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굳게 잠겨 있는 가게 문에 진은 머리를 긁었다.
이 시간에 어딜 간 거야?
뒷문도 잠겨 있고, 가게문도 잠겨 있단 말이지.
집으로 갔다기에는 시간이 애매한데….
이놈 가끔 이렇게 농땡이 피웠던 거야?
하기사, 일도 많을 텐데 가끔 또 쉬어 줘야겠지.
“좀 있으면 오려나.”
바닥에 대충 앉은 진은 문에 머리를 기대었다.
공작가는 복잡하고, 내 머릿속도 복잡하단 말이지.
새파란 하늘은 그런 것 따윈 관심도 없어 보였다.
참 무심하십니다.
불쌍한 중생이 이렇게나 고생하는데 도움 하나 안주시고.
“짜증나네….”
진은 고개를 숙여 제 손을 바라보았다.
<“갑자기 그런 소릴 하냐?”“그냥, 예쁘니까 말해본거지.”헤이든은 어이 없다는 듯 웃으며 진을 흘겨보았다.의자에 걸터 앉은 채 가만히 자신을 보는 진에, 헤이든은 시선을 돌렸다.요즘 들어 쟤가 왜 저러는지….혹시 내가 저 애의 비밀을 안 것을 들켰을까.“진, 무슨 일 있는 거 아니지?”“일은 무슨. 그냥 물어 보는 거지. 원래 새 애인 생기면 다 이런 거 아니냐?”진의 말에 헤이든은 작게 웃음을 터트리며 다시 진을 바라보았다.“뭐냐, 걔한테 관심있어?”“말하는 것 봐. 보기 좋아서 그러지. 이제 슬슬 정착하지 그래?”“참나, 남이사야. 나보다 아리엘이 더 걱정 아니야? 이제 그 나이면 아저씨 소리 들을 녀석이야.”“걔야 알아서 하겠지. 그래서 그 여자는 착하냐?”“너가 더 관심있어 보인다. 그만 이야기해. 자료 찾아 올 테니까.”사무실로 들어간 헤이든에 진은 뒷목을 긁적이며 작게 한숨을 뱉었다.포기하려면 뭘 더 어떻게 해야 하는지.이런 감정도 처음인데, 어떻게 해야 할까.아무렇지 않은 척 하면 다 없어지는 게 아니었나.해본적이 있어야 뭘 하던지 말던지를 하지.이런 건 아리엘에게 물어보는 게 빠르려나.“이거 가져다 드리면 될거야.”불쑥 사무실에서 나오는 헤이든에 진은
굳게 잠겨 있는 가게 문에 진은 머리를 긁었다.이 시간에 어딜 간 거야?뒷문도 잠겨 있고, 가게문도 잠겨 있단 말이지.집으로 갔다기에는 시간이 애매한데….이놈 가끔 이렇게 농땡이 피웠던 거야?하기사, 일도 많을 텐데 가끔 또 쉬어 줘야겠지.“좀 있으면 오려나.”바닥에 대충 앉은 진은 문에 머리를 기대었다.공작가는 복잡하고, 내 머릿속도 복잡하단 말이지.새파란 하늘은 그런 것 따윈 관심도 없어 보였다.참 무심하십니다.불쌍한 중생이 이렇게나 고생하는데 도움 하나 안주시고.“짜증나네….”진은 고개를 숙여 제 손을 바라보았다.굳은살과 흉터.거참, 인생 한 번더럽게 복잡하구만.“진?”갑자기 들린 헤이든의 목소리에 진은 놀라 고개를 들었다.헤이든도 헤이든인데, 옆에는 누구야?여자?무슨 관계인 거지?“어…. 일 있어서 잠깐 왔는데 잠겨 있길래.”“미안. 잠깐 다른 일 보러 간거라.”헤이든은 고개를 돌려 여인을 바라보았다.“내일 찾아 갈 테니까 들어가봐. 오늘은 안 될 것 같네.”“너무해. 재밌는 거 보여준다고 했으면서.”“루시, 내일 보자니까. ”
“그 녀석 어때 보였느냐?”“글쎄요. 저와는 맞지 않아 보였습니다.”마리아는 크게 웃으며 자세를 바로 앉았다.앞뒤 꽉 막힌 녀석이 제 마음에 들 리가 없겠지.아이비가 사람 보는 눈 하나는 괜찮은 것 같은데.“하버릭은 가신단에서도 중요한 위치이다. 오죽했으면 전대 공작은 그들의 눈치를 보기 바빴으니까.”“그만큼 귀찮고 거슬리는 존재이군요.”“아까 그자와 혼인을 추진하는 건 어떻느냐?”마리아의 말에 아이비는 작게 미간을 좁혔다.혼인이라니. 너무 급작스러운데.물론, 하버릭과의 혼인은 득이 될 것이었다.만약 후계에 임명이 되지 않으면, 하버릭 백작이 될 그는 내 또다른 뒤가 되어 줄 것이었고.하지만 그렇다고 하기에는….“부인, 송구하지만….”“득과 실을 따져보아라. 실보다 득이 더 많을 터. 귀족가에서 혼인은 그저 거래일 뿐이다.”“하지만 공작부인, 저는 혼인을 할 생각이 없습니다.”마리아는 빙긋 웃으며 가만히 아이비를 바라보았다.혼인에 대한 생각이 없다라….그 멀대 같은 놈 때문인가?그 귀찮은 감정을 무엇하러 자꾸 챙기는지.“그게 무슨 말인지 알고 있느냐?”“그들의 도움 없이 공작위에 오르고 싶습니다.”“네 개인적인 감정이 아니라?”아이비는 아무런 말 없이 잔을 매만졌다.공작부인은 내 마음을 이미 알고 있을 것이었다.아리엘에 대한 그 마음이 마음에 들지 않으셨겠지.“저는….”“그래, 감정이 중요한 게 아니라고 치고 물어보마. 하버릭 백작가에 스피나 가문이 붙는다면 그 규모가 어찌될지 가늠이 되느냐?”“공작가의 위세와 비슷해 지겠지요.”“그래. 그런건 계산이 빠르구나. 항구를 만들면 왕실에서 해군을 설치할 것이고, 그만큼의 무장도 가능하다.”마리아의 말에 아이비는 작게 미간을 좁혔다.해군의 설치.왕실이 노리는 것이 그것일까.“항구로 벌어들이는 수익이 공작가를 뛰어넘겠지. 네가 공작이되면, 그들을 네가 좌지우지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느냐”입을 꾹 다문 채 고개를 숙이고 있는 아이비에 마리아는 작게 한숨을 뱉
마리아는 네이슨을 보며 톡톡 손잡이를 건드렸다.깔끔한 예법과 흔들리지 않는 자세.군더더기 없는 화법이라.이런 녀석들은 융통성은 없겠지만 뒷탈도 없었다.아이비와 상극일 것 같은데.“하버릭 영식. 자네의 아버지가 나에 대해 어찌 말하던가?”“제가 실수하지 않게 주의 주셨습니다. 인사를 전해 달라 말씀하셨습니다.”“애매하게도 둘러 말했구나.”네이선을 흘겨본 마리아는 웃으며 차를 한입 마셨다.제 자식에게 할 수 있는 나름의 경고 였으려나.하여튼 그 놈도 여전하단 말이지.“수도까지 오는 데에는 많이 힘들진 않았는가?”“걱정하실 만큼 험한 길이 아니었습니다.”“그럼 내일 왕성에 다녀오면 거래할 이들은 어찌 만날 계획인가?”“우선 동대륙과 거래를 하는 상단을 만날 예정입니다. 브락슨 상단과 일정이 잡혀 있는 상태입니다.”마리아는 슬적 시선을돌려 아이비를 바라보았다.브락슨이라. 기억에 없는 걸 보면 작은 상단인데.아이비도 기억을 못하는것 같고….그런 작은 곳 보다는 다른 큰 상단이 나을텐데.“아이비, 네 모임에 한번 초대하는 것이 어떻니?”“여인들의 모임이라 영식께서 어려워 하실 것 같습니다.”“이런, 도움을 주고 싶었는 데 말이지.”아이비는 미소를 지으며 네이선과 눈을 마주쳤다.“영식께서는 원래도 동대륙과 교역을 하는 상단만 찾으시는 것인지요?”“아무래도 그것이 안정적이지 않겠습니까. 일정을 조절함에 있어 그들에게 이득이지 않습니까.”“그렇다면 제가 주변의 부인께 말씀드려 그분들의 부군을 소개해드리지요.”아이비의 말에 마리아는 픽 웃으며 그녀와 눈을 마주쳤다.본인의 가장 큰 줄인 스피나 가문은 보여주지 않는 다니.자기도 관심이 있을 텐데 말이야.나보고 말하라는 것 이로군.갈수록 영악해진단 말이지.“아이비, 너도 동대륙 무역에 흥미를 가지지 않았니?”“흥미야 있지만, 생각해보니 그들을 제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걱정입니다.”“하긴, 그들이라면 이미 투란토 항구에 배를 선박 해 두었을 테니.”아이비는
하품을 하며 길게 기지개를 킨 진은 입을 다시며 주변을 돌아보았다.다들 언제 오는 건지.괜히 따라 나섰다가 네이선 그 양반이 알아보면 귀찮아진다며 방에 박혀 있으라고 했는데.“언제 오는건지….”문이 열리며 들어오는 아이비와 아리엘에 진은 얼굴을 긁적였다.왜 저렇게 기분이 좋아 보이는거야?오다가 돈이라도 주웠나?“무슨 일 있으셨어요?”“귀찮고 짜증나는 일?”아이비의 가벼운 목소리에 진은 어깨를 으쓱였다.아무리봐도 기분 좋은 일 있었는데.그놈을 한대 쥐어 박기라도 했나.뭐, 네이선 그 양반이라면 그럴만 하긴 하지.워낙에 짜증나는 놈이었으니.아이비랑 엄청 싸우던지, 아니면 제법 잘 지내려나.“그래도 하버릭 영식은 제법 일처리는 깔끔하게 합니다.”“간만에 네가 칭찬을 다하는구나.”“그만큼 저랑 안 맞았으니까요. 다른 하실 말씀 있으십니까?”“공작부인께 인사를 한다고 하는구나. 네가 가서 말씀드리고 오렴.”“네. 지금 다녀 올게요”곧장 떠나는 진에 아이비는 툭툭 책상을 두드렸다.아이비의 표정에 아리엘이 작게 허리를 굽혀 그녀와 눈을 마주쳤다.“무슨 걱정 있으십니까?”아이비는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어머나, 아이비. 옆의 신사분은 오늘 오신다던 하버릭 백작 영식이시니?”웃으며 다가오는 테레지아에, 아이비는 미소를 지으며 그녀를 바라보았다.방안내까지 기다리고 있던 건지, 아니면 그냥 무작정 기다린 것인지.이런 식으로 마주치는 게 가장 의심스러운걸 모르는건가.하여튼 뒷꿍꿍이 차고 있는 건 마음에 안 든 단 말이지.“오랜만입니다. 그동안 잘 지내셨는지요?”“오랜만은. 네가 바쁘니 그렇지.”“죄송합니다. 인사를 하러갈 시간이 없던지라.”“그렇겠지. 그래서, 옆의 신사분은 하버릭 백작 영식이신가?”테레지아의 말에 네이선은 작게 고개를 숙였다.이런 식으로 만나는 걸 보면 공작부인은 아닌것 같은데.아버지께서 공작부인을 조심하라고 주의를 몇번 주었었고….그에 반해 이 여자는 딱히 중요한 인물은 아닐 것 같은데.“처음 뵙겠습니다. 부인.”“하버릭 백작은 잘 지내시는가?”미소를 지으며 말하는 테레지아에 네이선은 가만히 그녀를 바라보다 고개를 돌려 아이비를 바라보았다.누군지 밝히지도 않고 이렇게 말한다라.공작의 후실들인 것 같은데.“공녀님, 죄송하지만, 이분이 공작부인이십니까?”“죄송합니다. 영식. 공작부인께서는 거처에서 휴식 중이십니다.”“아이비!”테레지아의 말에 아이비는 작
아이비는 아리엘과 눈을 마주치자 작게 웃었다.이 녀석들, 그사이에 무슨 재미있는 일을 한건지 모르겠는데.“공작저에도 급한일은 없어. 아리엘도 있으니 네가 걱정할 일은 없을텐데.”“아뇨. 원래 제가 근접 호위 아닙니까. 계약대로 해야지요.”“왜이러는지 모르겠네. 헤이든과 할이야기도 있지 않나?”멀뚱히 다른곳을 바라보는 진에 헤이든은 헛기침을 하며
헤이든의 말에 진은 고개를 내저었다.혹여나 누군가 알아볼 수도 있었다.언니도 오고 싶겠지만, 아이비의 호텔이라고 하면 거절하겠지.아직도 겁을 먹고 있을 테니.“아서라. 코앞인 것도 아니고, 마차로 와야 하잖아.”“그래도 올만하지. 정원만 한번 볼 건데 뭐 어때?”“하지만….”진은 쓰게 웃으며 숨을 크게
“볼만했습니다.”“정말 아무렇게나 말하는 군. 나도 나름 기사단에서 실력으로 꼽혔는데.”진은 흐음, 어깨를 으쓱이며 팔짱을 꼈다.다비드도 나쁜 편은 아니었다.실력이야 아리엘 그녀석이 타인과 비교를 거부하는 선에 있는 놈이었으니.옛날 동화에나 나오는 용도 때려잡을 놈인데 말이야.뭐라고 설명을 해야 알아 들으려나.“아리엘과는 다르
목검을 휘두르는 율리아에 진은 짜증 섞인 한숨을 깊게 내쉬었다.안 그래도 기분도 뭐 같은데 이런 것까지 도맡다니.그냥 때려 치고 싶은데….그랬다간 또 아이비가 한 소리 하겠지.“쓸데 없이 힘 빼지 마십시오. 오늘은 목검 안 잡습니다.”“왜? 난 검술을 배우려고 너에게 부탁한 건데?”율리아의 대답에 진은 인상을 한껏 좁힌 채 코를 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