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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그와의 거리

Author: 무취인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05-17 03:27:10

하늘의 회사 여러 브랜드 중,

스포츠 계열 광고 모델이 강우주가 되었다는 소식은 회사 안에서 작은 화제가 되는 중이었다.

여러 계열 중, 회사가 가장 신경 쓰고 있는 종목이자 핵심 역할인 곳이었다.

하늘이 속한 제품 개발팀은 6개월 동안 잦은 출장과 끝도 없는 업무로 개발에 열을 올렸었다.

마침 내, 하늘이 잠을 아껴가며 공을 들였던 제품들을 처음 입고 처음 쓰는 사람이 강우주가 된 것이다.

그와의 말도 안되는 첫 만남이 결국 이렇게 만나게 될 줄 알았던 운명 같다는 생각이 머릿 속에 스치는 하늘이었다.

물론 운명 같은 건 애초에 관심도 없는 하늘이었지만 말이다.

"네? 제가요??"

광고1팀은 아직 전속 계약 기간이 남은 타 배우의 스케줄로 인해 손쓸 틈 없이 바빴다.

회사에서 무조건적으로 급하게 강우주와의 계약을 서두른 댓가의 피해는 고스란히 애꿎은 광고 팀의 몫.

광고팀에서 여러 방안을 검토한 후, 강우주의 회사에 제시했던 조건은 강우주 측에서 보류했다.

강우주의 스케줄에 전적으로 맞춰 준비해주지 않으면 적극적으로 협조할 수 없다는 답이 돌아왔다.

하지만 광고팀은 전 계약 모델과의 계약이 끝나지 않는 이상 손이 없는 상황이었으며,

머리를 쥐어뜯던 광고팀의 현 팀장이 결국 하늘에게 손을 한번 더 벌렸다.

"아니..전 지금 일도 많은.."

하늘이 현 팀장의 부탁에 당황하며 말을 이어가지 못했다.

작년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는데 그 때 현 팀장의 부탁으로 하늘은 광고 팀과 협력으로 일한 적이 있었다.

하늘은 모든 게 수월하고 완벽하게 끝날 수 있도록 협력했고,

그 때 또다시 하늘은 회사에서 꼭 필요한 인재로 눈 도장을 찍는 기회가 되었었다.

현 팀장은 지금 우리에게 꼭 필요한 사람이라며 하늘의 바짓 가랑이를 붙잡고 부탁했다.

"하늘 씨가 우리 안 도와주면 우리 이번 건 엎어져..! 아우 이런..망할 놈의 회사는 왜 욕심을 부려 가지고.."

현 팀장은 깊은 한숨을 내 뱉으며 말했다.

"내가 부탁할 사람이 진~짜 하늘 씨 밖에 없다. 김 대리도 지금 출장 가있고 최 대리는 밀린 일 처리할 시간도 부족하고..

이런 상황에 내가 부탁 할 사람이 하늘 씨 밖에 더 있어..? 한번 만 더 부탁 할께..응?"

평소 성격 좋고 서글서글한 현 팀장의 애절한 부탁에 하늘은 곤란하단 듯, 입을 다물었다.

하늘의 부서는 아주 바쁜 시기는 잠깐 지나갔지만, 연이어 들어올 업무는 당연히 쌓여 있었고

일 손이 부족하기는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바쁘다는 핑계보다는 강우주. 그 와 일 적으로 부딪히게 되는 게 아무래도 신경이 쓰일 수 밖에 없었다.

하늘은 여전히 난감하단 듯, 머리를 긁적이고 있을 때 였다.

광고팀 팀장실의 문이 벌컥- 하고 열렸다. 긴 다리로 성큼 성큼 걸어오는 사람은 지 팀장이었다.

"뭐 하는 겁니까?"

지 팀장은 현 팀장과 하늘이 앉아있던 소파에 성큼 다가와 이내, 하늘의 옆자리에 털썩 앉으며 말했다.

"누구 맘대로 일을 시킵니까? 나한테 상의도 없이."

지 팀장과 현 팀장은 평소 허물없이 지내는 친구 같은 사이였다.

하지만 지 팀장의 선 긋는 듯한 예상치 못한 존댓말에 현 팀장이 살짝 당황한 티를 내며 말했다.

"아니, 은우야. 내가 오죽하면 이러냐? 너도 알잖아, 나도 피해자 인 거. 나도 하기 싫어! 강우주고 뭐고

우리가 지금 일도 많은데, 강우주까지 받고 싶겠냐고..근데..이거 회사 윗 선에서 강하게 밀어붙여서 성사 된 거라

우리가 못하겠다고 배 내밀어 봤자 할 수 있는 게 없다고..아우 이 개똥 같은 회사. 우리가 무슨 일하는 기곈줄 아나.."

현 팀장이 고개를 돌려 한숨 푹 쉬었다.

그런 현태수의 모습에 지은우 팀장 또한 짧은 한숨을 쉬며 팔짱을 낀 채, 고개를 숙였다.

그런 그들 사이에서 하늘은 말 없이 눈치만 보고 있을 뿐이었다.

이건 지은우 팀장이라고 해도 어찌 할 수 없는 일이었다.

윗 선에서 지시가 내려오면 하기 싫어도 해야 한다.

어줍짢은 그와의 작은 소동 하나 때문에 일에 영향을 줄 수는 없었다. 그건 하늘에게 있어서는 안 될 일이었다.

하늘은 괜히 자신 하나 때문에 그들이 난감해 하는 걸 더 이상 두고 보고만 있을 순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가 할게요. 할 수 있어요."

그의 말에 현 팀장은 반색을 표하며 하늘을 향해 웃어 보였다.

"그래, 하늘 씨!! 잘 생각했어! 난 하늘 씨가 해 줄줄 알았어. 어?? 진짜 고마워!!"

지은우는 고개를 돌려 하늘이 현팀장을 향해 어색하게 웃고 있는 모습을 인상을 찌푸린 채 보고 있었다.

"하, 참.."

하늘은 결재 서류를 들고, 지 팀장의 방으로 들어섰다.

"이리 줘요."

서류를 받아 든 지 팀장님의 얼굴이 묘하게 굳어있었다.

괜한 눈치가 보였던 하늘이 그의 표정을 살피고는 조심스레 말했다.

"저, 괜찮아요 팀장님. 그리고 프로젝트 빼주셔서 감사해요."

지은우는 하늘이 광고팀 협력으로 일을 하기로 하자마자

그녀가 담당자로 맡고 있던 여러가지 프로젝트 중 두 개를 빼주었다.

그리고 그 중 하나는 지은우가 직접 맡기로 했다.

하늘은 지은우에게 다시 한 번 감사 인사를 전했다.

내가 광고팀과 협력을 하게 된 것을 마땅치 않아 했던 지 팀장이었지만

결국 하늘이 직접 결정한 일을 배려해 주는 것.그리고 조용히 도와주는 것.

항상 지은우는 그녀에게 그러한 사람이었다.

"고마우면, 밥 사요."

하늘의 감사 인사에 은우는 서류를 넘기며 살피다 이내 싸인을 하고는 하늘에게 내밀며 말했다.

그녀를 쳐다보는 그의 눈빛엔

뭔지 모를 걱정과 함께 잠깐의 불안이 스쳐 지났지만 여전히 따뜻하고 다정한 모습이었다.

"하늘 씨, 준비 다 됐지? 얼른 가자!"

현태수 팀장은 하늘이 자료 정리를 마무리 하고 있던 회의실의 문을 벌컥 열며 말했다.

"내가 이번 일 끝내면, 진짜 거 하게 쏠게. 고마워, 하늘씨! 응?"

현팀장은 만족스럽다는 듯 그녀의 어깨를 작게 두드렸다.

하늘은 몇 일 동안 광고팀과 함께 강우주에 대해 공부하기 시작했다.

하늘은 강우주에 대해 아는 게 거의 없었는데, 그에 대해 공부하면서 여러 가지 사실도 알게 되었다.

아이돌 아스트릭스는 데뷔한 지 2년 만에 정상의 자리에 올랐고,

그 중에서도 주요 멤버이자, 팀의 중심부 역할인 강우주는 작은 구설수 하나 휘말린 적 없는 철저한 자기 관리로

유명했다.

화면 속 강우주의 모습은 하늘이 알고 있던 모습과는 확연히 다른

여느 아이돌들의 모습이었다.

그가 이번에 발매한 솔로 앨범은 활동을 하는 공식 앨범은 아니었지만, 이미 우리나라 뿐만이 아닌

전 세계 36개국에서 동시 1위를 하는 등, 하늘이 알고 있는 것 보다 더욱 더 대단한 사람인 것 같았다.

하지만 하늘이 기억하는 강우주의 모습은.

허름한 국밥집에서 누구보다 맛있게 국밥을 먹었고. 지갑이 없어 허둥댔고.

당황하면 말을 더듬고, 입술을 깨무는 습관을 가진. 여느 일반 사람들과 같은 모습일 뿐이었다.

하늘은 광고팀 몇 명과 함께 준비한 자료를 가지고, 그와의 미팅을 하기 위해 나섰다.

이제 일 적으로 그를 마주해야 한다는 사실이 묘하게 하늘을 긴장 시켰지만

이내, 하늘은 깊은 숨을 한 번 쉬었다 내 뱉고는 빠른 발걸음으로 차를 향해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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