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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8화 끝나지 않는 전투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08-22 14:40:40

폐역 안에는 검은 안개가 가득했다.

류채아는 숨을 고르며 앞을 바라봤다.

어둠 속에서 붉은 눈들이 하나둘 모습을 드러냈다.

한 마리가 아니었다. 둘. 셋.

그리고 어느새 열 마리가 넘는 악령들이 다섯 사람을

둘러싸고 있었다. “이렇게 많았어?”

한아린이 주변을 살폈다.

권태혁이 주먹을 꽉 쥐었다.

“숫자는 상관없어.”

그가 앞으로 나섰다.

“전부 쓰러뜨리면 되니까.”

“잠깐.” 류현이 태혁의 팔을 붙잡았다.

“무작정 들어가면 안 돼.”

“왜?” “이 악령들…… 이상해.”

류현의 시선이 악령들을 훑었다.

“서로 따로 움직이는 게 아니야.”

한이준이 주변을 살폈다. “맞아.”

악령들은 공격할 기회가 충분했지만 바로 달려들지 않았다.

마치 무언가를 기다리는 것처럼 다섯 사람을 둘러싸고 있었다.

그리고 그 순간.

악령 한 마리가 채아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찾았다.” 채아의 몸이 굳었다.

“……저를?” 악령의 입이 천천히 벌어졌다.

“그 힘을 가진 아이.”

권태혁이 즉시 채아의 앞을 막았다.

“채아한테 손대지 마.” 악령들이 동시에 움직였다.

“온다!” 한이준이 외쳤다. 콰앙!

태혁이 가장 앞에 있던 악령을 주먹으로 밀어냈다.

하지만 다른 악령 두 마리가 동시에 태혁을 향해 달려들었다.

이준이 옆에서 뛰어들어 공격을 막았다.

“태혁, 오른쪽!” “알아!”

태혁이 몸을 돌려 악령을 밀어냈다.

차아린은 뒤쪽에서 빠르게 주변을 살폈다.

“세 마리 왼쪽! 두 마리는 뒤쪽!”

“채아!” 아린이 외쳤다.

“움직이지 말고 내 뒤에 있어!”

채아가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바로 앞에서 검은 기운이 솟아올랐다.

“아린!” 한이준이 소리쳤다.

아린이 몸을 피했지만 검은 기운이 팔을 스쳤다.

“윽!” 류현이 즉시 달려왔다. “팔 보여줘.”

“괜찮아!” “빨리.”

류현의 손끝에서 따뜻한 빛이 퍼졌다.

상처가 천천히 가라앉았다.

“움직일 수 있어?” “당연하지!”

아린이 바로 일어났다. “고마워!”

류현은 고개를 끄덕이고 다시 주변을 바라봤다.

그때 채아가 이상한 것을 발견했다.

악령들의 움직임이 일정했다.

한 마리가 공격하면 다른 악령들이 동시에 움직였다.

마치 누군가가 조종하는 것처럼.

“잠깐만요!” 모두가 채아를 바라봤다.

“악령들이…… 저 문양을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어요.”

채아가 바닥을 가리켰다.

아까 발견했던 검은 문양.

악령들은 그 문양에서 멀어지지 않고 있었다.

한이준이 눈을 크게 떴다.

“결계의 중심이네.”

류현이 말했다.

“그렇다면 저 문양을 없애면 악령들의 움직임도 달라질 수 있어.”

권태혁이 바로 앞으로 나섰다.

“내가 부술게.” 태혁이 문양을 향해 달려갔다.

하지만 악령들이 앞을 막았다.

“젠장!” 한이준이 태혁의 옆으로 뛰어들었다.

“같이 가자.” 두 사람이 동시에 악령들을 밀어냈다.

차아린도 뒤에서 지원했다. “길 열렸어!”

권태혁이 마지막 악령을 밀어내고 문양 앞으로 도착했다.

주먹을 높이 들었다. 콰앙! 바닥이 흔들렸다.

하지만 문양에는 작은 금만 생겼다.

“한 번 더!” 태혁이 다시 주먹을 내리쳤다.

콰아앙! 이번에는 문양 일부가 깨졌다.

그러자 악령들이 갑자기 비명을 질렀다.

“으아아아!” 검은 안개가 크게 흔들렸다.

하지만 끝이 아니었다.

오히려 악령들의 눈이 더욱 붉게 빛났다.

류현이 놀라며 말했다. “태혁! 멈춰!”

“왜?” “결계가 깨지는 게 아니야.”

류현이 문양을 바라봤다.

“안쪽에서 뭔가 나오고 있어.” 쿵. 쿵. 쿵.

바닥 아래에서 무언가가 움직이는 소리가 들렸다.

채아의 팔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아…….” 상처에서 보랏빛이 흘러나왔다.

악령들이 일제히 채아를 바라봤다.

그리고 가장 뒤에 있던 악령 하나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드디어…….” 검은 문양이 갈라졌다.

“문이 열리는구나.” 콰아아앙!

바닥이 크게 흔들렸다.

다섯 사람 모두 중심을 잃고 휘청거렸다.

채아가 바닥에 손을 짚었다. 그 순간.

갈라진 틈 사이로 검은 기운과 함께 붉은빛이 솟아올랐다.

한이준이 채아의 앞을 막았다. “채아, 뒤로!”

채아는 움직이지 못했다.

눈앞의 붉은빛 속에서 무언가의 형체가 만들어지고 있었다.

사람의 모습과 비슷했다.

하지만 얼굴은 보이지 않았다.

류현이 낮게 말했다.

“저건…… 지금까지 상대했던 악령과 달라.”

권태혁이 주먹을 들어 올렸다.

“그럼 더 강한 놈이라는 거네.”

차아린이 숨을 삼켰다.

“우리…… 괜찮을까?”

아무도 대답하지 못했다.

붉은빛 속의 존재가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채아를 바라봤다. “류채아.”

채아의 눈이 크게 흔들렸다.

처음 보는 존재였다. 그런데 그 목소리를 듣는 순간,

머릿속에서 오래전 기억 하나가 스쳐 지나갔다.

비가 내리던 밤.

누군가가 자신을 품에 안고 있었다.

그리고 아주 작은 목소리가 들렸다.

“채아야…… 절대 이 이름을 잊으면 안 돼.”

채아가 머리를 움켜쥐었다. “으…….”

류현이 채아에게 다가갔다. “채아!”

하지만 붉은빛 속의 존재가 손을 들어 올렸다.

순간 폐역 전체가 검은 기운에 휩싸였다.

다섯 사람은 서로를 확인했다.

아직 전투는 끝나지 않았다.

오히려 지금부터가 진짜 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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