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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화

مؤلف: 청연
민씨는 그 말을 듣고 고개를 들어 바라보았다.

"명주야, 이 집안의 살림은 역시 설아가 맡는 게 좋겠구나."

노부인이 세상을 떠난 후 민씨가 후부의 안살림을 이어받았으나, 불과 몇 년 만에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적자가 났다.

처음에는 자신의 혼수품을 팔아 몰래 메꿨지만, 나중에는 후부가 밑 빠진 독이라는 사실을 깨달았고, 계속 메꾸다가는 혼수품이 바닥날 판이라 아예 소설아에게 전부 넘겨버렸다.

소설아는 살림을 아주 잘 꾸려나갔다. 적자를 모두 메웠을 뿐만 아니라, 후부 주인들의 체면까지 세워주었다.

소설아가 살림을 맡고는 있었지만, 집안 관리인들 대부분은 민씨의 사람이었기에 민씨는 위신도 세우고 실속도 챙겼다.

그러니 이 집안의 살림권을 함부로 움직일 수는 없었다.

더군다나 이 엉망진창인 상황을 소명주에게 맡길 수는 더더욱 없었다.

이것이 민씨가 대국을 장악하고 있으면서도 소설아를 즉시 처리하지 않은 이유였다.

소설아는 아직 이용 가치가 컸다.

소명주는 이미 예상했다는 듯 작은 소리로 설득했다.

"어머니, 저에게도 돈을 벌 방법이 있습니다."

그녀는 회귀한 몸이고, 지난 생에 소설아를 죽음으로 몰아넣은 뒤, 그녀의 화장대에서 향료 비법을 찾아냈었다.

향료 가게라면 소명주도 차릴 수 있었다.

게다가 다음 달이면 기온이 급격히 치솟아 북쪽에는 가뭄이, 남쪽에는 홍수가 나고 곳곳에 역병까지 돌 것이라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

지금 미리 얼음과 곡식, 약재를 비축해 두었다가 그때 팔기만 하면 막대한 이익을 남길 수 있을 터였다.

지난 생의 정보를 알고 있는 그녀라면 장사 면에서 결코 소설아에게 뒤처지지 않을 것이었다.

"어머니, 저를 믿어주십시오."

"만약 제가 잘 못 한다 싶으면 그때 다시 언니에게 넘기면 되잖습니까."

소명주는 민씨의 팔을 붙잡고 아양을 떨었다.

"어머니."

민씨가 한숨을 내쉬었다.

"집안에 은자가 부족하다."

장원이 연말에 한 번씩 은자를 보내오는데, 벌써 7월이니 그동안 보내온 은자는 진작에 바닥난 상태였다.

지금의 지출은 전부 소설아가 자신의 사재를 털어 지탱하고 있었다.

소명주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어머니, 언니에게 향료 가게가 열 군데나 있지 않습니까? 향료 장사가 돈이 꽤 된다고 들었는데, 이치대로라면 후부에 돈이 없을 리 없잖습니까. 언니가 아무리 서운한 게 있어도 고의로 어머니를 곤란하게 해서는 안 되죠."

소명주는 소설아의 향료 가게를 탐내고 있었고, 민씨는 그 뜻을 알아차렸지만 대답하지 않았다.

솔직히 그녀도 그 향료 가게들을 가로챌 생각을 해보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것은 소설아가 하나하나 일궈낸 것이었고, 노부인이 물려준 혼수 자금을 밑천으로 삼은 것이었기에, 무턱대고 빼앗았다가는 대외적으로 평판이 나빠질 수 있었다.

게다가 자신의 능력을 스스로도 잘 알고 있었다. 빼앗았다가 운영을 잘못해 손해라도 나면 후부 전체의 생활 수준이 떨어질 것이고, 그러면 위원후가 그녀를 원망할 게 뻔했다.

차라리 지금처럼 편하게 누리는 게 나았다.

"제게 향료 가게의 비법이 있습니다."

소명주가 주머니 하나를 꺼냈고, 민씨는 눈이 번쩍 뜨였다.

"정말이냐?"

소명주는 주머니에서 비법을 꺼내 보였다.

"노부인께서 남기신 서적들 사이에서 찾아냈습니다."

"이것은 후부 대대로 내려오는 비법이니, 이치대로라면 그 향료 가게들은 언니 개인의 것이 아니라 공금으로 귀속되어야 합니다."

"원래는 말씀드리지 않으려 했습니다. 언니가 고생해서 일군 가게들이니까요. 하지만 언니가 이번에 정말 너무하셔서, 어머니가 겪으시는 고초를 보니 더는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민씨는 향료 비법을 건네받아 몇 번이고 자세히 살폈다.

"이게 정말 노부인께서 남기신 거란 말이냐?!"

소명주가 고개를 끄덕였다.

"네."

비법을 쥔 민씨의 손끝이 하얗게 질렸고, 그녀는 어금니를 꽉 깨물었다.

'그 노망난 노인네가 정말 대단하군. 후부의 비법을 자손에게 물려주지 않고 굳이 양녀에게 몰래 전해주다니!'

설령 민씨를 무시했더라도 소명준에게는 물려줬어야 했다.

그나마 다행히 명주가 찾아냈다.

"그렇다면 내가 네가 살림권을 갖도록 도와주고 그 향료 가게들도 한꺼번에 내놓게 하마."

가문 대대로 내려오는 이 비법이 있다면, 소설아의 향료 가게를 명분 있게 차지할 수 있었다.

소명주는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감사합니다, 어머니."

의란거에서는 소설아가 상방에서 향을 조제하고 있었다.

민씨가 소명주, 소명준을 데리고 찾아왔을 때, 마당에 무릎을 꿇고 있는 오 어멈과 연서가 보였다.

"오 어멈, 여기서 뭐 하는 게냐?"

오 어멈은 민씨 곁의 관리 부인였고, 연서는 소명준의 측근 하인이었다.

단이가 대답했다.

"부인님, 오 어멈과 연서가 잘못을 저질러 큰 아가씨께서 무릎을 꿇게 하셨습니다."

민씨는 콧방귀를 뀌며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부인님, 오셨습니까."

소설아는 민씨가 올 것을 이미 예상했기에 전혀 놀라지 않았다.

민씨가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설아야, 그동안 집안 살림을 맡느라 수고 많았다. 이제 명주도 돌아왔으니 살림권을 다시 돌려주려거라. 명주가 있는데 이 집안 살림을 계속 네가 맡고 있을 이유는 없지 않느냐."

소설아가 내놓지 않을까 봐 소명준이 거들었다.

"원래 어머니가 편찮으셔서 네가 대신 맡았던 건데, 네 손에 들어가더니 도통 내놓을 생각을 안 하더구나…"

분명 민씨가 맡아달라고 애원했던 일인데, 소명준의 입을 거치니 소설아가 권력을 가로챈 꼴이 되었다.

소설아가 덤덤하게 말을 잘랐다.

"내놓겠습니다."

"단이야, 장부와 패를 가져와서 부인님께 드리거라."

단이는 미리 준비해 둔 물건들을 올렸다.

"부인님, 받으신 뒤에 서명해 주십시오. 하인을 시켜 부인님의 사람들과 함께 창고를 확인하도록 하겠습니다."

민씨의 눈짓에 설강이 앞으로 나와 장부와 패를 받아 챙기더니, 잠시 살핀 후 작은 소리로 귀띔했다.

"부인님, 뭔가 빠진 것 같습니다."

민씨가 물었다.

"무엇이 빠졌느냐?"

설강이 큰 소리로 말했다.

"향료 가게 장부와 가게 집문서, 점원들과 점주들의 계약서가 빠졌습니다."

"향료 가게 말씀이십니까?"

소설아가 짚어주었다.

"부인님, 그건 제 것입니다."

소명준이 소리를 질렀다.

"뭐가 네 것이라는 것이냐?! 그건 후부 조상 대대로 내려오는 비법으로 차린 가게인데 어찌하여 네 것이란 말이냐?!"

"분명히 말해두는데, 향료 가게는 우리 위원후부의 재산이다. 사사로이 가로챌 생각 말거라!"

소설아가 담담하게 대꾸했다.

"처음 제가 향료 가게를 운영할 때, 부인님께서 이 가게들은 전부 제 것이니 이익이 나든 손해가 나든 후부와는 상관없다고 직접 말씀하시지 않았습니까?"

민씨가 분명히 그런 말을 한 적이 있었다. 소설아가 큰 손해를 봐서 후부가 메꿔야 할 상황이 올까 봐 겁이 나서 한 말이었지, 장사가 이렇게 커지고 돈을 많이 벌 줄은 꿈에도 몰랐다.

소명준이 화를 냈다.

"무엄하다, 어머니께 그게 무슨 말버릇이냐?! 내놓으라면 내놓을 것이지, 웬 말이 그리 많은 것이냐!"

단이가 눈을 부릅뜨고 암탉이 병아리를 보호하듯 소설아 앞을 가로막았다.

"향료 가게는 안 됩니다! 향료 가게는 큰 아가씨의 사유 재산이자 혼수입니다!"

그녀는 큰 아가씨와 함께 비바람을 맞으며 가게 한 곳에서 열 곳까지 조금씩 키워나가는 과정을 함께했다.

큰 아가씨가 밤을 새워 향을 조제하고, 가게에서 각 가문의 부인님과 관리인들에게 비위를 맞추며 얼마나 많은 조롱과 냉대를 견뎠는지 똑똑히 보았다.

그 고생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은 바로 단이였다.

처음 가게를 열 때, 위원후는 소설아가 바깥일에 나서는 것이 가문의 명예를 실추시킨다며 온갖 방해를 다 했다.

그러다 소설아가 돈을 벌기 시작하자 살림을 맡겼고, 가게 수익으로 이득을 누리면서도 소설아에게서 돈 냄새가 난다며 멸시했다.

그런데 이제 와서 부인이 말 한마디로 모든 것을 가져가려 하다니.

"부인님께 그게 무슨 말버릇이냐, 저 입을 쳐라!"

소명주가 서슬 퍼렇게 소리쳤다.

"향료 가게의 향은 전부 후부 조상의 비법으로 만든 것인데, 언제부터 언니만의 것이 된 것이냐?!"

단이가 대꾸했다.

"아닙니다, 향료 가게의 향은 전부 큰 아가씨께서 하나하나 조제하신 것이지, 비법 같은 건 본 적도 없습니다…"

덩치 큰 하녀 둘이 단이의 양옆을 붙잡고 팔을 휘둘러 뺨을 때리려 했다.

소설아가 그들을 제지하며 말했다.

"그만하십시오. 단이를 때리면 누가 가게 문서를 가져다줍니까?"

소설아는 숨을 한 번 크게 들이켰다. 소명주가 왜 저렇게 당당한가 했더니, '비법'이라는 걸 찾아낸 모양이었다.

하지만 좋은 향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비법만으로는 부족하며, 향료사의 솜씨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게다가 소설아의 가게에서 가장 잘 팔리는 향은 그녀가 비법을 단 한 번도 적어둔 적이 없었다.

모든 비법은 오로지 그녀의 머릿속에만 있었고, 온 경성을 통틀어 오직 그녀만이 만들어낼 수 있는 특별한 향이었다.

향료 사업이 세도가들에 의해 독점되기 쉬운 구조임에도 그녀의 가게가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가 바로 그것이었다.

향료는 원가가 매우 높아서 조제한 향이 팔리지 않으면 두 달도 못 가 소명주는 빈털터리가 될 것이고, 그때가 되면 소설아는 암암리에 이 가게들을 진정한 자신의 사유 재산으로 만들 수 있었다.

소명준이 버럭 화를 냈다.

"소설아, 좋게 말할 때 듣거라! 원래 우리 후부의 산업이니 독차지할 생각은 꿈도 꾸지 말거라!"

소설아가 미소를 지었다.

"가져가십시오, 제가 드리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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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옷을 벗고, 고개를 들어라.”홍연은 천천히 장옷을 벗어 던진 뒤 고개를 들고 정면을 바라보았다.입꼬리가 비뚜름하게 올라가자 얼굴을 가로지르는 흉터가 더욱 흉측하게 일그러졌다.“부인, 홍연입니다.”민씨는 그녀의 얼굴을 뚫어지게 바라보다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너, 너…”분명 죽은 아이가 아니었던가.홍연의 눈빛 깊은 곳으로 음산한 기운이 스쳐 지나갔다.“부인, 절 잊으셨습니까? 저는 오 어멈의 딸 홍연입니다. 제 어머니도 충직한 종이었고, 저희 일가 역시 대대로 충성을 바쳐온 종들이었습니다.”홍연의 집안은 대대로 민씨 가문에서 종살이를 해온 집안이었다. 민씨가 시집올 때 함께 후부로 따라왔고, 오 어멈은 그녀의 깊은 신임을 받으며 가장 가까운 곳에서 시중들던 어멈이었다.충성심만 놓고 보자면 그들 일가를 따를 사람이 드물 정도였다.하지만 아무리 충직해도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쓸모가 다하는 순간 가차 없이 버려지는 운명은 달라지지 않았다.민씨는 겁에 질린 채 뒤로 두 걸음 물러섰다.“가까이 오지 마라! 나, 난 네가 필요 없다! 소설아, 당장 저 아이를 데리고 나가거라!”소설아는 담담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부인, 이 아이는 명주가 심혈을 기울여 찾아 보낸 사람입니다. 부인께서 마다하신다면 명주의 정성을 저버리는 셈이 되지 않겠습니까?”민씨는 품속에서 소명주의 편지를 꺼내더니 그대로 구겨 바닥에 내던지고 발로 짓밟았다.“썩 물러가라! 필요 없다니까!”소설아가 홍연을 향해 가볍게 시선을 보내자, 홍연은 바닥에 떨어진 편지를 주워 들고 천천히 민씨에게 다가갔다.“부인, 무엇이 그리 두려우십니까? 저는 충심을 다해 반드시 부인을 잘 모실 것입니다.”벼랑에서 떨어진 뒤 그녀의 목소리는 완전히 망가져 있었다. 마치 거친 사포로 긁어낸 듯 쉰 소리가 목구멍을 타고 흘러나왔다.민씨의 귀에는 그 목소리가 마치 저승에서 찾아온 악귀의 속삭임처럼 들렸다.소설아는 홍연이 건네준 편지를 받아 구겨진 종이를 정성껏 펴 탁자 위에 올려놓았다.

  • 이번 생은 가족부터 다시 선택할 거야   제111화

    “부인의 말씀대로라면 지체 높은 양반들은 쌀 한 톨, 소금 한 줌도 입에 대지 말고 바람만 마시고 살아야 하겠군요!”민씨의 안색이 하얗게 질려갔다. 설마 이 지체 높은 부인들이 일제히 소설아의 편을 들며 자신을 몰아세울 줄은 꿈에도 몰랐던 것이다. 그녀는 얼굴을 굳힌 채 한 걸음 앞으로 나서며 소설아의 손에 들린 꽃갈피를 강제로 빼앗으려 손을 뻗었다.그러나 소설아는 한 발짝 가볍게 물러서며 민씨의 손길을 매끄럽게 피했다.“꽃이 이토록 흐드러지게 피어나기까지, 부인께서는 그저 눈앞의 화려한 풍류만 보실 뿐 정작 이 꽃 한 송이를

  • 이번 생은 가족부터 다시 선택할 거야   제108화

    삼황자는 오늘 자신이 제정신이 아니었던 게 분명하다고 생각했다. 그러지 않고서야 어찌 나사 하나 빠진 놈과 이 귀한 시간을 낭비하며 실랑이를 벌이고 있었겠는가.그는 소명준과 조금도 엮이고 싶지 않다는 듯 벌떡 자리에서 일어났다.황제께서는 아직 건재하셨고, 태자 또한 한창 기세를 떨치고 있었다. 자신은 귀비의 소생인 데다 외삼촌들마저 군부의 요직을 두루 차지하고 있어 처지가 몹시 미묘했다. 온 가문이 황제의 경계를 사고 태자의 의심을 받지 않기 위해 몸을 한껏 낮추고 있는 판이었다. 부중에 책사를 많이 두지 못하는 것 또한 같은

  • 이번 생은 가족부터 다시 선택할 거야   제74화

    후부의 손님들은 구황자가 왔다는 소리에 사색이 되었고, 겁이 많은 몇몇은 그 자리에서 바로 돌아가겠다며 서둘렀다.위원후는 손님들을 안심시킨 뒤 곧장 소설아를 찾아냈다."이 못된 것! 네가 그날 구황자에게 무슨 소리를 했길래 구황자 전하께서 여기까지 오신 거냐?!"소설아 역시 구황자가 왜 왔는지 알 수 없었기에 겁을 주듯 말했다."후작님, 전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혹시 후작님께서 구황자 전하께 무슨 결례라도 범하신 건 아닌지 잘 생각해보시지요."위원후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으며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그는 최근에 저지른

  • 이번 생은 가족부터 다시 선택할 거야   제71화

    추영우가 고개를 들었고, 별처럼 빛나는 눈동자는 긴 속눈썹에 가려져 서늘한 기운을 내뿜었다."집안 어른도, 남자 형제도 오지 않고 어린 낭자만 보낸 걸 보니, 오라버니와 사이가 아주 각별한 모양이구나.""전혀 그렇지 않습니다."소설아가 덤덤하게 미소 지었다."오라버니와 저는 사이가 아주 나쁩니다. 틈만 나면 저를 구박하고 매질하곤 했으니까요."추영우는 순간 멍해졌다.예상치 못한 대답에 준비해둔 말이 막혀버렸지만 그에게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방식을 바꾸면 인간 본연의 어두운 면을 끌어낼 수 있었다."그렇다면 원래는 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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