登入“그렇게 잘 아시면, 은하로 데려가시죠.”변영준이 무심하게 말했다.“저는 관심 없어요. 연예인에는 흥미 없어요.”“그래, 연예인이 싫다 이거지?”심지우가 말을 이었다.“그럼 궁씨 가문 아가씨는 어때? 걔는 너 좋아하잖아.”변영준은 눈썹을 살짝 치켜들었다.“사업가는 이익이 최우선이죠. 엄마, 궁서월은 확실히 좋은 협력 파트너예요. 하지만 결혼까지 간다면, 결국 이해관계로 묶인 부부가 될 거예요.”“그렇게 말할 거면 그만두자!”심지우가 급히 말했다.“우리 집은 네가 결혼을 희생해서 이익을 얻길 바라지 않아. 엄마가 결
변영준이 설명하기도 전에 심지우는 이미 집 안으로 들어왔다.마침 그 순간, 어민경이 고양이를 안고 침실에서 나왔다.연한 회색 홈웨어, 맨발, 품에 고양이를 안고 있는 모습, 그리고 그 정교하게 아름다운 얼굴...심지우의 얼굴에 드물게 놀란 기색이 떠올랐다.그녀는 은하 엔터테인먼트 대표라 어민경의 얼굴을 모를 리 없었다.요즘 작품은 없지만, 얼굴 하나로도 항상 화제성을 몰고 다니는 인물이었다.‘그런데 어떻게 이런 조합이?’심지우는 아들이 남자를 데려올 수도 있다고까지 생각했지, 이렇게 요염하고 위험한 느낌의 여자 연예인을
어민경은 순간 할 말을 찾지 못했다.“야옹.”통통한 고양이가 인사를 하듯 울더니, 몸을 그대로 열려 있는 현관문 사이로 쏙 밀고 들어갔다.너무 빨라서 어민경도 막을 틈이 없었다.“어냥아!”어민경이 다급하게 외쳤다.“뭐 하는 거야! 남의 집이야. 얼른 나와!”“야옹야옹!”고양이는 전혀 말을 듣지 않고, 자기 집과 면적은 비슷하지만 훨씬 넓고 트인 공간을 신나게 질주하기 시작했다.어민경은 눈앞이 캄캄해지는 것을 느끼며 변영준을 바라봤다.“죄송해요... 저희 고양이가 평소엔 이러지 않는데 오늘은 왜 이러는지 모르겠어요.
“그래도 돼?”어민경은 망설였다.“혹시 내가 일부러 들이대는 거로 오해하면?”“그건 아닐걸? 너 이렇게 예쁜데 들이대는 건 오히려 그쪽이지.”“그분 진짜 잘생겼어! 계성 영화 황태자보다 더 잘생겼고, 요즘 인기 폭발한 사극 남신 온송현도 그 사람 앞에선 밀릴 수도 있을 정도야!”“진짜?”임예빈은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을 지었다.“온송현은 내 남신인데, 아직 그 사람보다 잘생긴 사람 못 봤거든.”“그 사람 연예계 사람이 아니니까. 진짜 분위기랑 외모 둘 다 완벽한 타입이야. 뭐라고 하지?”“섹슈얼 텐션?”“맞아! 섹슈
어민경은 잠에서 깼을 때 머리가 깨질 듯 아팠고, 속도 계속 울렁거렸다.시간을 보니 벌써 정오였다.그녀는 머리를 문지르며 몸을 일으켜 침대 옆 탁자에 있는 휴대폰을 집어 들었다.휴대폰은 꺼져 있었다.아마도 임예빈이 계찬호랑 임수영이 전화해서 욕할 걸 알고 일부러 꺼둔 듯했다.‘역시 우리 예빈이는 사람을 잘 챙긴다니까!’어민경은 휴대폰을 켰다. 수십 통의 부재중 전화가 떠 있었다.전부 임수영과 계찬호가 걸어온 것이었다.그리고 몇 통은 백경진이었지만 어차피 다 같은 부류였다.어민경은 부재중 기록을 전부 삭제하고 대화창을
27층.어민경은 문을 열자마자 집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예빈아! 나 인생 진짜 너무 힘들어!”소파에 누워 고양이를 쓰다듬으며 드라마를 보던 임예빈이 벌떡 일어났다.“왜? 무슨 일인데?”“야옹!”통통한 고양이는 놀라서 펄쩍 뛰며 털이 전부 곤두섰다.그리고 다음 순간, 회색 그림자가 자신에게 달려오는 걸 봤다.“아옹!”고양이의 속도는 인간의 7배라지만, 취한 인간 앞에서는 통하지 않을 때도 있다...어민경은 고양이를 덥석 안았다.“냥이야, 나 오늘 아빠한테 팔릴 뻔했어... 다행히 평소에 너랑 술래잡기 많이 해서
아이의 이름이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함명우는 위민정이 이름을 지어주길 바랐지만, 그녀에게 직접 그 말을 꺼낼 용기는 없었다.앞서 손현희는 따로 위우진을 찾아가 위민정의 상태를 물은 적이 있었다.그러자 위우진은 심리 상담사의 진단 결과를 그녀에게 전해주었다.그 이야기를 들은 손현희는 눈물을 훔치며 한숨을 내쉬었고 위민정을 돕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막막했다.지금 위민정의 상태로는 주변 그 누구도 감히 그녀 앞에서 아이 이야기를 함부로 꺼내지 못했다.결국 모두의 희망은 위준하에게 쏠렸다.현재 위민정이 가장 아끼는
마당 한편에 세워진 7인승 SUV 뒷좌석 문이 열렸다.함명우는 차에서 내려 위우진에게서 아이를 건네받았다.“이틀 동안 고생 많았어요.”위우진은 그를 쓱 훑어보더니 대꾸했다.“나 애 삼촌이야. 그런 남부끄러운 소리는 집어치워.”그 말에 함명우는 입술을 굳게 다물며 살짝 미소 지었다.위우진은 손을 들어 그의 어깨를 토닥였다.“지난 5개월 동안 혼자 엄마, 아빠 노릇 하느라 고생 많았지?”함명우가 멍해진 순간, 위우진이 목소리를 낮춰 덧붙였다.“민정이도 좋아질 거야. 우리 삶도 다 제자리를 찾을 거고.”함명우는 고개를
놀이공원의 회전목마가 위아래로 움직이며 빙글빙글 돌아가고 있었다.사방은 텅 빈 채 사람 한 명 없었고 오직 외국어로 된 동요 한 곡만이 공허하게 울려 퍼지고 있었다...송해인은 가슴이 답답하고 심장이 두근거리자 소스라치게 놀라며 깨어났다.그녀는 가슴을 움켜쥔 채 침대에서 벌떡 일어났다.방 안은 어두컴컴했다.송해인은 고개를 숙인 채 거칠게 숨을 몰아쉬었고 한참이 지나서야 호흡이 서서히 안정을 되찾았다.그녀는 손을 뻗어 머리카락을 쓸어 넘기더니 다시 침대에 누웠다.그리고 천장에 달린 크리스털 조명을 빤히 바라보며 눈을 깜빡
함명우가 무슨 말을 더 꺼내기도 전에 위민정이 먼저 입을 열었다.“함 대표님, 자중해 주세요.”담담하고도 나지막한 목소리에는 그 어떤 감정도 실려 있지 않았다.순간, 함명우의 동공이 살짝 떨렸다.함명우는 위민정을 바라보았지만 그녀는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위민정은 습관처럼 한 손으로 불룩한 배를 어루만지며 고개를 약간 숙인 채, 얼굴의 절반을 베이지색 목도리에 파묻고 있었고 늘어진 머리카락이 그녀의 눈을 가렸다.함명우는 단지 그녀가 자신을 보기 싫어한다고만 생각했다.하지만 그는 미처 알지 못했다.두툼한 패딩 점퍼 속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