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하늘은 일단 그의 번호를 자신의 휴대폰에 저장했다.
그리고 동생의 핸드폰은 쇼파 의자 사이에 끼워두었다. "뭐야, 나 분명히 잠들 때 까지 핸드폰 보다 잤는데.." 동생의 혼잣말에 하늘은 어색하게 '그, 그러게..왜 그게 거기 있지..' 대꾸하며 서둘러 출근길에 나섰다. 덜컹거리는 버스 안. 출근길에 하늘은 오랜만에 버스 창가 자리에 앉았다. 일찍 눈뜨는 바람에 평소보다 이르게 나선 이유였다. 핸드폰에 저장한 그의 번호를 바라봤다. 휴대폰을 급하게 찾는 동생의 목소리에 다급했던 하늘은 그의 이름을 뭐라고 저장해야 할 지 몰라 그냥 급한 대로 점 하나 찍어둔 게 다였다. 전화를 해봐야 하나. 전화를 한다고 뭐가 달라지긴 할까? 하늘은 회의실에서 어이없는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기만 했던 자신이 한심스러웠다. 그가 보내준 번호로 덜컥 전화를 하려니, 뭔가 내키는 기분은 아니었다. 조용히 현생을 열심히 살고, 돈을 벌고. 동생이 조금이라도 편하게 지낼 수 있게 하는 것만이 하늘이 해야 하고 바라는 일이었다. 조금이라도 골치 아픈 일은 얽히고 싶지 않다고 늘 생각했다. 하늘은 그가 보내 준 번호를 한참 바라보다, 이내 결심한 듯 통화 버튼을 눌렀다. 그러다 문득, 휴대폰에 현재 시간이 눈에 들어왔다. am8:02 어제 강우주가 메세지를 보낸 시간은 새벽4시가 다 되어가던 시간. 어지간히 스케줄이 늦게 끝났는 지, 한참 늦은 시간에 메세지를 보내었던 게 생각난 하늘은 아직 그가 자고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아차 싶어 통화 종료 버튼을 누르려 했다. "네." 종료 버튼을 누르려던 순간, 전화기 너머로 들리는 목소리에 하늘은 급히 휴대폰을 귀에 갖다 대었다. "여보세요..?" 아직 그가 자고 있을 거란 하늘의 예상과는 다르게 이른 아침임에도 전화기 너머가 시끌시끌했다. "말씀하세요" "아, 저..그 강우주씨 핸드폰 맞나요?" "누구신데요?" 경계심이 가득한 목소리로 전화를 받던 그의 전화기 너머로, 또 다른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누군데?" "몰라, 모르는 번호야..또 사생인가본데..미친. 아침부터." 그러고는 그의 전화가 끊어졌다. "하." 황당하단 듯, 그녀는 인상을 찌푸리며 짧은 숨을 내쉬었다. 처음 전화를 받은 목소리는 아마 매니저 분일 터. 또 의도치 않게 사생으로 오해 받았다. 하늘은 그가 전해준 번호로 전화했을 뿐인데.. 그녀는 한 번 더 전화를 걸까 하다가 이내 입을 꾹 닫고는 해가 가득 들어오는 창문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나저나 강우주의 시끄러웠던 전화기 너머가 생각났다. 그 늦은 시간까지 깨어 있다가 이른 아침부터 스케줄이라니. 탑스타로 사는 게, 쉽지 만은 않다는 생각을 하던 그녀는 곧 내려야 할 곳이 다가 오자 가방을 둘러 매고, 짐을 챙기고는 곧 멈춘 버스에서 내렸다. 회사쪽으로 터덜터덜 걷던 하늘의 휴대폰에 진동이 느껴졌다. 그녀는 휴대폰을 들어 화면을 바라봤다. ' . ' 점? 점이라면.. 방금 통화했던 그. 강우주다. 자리에 우뚝 멈춰 선 하늘은 화면을 쳐다보다 크흠. 하고 목을 가다듬고는 전화를 받았다. "네. 서하늘입니다." 티내지 않으려 해도 긴장한 하늘의 목소리가 강우주의 귓가에 꽂혔다. "역시." 그녀의 인사에 강우주는 만족스러운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역시라뇨?" 그의 말에 하늘이 날카롭게 되물었다. "아. 그쪽일 줄 알았다구요." 웃음기를 잔뜩 머금은 그의 목소리는 퉁명스러운 하늘과는 대조 된 듯 즐거운 기색이 서렸다. "그냥 끊은 건 미안해요. 당연히 사생인 줄 알고." 전화를 받던 순간에도 여러 사람들의 목소리로 시끄러웠던 강우주의 전화기 너머가 순간, 조용해 지는 느낌을 받은 하늘은 그의 사과에 뭐라고 하려 던 것을 멈추고는 입술을 내밀며 눈을 굴렸다. 사과를 할 줄은 몰랐는데, 그는 잔뜩 까칠하고 날카롭다가도 저럴 땐 또 의외의 모습을 보인다. 택시를 얻어 탄 뒤나 국밥을 먹고 나서도 고맙다는 말은 잊지 않던 그가 생각났다. "이렇게 해야 번호를 주는군요? 그쪽은." 조용한 전화기 너머에서 들리는 그의 목소리에 하늘은 순간 자신이 하려던 말을 잊고 있다가 생각난 듯 말했다. "저 좀 그만 괴롭혔으면 하는데요." 하늘의 말에 강우주는 나직하게 웃음을 터뜨렸다. "내가 그쪽을 괴롭혀요?" 한껏 날카롭게 말을 던져도 웃음을 머금은 그의 목소리에 하늘은 잔뜩 약이 오르는 기분이었다. "네. 저 조용히 살고 싶은데, 그 쪽 때매 회사에서 난감해졌거든요? 그냥 회사에서 하란 대로 하시면 좋겠는데요. 저랑 밥 한 끼 같이 먹은 사이라고 해서 강우주씨 마음대로 저를 지정하시는 건" "난 그냥 일 잘하는 직원이 필요한건데." 하늘의 말을 끊고는 강우주가 말했다. 강우주의 담담한 말에 하늘이 하려던 말을 멈추고는 눈만 깜빡일 뿐이었다. 하늘이 대답을 하지 않아도 그는 말을 이어갔다. "뭐, 착각하시는 거 같은데. 그쪽 일하는 게 맘에 들어서 그런거고, 원래 뭐든 할 거면 제대로 하자가 내 마인드라. 그게 싫으면 회사에 다가 하기 싫다고 말하죠? 그럼 나도 그 쪽 회사랑 계약은 다시 생각해보면 되니까." 그의 당당한 협박에 하늘은 기가 차 할 말이 없어짐을 느꼈다. "지금 협박이에요, 이거?" "아뇨. 일 하는거죠. 소문 못 들었어요? 일할 때 내가 얼마나 싸가지 없는 지?" "하...참나" 전화기 너머 강우주는 씩씩거리는 그녀가 느껴져 웃음을 또 한 번 참았다. "..그날은 잘 들어갔어요? 아주 아침까지 잘 까봐 걱정했는데." 웃음을 참은 그는 목소리를 한 번 다듬고는 말했다. "아, 저..그날은.." 잔뜩 약이 올랐던 그녀는 강우주의 목소리에 당황한 듯 말을 이어가지 못했다. 그 모습에 강우주는 또 한 번 참지 못하고 작게 웃음을 터뜨렸다. "..근데 궁금하네. 그렇게 세상 모르고 잠드는 거. 어떻게 하는 거에요?" 그 날의 기억이 떠올라, 잠시 당황했던 하늘에게 강우주는 생각지 못한 질문을 했다. 그의 질문엔 부러움도, 신기함도 섞여있었다. "네?..놀리는 거죠, 지금?" "놀리는 거 아닌데..그냥. 신기해서." 그의 목소리에서 느껴지는 알 수 없는 씁쓸함이 하늘의 귓가를 스치는 듯했다. 엄청 피곤하면 그럴 수도 있다고 말하려던 그녀는 이내 입을 다물었다. 누가 봐도 가장 바쁘고 피곤해 보이는 그의 앞에서 할 말은 아닌 듯 했기 때문이다. '우주야!' 그들의 짧은 침묵을 깨고 전화기 너머에서 들리는 그를 찾는 목소리가 들렸다. "어, 갈게." 그의 목소리에 하늘은 이내 정신을 번뜩 차렸다. 원래 전화 하려던 목적은 아직 못 이뤘는데.. "저, 저기.." 다급해진 하늘의 목소리에 우주는 그녀의 말을 끊고는 말했다. "사적인 감정 빼고 깔끔하게 일만 하자는 건데, 그쪽이 자꾸 거절하면 나 오해합니다. 내 차에서 무방비하게 잠 든 거. 우연이 아니라, 나한테 사심 있었던 걸로." 그의 뻔뻔한 말에 하늘이 차마 말을 잇지 못하고 어버버 거리자 그는 짧은 웃음을 흘리고는 전화를 끊었다. 하늘은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한 채 끊어진 휴대폰 화면을 쳐다보며 황당한 표정 만을 지을 뿐 이었다. 전화를 끊은 우주 또한 재밌다는 듯 입꼬리를 올렸다가 이내 장난기가 서린 표정으로 그녀의 번호를 살펴보다, 그녀의 이름을 '서하늘' 이라 저장했다. 이른 아침부터 시작된 스케줄에 피곤함과 까칠함만이 가득했던 그의 얼굴은 그녀와의 짧은 통화 이후, 흥미로움과 알 수 없는 생기로 반짝이고 있었다.강우주는 모자 챙 아래로 시선을 내리 깔며 짧게 헛웃음을 스쳤다.우연 치고는 지나치게 절묘한 타이밍에 마주친 상황이 우습기도 했지만,무엇보다 눈 앞에 있는 두 사람의 묘한 분위기가 거슬렸다.아침 출근길에 누가 봐도 함께 있다가 출근한 모양새로 나타난 그들의 모습에알 수 없는 불쾌감에 휩싸인 강우주는 습관처럼 아랫 입술을 살짝 깨물며벽에 비스듬히 기댔던 몸을 바로 세웠다."왜 이렇게 일찍 왔어요? 10시까진데."하늘이 말없이 서있던 강우주에게 조심스레 말했지만강우주는 그녀의 말에 대답할 생각이 없다는 듯 고개를 반대쪽으로 까딱 거릴 뿐이었다.그의 행동에 옆에 있던 매니저가 작게 헛기침을 하더니 하늘을 향해 말했다."아, 저희 스케줄 때문에 미팅 시간 앞 당겨도 되냐고 아침에 회사로 전화 드렸습니다."하늘은 매니저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고, 이내 그의 뒷모습에 시선을 두었다.아침부터 기분을 종잡을 수 없는 그의 모습에 하늘이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그런 하늘을 바라보던 지은우가 그녀를 향해 말했다."마감 서류는 내가 하늘 씨 노트북으로 들어가서 나한테 보내기만 하면 되니까 신경 쓰지 말고 오늘 미팅만 신경 써요."그는 그의 손에 들려있던 하늘의 노트북 가방만 빼고, 나머지 그녀의 가방을 손에 쥐어주었다.그리고는 자신의 커피를 하늘의 손에서 빼어가며 말했다."커피가 다 식었네. 처음 받았을 때, 뜨거웠는데.."은우는 힘을 주어 말하며 싱긋 웃었다.그의 말과 동시에 엘리베이터가 개발팀인 6층에 멈추자 은우는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며강우주가 서 있는 곳을 잠시 바라보았다.그와 눈이 마주친 강우주의 눈썹이 있는 대로 올라 가있었다.역시나 감정을 숨기지 못하는 어린아이 같은 모습에 지은우는 짧게 한쪽 입꼬리를 올리며 웃으며하늘을 향해 말했다."미팅 끝나고, 점심 같이 먹게 내 방으로 와요."여유로운 그의 태도에 강우주는 심사가 뒤틀리는 듯한 기분에 인상이 더 할 나위 없이 찌푸려졌다.결국 내 뜻대로 맞춰준다는 그녀의 회사와 계약서에
하늘은 정신없는 일주일을 보냈다.결국 윗 선에서 강우주에게 전적으로 맞춰주라는 통보에 하늘이 그의 홍보 스케줄을 전담하기로 했고,그와 관련된 일과 더불어 프로젝트 일까지 마무리 하느라 눈 코 뜰 새 없이 바빴다."하늘 씨가 부탁한 자료 가지고 집 앞에 있어요. 준비 천천히 하고 내려와요."오늘 프로젝트를 마감해야 하는 날이다.어젯밤, 잠들기 전까지 프로젝트를 마무리 하던 하늘은 급하게 필요한 자료를 받기 위해지은우 팀장에게 연락했다. 이런 적이 없는데, 일이 많다 보니 잘 하지 않는 실수를 한 게 맘에 들지 않는다.그는 내 연락에 일단 늦었으니 자고 내일 연락 주겠다고 하고선 오늘 아침 일찍 부터 전화가 걸려왔다.그의 전화를 받고 창밖을 내다 본 하늘은 지은우 팀장의 차가 눈에 들어왔다.하늘은 급하게 출근 준비를 마치고는 서둘러 짐을 챙겨 내려갔다."왔어요?"후다닥 내려온 하늘의 모습에 지은우 팀장은 차에서 내려 그녀를 향해 웃어 보였다."아니..어떻게 여길. 그냥 회사에서 주셔도 되는데."아직 채 마르지 않은 하늘의 머리카락에 잠시 눈을 둔 은우가 차의 보조석 문을 열었다."일단 타요."하늘은 그를 잠시 쳐다보다가 이내 서둘러 그의 차 보조석에 몸을 실었다.차 안은 이미 한참이나 그녀를 기다린 듯, 따뜻했다.하늘을 따라 운전석에 올라탄 그는 이미 갈 데가 있다는 듯, 자연스레 핸들을 돌려 골목을 빠져나갔다.무슨 상황인지 몰라 운전하는 지은우의 옆모습을 쳐다보던 하늘의 시선을 느꼈는지지은우 팀장은 고갤 돌려 하늘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가, 이내 소리 없이 웃으며 다시 앞을 바라본다."근처에 24시 카페가 있더라구요. 거기서 일 마무리해요."지은우의 말에 하늘은 그를 바라보던 시선을 멈추고는 창 밖으로 고개를 돌렸다.그는 항상 친절하지만 묵묵하다. 웃고 있지만 그은 선이 확실하다.회사에서 그는 항상 젠틀한 남자로 비춰지지만 그를 함부로 대하는 사람은 없다.그를 몰래 좋아하는 회사 여직원들은 내가 아는 사람만 해도 한 손
하늘은 일단 그의 번호를 자신의 휴대폰에 저장했다.그리고 동생의 핸드폰은 쇼파 의자 사이에 끼워두었다."뭐야, 나 분명히 잠들 때 까지 핸드폰 보다 잤는데.."동생의 혼잣말에 하늘은 어색하게 '그, 그러게..왜 그게 거기 있지..' 대꾸하며 서둘러 출근길에 나섰다.덜컹거리는 버스 안. 출근길에 하늘은 오랜만에 버스 창가 자리에 앉았다.일찍 눈뜨는 바람에 평소보다 이르게 나선 이유였다.핸드폰에 저장한 그의 번호를 바라봤다.휴대폰을 급하게 찾는 동생의 목소리에 다급했던 하늘은 그의 이름을 뭐라고 저장해야 할 지 몰라 그냥 급한 대로 점 하나 찍어둔 게 다였다.전화를 해봐야 하나. 전화를 한다고 뭐가 달라지긴 할까?하늘은 회의실에서 어이없는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기만 했던 자신이 한심스러웠다.그가 보내준 번호로 덜컥 전화를 하려니, 뭔가 내키는 기분은 아니었다.조용히 현생을 열심히 살고, 돈을 벌고. 동생이 조금이라도 편하게 지낼 수 있게 하는 것만이하늘이 해야 하고 바라는 일이었다. 조금이라도 골치 아픈 일은 얽히고 싶지 않다고 늘 생각했다.하늘은 그가 보내 준 번호를 한참 바라보다, 이내 결심한 듯 통화 버튼을 눌렀다.그러다 문득, 휴대폰에 현재 시간이 눈에 들어왔다.am8:02어제 강우주가 메세지를 보낸 시간은 새벽4시가 다 되어가던 시간.어지간히 스케줄이 늦게 끝났는 지, 한참 늦은 시간에 메세지를 보내었던 게 생각난 하늘은아직 그가 자고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아차 싶어 통화 종료 버튼을 누르려 했다."네."종료 버튼을 누르려던 순간, 전화기 너머로 들리는 목소리에 하늘은 급히 휴대폰을 귀에 갖다 대었다."여보세요..?"아직 그가 자고 있을 거란 하늘의 예상과는 다르게 이른 아침임에도 전화기 너머가 시끌시끌했다."말씀하세요""아, 저..그 강우주씨 핸드폰 맞나요?""누구신데요?"경계심이 가득한 목소리로 전화를 받던 그의 전화기 너머로,또 다른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누군데?""몰라, 모르는 번호야..
강우주가 하늘을 콕 집어 자신의 홍보 스케줄을 전담하라고 한 소식은곧 하늘의 회사에도 빠르게 퍼져나갔다."강우주가 직접 따라다니라고 했다고? 하늘씨를?""아니, 홍보 팀 직원도 아니고 무슨 자기 스케줄 매니저를 제품 개발 직원 보고 전담 하래?""소문대로, 유별나네 강우주"직원들의 작게 수근 거리는 소리는 지은우 팀장의 귀에 들어가지 않을 리 없었다.지은우는 소식을 전해 듣고는 한 동안 끓어오르는 작은 분노가 쉽게 사그라 들지 않았다.첫 만남부터 불쾌했던 그와의 만남을 떠올린 지은우는 그가 하늘을 향한 호기심과 묘한 경쟁심으로말도 안되는 제안을 했다는 것이 상당히 거슬렸다."홍보 스케줄을 하늘씨가 따라다니는 게 말이 된다고 생각해?홍보 팀이 하는 일이 뭐야 그럼."늘 평정심을 유지하고, 미소를 잃지 않던 지은우는 흥분을 가라앉지 못한 채 현태수 팀장을 찾아가 말했다."나라고 하늘 씨한테 그런 일 시키고 싶었겠어? 근데 어떡해? 강우주가 하늘 씨를 이 손가락으로 콕 집었는데."현태수도 어쩔 수 없었다는 듯, 억울하게 대답했다."내가 홍보팀이 다 총괄하고 제품 개발 팀 사람도 무조건 붙여준다고 했는데, 강우주가 아주 단호하더라고.사람 바뀌는 거 싫다고..! 내가 살다 살다 직원까지 지정하는 연예인은 또 처음 봤다니까?"어쩔 도리가 없던 현태수 팀장은 단호한 강우주의 말에 어쩔 수 없이 그렇게 해보도록 노력하겠다는최선의 답을 전했고, 그의 대답을 들은 강우주는 그제서야 만족스럽다는 듯 자리에서 일어나, 회의실을 나갔다.엔터이사뿐 아니라, 직원들 또한 그의 태도에 당황한 눈치였지만 곧 일제히 그를 따라 나섰고,엔터 회사의 한 직원이 회의실을 나가기 전, 현태수 팀장에게 살짝이 긔뜸을 해주었다."강우주씨가 해 달라는 거 안 하면 계약 엎어질 가능성 커요..웬만하면 맞춰주세요."그의 성격을 잘 아는 엔터 직원의 조심스러운 조언에 현태수 팀장은 난감한 표정만 지을 뿐이었다.수월하게 모든 브리핑을 마치고, 분위기 좋게 회의가 마무리
"와..역시 아스트릭스 스케일. 회사가 도대체 몇 층이야.."아이돌 아스트릭스의 회사 로그' 의 건물은 으리으리했다.건물의 메인에는 아스트릭스의 자켓 사진이 큼지막하게 걸려있었다.끝 없이 올려진 건물들을 올려다 보던 김 주임이 혀를 내두르며 감탄했고,현 팀장은 김 주임을 따라 건물을 한 번 올려다보고는 '자, 늦겠다. 들어가자. 서류 잘 들 챙겼지?' 하며앞 장 섰다.하늘은 노트북을 들고 있던 손에 한 번 더 힘을 주어 잡고는 그들을 따라 들어갔다.엔터 회사 직원은 그들을 회의실로 안내했고,그들은 테이블 위에 준비한 자료들과 노트북을 빠르게 셋팅했다.언제나 완벽한 준비를 해내는 하늘은 부족함 없이 준비했다고 확신했지만묘하게 떨리는 긴장감에 짧은 한숨을 내쉬었다 반복했다."그, 강우주씨가 진짜 예민하다고 하더라구요. 조그만 실수도 꼭 짚고 넘어간다고..""아이돌이면 앞에서 춤 잘 추고 노래만 잘하면 되지..뭘 그렇게 완벽 하려고 해? 거리감 느껴지게..""팀장님..이미 팀장님이랑은 거리가 많이 멀거든요..""이 짜식이..!"셋팅을 마친 그들이 앉아 잡담을 떠들고 있을 때,회의실 문이 벌컥 하고 열렸다.문을 열고 회사 관계자들로 보이는 여럿과 함께 길쭉한 누군가가 걸어 들어왔다."헙.."광고 팀 김 주임은 자신도 모르게 감탄하는 소리를 내며 그를 바라봤다.방금 막 스케줄을 끝내고 온 탓인지 깔끔하면서도 화려하게 셋팅 되어 있는 영락없는 연예인의 모습이었다.그는 회의실을 들어오자마자 큰 키로 꾸벅-하고 인사했다.그들의 감탄하는 눈빛 들은 너무나도 익숙하단 듯, 그는 아무렇지 않게낮은 목소리로 작게 인사를 하며 자리에 털썩 앉았다.그러고는 각 자리마다 놓여 있는 서류들부터 살펴보기 시작했다.그의 행동에 현 팀장을 비롯 해, 직원들이 일제히 정신을 차리고는 자리에 착석했다.하늘은 그가 자신 쪽으론 눈길조차 주지 않는 모습을 보고는 한편으론 다행인가 하는 생각에 내심 안심을 하고는노트북에 저장 된 파일을 클릭했다.불을
하늘의 회사 여러 브랜드 중, 스포츠 계열 광고 모델이 강우주가 되었다는 소식은 회사 안에서 작은 화제가 되는 중이었다.여러 계열 중, 회사가 가장 신경 쓰고 있는 종목이자 핵심 역할인 곳이었다.하늘이 속한 제품 개발팀은 6개월 동안 잦은 출장과 끝도 없는 업무로 개발에 열을 올렸었다.마침 내, 하늘이 잠을 아껴가며 공을 들였던 제품들을 처음 입고 처음 쓰는 사람이 강우주가 된 것이다.그와의 말도 안되는 첫 만남이 결국 이렇게 만나게 될 줄 알았던 운명 같다는 생각이 머릿 속에 스치는 하늘이었다.물론 운명 같은 건 애초에 관심도 없는 하늘이었지만 말이다."네? 제가요??"광고1팀은 아직 전속 계약 기간이 남은 타 배우의 스케줄로 인해 손쓸 틈 없이 바빴다.회사에서 무조건적으로 급하게 강우주와의 계약을 서두른 댓가의 피해는 고스란히 애꿎은 광고 팀의 몫.광고팀에서 여러 방안을 검토한 후, 강우주의 회사에 제시했던 조건은 강우주 측에서 보류했다.강우주의 스케줄에 전적으로 맞춰 준비해주지 않으면 적극적으로 협조할 수 없다는 답이 돌아왔다.하지만 광고팀은 전 계약 모델과의 계약이 끝나지 않는 이상 손이 없는 상황이었으며,머리를 쥐어뜯던 광고팀의 현 팀장이 결국 하늘에게 손을 한번 더 벌렸다."아니..전 지금 일도 많은.."하늘이 현 팀장의 부탁에 당황하며 말을 이어가지 못했다.작년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는데 그 때 현 팀장의 부탁으로 하늘은 광고 팀과 협력으로 일한 적이 있었다.하늘은 모든 게 수월하고 완벽하게 끝날 수 있도록 협력했고,그 때 또다시 하늘은 회사에서 꼭 필요한 인재로 눈 도장을 찍는 기회가 되었었다.현 팀장은 지금 우리에게 꼭 필요한 사람이라며 하늘의 바짓 가랑이를 붙잡고 부탁했다."하늘 씨가 우리 안 도와주면 우리 이번 건 엎어져..! 아우 이런..망할 놈의 회사는 왜 욕심을 부려 가지고.."현 팀장은 깊은 한숨을 내 뱉으며 말했다."내가 부탁할 사람이 진~짜 하늘 씨 밖에 없다. 김 대리도 지금 출장 가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