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그녀는 으슥 하고 낡은 골목에 접어 들어서서야 그의 팔을 놔주었다.
우주 또한 인기척이 거의 없는 어두운 골목에 들어서자 살짝 긴장이 풀리며 깊게 모자를 눌러 쓴 손에 힘이 빠졌다. 그녀가 걸음을 멈춘 곳은 낡고 허름한 한 국밥집 앞. "국밥?" 그가 나즈막이 말을 내뱉자 하늘은 그의 눈치를 잠시 살폈다. 그래도 우리나라에서 제일 잘나가는 아이돌을 국밥집으로 끌고 온 건 너무했나 싶은 생각이 그녀의 머리를 스쳤다. 그녀의 고민은 쓸데없는 것이라는 듯, 허름한 식당 앞에서 우주의 눈이 반짝였다. "어제부터 진짜 먹고 싶었던 건데." 그녀와 국밥을 먹으러 오게 될 줄은 몰랐다. 우주는 매니저에게 미리 자주 가는 프라이빗 식당 룸을 예약해 놓으라고 했다. 계획과는 다르게 흘러가는 것을 평소 매우 혐오하는 그였지만 어쩐지, 지금 이 순간 만큼은 여기가 더 맘에 드는 눈치였다. 별 거 아닌 허름한 식당 앞에서 탑스타가 눈을 반짝거리고 있는 모습은 어쩐지 우스꽝 스럽다가도 묘하게 솔직해 보였다. "들어가죠" 발을 까딱거리며 간판을 한번 올려다 본 그는 먼저 앞 장 서 낡은 문을 열고 식당 안으로 들어섰다. 하늘의 눈에 식당으로 들어서는 그의 발걸음이 어쩐지 신나 보였다. 그는 구석 진 자리에 자리 잡았다. 그는 낡고 허름한 식당 안에서도 혼자만 반사판을 받고 있는 듯 빛나고 있었지만 다행히도 식당 안 사람들은 그에게 별다른 관심을 주지 않았다. 혼자 급히 국밥을 마시듯 식사 중인 머리가 히끗한 중년의 남자와, 아이돌 같은거엔 전혀 관심도 없을 것 같은 식당의 주인 할머니만이 식당 안을 자리 잡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뭐 드릴까" 식당 할머니가 그들에게 다가오자 우주는 습관적으로 고개를 숙이고 모자를 눌러 쓰며 얼굴을 가렸다. 그런 그를 한번 힐끗 쳐다본 하늘은 자연스럽게 우주의 주문까지 대신 했다. "국밥 두 그릇 주세요." 할머니는 하늘이 주문하자마자 주방으로 향했고, 괜 시리 민망함을 느낀 우주는 크흠, 하고 헛기침을 하며 식당 안을 둘러보았다. 쿰쿰한 돼지냄새가 식당 안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하늘은 휴지 한 장을 그의 식탁 자리에 깔고 그 위에 수저를 가지런히 놓아주었다. 언제나 그에게 조금의 틈도 보여주지 않던 그녀의 의외인 행동에 우주는 살짝 남아 있던 긴장도 풀리는 듯 했다. 그녀는 자신의 자리에도 수저를 놓은 후, 자연스럽게 물을 따라 마셨다. "단골인가? 여기 자주 오는 곳?" 그의 물음에 그녀는 물잔을 내려 놓으며 대답한다. "아뇨. 내 단골은 아니고." 여기까지 말한 그녀는 고개를 들어 그의 눈을 마주쳤다. 뒤에 말이 궁금하단 듯 우주는 그녀의 눈을 마주 보며 그녀의 대답을 기다렸다. 하지만 하늘은 어쩐지 여기서 팀장님이라는 단어를 꺼내고 싶지 않다고 생각했다. 아까 전 지팀장 앞에서 알 수 없이 까칠하게 굴던 그의 모습이 생각났기 때문이다. 그녀는 뒤에 말을 삼키고는 고개를 돌려 벽에 붙은 메뉴판을 바라보았다. "소주 한 병 마셔도 돼요?" 예상치 못한 그녀의 말에 우주는 순간 헛웃음이 나오는 걸 참지 못했다. "왜요? 연예인은 소주 같은거 안마시나?" 그녀의 말에 우주는 웃음을 머금은 입을 다문 채, 맘대로 하라는 듯 손바닥을 위로 두어 번 휘저었다. 그녀는 능숙하게 소주 한 병을 주문했다. "소주 맛있지. 근데, 국밥에 소주까지 마시면, 나 내일 촬영 미뤄야 돼요. 얼굴 퉁퉁 부은 채로 촬영 할 수는 없으니까. 나 하나 때문에 수십 명의 스케줄을 미룰 순 없지 않겠어요?" 강우주의 말이 끝나자 테이블로 소주 한 병과 잔 두 개가 올려졌다. 그는 그녀가 능숙하게 뚜껑을 돌려 따고는 자신의 잔에 스스로 소주를 따르는 모습이 아주 흥미롭다는 듯 턱을 괸 채 테이블 아래로 발을 까딱까딱 움직였다. 그는 이 상황이 매우 신선하고도 재밌게 느껴졌다. 아까 전, 팀장이란 놈에게 받은 알 수 없는 굴욕감은 벌써 잊은 것 처럼 말이다. 그녀는 국밥이 나오기도 전에 소주를 한잔 비웠다. 쓴 맛에 인상을 살짝 찌푸리던 그녀는 연달아 또 다시 잔을 채우려 했다. 그는 소주병을 휙 빼앗아 쥐었다. "같이 마셔줄 순 없어도 따라줄 수는 있죠" 그는 그녀의 잔에 소주를 따랐다. 때마침, 그들의 테이블에 아직 바글바글 끓고 있는 국밥 두 그릇과 쌀밥 공기가 올려졌다. 국밥을 바라보는 우주의 눈빛은 마치 최고급 오마카세를 바라보 듯 반짝였다. 그런 그 앞에 그녀는 김이 펄펄 나는 국밥을 밀어 넣어 주며 말했다. "밥도 못 먹고 다니나. 무슨 국밥 한 그릇에 눈을 못 떼요?" 그렇게 말하면서도 그녀는 김치가 담긴 그릇을 그가 먹기 좋은 위치로 옮겨주었다. 우주는 아직도 뜨거운 국밥의 국물을 한 술 떠 입에 밀어 넣었다. 관리 하느라 염분을 거의 먹지 않은 지, 몇 개월. 간만에 식도를 타고 들어오는 뜨거운 국물에 우주는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연달아 젓가락을 든 그는 그녀가 먹기 좋게 놓아준 김치도 한 조각 씹었다. 역시나 맛있다. 고개를 끄덕이며 그는 기분 좋은 듯 식사를 이어갔다. 이젠 전혀 주변을 의식하지 않는 다는 듯 그는 깊게 눌러 썻던 모자도 벗어 던졌다. 그런 그의 모습에 하늘은 자기도 모르게 작은 웃음이 터져 나왔다. 그녀가 그의 앞에서 웃고 있는 것도 모른 채, 그는 그렇게 간 만에 밥 다운 밥을 먹고 있었다. 그가 따라 준 소주를 한잔 더 마신 하늘은 정신없이 밥을 먹는 그에게 말했다. "그나저나 어떻게 진짜 올 생각을 해요? 동생 계정으로 온 연락은 또 뭐 구요. 다짜고짜 택시에 올라탈 때부터 느꼈지만 사람을 참 당황시키시네요." 그녀의 말에 그는 숟가락 질을 멈추지 않은 채 고개를 들어 대답했다. "그러게, 순순히 연락처 달랄 때 줬어야죠" 대답을 마친 그는 다시 김치를 한 조각 씹으며 고개를 연신 끄덕였다. "맛있네." 만족스럽다는 듯 먹던 그는 그녀의 앞에 놓아진 소주잔에 시선이 꽂힌다. 여기에 소주 한잔 만 하면 완벽할 거 같은데. 그는 맛있는 국밥을 맛보니 더더욱 마시지 못하는 소주가 아쉬워 질 따름이었다. 그는 소주잔을 보며 쩝쩝 입을 다셨다. 그리곤 소주병을 들어 그녀의 빈 잔을 다시 채워주었다. "적당히 마셔요. 취해서 업어달라고 하면 곤란하니까. 내가 보기에는 몸이 탄탄하고 좋아 보여도 무거운 걸 잘 못 들어서. " 잔을 채워주며 말하는 그의 표정이 능청스럽다. "참, 나." 그의 말에 나도 모르게 웃음이 새어 나왔다. 어이가 없어 나오는 웃음이었지만, 그의 태도는 이제 날카로움이 꺾여 한결 편안한 모습이었다. 그런 그의 모습에 하늘도 같이 편안해 짐을 느꼈다. 탑스타 강우주는 의외로 허름한 식당과는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는 자연스러운 모습이었다. "됐거든요. 제가 소주 한 병 가지고 취하는 몸은 아니라." 하늘은 그가 채워 준 잔을 부드럽게 삼켰다.강우주는 모자 챙 아래로 시선을 내리 깔며 짧게 헛웃음을 스쳤다.우연 치고는 지나치게 절묘한 타이밍에 마주친 상황이 우습기도 했지만,무엇보다 눈 앞에 있는 두 사람의 묘한 분위기가 거슬렸다.아침 출근길에 누가 봐도 함께 있다가 출근한 모양새로 나타난 그들의 모습에알 수 없는 불쾌감에 휩싸인 강우주는 습관처럼 아랫 입술을 살짝 깨물며벽에 비스듬히 기댔던 몸을 바로 세웠다."왜 이렇게 일찍 왔어요? 10시까진데."하늘이 말없이 서있던 강우주에게 조심스레 말했지만강우주는 그녀의 말에 대답할 생각이 없다는 듯 고개를 반대쪽으로 까딱 거릴 뿐이었다.그의 행동에 옆에 있던 매니저가 작게 헛기침을 하더니 하늘을 향해 말했다."아, 저희 스케줄 때문에 미팅 시간 앞 당겨도 되냐고 아침에 회사로 전화 드렸습니다."하늘은 매니저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고, 이내 그의 뒷모습에 시선을 두었다.아침부터 기분을 종잡을 수 없는 그의 모습에 하늘이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그런 하늘을 바라보던 지은우가 그녀를 향해 말했다."마감 서류는 내가 하늘 씨 노트북으로 들어가서 나한테 보내기만 하면 되니까 신경 쓰지 말고 오늘 미팅만 신경 써요."그는 그의 손에 들려있던 하늘의 노트북 가방만 빼고, 나머지 그녀의 가방을 손에 쥐어주었다.그리고는 자신의 커피를 하늘의 손에서 빼어가며 말했다."커피가 다 식었네. 처음 받았을 때, 뜨거웠는데.."은우는 힘을 주어 말하며 싱긋 웃었다.그의 말과 동시에 엘리베이터가 개발팀인 6층에 멈추자 은우는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며강우주가 서 있는 곳을 잠시 바라보았다.그와 눈이 마주친 강우주의 눈썹이 있는 대로 올라 가있었다.역시나 감정을 숨기지 못하는 어린아이 같은 모습에 지은우는 짧게 한쪽 입꼬리를 올리며 웃으며하늘을 향해 말했다."미팅 끝나고, 점심 같이 먹게 내 방으로 와요."여유로운 그의 태도에 강우주는 심사가 뒤틀리는 듯한 기분에 인상이 더 할 나위 없이 찌푸려졌다.결국 내 뜻대로 맞춰준다는 그녀의 회사와 계약서에
하늘은 정신없는 일주일을 보냈다.결국 윗 선에서 강우주에게 전적으로 맞춰주라는 통보에 하늘이 그의 홍보 스케줄을 전담하기로 했고,그와 관련된 일과 더불어 프로젝트 일까지 마무리 하느라 눈 코 뜰 새 없이 바빴다."하늘 씨가 부탁한 자료 가지고 집 앞에 있어요. 준비 천천히 하고 내려와요."오늘 프로젝트를 마감해야 하는 날이다.어젯밤, 잠들기 전까지 프로젝트를 마무리 하던 하늘은 급하게 필요한 자료를 받기 위해지은우 팀장에게 연락했다. 이런 적이 없는데, 일이 많다 보니 잘 하지 않는 실수를 한 게 맘에 들지 않는다.그는 내 연락에 일단 늦었으니 자고 내일 연락 주겠다고 하고선 오늘 아침 일찍 부터 전화가 걸려왔다.그의 전화를 받고 창밖을 내다 본 하늘은 지은우 팀장의 차가 눈에 들어왔다.하늘은 급하게 출근 준비를 마치고는 서둘러 짐을 챙겨 내려갔다."왔어요?"후다닥 내려온 하늘의 모습에 지은우 팀장은 차에서 내려 그녀를 향해 웃어 보였다."아니..어떻게 여길. 그냥 회사에서 주셔도 되는데."아직 채 마르지 않은 하늘의 머리카락에 잠시 눈을 둔 은우가 차의 보조석 문을 열었다."일단 타요."하늘은 그를 잠시 쳐다보다가 이내 서둘러 그의 차 보조석에 몸을 실었다.차 안은 이미 한참이나 그녀를 기다린 듯, 따뜻했다.하늘을 따라 운전석에 올라탄 그는 이미 갈 데가 있다는 듯, 자연스레 핸들을 돌려 골목을 빠져나갔다.무슨 상황인지 몰라 운전하는 지은우의 옆모습을 쳐다보던 하늘의 시선을 느꼈는지지은우 팀장은 고갤 돌려 하늘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가, 이내 소리 없이 웃으며 다시 앞을 바라본다."근처에 24시 카페가 있더라구요. 거기서 일 마무리해요."지은우의 말에 하늘은 그를 바라보던 시선을 멈추고는 창 밖으로 고개를 돌렸다.그는 항상 친절하지만 묵묵하다. 웃고 있지만 그은 선이 확실하다.회사에서 그는 항상 젠틀한 남자로 비춰지지만 그를 함부로 대하는 사람은 없다.그를 몰래 좋아하는 회사 여직원들은 내가 아는 사람만 해도 한 손
하늘은 일단 그의 번호를 자신의 휴대폰에 저장했다.그리고 동생의 핸드폰은 쇼파 의자 사이에 끼워두었다."뭐야, 나 분명히 잠들 때 까지 핸드폰 보다 잤는데.."동생의 혼잣말에 하늘은 어색하게 '그, 그러게..왜 그게 거기 있지..' 대꾸하며 서둘러 출근길에 나섰다.덜컹거리는 버스 안. 출근길에 하늘은 오랜만에 버스 창가 자리에 앉았다.일찍 눈뜨는 바람에 평소보다 이르게 나선 이유였다.핸드폰에 저장한 그의 번호를 바라봤다.휴대폰을 급하게 찾는 동생의 목소리에 다급했던 하늘은 그의 이름을 뭐라고 저장해야 할 지 몰라 그냥 급한 대로 점 하나 찍어둔 게 다였다.전화를 해봐야 하나. 전화를 한다고 뭐가 달라지긴 할까?하늘은 회의실에서 어이없는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기만 했던 자신이 한심스러웠다.그가 보내준 번호로 덜컥 전화를 하려니, 뭔가 내키는 기분은 아니었다.조용히 현생을 열심히 살고, 돈을 벌고. 동생이 조금이라도 편하게 지낼 수 있게 하는 것만이하늘이 해야 하고 바라는 일이었다. 조금이라도 골치 아픈 일은 얽히고 싶지 않다고 늘 생각했다.하늘은 그가 보내 준 번호를 한참 바라보다, 이내 결심한 듯 통화 버튼을 눌렀다.그러다 문득, 휴대폰에 현재 시간이 눈에 들어왔다.am8:02어제 강우주가 메세지를 보낸 시간은 새벽4시가 다 되어가던 시간.어지간히 스케줄이 늦게 끝났는 지, 한참 늦은 시간에 메세지를 보내었던 게 생각난 하늘은아직 그가 자고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아차 싶어 통화 종료 버튼을 누르려 했다."네."종료 버튼을 누르려던 순간, 전화기 너머로 들리는 목소리에 하늘은 급히 휴대폰을 귀에 갖다 대었다."여보세요..?"아직 그가 자고 있을 거란 하늘의 예상과는 다르게 이른 아침임에도 전화기 너머가 시끌시끌했다."말씀하세요""아, 저..그 강우주씨 핸드폰 맞나요?""누구신데요?"경계심이 가득한 목소리로 전화를 받던 그의 전화기 너머로,또 다른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누군데?""몰라, 모르는 번호야..
강우주가 하늘을 콕 집어 자신의 홍보 스케줄을 전담하라고 한 소식은곧 하늘의 회사에도 빠르게 퍼져나갔다."강우주가 직접 따라다니라고 했다고? 하늘씨를?""아니, 홍보 팀 직원도 아니고 무슨 자기 스케줄 매니저를 제품 개발 직원 보고 전담 하래?""소문대로, 유별나네 강우주"직원들의 작게 수근 거리는 소리는 지은우 팀장의 귀에 들어가지 않을 리 없었다.지은우는 소식을 전해 듣고는 한 동안 끓어오르는 작은 분노가 쉽게 사그라 들지 않았다.첫 만남부터 불쾌했던 그와의 만남을 떠올린 지은우는 그가 하늘을 향한 호기심과 묘한 경쟁심으로말도 안되는 제안을 했다는 것이 상당히 거슬렸다."홍보 스케줄을 하늘씨가 따라다니는 게 말이 된다고 생각해?홍보 팀이 하는 일이 뭐야 그럼."늘 평정심을 유지하고, 미소를 잃지 않던 지은우는 흥분을 가라앉지 못한 채 현태수 팀장을 찾아가 말했다."나라고 하늘 씨한테 그런 일 시키고 싶었겠어? 근데 어떡해? 강우주가 하늘 씨를 이 손가락으로 콕 집었는데."현태수도 어쩔 수 없었다는 듯, 억울하게 대답했다."내가 홍보팀이 다 총괄하고 제품 개발 팀 사람도 무조건 붙여준다고 했는데, 강우주가 아주 단호하더라고.사람 바뀌는 거 싫다고..! 내가 살다 살다 직원까지 지정하는 연예인은 또 처음 봤다니까?"어쩔 도리가 없던 현태수 팀장은 단호한 강우주의 말에 어쩔 수 없이 그렇게 해보도록 노력하겠다는최선의 답을 전했고, 그의 대답을 들은 강우주는 그제서야 만족스럽다는 듯 자리에서 일어나, 회의실을 나갔다.엔터이사뿐 아니라, 직원들 또한 그의 태도에 당황한 눈치였지만 곧 일제히 그를 따라 나섰고,엔터 회사의 한 직원이 회의실을 나가기 전, 현태수 팀장에게 살짝이 긔뜸을 해주었다."강우주씨가 해 달라는 거 안 하면 계약 엎어질 가능성 커요..웬만하면 맞춰주세요."그의 성격을 잘 아는 엔터 직원의 조심스러운 조언에 현태수 팀장은 난감한 표정만 지을 뿐이었다.수월하게 모든 브리핑을 마치고, 분위기 좋게 회의가 마무리
"와..역시 아스트릭스 스케일. 회사가 도대체 몇 층이야.."아이돌 아스트릭스의 회사 로그' 의 건물은 으리으리했다.건물의 메인에는 아스트릭스의 자켓 사진이 큼지막하게 걸려있었다.끝 없이 올려진 건물들을 올려다 보던 김 주임이 혀를 내두르며 감탄했고,현 팀장은 김 주임을 따라 건물을 한 번 올려다보고는 '자, 늦겠다. 들어가자. 서류 잘 들 챙겼지?' 하며앞 장 섰다.하늘은 노트북을 들고 있던 손에 한 번 더 힘을 주어 잡고는 그들을 따라 들어갔다.엔터 회사 직원은 그들을 회의실로 안내했고,그들은 테이블 위에 준비한 자료들과 노트북을 빠르게 셋팅했다.언제나 완벽한 준비를 해내는 하늘은 부족함 없이 준비했다고 확신했지만묘하게 떨리는 긴장감에 짧은 한숨을 내쉬었다 반복했다."그, 강우주씨가 진짜 예민하다고 하더라구요. 조그만 실수도 꼭 짚고 넘어간다고..""아이돌이면 앞에서 춤 잘 추고 노래만 잘하면 되지..뭘 그렇게 완벽 하려고 해? 거리감 느껴지게..""팀장님..이미 팀장님이랑은 거리가 많이 멀거든요..""이 짜식이..!"셋팅을 마친 그들이 앉아 잡담을 떠들고 있을 때,회의실 문이 벌컥 하고 열렸다.문을 열고 회사 관계자들로 보이는 여럿과 함께 길쭉한 누군가가 걸어 들어왔다."헙.."광고 팀 김 주임은 자신도 모르게 감탄하는 소리를 내며 그를 바라봤다.방금 막 스케줄을 끝내고 온 탓인지 깔끔하면서도 화려하게 셋팅 되어 있는 영락없는 연예인의 모습이었다.그는 회의실을 들어오자마자 큰 키로 꾸벅-하고 인사했다.그들의 감탄하는 눈빛 들은 너무나도 익숙하단 듯, 그는 아무렇지 않게낮은 목소리로 작게 인사를 하며 자리에 털썩 앉았다.그러고는 각 자리마다 놓여 있는 서류들부터 살펴보기 시작했다.그의 행동에 현 팀장을 비롯 해, 직원들이 일제히 정신을 차리고는 자리에 착석했다.하늘은 그가 자신 쪽으론 눈길조차 주지 않는 모습을 보고는 한편으론 다행인가 하는 생각에 내심 안심을 하고는노트북에 저장 된 파일을 클릭했다.불을
하늘의 회사 여러 브랜드 중, 스포츠 계열 광고 모델이 강우주가 되었다는 소식은 회사 안에서 작은 화제가 되는 중이었다.여러 계열 중, 회사가 가장 신경 쓰고 있는 종목이자 핵심 역할인 곳이었다.하늘이 속한 제품 개발팀은 6개월 동안 잦은 출장과 끝도 없는 업무로 개발에 열을 올렸었다.마침 내, 하늘이 잠을 아껴가며 공을 들였던 제품들을 처음 입고 처음 쓰는 사람이 강우주가 된 것이다.그와의 말도 안되는 첫 만남이 결국 이렇게 만나게 될 줄 알았던 운명 같다는 생각이 머릿 속에 스치는 하늘이었다.물론 운명 같은 건 애초에 관심도 없는 하늘이었지만 말이다."네? 제가요??"광고1팀은 아직 전속 계약 기간이 남은 타 배우의 스케줄로 인해 손쓸 틈 없이 바빴다.회사에서 무조건적으로 급하게 강우주와의 계약을 서두른 댓가의 피해는 고스란히 애꿎은 광고 팀의 몫.광고팀에서 여러 방안을 검토한 후, 강우주의 회사에 제시했던 조건은 강우주 측에서 보류했다.강우주의 스케줄에 전적으로 맞춰 준비해주지 않으면 적극적으로 협조할 수 없다는 답이 돌아왔다.하지만 광고팀은 전 계약 모델과의 계약이 끝나지 않는 이상 손이 없는 상황이었으며,머리를 쥐어뜯던 광고팀의 현 팀장이 결국 하늘에게 손을 한번 더 벌렸다."아니..전 지금 일도 많은.."하늘이 현 팀장의 부탁에 당황하며 말을 이어가지 못했다.작년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는데 그 때 현 팀장의 부탁으로 하늘은 광고 팀과 협력으로 일한 적이 있었다.하늘은 모든 게 수월하고 완벽하게 끝날 수 있도록 협력했고,그 때 또다시 하늘은 회사에서 꼭 필요한 인재로 눈 도장을 찍는 기회가 되었었다.현 팀장은 지금 우리에게 꼭 필요한 사람이라며 하늘의 바짓 가랑이를 붙잡고 부탁했다."하늘 씨가 우리 안 도와주면 우리 이번 건 엎어져..! 아우 이런..망할 놈의 회사는 왜 욕심을 부려 가지고.."현 팀장은 깊은 한숨을 내 뱉으며 말했다."내가 부탁할 사람이 진~짜 하늘 씨 밖에 없다. 김 대리도 지금 출장 가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