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uk“그래. 내 눈에는 지우가 언제나 가장 훌륭하고, 가장 아름다워.”심윤영은 얼굴을 가렸다.“아... 또 혼자만 솔로인 사람 앞에서 애정 행각이시네!”심지우의 볼이 달아오른 채 남편의 팔을 가볍게 때렸다.“됐어. 그렇게 한가하면 가서 천막이나 치는 걸 도와줘. 손주 둘이 꼭 해 달라고 한 거잖아.”“알았어. 지금 갈게.”변승현은 정장 재킷을 벗어 심윤영에게 건넸다.“아직 날이 조금 덥다. 네 어머니를 모시고 안에 들어가 쉬어. 여기는 내가 보고 있을 테니.”“명령 받들겠습니다.”심윤영은 재킷을 받아 들고 어머니의 팔짱
오후 세 시, 안강의 별장은 이미 부산하게 들떠 있었다. 뒤뜰에서는 고용인들이 저녁 생일 파티에 필요한 물건을 준비하느라 분주했다.날씨도 더없이 좋았다. 이 계절의 북성은 야외에서 캠핑을 즐기기에 가장 알맞았다.심지우는 주방에서 나와 뒤뜰로 향했고, 민수희와 라성희가 그 뒤를 따랐다.심지우가 말했다.“생일 파티를 너무 성대하고 격식 있게 준비하면 민경이가 부담스러워할 거예요. 그렇다고 너무 아무렇게나 해서도 안 돼요. 민경이가 처음으로 집에 오는 날이니 편안하고 자유로운 분위기는 살리되, 소홀하다는 느낌은 들지 않게 해야 해
“아저씨 아주머니?”변영준이 그녀를 바라보며 눈썹을 살짝 치켜들었다.“우리 아버지, 어머니지.”어민경은 말문이 막혔다.“...아직 정식으로 인사도 못 드렸잖아요!”“음, 네 말도 맞아. 정식으로 인사를 드리면 부모님도 네게 호칭을 바꾸는 값으로 용돈을 주셔야 하니까, 그전까지는 일단 그렇게 불러. 용돈을 받은 뒤에 바꾸면 우리도 손해 볼 일 없지.”“무슨 말을 그렇게 해요!”어민경이 그의 팔을 가볍게 때리며 미간을 찌푸렸다.“그런 뜻이 아니잖아요!”변영준은 그녀의 반응을 보며 저도 모르게 미소 지었다.“민경아, 너
심지우는 몇 초간 침묵하다가 웃었다.“그러네. 넌 어릴 때부터 가장 신중했지. 그럼 얼른 네 아버지께도 말씀드려야겠다. 내일은 네가 당연히 민경이 곁에 있을 테니 오라고 하지 않으려고 했거든. 조금 전에도 네 아버지가 우리 둘이 조용히 저녁이나 먹자고 하셨어. 네가 미리 말해 줘서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 내일 네가 민경이를 데려왔는데 아무것도 준비하지 못했다면 얼마나 미안했겠니!”변영준은 수화기 너머로 끊임없이 말을 이어 가는 어머니의 목소리를 들으며 눈가에 웃음을 띠었다.매사에 현명하고 자기 뜻을 존중해 주는 어머니를 둔 그
게다가 변씨 집안에서도 어민경을 무척 마음에 들어 했으니 두 사람이 결혼하는 건 시간문제였다.다만 이렇게 빨리 혼인신고부터 할 줄은, 그것도 어민경의 일이 막 잘 풀리기 시작한 시점에 할 줄은 라성희도 예상하지 못했다.어민경이라면 분명 일을 우선할 테니 두 사람의 결혼은 한참 더 기다려야 할 줄 알았다.역시 변영준답게 추진력 하나는 끝내줬다!“정말 경사네요!”라성희가 웃으며 말했다.“회장님과 사모님도 무척 기뻐하시겠어요.”“부모님은 아직 모르세요.”변영준이 거듭 당부했다.“민경이와 내일 어머니께 깜짝 선물로 알려 드
역시 변영준이 작정하고 사람을 달래려 들면, 넘어오지 않을 사람은 없었다.어민경도 자신이 무슨 바람이 들었는지 몰랐다. 순간적으로 머리에 열이 오른 그녀는 다음 날 주민등록증을 챙겨 변영준과 함께 구청으로 향했다.혼인신고를 마치고 나온 두 사람은 차에 올랐다.차 문이 닫히자 변영준은 어민경이 들고 있던 혼인 증명서를 곧장 빼앗았다.어민경이 손을 뻗어 되찾으려 했지만 실패했다.변영준은 혼인 증명서를 자신의 코트 안주머니에 넣었다.“뭐 하는 거예요?”“그냥 한 번 더 보려고.”어민경이 미간을 찌푸렸다.“왜 숨기는데요?”
그녀는 두 손을 꼭 쥐고 이가 거의 부러질 듯 이를 악물었다.“좋아, 그럼 내가 빚진 걸로 쳐. 그 결혼식, 내가 해줄게.”“그래야지.”변승현은 심지우의 목덜미를 감싸안고 내려다보며 이마에 가볍게 입을 맞췄다.심지우는 눈을 감았고 눈가로 눈물이 흘러내렸다.변승현은 이미 모든 준비를 마쳐둔 상태였다.장선화 외에도 요트에는 결혼식 담당 스태프들이 대기 중이었다.게다가 개인 주치의, 사회자, 요리사까지 있었다.이 요트는 대대적으로 개조되어 있었다.특히 심지우가 며칠간 머문 객실은 남호 팰리스 침실을 그대로 재현한 공간이었
한밤중, 차가 요월 팰리스에 들어섰다.마당에는 검은색 벤틀리가 한 대 세워져 있었다.차 번호판을 본 주승희의 얼굴이 어두워졌다.벤틀리 운전석 창문이 내려가고 홍운학이 깊은 눈동자로 그녀를 바라보았다.주승희는 손에 쥔 가방을 꽉 쥐었다.“장 매니저, 차를 차고로 몰고 가고 먼저 집 안으로 들어가.”“네.”주승희는 문을 열고 차에서 내렸다.홍운학도 차에서 내려 차체에 기대어 담배에 불을 붙였다.밤빛 아래, 남자의 얇은 입술에 담배가 물려 있었고 그는 눈을 가늘게 뜨며 주승희를 내려다봤다.주승희는 그를 보며 부드러운 목
“엄마가 돌아간다면 나도 돌아갈 거예요!”심지우는 웃으며 말했다. “여기 친구들이랑 헤어지는데 아쉽지 않아?”“아쉽죠.”윤영이는 입술을 내밀며 말했다. “하지만 가장 아쉬운 건 지강 삼촌과 헤어지는 거예요.”심지우는 무기력하게 웃었다.“삼촌이 들으면 감동하겠네.”“삼촌도 나랑 헤어지는 게 아쉬울 거예요.”윤영이는 말하다 보니 정말로 슬퍼졌다.“어휴, 앞으로 삼촌을 자주 못 볼 생각에 정말 슬프네요!”심지우는 마음속으로 복잡한 감정을 느꼈다.하지만 그녀는 분명히 알고 있었다. 변승현의 인내심이 거의 바닥나고 있다
“지강 삼촌 소개팅 갔어!”영화 이모라고 불리는 여자가 입을 가린 채 낮은 목소리로 윤영에게 말했다.“네 백연 언니는 지강 삼촌이 소개팅 나간다는 말을 듣고 너무 슬퍼서 울었어!”“소개팅이 뭐예요?” 윤영이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소개팅은 여자 친구를 찾거나 아내를 찾는 거야. 지강 삼촌도 이제 나이가 있으니까 아내를 찾아야지!”윤영은 미간을 찌푸렸다.“그럼 오늘 출근은 해요?”“올 거야, 가기 전에 네가 왔을 때 아직 돌아오지 않았으면 꼭 올 거라고 전해 달랬어.”그 말을 듣고 윤영이 고개를 끄덕이며 돌아보니 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