ログイン지니가 사라지고, 스틸은 그녀가 만들어 준 틈을 타 전진할 수밖에 없었다.
투명 마법을 쓰고 밴시들과 대화를 나누겠다고 했었지. 여차하면 순간이동으로 도망치거나 목걸이 램프 속으로 들어와 안전을 도모할 터였다.
인간보다 훨씬 대단한 능력을 지닌 엘프족이기도 했고, 무엇보다 지금 스틸의 몸을 감싸고 있는 보호막의 기운이 생생한 것을 보니 지니는 건재한 듯했다. 스틸은 일단 앞을 향해 나아갔다.
이곳이 4층. 그렇다면 5층만 가면 라스트 보스, 즉 이 던전을 지키는 최종 주인을 만나게 된다.
“이 영지의 던전은 유독 흉흉하네.”
마티어스의 말에 리나는 그의 등 뒤에 바짝 붙어 가며 떨리는 목소리로 고개를 주억거렸다.
“나 정말 몰랐어. 던전 4층에······ 저런 무서운 게 있을 줄은&mid
작은 허름한 외갓집 낡은 방에서 스틸은 드디어 지니를 품고 있었다.외할머니와 한참 대화를 나누고, 사관학교에서 있었던 이야기를 하느라고 시간 가는 줄 몰랐다.이렇게 행복해도 되나. 물론 이것이 꿈이고 환상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그래도 깨어나고 싶지 않고, 어쩌면 지금까지 자신이 힘겹게 복수를 꿈꾸며 살아온 그것이 꿈이 아닌가 시간이 지나니 그리 착각하게 되었다.무엇이 중요한가. 현실이 중요하지.이곳을 벗어나야 한다고 생각은 했지만, 그래 봤자 다가오는 것은 질척한 고통뿐이 아니겠는가.외할머니와 청국장찌개도 먹고 지니까지 있으니 그저 완벽했다. 그래서 그냥 믿고 싶었다.“지니, 너 진짜 맞지?”“당연히 진짜지.”“너 요정계 가야지.”“여기가 더 좋아.”그저 진짜인가 살짝 건드려 보니, 그녀는 여전히 폭신하게 굴었고 가슴이 여전한가 싶어 만져보자 역시 몰캉몰캉 똑같은 감촉을 선사해 주었다.“주인님, 간지러워.”“잠깐만.”스틸은 천천히 그녀의 제복 단추를 하나씩 풀어내며 진찰이라도 하듯 조심스레 손을 뻗었다.평소처럼 장난기 어린 웃음소리가 흘러나왔지만, 지니의 뺨에는 살짝 홍조가 피어올랐다.이토록 생생한 감각이 현실이라니, 믿기지 않는다는 듯 그녀는 살짝 몸을 뒤틀며 고개를 갸웃했다.단추가 풀리자 브래지어 윤곽 위로 부드럽게 도드라진 곡선이 드러났다. 스틸은 숨을 죽인 채 두 손으로 그 온기를 감싸 쥐었다. 손가락 사이로 전해지는 말랑한 탄력이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경이로웠다. 그는 손끝으로 가볍게 원을 그리며 탐닉하듯 그 감촉을 음미했다.“아읏, 주인님도 참.&rdquo
제논은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을 수가 없었다.어차피 스틸은 살아서 나올 확률은 낮아 보였다. 그럼 지니는 주인 없는 엘프이니 자신이 취해도 될 일 아니던가.그저 가르나르는 그저 버려도 되고 레투카 자체를 집어삼키면 되니 행운이 넝쿨째 온 것 같다고 생각하자 그저 입꼬리만 계속 올라갔다.“폐하, 으읏······ 기분이 좋아 보이십니다.”샤나는 가쁜 숨을 내쉬며 반듯이 누운 채, 제논의 움직임을 응시했다.그의 손길이 목선을 따라 미끄러지듯 내려가 쇄골에 머물렀다가, 다시 가슴 계곡을 스치는 순간 그녀의 입가에 희미한 떨림이 번졌다.제논은 그녀의 아름다움을 탐닉하듯 입 맞추고 애무하며, 점차 깊어지는 호흡과 함께 몸을 밀착시켰다. 어느새 단단해진 욕망이 은밀하게 맞닿은 순간, 그는 고개를 들어 그녀의 눈동자에 비친 자신을 확인하며 나른한 미소를 지었다.“음······. 그렇지. 기분이 최근 들어 제일 괜찮은 날이지.”“다행이네요, 주인님.”제논은 어둠의 요정(Dǫkkálfr)이라 그런지, 첫 번째 빛의 요정 지니에 비해서 성숙한 분위기를 풍겼다.대신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었고, 제 감정을 잘 표현하지도 않는 그녀였다.이미 500살은 넘어 그런가. 원숙미가 흘러서인지 엘프로 태어나 얼마 지나지 않았던 지니와 비교되는 것이 많았다.“너의 이전 주인은 어떠했느냐.”자신도 몇 번째 주인인지 그녀가 인간을 대하는 게 익숙해 이제야 묻게 되었다.“비슷하게 대하셨습니다. 요정력을 취하거나 침대를 달구는 용도
울컥한 스틸은 자신도 모르게 그곳을 향해 달려 나갔다.몇 번의 인생을 사는 동안 그래도 늘 등장한 외할머니였다. 자신을 늘 돌봐 주시다 돌아가셨는데, 늘 애잔한 마음뿐이었다.부모보다 더 오래 자신을 돌봐주신 분이었는데.“외할머니! 이런······. 이럴 수가······.”이곳은 지옥이 아닌 천국이 확실했다. 그리고 스틸은 아무 생각 없이 발걸음을 옮겼다.스틸이 발걸음을 내디뎌 집 안으로 들어가자 전경은 바로 외할머니댁 그대로였다.낡고도 허름한 집안 내부도 그렇고, 자신의 키가 커져서인지 나지막한 천장은 어린 시절 보았던 집 자체가 축소된 느낌이었다.세상 제일 푸근하고 안정적이었던 그 시절.학교에 갔다 돌아오면 들판엔 외할머니가 계셨고 동네 아이들과 뛰어놀다 보면 어느새 저녁이 되어 밥 먹으라고 알려주었던 그때.작은 상을 보자, 고봉밥과 청국장. 그리고 갓 무쳐낸 겉절이와 더불어 청양고추와 부추가 들어간 지짐이 한가득 스틸을 반겼다.“잘 먹어야 나라에 큰일꾼이 되지.”그 말씀도 똑같네.“외할머니, 잘 먹겠습니다!”“그래, 오냐. 내 강아지.”울컥. 스틸은 그리 외할머니의 깊게 파인 주름이 가득한 얼굴을 보고는 떨리는 손으로 숟가락을 들었다.청국장 한술 크게 뜬 뒤 밥과 비비자, 외할머니는 스틸을 보며 세상 다 가진 듯 행복한 미소를 지으시면서 손으로 겉절이를 쭉쭉 찢어 그의 밥 위에 놓아주셨다.한입 크게 벌리고 소박한 밥상을 만끽하기 위해 한술 먹자 천상의 행복이 밀려왔다.
철컹!쇠사슬이 부딪히는 날카로운 소리와 함께 스틸과 스펙터는 미궁의 철문에 부딪혔다.“어? 지니는 아직인가?”스틸이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중얼거렸다. 평소라면 순간이동으로 동시에 도착했을 텐데, 미궁의 이상한 공간 왜곡 때문인지 지니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스펙터가 의아해하며 그 역시도 주변을 두리번거렸다.“그대의 엘프가 좀 늦는군.”“그러게. 뭐 곧 오겠지. 지니의 마력도 회복되었으니까.”스틸은 허리춤의 검을 뽑아 들며 주변을 경계했다. 미궁의 벽면에서 희미한 숨소리가 들려오는 듯했다. 그의 손가락이 검 손잡이에 파고들었다.저승의 입구라기에는 너무 이른 장소에 거대한 돌문이 등장했다. 사람 키의 네 배는 됨직한 그 문은 마치 산을 깎아 만든 것처럼 위압적인 모습으로 앞을 가로막았다. 스틸은 주변을 둘러보며 중얼거렸다.“위험한지 아닌지 먼저 확인해야겠어.”스펙터가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하지만 듀라한과 벤시도 늦는군. 준비를 마치고 하데스를 만나는 게 안전하겠지.”스틸은 아직 이곳이 하데스가 있는 마지막 층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원래 목표는 탑층이었지만, 중간 지점인 이곳에서 좌표가 지정되었다. 시간을 절약하기 위한 선택이었다.그는 문을 바라보며 생각했다.“여기서부터 달려가면 탑층까지는 금방이겠지.”“안을 한번 미리 봐야겠군.”“그래, 뭐가 불안하다면 도로 이곳으로 나오면 되니까.”스틸은 힘껏 스펙터와 같이 문에 손을 대고 밀어 보았다.그러자, 돌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어둠 속에서 세 쌍의 눈동자가 번뜩였다.
리노는 마티어스와 리나를 일단 돌려보내 놓고 마지션과 식사를 하는 동안에도 창문 밖만 바라보았다.사실 조금 전까지 마티어스와 리나와 함께 있을 때 마지션은 자신은 여성이고 제 오라버니를 대신해 이곳에 모두를 속이며 교수로 있다는 것도 고백했다.그리고 자신의 오라버니의 추적을 위해 아쳐가 힘을 써주기로 약속받아 그와 가까이 지낸 것도 전부 말을 하고 속인 것에 대한 사과까지 건넸다.모두는 혼란스러워했고, 그건 리노 역시도 마찬가지였다.식사하는 동안에도 리노는 많은 생각을 품고 손님방 통유리창 밖에 있는 거대하게 우뚝 솟은 미궁만 바라보았다.얼마나 낮에 봐도 시커멓고 흉흉한지. 확실히 공포감을 심어주기 충분했고 앞날도 캄캄하기만 했다.스틸과 지니, 그리고 그들을 따라간 듀라한과 마법사 군대는 올 기미가 없었다.찬란한 빛이 빨려 들어가는 무지갯빛 향연은 멈춘 상태였고, 지난밤 이곳을 지켜주던 기사들도 자취를 감춘 상태라 불안감만 커졌다.이러다 레투카와 도른에 전쟁이 벌어지는 건 아니겠지, 겨우 레투카까지 와서 리노 자신이 일궈놓은 이 모든 것을 도른의 황제에게 뺏기는 건 아닐지 두려웠다.일단 확실한 건 하나 있었다. 아쳐는 도른의 황제에게 잡혀갔고, 살아서 돌아올 확률은 거의 없다는 것을 말이다.이를 어쩌나. 골타르가 알게 되면 전쟁의 구실이 되고 두 제국은 온 전역이 불바다가 될 텐데.대신 도른의 황제 제논은 스틸이 구축한 이 가르나르 영지의 거대한 결계는 못 뚫은 것이 확실해 보였다. 딱 여기만 안전할 것 같았다.“우리 전하는 그럼 어찌 되는 걸까요.”아쳐 황태자를 지킬 의리 따윈 리노에겐 없었다.즉, 그를 위해 도른까지 가서 구할 정의 따위도 세우고 싶지 않았다.&ldquo
***********************************★인간의 치유 능력으로는 케르베로스를 치유하는 데 한계가 있음.★초월자는 기타 능력 100,000를 사용하여 치유 능력 극대화를 하면 치유가 가능함.★기타 능력 100,000을 사용하면 술자의 수명이 10년 줄어들게 됨.***********************************“뭐야! 수명을 깎아 먹는 거잖아!”스틸은 망연자실 상태창만 보고 또 바라보았다.저 녀석을 치유하기 위해서는 제 목숨을 대가로 치러야 한다니.그 사실에 스틸은 놀랐고, 마찬가지로 지니 역시 다리에 힘이 풀려 이 자리에서 털썩 주저앉을 듯이 휘청거렸다.“기타 능력이··· 주인님의 수명을 갉아먹는 거였어?”스틸은 하지만 지니보다는 놀라지 않았다.그렇겠지. 빌어먹을, 이렇게 일이 술술 풀린다 싶더라니.명줄대로 천수를 누린다는 것, 그리 평범할 리가 없었다.앞으로 복수도 해야 하고, 영지도 재건하고, 나쁜 놈들을 다 쓸어버리기 위해서는 기타 능력을 계속 써대야 할 것 같았다.그럼 또 단명하겠지.“지니, 방법을 알아낸 이상 기타 능력을 써야겠어!”하지만 포기할 수는 없었다. 이런 치트키를 말이다. 케르베로스를 살리지 않으면 데스 나이트가 영지로 쏟아져 지금 귀족들은 물론이고 다시 그곳은 폐허가 될 터.게다가 지니까지도 어찌 될지 모르는 일이었다.“주인님! 그래도 너무 가혹하잖아!”“저 자식을 치유해야, 우리 모두 안전하지. 10년 그까짓 것 뭐 어때. 남은 세월이 있는데.&rdqu
자신이 알고 있는 ‘소원을 말해 봐!’라고 하는 램프의 요정이 그건가? 하지만 그럴 리가 없다. 어서 빨리 이 소녀를 전문가에게 보여줘야 하는데.“어이, 내가 나이가 많아 보이니 말은 좀 편히 할게. 엘프야, 일단 내가 눈 떠보니 다른 세상에 소환되어 환생한 것 같아서 얼른 적응해야 하거든? 그러니 그쪽도 정신 차려.”넋두리하듯 그리 스틸이 말을 내뱉고 몸을 돌리라 하자, 엘프는 제 두 어깨를 꼭 부여잡더니 밝은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어머! 시간과 공간을 넘나든 초월자인가? 나 횡재했잖아? 초월자를 주인님으로 맞이하다니!”
주인님은 무슨. 불이 난 연기 때문에 제정신이 아닌 스틸은 우선 잠시 목걸이를 들여다보았다.3초 잠깐 고민한 그였다. 누가 봤나? 참 CCTV는 없는 세상이지? 하지만 목숨까지 내던지며 대한민국 영공을 지키던 천하의 파일럿 강철신이 이런 목걸이 하나의 움찔하다니.게다가 망한 영지기는 해도 고위 귀족 대공 인생에 뭘 주워서 넙죽- 꿀꺽할 수 없는 법.일단 이 화재부터 진압하고 주인이나 찾아줘야겠다 싶어 주변을 훑었다.강철신은 일단 구유통이 아닌 우물을 찾기 위해 시선을 돌렸다.불길에 쫓겨 물을 찾던 그의 눈에 목걸이가 들어
한 달 전, 20XX년 4월 1일 오전. 인생 2번째라 공군 소령 강철신은 오늘이 당연히 올 줄 알았다. 그리고 당연히 적국기 등장으로 출격 명령을 받았다. 전생의 기억이 혈관 속을 맴돌았다. 오늘, 그는 죽을 각오로 전투기에 올라가야 하는 날이다. 분명 적국의 전투기에는 망할 아쳐가 타고 있을 터.정밀유도폭탄(SDB)까지 무장하고 스텔스 전투기로 출격 30분 만에, 지금 그는 사선을 넘나들게 되었다. 여전히 그는 대한민국 영공을 휘저어 놓았고, 심지어 서울 한복판에 미사일을 터트릴 요량으로 북방 한계선을 넘었다. “이
잠깐, 이거 꿈이지?그녀의 숨결이 귓가를 스쳤다.“주인님, 아읏! 너무 좋아!”그리 곱고 고운 엘프가 눈부신 나신으로 제 밑에 이리 깔려있다니.오 신이시여, 강철신 인생이 너무 불쌍하여 회귀 포함 토털 5번 생애 처음으로 이런 선물을 주시는 겁니까. 그럼 넙죽 받을 수밖에요. 어차피 꿈인데 뭘 못하겠습니까.스틸은 떨리는 손끝으로 그녀의 뺨을 어루만지며 속삭였다. “지니, 제대로 하는 거 맞겠지?” “응, 내 몸이 너무 뜨거워졌어. 나도 처음이라··· 흐흣! 뭐가 뭔지 모르겠어. 으윽!”두 몸이 얽히는 소리 대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