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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화

ผู้เขียน: 꼬마 구름
전에 심안영이 대충 감아두었던 붕대는 이미 피에 흠뻑 젖어 있었다.

서경연이 조심스럽게 그 붕대를 풀어내니 허리 옆에 손바닥 반 정도 되는 상처가 드러났다.

급소는 피했기에 단시간 내에 생명을 잃을 상처는 아니었지만 깊고 출혈이 심했다. 게다가 다친 직후에 제대로 치료하지 못하고 방치되다 보니 피부와 흐트러진 살점이 한데 뒤엉켜 보기만 해도 아찔하고 끔찍했다.

서경연의 손은 미세하게 떨렸고 눈빛은 어둠이 드리워졌다.

사당 안의 이 냉혹한 추위 속에서, 피부가 훤히 드러난 심안영은 저도 몰래 몸을 떨었다.

서경연은 정신을 가다듬고 말했다.

“상처 소독 좀 할 테니 조금만 참거라.”

그는 두루마기를 다시 심안영의 몸에 꼭 감싸주더니 손수건으로 피 묻은 상처 주변을 조심스럽게 닦기 시작했다.

이때 명진이 들어왔고 그의 코끝에 짙은 피 냄새가 스쳤다.

그가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기도 전에 서경연이 호통을 쳤다.

“뒤돌아서거라! 근처에 불 두 군데 피우고 물부터 끓여. 그리고 당분간 바깥 상황 경계하거라.”

“예!”

서경연의 날카로운 말투에 명진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바로 움직였다.

그들은 우성에서부터 경성까지 쉬지 않고 말을 타고 왔기에 웬만한 건 다 가지고 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불이 피워지고 물이 끓여지기 시작하니 사당 안에도 온기가 스며들어 심안영의 안색도 한결 좋아졌다.

이때 서경연이 작은 도자기 병 하나를 심안영의 손에 쥐여주며 말했다.

“이걸 먹거라. 난 손수건 좀 씻고 올 테다.”

병뚜껑을 열어보니 약 냄새가 확 풍겨 왔다.

회춘단...

심안영은 원래 의술에 능했기에 의선곡에서 나온 회춘단이 얼마나 귀한 약인지 잘 알고 있었다.

천금을 주고도 구할 수 없다는 그 귀한 약을 서경연은 아무렇지도 않게 그녀에게 주었다.

“이거...”

“잔말 말고 먹거라.”

심안영이 입을 열려는데 서경연이 먼저 말을 이었다.

“이름이 회춘단이라 귀하긴 해도 결국엔 산 사람을 살리는 약이지, 죽은 이에겐 무용지물이야. 그러니 아까워할 것 없어.”

착각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말을 하는 서경연의 말투는 아주 무거웠다.

마치 유감을 표시하듯, 뭔가가 두려운 듯 말이다.

심안영은 의아했지만 서경연은 이미 밖으로 나가버린 뒤였다.

그녀는 회춘단 한 알을 꺼내 여러 번 확인한 후에야 입에 넣었다.

입안에 넣자마자 약은 바로 사르르 녹으며 은은한 향을 풍겼고 얼마 지나지 않아 따뜻한 기운이 몸속에 스며들며 기운이 돌아오기 시작했다.

‘역시 좋은 약이군’

이때 밖에서 명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왕야님...”

서경연은 손수건을 씻고 다시 심안영의 옆에 돌아와 옷깃으로 그녀의 상처를 가려준 후에야 명진을 들였다.

“무슨 일이냐?”

명진은 감히 머리를 들어 심안영을 볼 수가 없어 고개를 푹 숙인 채 빠르게 대답했다.

“왕야님, 동북변에서 신호탄이 터졌는데 거리로 봐선 요산촌 근처로 보이며 기 사당과는 5리도 떨어지지 않은 곳입니다. 그 신호는 작전 개시 신호일 확률이 높고 어쩌면 우리를 노리는 것일 수도 있으니 지금 떠나는 게 좋을 듯싶습니다.”

이번에 서경연은 우성의 부패 사건을 조사하며 많은 이의 이익을 건드렸다. 하여 경성으로 돌아오는 길에 수차례 습격을 당했다.

말 그대로 생사를 넘나들며 버텨온 거나 마찬가지였다.

게다가 경성에 도착하기까지 얼마 남지 않았으니 그들을 노리는 자들이 마지막 수단을 동원할 시기도 다가온 것이다.

명진의 말에 심안영은 본능적으로 서경율이 떠올라 살기가 번지기 시작했고 그런 그녀의 표정에 서경연의 눈빛도 재차 어두워졌다.

그는 자기가 우성에서 돌아온 걸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여긴 다친 이가 있다. 아직 상처도 처리 못 했으니 이 상태로 자리를 옮기면 위험하다. 사당 밖에서 상황 잘 파악하고 있거라. 내가 나가기 전까지 다가오는 자는 죄다 죽여라.”

“허나 저 신호로 봐선 적이 온다면 숫자가 적지 않을 것입니다.”

“알고 있으니 나가 봐.”

서경연이 단호하게 말하자 명진은 아무 말 없이 고개를 숙이고 물러났다.

심안영은 서경연을 바라보며 말했다.

“오늘 낮에 적들에게 습격을 당했습니다. 이번 신호도 저를 노리고 온 자들일 뿐 당신들과는 상관없을 것이니 먼저 떠나세요. 저 때문에 위험해질 필요는 없습니다.”

“말하는 걸 들으니 회춘단 효과를 제대로 본 것 같군.”

“저기... 쓰읍...”

심안영은 뭔가 더 말하려 했지만 서경연이 상처를 치료하던 손에 힘을 주자 고통에 숨을 들이쉬며 저도 몰래 손을 휘둘렀고 서경연은 마치 예상한 듯 그녀의 손을 낚아챘다.

“더러워진 피는 닦아야 하고 문드러진 살도 다 처리해야 한다. 아니면 상처가 덧나 흉이 질 테니 조금만 참거라. 밖에 일은 내가 처리할 테니 환자면 환자답게 가만히 있거라.”

이 순간, 서경연을 바라보던 심안영은 잠시 멍해지며 환생한 것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되었다.

그때 서경율 역시 이렇게 다정하게 그녀를 위로했었지만 결국엔 그녀를 끝없는 지옥으로 밀어 넣었다.

다만 지금은 서경율이 아닌 서경연이 그녀 앞에 있었다.

묵묵히 그녀의 상처를 치료해 주는 서경연의 모습에 심안영은 넋을 잃은 채 아무 말 없이 이를 악물고 고통과 불안감을 꾹꾹 삼켰다.

그녀는 그에게 약한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았고 다시는 누군가의 온기에 무너지고 싶지도 않았으며 이런 익숙한 장면도, 익숙한 말투도 싫었다.

더는 그 다정함에 속아 넘어갔던 지난날의 그녀가 되기 싫었다.

...

요산촌.

서경율은 다시 사초령을 품에 안고 다정하게 그녀의 입술에 입을 맞췄다.

“착하지, 여기서 기다리거라. 반 시진이면 금방 돌아올 거야.”

“율 오라버니, 꼭 가야 합니까?”

“진국장군부와 가까워질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칠 수는 없지 않느냐.”

“허나 심안영은 여인입니다. 그러다 율 오라버니를 마음에 품기라도 하면 어찌합니까? 설마 진국장군부와 혼인이라도 하려는 겁니까? 절 버리실 거냐고 물었습니다.”

사초령은 눈물을 머금은 눈으로 서경율을 바라보며 애처롭게 물었다.

그러자 서경율은 사초령을 안은 팔에 힘을 주었다.

이 여인이 어떻게 그의 계획을 눈치챈 건지는 모르겠지만 그녀의 집요함은 그도 익히 아는 바였다.

그는 이 문제로 그녀에게 여러 번 설명했고 그 때문에 계획을 실시할 시간도 지체되고 있었다.

정말이지, 골치 아픈 여인이었다.

하지만 사씨 가문의 실력도 만만치 않거니와 사초령과는 죽마고우라 감정도 있으니 너무 쌀쌀맞게 대할 수는 없었던 그는 억지로 짜증을 억누르며 그녀를 달랬다.

“초령아, 어려서부터 지금까지 내가 너한테 어떻게 했는지 네가 가장 잘 알지 않느냐? 요즘 내가 진국장군부와 가까워지려고 바쁘긴 하다만 그건 다 큰일을 이루고 널 정식으로 부인으로 맞이하기 위함이다.”

“율 오라버니, 정말이십니까?”

“내가 언제 너한테 농을 한 적이 있느냐? 진국장군부는 나한테 그저 이용 대상일 뿐이다. 이번 습격 역시 내가 계획한 일이지. 이 일로 심안영은 하마터면 죽을 뻔했다. 내가 그 여인에게 마음을 품었더라면 이렇게 했을까? 뭘 그리 복잡하게 생각하느냐? 여기서 날 기다리거라. 곧 다녀올 것이다.”

서경율의 말에 사초령은 그나마 안심이 되어 더는 매달리지 않았다.

그는 신호를 보낸 시간대를 계산한 후 말을 타고 낡은 사당으로 빠르게 달렸다.

이 판을 짠 건 바로 심안영의 마음을 얻기 위해서였다.

서경율은 반드시 심안영을 손에 넣어 진국장군부의 인맥과 군권을 얻겠다고 다짐했다.

“이랴!”

야망이 샘솟은 서경율은 들뜬 기분으로 채찍을 휘둘렀고 말은 더욱 속력을 내어 뛰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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