 확장하지 않기로 한 뒤.오히려 내부 구조를 더 깊게 보게 됐다.도시를 늘리는 대신.있는 다섯 도시를 더 안정적으로 만드는 과정.그런데 나는 여전히 여러 승인선에 이름이 들어가 있었다.“내 거 줄이자고?”“응.”“예린 씨 권한 늘리고?”“응.”나는 웃었다.“자기 권한 달라고 직접 말하네.”한예린도 웃었다.“줘도 감당할 수 있으니까.”그 말이 마음에 들었다.“좋아요.”“바로?”“한 달 시험.”“왜 한 달?”나는 멈췄다.또 기간을 정하려 했다.한예린이 웃었다.“습관 나왔지?”“…응.”결국 기간도 고정하지 않았다.실무 전환 후 문제가 생기면 조정하기로 했다.도현에게 말하자 그가 물었다.“불안합니까?”“조금.”“왜?”“내가 안 보면 사고 날까 봐.”도현은 바로 답하지 않았다.“그 사고가.”“응.”“당신이 봐야만 막을 수 있는 사고인지 모르겠습니다.”나는 웃었다.“모르겠다고?”“네.”“근데 맞는 말 같아.”이렇게 하나씩.나는 회사에서도 주도권을 놓는 연습을 하고 있었다.다만.집에서와는 달랐다.회사에서는 주도권을 넘긴다고 책임까지 사라지는 건 아니었다.그래서 더 어려웠다.

  • 열두 번째 명령이 끝나면   328화. 아무것도 고르지 않는 저녁

    금요일.도현이 말했다.“오늘 저녁부터는 아무것도 고르지 마십시오.”나는 식탁 앞에서 멈췄다.“플레이 말고 저녁부터?”“네.”“메뉴도?”“제가 정합니다.”“옷도?”“외출할 거라면.”“뭐야.”나는 웃었다.“하루 체험?”“오늘 밤까지.”“싫으면?”“즉시 끝냅니다.”“왜 해보고 싶어요?”“당신이 회사에서 하루 종일 고르는 사람이니까.”도현은 아주 평범하게 말했다.“가끔은 선택을 쉬어도 되는지 궁금했습니다.”생각보다 마음이 움직였다.“좋아요.”“진짜?”“응.”그날 저녁 메뉴부터 도현이 정했다.내가 좋아하는 따뜻한 국물 요리.음료.디저트.집에서 볼 영화.처음에는 편했다.그런데 한 시간이 지나자 입이 근질거렸다.“영화 다른 거 볼까?”도현이 나를 봤다.“선택하고 싶습니까?”나는 멈췄다.“아.”“원하면 지금 끝내도 됩니다.”“아니.”나는 다시 기대었다.“계속.”도현이 고개를 끄덕였다.영화가 끝난 뒤.분위기가 바뀌었다.“지금부터는.”그가 낮게 말했다.“저녁과는 다릅니다.”나는 바로 알아들었다.“범위 확인?”“네.”그건 선택하지 않는 밤이라도 생략하지 않았다.오히려 더 확실했다.싫은 것.가능한 것.컨디션.강도.나는 높은 쪽을 골랐다.그게 오늘 내가 하는 마지막 선택이었다.도현이 말했다.“좋습니다.”그 뒤에는 정말 내가 고를 일이 거의 없었다.어디에 있을지.언제 가까이 올지.언제 멈출지.도현이 정했다.나는 그가 시키는 대로 소파에서 일어나고.침실로 이동하고.그 앞에서 멈췄다.도현은 나를 계속 몰아붙이지 않았다.오히려 중간에 예상보다 긴 휴식을 넣었다.“왜 쉬어요?”“제가 정했습니다.”“아.”나는 웃었다.“진짜 아무것도 못 고르네.”“싫습니까?”“아니.”“그럼 쉬십시오.”그 말까지 명령처럼 들렸다.나는 침대에 기대었다.도현은 물을 건넸다.몇 분 뒤.다시 시작한 흐름은 처음보다 훨씬 강했다.몸을 억지로 움직이지 않고.자세와 거리.목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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