ログイン한수현은 서정혁이 강시원과의 관계를 풀고 싶어서 몰래 노력하고 있는 걸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그런데 이런 생각도 잠시, 서정혁이 다시 차가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어차피 버텨봤자 이곳도 2년 이상 못 갈 거야. 마지막까지 마음껏 즐기게 내버려 둬.”한수현은 말문이 막혔다....오늘 연한 회색 캐주얼 츄리닝을 입은 강시원은 옷에 쏟은 커피 흔적이 너무 선명해 어쩔 수 없이 1층 화장실로 가서 닦아야 했다.막 닦고 있을 때, 갑자기 가장 안쪽 칸에서 대화 소리가 들려왔다.“오늘 서 대표님은 왜 오신 거야? 설마 우리 영원 테크에 투자하러 오신 건가?”“투자? 웃기지 마. 서 대표님 아무리 돈 많다고 해도 바보처럼 막 쓰지는 않지. 영원 테크에 투자하는 건 옥상에서 돈 뿌리는 거나 다름없어.”다른 여직원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나도 들은 건데 강 회장님께서 회사 의료 관련 특허 두 건을 팔려고 준비하고 있대. 하나는 심장외과 수술용 지능형 로봇 팔이고, 다른 하나는 뭐더라... 기억이 안 나네.”눈이 휘둥그레진 강시원은 온몸에 한기가 몰려들었다.“뭐? 심장 수술 그 제품은 창립자 강부안 여사님이 개발하신 거 아니야? 어떻게 그렇게 쉽게 팔아치울 수가 있어?”“그럼 뭘 어떡하겠어? 제품 자체는 괜찮지만 몇 년 동안 개선도 안 해서 이미 시장에서 도태됐잖아. 지금 회사 자금 회전도 부족하고 신에너지 자동차 사업은 그냥 돈 태우는 일만 반복되니, 강 회장님께서 안 조급할 수 있겠어? 특허 파는 것도 어쩔 수 없는 선택이지.”“강부안 여사님이 개발하신 제품은 당시 시대 흐름을 선도했었는데! 여사님 기술을 바탕으로 업그레이드만 했어도 어쩌면 잘 됐을 텐데...”“지금 회사에 그만한 돈이 어디 있겠어? 연구팀도 제대로 안 돌아가잖아. 당분간 자산 팔아가며 버티다가 다 팔리고 나면 영원 테크도 끝장이지 뭐.”강시원은 저도 모르게 주먹을 꽉 쥐었다. 어찌나 힘을 줬는지 손가락 마디가 하얗게 될 정도였다. 심장이 욱신거리며 쓴 통증이 몰려왔다.강용
“와! 서 대표님이야!”여직원들은 눈빛을 반짝이며 소리 지르고 싶은 충동을 억눌렀다.“서 대표님이 임지민 씨 곁에 딱 붙어 있네. 업무 상담 왔는데도 데리고 오다니, 너무 아끼는 거 아니야?”“임지민 씨는 지금 서정 그룹 연구 개발팀 부장이잖아. 오늘 같은 자리니 서 대표님 입장에서 당연히 임지민 씨 같은 기술 인재를 곁에 두고 싶겠지. 그냥 얼굴만 예뻐서 곁에 두는 거 아니야. 그 속에 더 깊은 뜻이 있다고.”“얼굴도 예쁘고 집안도 좋은데 재능까지 겸비했으니... 이런 여자를 서 대표님이 어떻게 안 사랑할 수가 있겠어? 같은 여자인데도 반할 것 같은데.”사람들의 수군거리는 소리를 들은 강시원은 마음속에 온갖 의문이 들었다.‘서정혁은 왜 갑자기 영원 테크에 온 걸까?’지금의 영원 테크는 강부안이 살아 있을 때 활발히 발전하던 그런 상황이 아니었다. 강부안이 죽은 후 강용호는 줄곧 옛날 쌓아둔 명성에 의지해 버텼다. 하지만 십여 년이라는 시간이 지나며 그 명성마저 거의 바닥났다. 새로 개발한 제품도 시장 반응이 좋지 않아 회사는 해가 갈수록 날로 쇠약해지는 처지가 됐다.그래서 이해가 가지 않았다. 이런 영원 테크에 서정혁이 강용호와 상담할 만한 어떤 사업이 뭐가 있단 말인가.강시원은 조용히 시선을 내리고 생각에 잠겼다.떠올려 보면 지난 5년 동안 여러 차례 서정혁에게 영원 테크를 좀 살펴봐달라고, 자금이나 기술적 지원을 요청했지만 남자는 단호하게 거절했다.영원 테크는 날이 갈수록 기울어지는 반면, 임성호의 운도 테크는 나날이 번창했다.지난 5년간 서정혁이 운도 테크의 프로젝트에 여러 차례 투자했을 뿐만 아니라, 경시 정부의 야경 조명 사업까지 따내도록 힘을 보탰기 때문이다. 덕분에 운도 테크는 기업 성격 자체가 바뀌는 전환점을 맞았다.정부와 연이 생기니 투자 유치나 프로젝트 협의를 할 때 일석이조로 수월해졌다.임성호가 이런 성과를 낸 건 모두 서정혁이라는 좋은 사위 덕분이었다.하지만 웃긴 건, 남자가 이 모든 일을 한 건 아내인 강시원
외삼촌이 다시 어머니 이야기를 꺼내자 강시원은 다시 한번 심장이 아릿하게 조여왔다. 하지만 이내 마음을 가다듬고 말했다.“외삼촌, 충고 감사해요. 오늘 몇 시쯤 시간 나세요? 찾아뵙고 싶은데.”강용호는 어물쩍거리며 말을 돌렸다.“오늘은 안 돼... 시원아, 외삼촌이 이 일만 끝내고 시간 나면 바로 알려줄게, 어때?”“출장 가세요?”“그건 아니고... 큰 고객과 사업 일로 약속이 있고 저녁에는 접대 일정도 잡혀 있어.”“알겠습니다. 그럼 먼저 일 보세요.”전화를 끊자마자 강시원은 바로 옷을 갈아입고 콜택시를 불러 곧장 영원 테크로 향했다.바보가 아닌 이상 강용호가 얼버무리며 시간 끄는 걸 못 알아챌 리 없었다.지금 분명 회사에 있을 것이다. 게다가 영원 테크는 경영 상황이 좋지 않아 은행 사람 말고는 굳이 강용호와 사업 상담할 사람이 없었다.직접 영원 테크로 가서 강용호를 기다릴 생각이었다. 하루 종일 앉아 기다리면서 반드시 만나고 말 것이다....얼마 지지 않아 강시원은 영원 테크 정문 앞에 도착했다.출입증이 없으니 경비원이 당연히 들여보내 주지 않았다. 그녀도 일부러 신분을 밝히거나 소란을 피우지 않고 그저 조용히 로비 소파에 앉아 커피를 시켜 마시며 기다렸다.강시원은 천천히 주변을 둘러보았다. 이곳 모든 풍경이 십여 년 전과 거의 달라진 게 없었다.유리창 넘어 계단들을 바라보자 눈시울이 점차 축축해졌다.어릴 적 학교 안 가는 주말이면 늘 이곳에 와 엄마와 만나 함께 점심을 먹곤 했다. 식사를 마치면 모녀는 정문 계단에 앉아 햇볕을 쬐곤 했다.강부안은 회사 대표였지만 일부러 도도한 척하지 않았다. 언제나 소박한 캐주얼 차림에 편안하게 바닥에 앉았다.예전에는 임성호가 늘 강부안한테 품위가 없다고 말하곤 했다.어릴 적에는 품위 따위 잘 몰랐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그때부터 임성호는 자기 아내를 못마땅하게 여겼을지도 모른다.그런데 강부안은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자신의 결혼은 흔들릴 리 없다고 굳게 믿으며 이 능구렁이 같은 남자를 위
강시원은 잘 알고 있었다. 강용호는 임성호가 운도 테크 회장이라는 지위를 의식하고 있다는 것을...앞으로 사업상 자주 부딪힐 일이 있었기에 임씨 가문을 적으로 돌리는 건 자신과 영원 테크 모두에게 득 될 게 없다고 생각해 임성호와 겉으로는 좋은 사이를 유지하려 한 것이다.하지만 어릴 적부터 함께 자라온 핏줄을 고작 이런 허황된 이익 때문에 이토록 가볍게 여겨도 되는 걸까?임성호는 강부안의 피를 빨아 부를 쌓은 늙은 능구렁이 같은 나쁜 남자다. 강부안을 이용하다 못해 끝내 정신병까지 걸리게 만들었다. 강부안의 친오빠인 강용호는 어떻게 이 모든 걸 참고 견딜 수 있을까?“외삼촌, 다른 사람도 아니고 피를 나눈 친혈육인데 어떻게 잊을 수 있겠어요.”강시원은 담담한 표정으로 말했다.“그래, 착한 내 조카딸답네. 이 외삼촌을 기억해 주는 것만으로도 좋아. 그런데 갑자기 무슨 일로 전화한 거야?”“오늘 영원 테크에 계세요? 직접 찾아뵙고 싶어요.”강시원이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부드럽게 웃었다.“솔직히 말씀드리면 저 최근에 서정 그룹에서 나왔어요. 아직 새 직장을 구하지 못한 상황이에요. 경기가 좋지 않아 일자리 구하기도 힘든데 외삼촌께서 조카딸 좀 돕는다 생각하고 영원 테크에 자리 하나 마련해주실 수 없을까요? 이 세상에 남은 친척이라곤 외삼촌밖에 없어요.”영원 테크 창립자 강부안 대표의 딸로서, 사실 강시원이야말로 이 회사의 정식 상속인이었다.하지만 안타깝게도 당시 나이가 너무 어려 회사를 외삼촌에게 맡길 수밖에 없었고 그러다 보니 지분 대부분도 강용호의 손에 쥐여 있었다.강시원은 지분도 권력도 아무것도 갖고 있지 않았다.그래서 지금 떠오른 유일한 방법은 핏줄이라는 점을 내세워 먼저 영원 테크에 들어간 뒤 차차 계획을 꾸미는 것이었다.“서정 그룹을 그만두고 내 밑으로 온다고? 세상에... 궁궐에서 쌀밥 먹다 질려서 거친 보리밥 먹으러 나오는 꼴이구먼!”강용호는 놀란 듯 한마디 한 뒤 의심스럽게 물었다.“이상한데... 시원아, 솔직히 말해봐.
‘설마 내가 강시원과...’침을 꿀꺽 삼킨 배기훈은 머리를 세차게 저었다.‘그럴 리 없어.’워낙 본성 자체가 냉정하고 자제력이 강해, 여자 때문에 감정을 주체 못 하는 일은 절대 없었다.설령 상대가 강시원이라 해도 스스로에 대한 자신은 있었다.“대표님, 오늘 강시원 씨한테 전화해서 제대로 감사드리고 가능하면 식사라도 한번 사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남자는 싸늘한 어조로 입을 열었다.“필요 없어.”“네?”“난 돌봐달라고 부탁한 적 없어. 본인이 하고 싶어서 한 일인데 나랑 무슨 상관이야.”배기훈은 침대 머리에 기댄 채 눈을 감고 쉬었다.황근우는 하도 어이가 없어 머리만 긁적였다.뭔가 배기훈이 강시원을 대하는 태도가 예전과 달라진 느낌이 들었다.예전에는 강시원을 각별히 생각했고 누가 그녀를 괴롭히면 겉으로는 내색하지 않아도 살기 어린 눈빛으로 상대방과 맞서려는 기세가 역력했다.그런데 지금은 왠지 모르게 차가워진 듯하다.‘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약은 거기 내려놓고 나가 있어.”배기훈은 담담하게 지시했다.황근우는 머릿속에 의문이 가득했지만 더 이상 묻지 못한 채 방을 나갔다.문이 닫히자마자 배기훈은 벌떡 일어나 침대에서 내려와 거실로 성큼성큼 나가 소파 앞에 섰다.여전히 깨끗한 소파에 그 어떤 수상쩍은 흔적도 남아 있지 않았다.길고 가는 손가락으로 머리카락을 힘껏 움켜쥐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그렇다면 조금 전 떠오른 아찔한 상상은 그저 어젯밤 꾼 꿈에 불과했을 것이다.낮에 생각한 일이 밤에 꿈으로 이어진 것일 뿐...숨을 깊게 들이마신 배기훈은 소파에 주저앉은 뒤 구부린 다리를 벌리고 은은히 아픈 머리를 두 손으로 감쌌다.“천천히 잊어, 배기훈. 결과도 희망도 없는 꿈은 꾸지 마.”...그날 밤 이후, 강시원은 혼자 조용한 일주일을 보내며 마음 정리를 했다.일주일 동안 서정혁도, 배기훈도 그녀에게 연락 한 번 하지 않았다.강시원에게 있어 그날 밤 배기훈의 키스와 포옹은 인생의 작은 에피소드에 불과했다.
집에 돌아온 강시원은 불도 켜지 않은 채 거실에 멍하니 앉아, 여전히 후끈 달아오른 얼굴을 감싸고 생각에 잠겼다.첫 키스는 아니었지만 배기훈이 그녀에게 입을 맞췄을 때의 느낌은 마치 첫 키스를 떠올리게 했다. 하지만 그때보다 만 배는 더 얼굴이 뜨겁고 심장이 두근거렸다.강시원의 첫 키스는 서정혁과의 결혼식에서였다.두 사람은 결혼식도 아주 간소하게 대충 치렀다. 게다가 서근호 회장이 병중이라 경사스러운 날임에도 모두들 기분이 가라앉아 있었다.그날 박해순은 경시 최고 재단사에게 웨딩드레스를 부탁해 강시원에게 입혔다. 정교하게 머리를 올린 모습은 그야말로 새색시 같은 모습이었다.박해순은 원래 서정혁에게도 커플 디자인의 정장을 맞춰줬다.하지만 당일 서정혁은 그 옷을 입지 않았다. 그저 평소 입던 정장을 걸치고 와 신랑다운 모습은 조금도 찾아볼 수 없었다.박해순이 여러 차례 재촉하자 서정혁은 내키지 않는 듯 가볍게 입술을 스치듯 키스했을 뿐이었다.작은 키스만으로도 당시의 강시원은 행복해서 눈물이 날 것만 같았다.강시원은 쓴웃음을 지었다.예전의 순수하고 단순한 본인이 어이가 없다고 느껴질 정도로...그때는 서정혁이 웨딩촬영도 꺼리고 드레스도 입으려 하지 않았으며 키스마저 대충 했던 이유에 대해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제는 모든 게 이해가 갔다. 서정혁의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는 임지민이 바로 자리에 앉아 눈물을 글썽이며 그를 바라보고 있었기 때문이다.서정혁이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실망시킬 리가 없었다.마음을 가라앉힌 강시원은 손을 들어 배기훈이 얼굴을 파묻었던 어깨를 살짝 어루만졌다.손끝이 어깨에 닿는 순간 표정이 굳어지며 마음이 저도 모르게 요동쳤다.강시원의 옷자락이 눈물로 축축하게 젖어 있었던 것이다....배기훈은 오늘 정말 만취했다. 평소 자기 관리만큼은 철저했던 배기훈이 다음 날 오후가 돼서야 겨우 잠에서 깼다.“황근우!”침대 머리에 기대 이마를 부여잡은 채 숨을 내쉴 때마다 진한 술 냄새가 풍겼다.어젯밤 대체 얼마
연안 빌리지로 돌아가는 길, 서정혁은 내내 먹구름을 이고 있었다. 호화로운 차 안은 얼음 창고처럼 싸늘했다.서도훈은 좌석에 몸을 잔뜩 웅크리고 숨소리조차 죽였다.“정혁 오빠... 아직 언니한테 화났어?”임지민이 살살 떠보았다.“그런데 정말 뜻밖이네. 언니가 유재윤 변호사를 알 줄이야. 언니의 인맥은 오빠가 아는 것보다 훨씬 깊은 것 같아.”“서도훈.”서정혁은 아들의 하얀 얼굴을 똑바로 겨누었다. 목소리는 매섭고도 압박감이 들이쳤다.“바람났다는 그 막말, 누가 가르쳤어?”아버지의 새까맣게 굳은 낯빛에 질려 서도훈은 덜덜
“서도훈, 너는 아빠랑 잘 먹어. 엄마는 일이 있어서 먼저 가볼게.”그러나 두 걸음 떼자마자, 서정혁이 그녀의 손목을 거칠게 움켜잡았다. 힘은 섬뜩할 만큼 세찼다.“강시원, 너 지금 나한테 삐진 거야?”강시원은 아파 어깨를 떨고 손을 뿌리치려 하며 낮게 깔린 목소리에 분노를 숨기지 않았다.“아이 앞이야. 서 대표, 자중해.”‘자중이라니?’서정혁은 어이가 없어 웃음이 새어 나왔다.그의 아내가 다른 남자와 애매하게 얽혀 같은 식탁을 마주하고도, 감히 그에게 자중하라 했다.‘그 입으로 그 말을 어떻게 내뱉지?’“저 남자,
그 종이는 가볍게 허공을 돌아 남자의 번들거리는 구두 앞에 내려앉았다.거기에는 단단한 세 글자가 적혀 있었다.[사직서]‘강시원!’사람들 사이로 냉기가 한 번에 빨려 들어갔다.‘공개석상에서 염라대왕과 맞짱을 뜬다고? 이 아가씨, 엄청 대담하네!’서정혁의 관자놀이가 불끈거렸다.“임지민 덕 좀 봤네. 나 같은 말단이 그룹의 큰어른들을 이렇게나 한꺼번에 뵐 줄이야. 서정에서 일한 게 아주 헛수고는 아니었어.”강시원의 눈매는 붉고도 차가워 눈부시게 빛났다. 남자의 드러난 놀람을 똑바로 보며 고운 미소를 그렸다.“그럼, 여기서
강시원의 입은 헝겊으로 막혀 있었고 목구멍에서는 울먹이는 소리가 흘러나왔다.속눈썹에는 아직도 굳은 핏덩이가 매달려 있었고 머리는 터질 듯이 아팠으며 시야는 뿌옇게 흐려져 있었다.하지만 절망적이고 위험한 상황 속에서도 여전히 강인한 의지를 내보였다. 수정처럼 맑은 눈동자를 반짝이며 몸부림치면서 주변 상황을 끊임없이 살폈다.비록 불빛이 어두웠지만 희미하게나마 여기의 구조가 폐공장과 매우 흡사하다는 것을 알아챘다.게다가 구석에 흩어진 부품들도 몇 개 보였다.강시원은 지렁이처럼 꿈틀거리며 천천히 그 부품들 옆으로 기어갔다.비록