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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오만과 자각]

Penulis: silver구슬
last update Tanggal publikasi: 2026-05-03 07:46:39

스틸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마물을 넘어 엘프 같은 영물조차 도구로 여기며 마력을 강탈하려는 파렴치한 인간들이 나타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었다. 그렇게 생각하니 아쳐와 그를 추종하는 황제파 세력들이 더욱 역겨운 존재로 다가왔다.

‘아쳐를 꺾어야 지니에게도 평온이 찾아오겠지.’

스틸은 의지를 불태우며 단잠에 빠진 지니를 뒤로한 채 홀로 도서관을 찾았다. 책 속에 길이 있다는 격언을 되새기며 마력 관련 서적들을 뒤적였으나, 읽으면 읽을수록 이 세계 인간들의 마력을 향한 탐욕에 지니를 향한 미안함만 커질 뿐이었다.

“관두자. 다른 거나 보자고.”

스틸은 기분 전환도 할 겸 오늘 수업 준비를 위해 발걸음을 옮겼다. 이 세계의 도서관은 리스트(List)가 아닌 카탈로그(Catalog) 분류 체계를 따르고 있어 꽤 편리했다. 다행히 공용어가 전생의 영어와 흡사해 해독이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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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망한 엘프랑 리벤지 리부트(Revenge Reboot: My Seductive Elf)   #54. [꿈꾸는 대공 전하]

    『수학학 개론』 강의실에 자리를 잡고 앉아서도 스틸은 지니의 따가운 잔소리를 한참이나 감내해야 했다.치유 스킬이라는, 신의 영역에 맞닿은 고위 마법을 그리 함부로 내둘러서야 되겠냐는 타박이었다. 자칫 마력이 역류해 몸에 무리가 갔으면 어쩔 뻔했느냐며 몰아붙이는 지니의 목소리엔 걱정이 가득 서려 있었다.하긴, 리나의 얼굴을 단숨에 복구시킨 그 힘은 기적이라 불리기에 손색이 없었다. 고운 얼굴을 되찾은 리나가 정신없이 식당을 뛰쳐나간 뒤, 그 자리에 남겨진 리노 사장과 지니가 내뱉은 경악 섞인 탄성이 아직도 귓가에 쟁쟁했다.스틸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 세상을 뒤흔들 법한 열쇠를 손에 쥐게 된 셈이라는 것을 그제야 깨닫게 되었다.“어휴, 주인님. 그런 위험천만한 실험을 하면 큰일 나. 그러다 마력 고갈로 쓰러지기라도 했으면 어쩌려고.”지니는 입술을 삐죽이며 연신 구시렁거렸다. 끝도 없이 쏟아지는 잔소리는 스틸의 가슴을 짓눌렀지만, 그 기저에 깔린 애정이 느껴져 고맙고도 미안한 마음이 교차했다.“뭐 결과적으로 그 여학생도 구했고, 내 숙련도도 올랐으니 서로 좋은 일이지.”“그래도 우린 아직 경험이 턱없이 부족해. 그리고 주인님, 이 세상엔 이런 귀한 힘을 악용하려 드는 인간들이 얼마나 많은지 몰라서 그런 거니까 조심해.”하긴 그건 지니의 말이 틀린 데가 없었다. 만약 이 소문이 퍼진다면 사방에서 ‘줄을 서시오’를 외치며 병자들이 구름처럼 몰려들 터였다.그러다 치유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도 생기면, 희망은 곧장 날 선 원망이 되어 돌아올 것이 분명했다.‘선무당이 사람 잡고 돌팔이가 설치면 화를 부르는 법이지.’제대로 된 체계도 없이 감각에만 의존해 힘을 휘두른 것에 대한 자성이

  • 요망한 엘프랑 리벤지 리부트(Revenge Reboot: My Seductive Elf)   #53. [ 신사의 의무를 다한 대공 전하]

    학교 식당. 그리고 의외의 조합이 제일 좋은 VIP테이블을 차지하고 있었다.스틸, 지니 그리고 교수인 리노, 오늘 처음 만난 리나라는 3학년 학생까지.“자, 일단 식사나 하면서 느긋하게 이야기 나눴으면 좋겠습니다.”스틸은 지금 자신이 꽤 오만해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불이 난다고 달려들어 끄고, 감히 황태자에게 할 말을 다 하고.이전에도 정의롭고 할 말 다 하는 사람이기는 했지만, 그때는 공부도 능력도 체력도 자신의 힘으로 다 이뤘기에 당당한 현세를 살고 있어 가능한 것이었다.그러나 지금은 아직 폐급에 못난이를 겨우 벗어날까 말까한 수준인데 이리 나대다니. 민망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지금 자신에게는 시간이 없었다.단순히 수치상의 성장도 했지만, 내면으로도 스틸은 지금 어른이 되어가고 있었다.“우리 스틸 대공께서 정말 대범하십니다.하하, 즐거운 식사 자리까지 마련해 주시다니요.”리노는 의아해 하면서도 입꼬리가 절로 올라가고 있었다. 스틸의 이런 적극적인 행보가 마냥 신기한 모양 같았다.스틸은 전신을 타고 흐르는 기분 좋은 전율에 마른침을 삼켰다. 그는 식탁 너머로 마주 앉은 이들을 느릿하고도 예리하게 훑었다. 건너편에는 중후한 기류를 풍기는 리노 사장이, 그 곁에는 비밀스러운 안개를 두른 듯한 여학생 리나가 자리하고 있었다. 우측에서 이 진풍경을 흥미진진하게 지켜보는 지니의 눈동자가 보석처럼 반짝였다.스틸의 머릿속은 이미 ‘소형 던전 폐쇄’라는 거대한 계획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는 입가에 은은한 호선을 그리며 침묵을 지켰다. 반면, 리노 사장과 리나의 안색은 흙빛으로 변해 있었다. 두 사람은 마치 믿을 수 없는 신화의 한 대목을 목격한 양 스틸을 뚫어지게 응시했다.“자,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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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망한 엘프랑 리벤지 리부트(Revenge Reboot: My Seductive Elf)   #51. [반갑군, 적의 적은 모두 나의 편]

    리노 길드의 사장이 『던전의 세계』 강의를 맡은 교수였다니.숙련된 탐험가이자 자신에게 큰 도움을 주었던 리노가 강단에 등장하자, 스틸의 입꼬리는 다시 한번 기분 좋게 호를 그렸다. 비 내리는 우중충한 아침이었지만, 스틸에게는 그 어느 때보다 찬란하고 완벽한 하루의 서막이었다.‘레투카 아카데미, 생각보다 훨씬 대단한 곳이었군.’실전 전문가를 교수로 초빙해 강의의 질을 높인다는 발상은, 계급 중심의 보수적인 중세 사회치고는 꽤나 파격적이고 혁신적이었다.사관학교 시절,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초빙되어 진행했던 체육 수업에서 느꼈던 그 생생한 현장감이 떠올랐다. 아무리 학문적으로 고결해도, 사선을 넘나든 실전 전문가의 한마디는 그 무게감부터가 다른 법이니까.“주인님, 이번 수업 정말 기대돼.”“나도 눈을 뗄 수 없을 것 같아.”지니와 스틸의 기대를 읽었는지, 리노는 가볍게 눈인사를 건넨 뒤 곧장 강의를 시작했다. 스틸은 책을 펼치고 노트까지 정갈하게 세팅하며 필기 준비를 마쳤다.“자, 지난 시간에 던전의 정의를 배웠다면, 오늘은 실전 공략법에 대해 다루겠습니다. 여러분은 아직 1학년이고 대다수가 레벨 10 미만일 테니, 생존을 위해서라도 귀담아듣길 바랍니다.”리노의 설명은 명쾌했다. 교재 역시 던전 내부를 눈앞에서 보는 듯 생생하게 기술되어 있어 흥미를 자극했다. 그리고 곧이어 강의실의 공기를 바꾼 대단한 마도구가 등장했다.“주인님! 신기하다!”칠판 위로 마치 카메라로 촬영한 듯한 선명한 화상이 투사되었다.“뭐야, 동영상이 재생되고 있잖아?”***이렇게 신기할 수가.소형부터 SS급 특급 던

  • 요망한 엘프랑 리벤지 리부트(Revenge Reboot: My Seductive Elf)   #50. [점점 완전무결 대공 전하]

    창밖엔 여전히 굵은 빗줄기가 대지를 두드리고 있었지만, 스틸의 마음속은 그 어느 때보다 쾌청했다.좋아하는 여자와 달콤한 입맞춤도 했겠다, 자신의 능력도 향상되었겠다.남자로서의 자신감까지 얻었으니 웃음이 절로 나올 수밖에 없었다. 반면에 지니는 오늘 매우 차분했다.“주인님, 비가 오니 몸이 축 늘어지네.”“뭐 인간도 원래 그래. 습도 높으면 그렇지.”아침 식사를 마친 스틸은 지니의 보드라운 손을 꼭 맞잡은 채 강의실로 향했다.겉으로는 비옷을 챙겨 입은 모습이었으나, 실상은 지니의 정교한 좌표 설정으로 순식간에 이동한 덕분에 두 사람의 옷깃에는 물기 한 방울 묻어 있지 않았다.“주인님은 엄청 기분이 좋아 보여.”빗소리를 배경음악 삼아 걷는 복도에서, 지니가 고개를 갸웃하며 스틸의 얼굴을 살폈다.스틸은 지니의 손등을 가볍게 엄지로 쓸어내리며 입가에 미소를 띠었다“수명도 늘어났고, 인벤토리까지 생겼고. 오늘 수업은 『던전의 세계』니. 두루두루 기분이 좋군.”전생에서는 교과서 근처에도 가기 싫어했던 그였지만, 이세계에서는 이야기가 달랐다. 던전은 단순한 지식의 대상이 아니라, 자신의 생계가 걸린 일터이자 인생의 터닝포인트를 만들어줄 기회의 땅이었다.판타지 세계의 꽃이자, 모든 미스터리와 신비로움이 응축된 정점. 던전에 대해 한 걸음 더 깊이 들어간다는 사실만으로도 스틸의 가슴속에는 뜨거운 열의가 불타올랐다.“던전은 신기한 곳이지. 마력이 뒤틀려 밖의 모습하고 다르니까.”“그런데, 주인님. 오늘은 비도 오는데 좀 쉬면 안 돼?”지니의 조심스러운 제안에 스틸의 발걸음이 멈칫했다. 평소 던전 탐험

  • 요망한 엘프랑 리벤지 리부트(Revenge Reboot: My Seductive Elf)   #49. [몸이 착실하게 반응하잖아]

    스틸은 자꾸만 도발을 멈추지 않는 지니를 향해 나직한 경고를 던졌다. 하지만 돌아오는 반응은 예상 밖이었다.“어? 주인님? 짜릿? 우와!”눈을 반짝이며 환호하는 지니를 보며 스틸은 헛웃음을 삼켰다. 안 참는다고 그렇게 경고를 했건만, 이 어린 엘프는 세상 남자들의 엉큼한 상상을 너무 얕보고 있는 것 같았다. 아니, 어쩌면 저를 너무 믿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게다가 요즘 자꾸 술타령을 하는 지니의 모습도 의심스러웠다. 자신은 간밤에 술에 취해 들어와도 자고 일어나면 몸이 쌩쌩한데, 지니는 하루도 빠짐없이 아침마다 기력이 다한 듯 힘들어하지 않는가.‘이 녀석, 또 내게 몰래 능력을 부여해주고 있는 건가.’자나 깨나 주인인 스틸에게만 온 마음을 다해주고 있는 고운 엘프. 그 헌신적인 사랑을 생각하면 스틸의 심장은 언제나 갈피를 잡지 못하고 어수선하게 요동쳤다.“내가 말을 말아야지.”“주인님! 그거 해줘! 우리들의 요정력이 막 올라갈 것 같아!”다시 한번 해맑게 보채는 지니를 보며 스틸은 머리가 지끈거렸다. 안 참는다고 말은 했지만, 정말로 하지 말라고 따져 물으려던 찰나였다. 그러나 이성은 본능에 자리를 내주었고, 스틸은 그대로 지니의 허리를 감싸 안아 제 쪽으로 강하게 끌어당겼다. 그리고 곧장, 그녀의 붉은 입술 위로 제 입술을 포개어 내렸다.“······읍.”지니는 당황한 듯 눈을 커다랗게 뜨고 깜빡였다. 하지만 이내 스틸의 단단한 품을 거부하지 않고 스르르 눈을 감았다. 꼭 다물고 있던 입술의 힘이 풀리고, 말캉하고 부드러운 촉감이 스틸의 감각을 자극했다.겁을 주려고 시작한 키스였다. 하지만 지니의 입술이 살포시 내려앉자, 스틸은 자신도 모르게 입을 벌려 그녀의 입술을 머금고 빨아올리며 혀를 밀어 넣었다. 순식간에 농도 짙은 정적이 숙소를 메웠다. 스틸은 지니의 허리를 부서뜨릴 듯 감싸 안으며 더욱 깊숙이 파고들었다.그런데, 묘한 위화감이 들었다.‘나는 왜 이리 능숙하지?’이건 뭐 본능이 알아서 몸을 지배하고 움직이는 기분이었다.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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