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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7화

Author: 락희
주율천의 눈빛은 매서웠지만 여느 때처럼 부드러운 말투로 입을 열었다.

“제 아내 얼굴도 못 알아보는 사람과 우리 은성 그룹이 굳이 협력을 이어갈 필요는 없을 것 같네요.”

그의 말은 조금의 여지도 없이 단호했고 그 속에 담긴 불쾌감은 누구라도 단번에 알아챌 수 있을 만큼 분명했다.

전우진은 그 자리에서 얼어붙은 채 허둥지둥 고개를 숙이며 연거푸 말했다.

“아이고, 제가 늙으니 눈이 잘 안 보이나 봅니다. 부디 넓은 아량으로 너그러이 봐주십시오.”

입이 방정이었다는 ㄴ걸 이제야 뼈저리게 깨달은 그는 당장이라도 자기 입을 꿰매고 싶을 지경이었다.

‘진작에 입을 다물었어야 했는데... 근데 소문하고 다르잖아? 다들 형수랑 사이가 각별하다고 하더니 또 꼭 그렇지도 않은가 보네...’

아내 얼굴 하나 못 알아본 일로 거래까지 끊겠다고 선언하는 태도는 누가 봐도 아내를 꽤나 아끼는 사람의 반응이었고 방금 전 그 눈빛만으로도 사람을 열 번은 죽이고도 남을 기세였다.

그때, 여승운이 슬쩍 주율천을 향해 시선을 던지고는 느긋하게 말했다.

“고작 한마디 가지고 뭘 그리 예민하게 굴어. 자네가 예전에 벌인 일들로 얼마나 시끄러웠는데 채아는 한 번도 자네한테 뭐라 한 적 없잖아.”

그 순간, 주위에 있던 사람들 모두가 숨을 죽였다.

오직 온채아만이 선생님이 자신을 감싸주는 듯한 그 말에 마음속 깊은 곳이 따뜻해지는 걸 느꼈다.

그녀는 시간을 확인하더니 조용히 입을 열었다.

“선생님, 벌써 시간이 꽤 늦었네요. 제가 두 분 먼저 모셔다드릴게요.”

“그래, 좋지.”

손정원은 아직 이혼 사실이 공개되지 않았다는 걸 알고 있었기에 혹여 남편이 말실수라도 할까 조바심이 들어 얼른 그의 팔을 끌어당겼다.

“어서 집에 가요. 나도 피곤해요.”

그들 셋이 함께 자리를 떠나는 모습을 바라보던 주율천은 곁에 있던 강태무를 차갑게 노려보았다.

그때 온채아가 뒤돌아보며 강태무를 향해 말했다.

“태무 오빠, 얼른 가요.”

“응, 그래.”

강태무는 짧게 대답하고 주율천을 바라보며 가볍게 웃었다.

“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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